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어떻게 그리고 왜 서구 문명사에서 유일하고도 가장 중요한 인물이 되었을까. 이러한 질문에 상당수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아들이기 때문’이라는 뻔한(?) 대답을 할 것이다. 그러나 교리적이고 전통적인 그런 ‘정답’을 거부하는 그리스도인들도 있다. 『예수·2000년』은 예수에 대해 교회에서 이미 만들어놓은 정답을 거부하는 6명의 세계적인 신학자들의 글을 모은 책이다. “예수는 곧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명제에 맞서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인물로서의 예수를 밝혀내기 위한 시도는 19세기부터 꾸준히 그리고 다양한 방법으로 전개되었다. 최근에는 존 도미니크 크로산이나 로버트 펑크, 마커스 보그 같은 신학자들이 이끄는 ‘예수 세미나’를 통해 역사적 예수에 대한 연구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역사적 예수를 이야기하는 책이 여러 권 소개되었으며 이들 중 일부는 그리스도인들과 비그리스도인들 모두에게 상당한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예수·2000년』은 지난 1996년 예수 탄생 2000주년을 기념, 미국 오레건 주립대학에서 개최된 “예수·2000년”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글들을 묶은 것이다. 이 심포지엄에는 역사적 예수 연구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마커스 보그, 존 도미니크 크로산, 앨런 시걸, 캐런 존 토르제센, 하비 콕스, 휴스턴 스미스 등이 참여, 예수와 기독교 기원에 대한 최근의 연구내용들을 발표했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전국 규모 학술 심포지엄으로 열린 “예수·2000년”은 미대륙 전역에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되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일으켰다고 한다.
책의 첫 장을 열고 있는 보그는 부활절 이전의 예수와 부활절 이후의 예수를 소개하고 “우리가 어떻게 역사적 예수로부터 삼위일체의 두 번째 위격에 이르게 되었는가”를 밝힌다. 크로산은 자신의 역사적 예수 연구 방법론을 소개한 다음 예수의 비전이었던 하나님 나라와 초기 기독교에서 생긴 특수한 상호작용-즉, 급진적으로 여행하는 예수 추종자들과 정주하는 집주인들로서의 예수 추종자들 사이의 대화와 긴장관계를 설명한다. 시걸은 예수의 유대적 배경에 대한 관점을 제시하며 토르제센은 초대교회에서 형성된 예수에 관한 그리스도론적 사상-소피아, 승리자, 교사, 로코스, 판토크레이터(세계지배자)-을 설명하고 하비 콕스는 예수와 X세대와의 관계를, 스미스는 이웃 종교에서 바라보는 예수의 모습을 분석한다. 마지막 장은 마커스 보그가 예수와 기독교 기원에 관한 역사적 연구로 마무리 짓고 있다.
이 책은 역사적 예수 연구에 대한 가장 최근의 연구결과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예수 연구를 위한 참고자료와 각 장마다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 질문들이 수록돼 있는 점, 그리고 각 장마다 심포지엄에서 나온 질의응답이 실려 세계적 석학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는 점 등도 이 책의 매력이다. 학문적이지만 일반 평신도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이 책은 오늘날 우리에게 예수가 어떤 의미인가를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지은이
마커스 보그
컨콜디아대학과 유니언신학대학에서 교육을 받고,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최근 북미 지역에서 예수 연구의 새로운 붐을 일으키고 있는 예수 세미나의 주요 리더인 오레건 주립대학 철학부에서 종교와 문화를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는 『예수의 가르침에 나타난 갈등, 성결, 정치』, 『예수: 하나의 새로운 비전』, 『현대의 학문에서 보는 예수』, 『최초로 다시 예수 만나기』 등이 있다.
제1장 서론: 예수·2000년-마커스 보그
제2장 갈릴리 유대인으로부터 하나님의 얼굴로: 부활절 이전의 예수와 부활절 이후의 예수
-마커스 보그
제3장 예수와 왕국: 최초의 그리스도교의 여행자들과 집주인들-존 도미니크 크로산
제4장 예수와 제1세기 유대교-앨런 시걸
제5장 “당신은 그리스도이십니다”: 초대교회의 다섯 가지 예수 초상
-캐런 조 토르제센
제6장 예수와 X세대-하비 콕스
제7장 예수와 세계 종교들-휴스턴 스미스
제8장 예수와 그리스도교 기원에 관한 역사적 연구-마커스 보그
연구를 위한 질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