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면이 유리로 된 저의 장식장에는 아주 흥미로운 물건들이 보관되어 있는데 물건마다 나름의 사연이 있습니다. 기어 다니거나 아장아장 걷는 아기들의 관심을 끄는 물건도 있어서, 저는 아기들이 얼굴이나 손가락을 유리문에 대고 반응하는 모습을 즐겁게 지켜봅니다. 부모들이 아기들을 데리고 집에 돌아간 뒤, 대개 저는 유리문 닦는 것을 잊어버립니다. 나중에 햇빛이나 밝은 전등이 장식장의 유리문을 비추면, 여기저기에 남은 지문이 보입니다.
그렇게 남겨진 지문 자국을 뒤늦게 발견하면서 저는 제 삶에 대해 생각합니다. 힘든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는 제 삶에 존재하는 하나님의 지문과 개입을 간과하기 쉽습니다. 때로는 하나님이 제 기도를 들으시는지, 제 고통을 보시는지, 제 상황에 관심을 갖고 있으신지 의심스럽습니다. 나중에 하나님의 빛이 들이비치면 저는 비로소 뒤를 돌아보며 하나님께서 내내 함께하시고 인도하시며 위로하시고 걸음마다 곁에서 함께 걷고 계셨음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