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점심 도시락을 내놓아 수많은 사람들을 먹게 한 소년의 이야기는 친숙한 일화입니다. 그런데 저는 가끔 그 소년의 점심을 준비해준 사람이 궁금합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기다리는 큰 무리를 보시고는, 빌립에게 그 사람들이 먹을 음식을 어디에서 구하면 되겠느냐고 물으며 시험하셨습니다. 빌립은 여자와 아이를 제외하더라도 남자 오천 명에게 먹일 음식을 사려면 여덟 달 치 급료로도 부족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안드레는 떡 다섯 덩이와 물고기 두 마리를 점심으로 싸온 소년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이것으로 이 많은 사람들을 얼마나 감당하겠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손에 들린 작은 떡 다섯 덩이와 작은 물고기 두 마리는 수천 명에게 돌아갔고, 그러고도 열두 광주리가 남았습니다.
저는 그 소년의 어머니가 애정을 기울여 작은 떡을 빚어서 찌고 작은 자루에 물고기를 넣으며 아이의 도시락을 준비하는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아들이 기적을 행하시는 구주와 만나게 되리라는 사실을 모른 채 아이가 그날 먹을 음식을 성실하게 준비하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예수님을 위해 제가 하는 일이 과연 가치가 있을까 의구심이 생길 때 저는 그날의 기적이 일어나도록 재료를 공급한 사람들을 떠올립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성실히 일하면 예수님의 손에서 일어나는 창조적인 기적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