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 대한기독교서회 | 회원가입 | 로그인
사이트 내 전체검색

Home > 기독교사상 > 교회와현장 > [교계 포커스]
교회와현장 (2022년 1월호)

 

  대선 정국, 교회는 이기적인 함성을 멈춰야 한다.
  

본문

 

다음날에는 명절을 지키러 온 많은 무리가,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들어오신다는 말을 듣고, 종려나무 가지를 꺾어 들고, 그분을 맞으러 나가서 “호산나!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에게 복이 있기를! 이스라엘의 왕에게 복이 있기를!” 하고 외쳤다.(요 12:12-13, 이하 새번역)

예수가 예루살렘에 입성하던 날, 로마제국의 통치를 뒤엎고 이스라엘 신정(神政)국가를 세우겠다는 군중들의 환호 속에 다가올 죽음에 대한 예수의 암시는 묻혀버렸다. 예수는 군중들의 그런 허탄한 환호가 가라앉기를 기다려야 했다.
선거철만 되면 되풀이되는 일부 보수 교계의 정치 행보도 비슷하다. 기독교 수호를 내세워 정치 이념으로 편 가르고, 후보를 구분하고, 신앙을 정치 투쟁의 깃발로 삼고, 종단의 세력을 과시하는 것은 세속국가를 부정하는 것으로 비쳐진다. 정치적·종교적으로 위험하기 짝이 없다.

정치 투쟁의 깃발을 든 일부 보수 교계

보수 교계는 지난해 11월 11일 부산 세계로교회(손현보 목사)에서 ‘국가비상긴급기도대성회’를 주최했다. 손현보 목사는 코로나 시기에 1만 개의 교회가 사라진 위기의 때에 하나님의 긍휼을 구하는 비상기도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회 포스터에는 “자유대한민국을 지켜주소서!”, “영적전쟁 낙동강 전선” 등 정치성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구호가 등장했다.
2,000여 명이 모인 집회에서 박영우 목사(광주 안디옥교회)는 문재인 정부가 조국 법무부 장관을 임명한 날짜인 9월 9일이 일제의 신사참배가 통과된 날(1938년), 북한이 만들어진 날(1948년), 북한의 교회가 폐쇄된 날(1959년), 김정은이 취임한 날(1998년)이라면서, 이는 “(현 정부가) 사회주의 하겠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노태우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을 지냈던 인사는 “내년 대선에서 승리 못 하면 우리 대한민국은 없다.”, “내년 대선은 보통 대선과 다르다. 이건 나라가 사느냐 없느냐 하는 거다.”라며 주장을 거들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하나님이 자신에게 주신 말씀이라면서 “한국교회가, 특히 목사들이 북한에 돈을 주고, 또 그 북한에 준 돈이 거기 주민들을 위해 사용된 게 아니라 우리나라로 도로 들어왔다더라. 다시 들어와 좌파 세력에게 돈을 줘서 힘을 줬다는 거다.”, “그 돈이 결국 남한으로 와서 남한을 망가뜨리고 교회를 망가뜨리는데, 하나님의 백성을 망가뜨리는데 그 책임을 다하고 있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또 자신이 기도한 바에 의하면 (정부가) 북한에 돈을 주는 과정에서 잘못된 일을 한 분이 많아서 북한의 잘못에 저항도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이걸 정말 회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현보 목사는 방역법 위반으로 교회가 폐쇄되었던 일1을 거론하며 “대통령의 측근이 코로나 걸릴 가능성 1%만 있다고 하는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예단해 가지고 ‘모든 교회 문을 다 닫고 교회 허가제를 하겠다’ 이런 발상하는 그 자체가 전체주의 국가나 공산주의가 아니면 절대로 일어날 수 없다.”라고 말하면서 코로나 방역에 냉전시대의 이념을 끌어왔다. 이에 집회 참가자들은 박원영 목사(서울나들목교회)2의 선창에 따라 피켓을 흔들며 ▲대장동 문제를 해결하라 ▲요소수 문제 해결하라 ▲차별금지법 제정 말라 ▲정권교체 이뤄지게 해달라 등 반정부 메시지가 가득 담긴 구호를 외쳤다. 대통령 선거를 겨냥한 정치적 집회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3

