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20년 전쯤 저는 성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통독하기 시작했습니다. 성서를 통독했다고 말할 수 있어서 기쁘기는 하지만, 주로 의무처럼 느껴졌고 때로 성서를 읽을 때 집중하지 못하거나 딴생각을 했다는 사실은 기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성서를 더 깊이 알고 싶은 갈망 때문에 시작한 일이지만 역효과를 일으켰습니다. 의미 있게 다가온 앞부분을 다시 읽고 싶은 생각이 들어도 그렇게 하지 않고 그저 그날 저에게 할당된 세 장만 읽은 것입니다.
결국 저는 중요한 교훈을 배웠습니다. 특정한 순서나 체계적인 방식으로 하나님 말씀에 접근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입니다. 성서는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는 방식으로, 또한 그러한 시기에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는데, 성서 구절도 그런 것 같습니다. 지금 의미 있게 다가오는 말씀이 세월이 한참 흐른 뒤에는 전혀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지금까지는 큰 의미로 다가오지 않던 말씀이 갑자기 현재 상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은 매일 우리에게 자신을 드러내십니다. 우리가 그 계시에 어떠한 순서를 부여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도와 묵상과 예배를 통해 우리 각자는 그리스도인의 길을 걸어가지만, 그 길이 꼭 창세기에서 요한계시록으로 가는 직선일 필요는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