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부엌에 있는 잡동사니 서랍을 열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고 짜증이 납니다. 필요한 물건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어수선한 서랍을 보고 있으면 견딜 수가 없습니다. 어느 날 저는 마침내 꽉 찬 그 서랍을 정리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정리를 하면서 나중에 필요할 수도 있다거나, 버리기에는 아깝다거나, 그 물건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이유로 불필요한 물건들을 서랍 속에 넣어두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그 물건들은 전혀 필요하지 않았고, 결국 짐만 되어 서랍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습니다.
저는 삶에서도 숨겨진 상처, 염려, 수치심, 죄악으로 가득 찬 잡동사니 서랍을 가지고 다닙니다. 그 문제들을 대면하지도 않고, 놓아주기도 거부하면서 날마다 이리저리 끌고 다니고 있습니다.
오늘 인용된 성서 구절을 읽으면서, 저는 종의 멍에가 제 잡동사니 서랍 속 어수선함을 상징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제는 깨끗하게 정리된 서랍을 열 때마다, 그리스도와 함께 사는 것이 나를 자유롭게 해주었기 때문에 더 이상 죄와 수치심과 분노를 붙들고 있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기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