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유명한 철학자 파스칼(B. Pascal)은 “기독교의 하나님은 철학자의 하나님이 아니라,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파스칼이 말한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이 진정으로 뜻하는 것은 무엇일까?
지금까지 하나님의 속성(?)을 규명하기 위한 수많은 노력들이 있어왔다. 그 결과 하나님의 속성을 설명하는 갖가지 수식어가 탄생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인간의 경험과 지식으로 다 알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한두 가지 속성으로 설명될 수 없다.
『현실적 경험신학』은 하나님의 여러 속성 중 ‘살아 계신’ 하나님에 무게를 둔 책이다. 저자는 파스칼의 증언이 기독교의 하나님은 인간의 이성에 의해 형이상학적으로 정의될 수 있는 하나님이 아니라 인간의 실존적 삶 속에서 자신을 계시하시고 인간에 의해 경험될 수 있는 하나님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한마디로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은 ‘살아 계신’ 하나님을 뜻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분명히 해야 할 점은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고 말할 때 이는 하나님이 저 우주 어딘가에 홀로 정적으로 살아 계시다는 의미가 아니라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역사의 현장 속에 우리와 함께 계셔서 우리에게 말씀을 걸어오시고, 우리의 고통에 함께 참여하시는 하나님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만일 하나님이 역사 속에 있는 우리 인간과 아무런 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면, 그러한 하나님은 살아 계신 하나님이 아니라 ‘우상’(偶像)이라고 지적했다. 우상은 자기를 계시하지도 못하고 인간과 아무런 대화도 나누지 못하는 죽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는 것을 우리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 책은 하나님에 대한 ‘인간의 경험’을 그 해답으로 내놓는다. 인간이 하나님의 활동을 직접 경험함으로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는 것을 증언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하나님에 대한 경험은 주관적이며 유한하기 때문에 온전하다고 말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경험은 항상 하나님 자신에 의해 긍정되어야 하며 다른 사람들의 확인이 필요하다. 저자는 이 두 조건이 충족되기 위해서는 하나님을 경험한 사건이 역사 속에서 재현되든지, 재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하나님의 살아 계심에 대한 인간들의 경험과 그에 대한 증언들이 오늘날 우리의 역사적 현장 속에서 우리의 경험으로 어떻게 전이되는지를 연구한 책이다. 저자는 특히 성서해석학, 교육 그리고 선교와 목회란 주제 아래 하나님의 살아 계심에 대한 과거의 증언이 어떻게 전이될 수 있는지를 다각적으로 분석했다. 하나님의 살아 계심은 과거 한순간의 증언으로 증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현실화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재진
연세대학교 신학과, 독일 튀빙겐대학교, 뮌스터대학교(Dr. theol)에서 수학했다. 계명대학교 신학과 조직신학 교수를 지냈고 현재 연세대, 장로회신학교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케리그마신학연구원 원장직도 맡고 있다. 저서로는 『기독교 이해』, 『종교철학이란 무엇인가?』, 『성서에 기초한 최근 신학의 핵심적 주제』, 『칼 바르트 신학해부』,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해설』, 『기독교란 이런 거야』 등이 있다.
제1부 하나님 경험의 해석으로서의 성서해석
제1장 성서의 사유체계와 성서해석
제2장 역사적 경험의 초월화로서의 ‘구원사적-우의적’ 성서해석
제3장 구원사건의 재-경험을 위한 영-그리스도적 성서해석
제4장 하나님 계시의 현상에 대한 실체적 성서해석
제5장 현대후기 성서해석의 모형: 시-공간 극복과 하늘과 땅의 지평 융합
제2부 하나님 경험의 재현으로서의 신앙교육
제6장 성서말씀의 묵상을 통한 영성교육
제7장 함께 있음으로서의 하나님의 형상
제8장 예수 제자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서의 영성
제9장 공동체에 대한 책임윤리 교육
제3부 하나님 구원경험의 확장으로서의 선교와 목회
제10장 죄에 대한 다각적 해석
제11장 여러 종교 가운데 하나로서의 기독교인가?
제12장 선교신학의 모형교체
제13장 교회 사회복지를 위한 선교와 모교회
제14장 치유와 생명구원을 위한 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