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엠마오로 가는 길(눅 24:13-35)의 이야기를 ‘평범한 기적’이라고 부르는데, 오히려 평범하기 때문에 더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얼마 전에 고통당하시고, 죽으시고,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신 예수님은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를 만나셨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제자들은 그가 최근에 일어난 모든 소식을 듣지 못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습니다. 그들은 이스라엘을 구원할 것이라 기대되던 분이 십자가에서 죽고 무덤에 묻히셨는데, 그의 시신이 더 이상 무덤에 있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예수님은 “그리스도가 이런 고난을 받고 자기의 영광에 들어가야 할 것이 아니냐”(눅 24:26)라고 대답하셨습니다.
화가 글로리아 살리는 <엠마오로 가는 길>이라는 작품을 통해 우리를 이 장면으로 초대합니다. 그녀는 “저는 즐거우면서도 마음에 감동을 주는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저는 떠돌아다니는 예술가인데, 어렸을 때 우간다를 떠나 가족과 함께 영국으로 온 진정한 의미의 유목민이기도 합니다.”라고 말합니다. <엠마오로 가는 길>에는 못 자국 난 손을 제자들 위에 올려놓고 함께 걸으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부활한 메시아이며 구원자인 예수님은 길에서 제자들을 만나셨고, 그들과 함께 걸으십니다. 제자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 그들을 만나시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시고, 계속 가르치십니다.
이번 호의 표지그림을 보면서 매일의 삶에서 여러분이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어떻게 만나는지를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예수님이 예기치 않게 나타나신 적은 언제였습니까? 예수님이 여러분 곁에서 걸으신 순간들을 떠올려보십시오. 이런 평범하면서도 기적적인 순간에서 여러분은 무엇을 배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