2014년 4월 16일은 평범한 날이지만, 우리의 기억 속에서 그날은 더 이상 여느 날과 다름없는 날이 아니다. 그날은 우리 시대가 은폐하고 있는 진리가 우리 삶 속으로 난입한 사건의 날이다. 그 사건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가 어떤 체제와 상황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알게 되었다. 이 책은 그날을 잊지 않고 기억함으로써 슬픈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이 땅의 신학자들의 저항의 몸짓이다.
이제 그 여정의 한 열매로서 한 권의 책 『곁에 머물다』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슬픈’ 부활절과 ‘고통스런’ 감사절을 보내고, 성탄의 계절에
이르러서 말이다.
지난 4월 16일 이래로 여러 단체에서 저마다의 특색을 담은 관련 서적이 쏟아져 나왔으나 기독교 입장을 담은 것이 없어서 안타까웠다. 이 책을 통해 그 빚을 조금이나마 갚을 수 있게 되어 마음이 다소 가볍다. 그동안 기독교에 섭섭한 감정을 지녔던 유족들에게 이 책이 작은 위로가 될 수 있다면 더없이 기쁘겠다.-편집후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