신앙과 개인적 신념의 혼동

선거 때마다 극우 개신교계의 병폐로 지목된, 목회자의 개인적 신념과 신앙의 혼동은 개교회에서도 여전하다. 지난해 11월 7일 김진홍 목사(신광두레교회)는 요한복음 2장 18-19절(유대 사람들이 예수께 물었다. “당신이 이런 일을 하다니, 무슨 표징을 우리에게 보여 주겠소?”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만에 다시 세우겠다.”)을 본문으로 하여 “정권교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설교에서 김 목사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지난번에 중국에 가서 사드(THAAD)를 다 철수시키겠다는 발언을 했다. … 나라에도 격이 있어야 존경을 받는 나라가 되지 그냥 깡패 같은 사람들이 나라를 이끌면 나라의 격이 떨어진다. 이런 사람이 나라의 지도자가 되면 나라의 격이 떨어진다. … 내년 대선이 매우 중요하다. 교인들이 바르게 정신 차리면 하나님이 우리나라를 축복할 것”이라며 정치 발언을 이어갔다.4 이재명 대선 후보에 대한 김 목사의 노골적 비난은 부산에서 열린 ‘국가비상긴급기도대성회’에서 특별 영상메시지로 전해지기도 했다. 수뢰죄 등으로 복역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 후보였던 시기에 금란교회(감리회)가 교회 웹사이트에 이명박 후보 공식 팬클럽(‘명사랑’)을 배너로 달고,5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가 “이명박 후보를 찍지 않으면 생명책에서 지워 버릴 것”6이라고 했던 신앙과 개인적 신념을 동일시하는 혼동의 재연이다.
한편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송태섭 목사, 이하 한교연)은 지난해 11월 1일 입장문을 내고 “현 정부는 … 숱한 정책실패뿐 아니라 국민을 억압하는 통제와 온갖 규제로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면서, 경제회복과 공정, 상식으로 국가를 재건할 적임자로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다며 노골적 편들기에 나섰다. 한교연은 특히 문재인 정권이 종북주의와 좌파 편향으로 안보주권에 심각한 손상과 위기를 초래하고, 정치방역으로 1만여 교회가 문을 닫게 했다면서 권력이 신앙의 자유를 마음대로 억압한 죄악이라고 주장했다.7
교회개혁실천연대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바르게 참여해야 한다는 전제는 옳다. 그러나 정치참여가 정치권력에 복종하고, 그 권력으로 이득을 취하기 위한 것이라면 어찌 옳다 하겠는가! … 교회는 정치와 정의를 연결하여 공정·인권·평화 등의 가치가 이 땅에 실현되도록 하는 원리를 제시해 주어야 하며, 이를 거부하는 권력에 저항해야 한다.”라고 한교연의 입장문을 비판했다. 그러나 한교연은 이에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교회, 왜곡된 권력욕으로 남긴 오점

