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은 대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절기로, 저는 그 시기를 몹시 기대하며 기다립니다. 하지만 오래전, 성탄절 연휴가 다가오는데도 공허함에 사로잡힌 적이 있습니다. 제가 사랑하고 미래를 함께 계획했던 사람과의 관계가 그해 가을에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갑자기 삶의 방향을 잃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해에 저는 홀로되신 아버지와 함께 고향에서 휴가를 보냈습니다. 12월 하순의 어느 우중충한 날, 아버지의 집 부엌에서 창밖을 내다보는데 흐린 날씨가 제 감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몸을 돌리자 아버지의 일정이 기록된 달력이 보였습니다. 제가 도착한 날짜에 저의 비행 정보가 적혀 있었습니다. 그 밑에는 이런 메모가 있었습니다. “리사가 오는 날. 기쁘고, 기쁘다!”
갑자기 저는 아버지의 사랑이 발하는 영향에 압도되었습니다. 제 존재로 인해 아버지가 그토록 기뻐하신다는 사실을 알았는데 어찌 공허함을 느낄 수 있겠습니까? 더 깊은 차원에서 보자면, 저는 지상의 아버지보다 훨씬 더 저를 사랑하시고 저로 인해 기뻐하시는 하늘 아버지도 계심을 떠올렸습니다. 이 사랑이 제가 겪은 이별과 앞으로 만날지 모를 어려운 시간을 견디게 해줄 것을 알았습니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저는 하나님의 사랑이 계속 저를 지탱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