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마당을 내다보던 저는 낡은 새 모이통이 갈고리에 매달려 대롱거리는 광경에 웃음을 지었습니다. 모이통에는 겨울 동안 남은 씨 한 줌이 있었고 새소리가 멀리 울려 퍼졌습니다. 저는 그 모이통을 사던 날을 서서히 떠올렸습니다.
당시 제 봉급은 바라던 것보다 훨씬 적었습니다. 그 분기에 회사 매출이 부진했고 실적 보너스를 아깝게 놓쳤기 때문입니다. 성장기 아이들의 의료비에다 어려운 시국까지 겹쳐, 각종 대금을 지불하고 나면 남는 돈이 얼마 안 될 거라 생각하니 상상하지 못한 두려움이 찾아왔습니다. 다음 날 성경공부를 마칠 무렵 오늘 묵상 본문의 말씀을 읽게 되었습니다. “공중의 새를 보라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창고에 모아들이지도 아니하되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기르시나니 너희는 이것들보다 귀하지 아니하냐.” 때에 맞는 말씀이었고 저는 두 가지를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청구서 대금을 하나라도 지불하기 전에 십일조를 하는 것과 새 모이통을 사는 것이었습니다.
세월이 흐른 지금, 상황이 힘들게 느껴지고 불안과 근심이 다가올 때면 새 모이통을 보면서 하나님에게는 그분이 매일 먹이고 돌보시는 새들보다 제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떠올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