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페이지만 쓰고 마무리할게요.” “전화 한 통만 하고 금방 갈게요.” 목사인 저는 바쁘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이런 말을 자주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를 의지했고, 저에게는 제게 맡겨진 일이 우선이었습니다. 그런데 한 페이지가 세 페이지가 되고, 금방 끝내겠다는 통화는 한 시간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남편과 함께하기도 전에 야구 경기가 끝나거나 노을이 사라져버렸습니다.
제 변명은 논리적으로 들렸기 때문에 정당화하기 쉬웠습니다. 저는 언젠가는 우리 부부가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합리화했습니다. 남편은 절대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남편과 보낼 수 있는 황금 같은 기회를 놓친 것입니다. 남편이 65세에 치명적인 뇌졸중으로 쓰러져서 우리가 함께할 시간이 그렇게 짧아질지 몰랐습니다.
전도서 3장 1-8절은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다.’라고 말합니다. 바울은 디모데에게 권면하면서(딤전 6:17 참조) 하나님은 우리에게 모든 것을 후히 주셔서 즐기게 하신다고 했습니다. 배우자와의 시간도 즐거움을 위한 것이지만, 우리는 과한 책임감에 사로잡혀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을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마가복음에서 예수님은 사랑하는 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막 6:30-32 참조)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남편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선물로 주셨는데, 저의 구차한 변명이 그 기쁨을 앗아갔습니다.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나님은 우리가 일상에서 행복하기를 원하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