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테라스에서 정원의 체리모야(커스터드 애플) 나무를 바라보며 매일 그 나무들이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나무에는 꽤 많은 열매가 맺혀 있습니다. 한 사람이 먹기에는 지나치게 많은 양이지요. 갓 딴 열매일수록 더 맛있고 향긋합니다. 체리모야 열매를 딸 때 저는 이미 그 열매를 줄 사람들을 머릿속에 떠올립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전에 열매를 딸 때는 못 보고 지나쳤던 크고 잘 익은 체리모야 열매가 하나 보였습니다. 저는 ‘누군가 얼른 먹지 않으면 버려야 할 텐데.’ 하고 생각했습니다. 수평선에서 해가 막 얼굴을 내밀고 있었습니다. 그 전경을 구경하며 하늘을 보았을 때 그 열매가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시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정원에 앉아 아침 해를 바라보며 얼굴에 닿는 온기를 만끽했습니다. 체리모야 열매를 천천히 먹으며 음미했습니다. 제 삶에 주어진 수많은 복을 생각했습니다. 저는 하나님의 사랑과 선하심으로 충만해져, 오늘 본문인 “너는 가서 기쁨으로 네 음식물을 먹고”를 조용히 되뇌었습니다. 단순한 기쁨이었습니다. 그토록 맛있는 체리모야 열매는 처음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