한교연의 윤석열 지지성명에 대해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기독교인의 정치참여와 지지후보 선택은 교인 각자의 신앙양심과 자유권에 속한다.”라며 “교인 개인의 정치적 선택의 권리는 끝까지 보호해야 하며, 교회지도자가 이를 강요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박성철 소장(교회와사회연구소)은 전날 열린 ‘노태우 전 대통령 국가장’에 공동대표회장인 소강석 목사(예장합동, 새에덴교회)와 이철신 목사(예장통합, 영락교회 원로)가 나란히 참석해 “신군부의 군사독재와 5·18 광주 무력 진압을 종교적으로 정당화하는 듯한 말들을 내뱉었다.”라고 지적했다.8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 이홍정 총무의 국가장 참석과 가해자의 입장에서 용서와 화해를 일방적으로 선포하는 기도도 논란이 되었다. 과거 근본주의 성향의 보수 교단들이 군사독재 세력과 결탁해 이권을 챙기고 사회적 영향력을 확장할 때, 이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기독교 민주화운동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교회협의 역사의식에 대한 내부 비판이 제기되고 사퇴 요구까지 이어졌다. 결국 교회협은 지난해 11월 22일 제70회 정기총회(구세군영등포교회)에서 인선위원회가 추천한 이홍정 총무 재임안을 격론 끝에 이례적으로 투표로 의결하는 오점을 남겼다.
박성철 소장은 이에 대해 장례예배는 일종의 ‘정치적 이벤트’였을 뿐이었으며, ‘그리스도인’이 정치를 하거나 공적 행위를 하는 것이 곧 ‘기독교적’이라고 생각하는 근본주의 신앙의 미성숙한 정치의식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지금까지 대부분의 보수 교단 지도자들은 ‘정교분리’라는 미명하에 그리스도인의 정치참여나 세속권력에 대한 교회의 선지자적 역할을 부정하면서도, 군사독재와 같은 억압권력과 결탁하거나 권위주의적 성향을 보이는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는 자신의 종교적 영향력을 사회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왜곡된 권력욕망이 표출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선 정국에서 교회의 역할 찾기

기독교윤리실천운동과 크리스챤아카데미는 지난해 11월 17일 “대선 정국, 한국 기독교”라는 주제로 열린 대화모임(장소: 서울 종로구 평창동 대화의집)에서 단 하나의 ‘기독교적’ 정체성은 존재하지 않으며, 교회는 사회의 근간을 유지하는 본연의 역할을 돌아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김선욱 교수(숭실대)는 발제를 통해 획일적인 ‘기독교적’ 정치 이념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교회로부터 하나의 공통된 정치적 주장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기기만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개신교는 이질적인 복수의 교회들의 복합체라는 점에서 기독교인들은 변화하는 시대적 인식과 정치적 감수성을 고려하며 교회와 신앙의 현주소를 성찰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김 교수는 특히 “일부 극우 개신교나 반동성애 진영 등이 정치적으로 과잉 대표되는 상황에서, ‘정치혐오’ 혹은 ‘이념과 신앙의 동일시’에 빠지기보다 각 교회의 정체성을 반성적으로 정립하고 주체적인 정치 실천을 해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성경 교수(북한대학원대학교)도 기독교 본연의 역할이 무엇인지 돌아보고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한국 사회가 대선 이슈에 빨려 들어가면서 다른 중요한 이슈는 자취를 감췄다. 환경·생태 문제는 경제논리에 쉽사리 무력화되고, 평화는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가짜’로 호도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근본을 지키며 사회 근간을 유지하는 영역이 필요한데, 그것이야말로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배덕만 교수(기독연구원 느헤미야)는 교회가 세속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특정 정권이나 이념과 공모한 배경을 비판했다. 한국교회는 장로 대통령을 만들어내고 각종 법안을 폐기할 정도로 몸집과 힘을 키웠지만, 이대로 가면 “극우세력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빠르게 사라질 것”이라면서 “이익집단의 한계를 넘어 보편적·공적 종교로 성숙해야 한다. 당분간 광장에서 함성을 멈추고, 골방에서 자기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9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빌립보의 가이사랴에 있는 여러 마을로 길을 나서셨는데, 도중에 제자들에게 물으셨다.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제자들이 예수께 말하였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엘리야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또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막 8:27-28)

사람들이 기대한 예수는 부패한 정치와 종교 권력에 대항할 강력한 지도자였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었다. 그래서 예수는 제자들의 생각을 다시 묻고 당부하셨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물으셨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베드로가 예수께 대답하였다. “선생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엄중히 경고하시기를, 자기에 관하여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하셨다.(막 8:29-30)

마가복음에서 예수의 반복되는 질문은 눈먼 사람을 치유해주면서 마을로 들어가지 말라고 당부하는 예수의 모습과 연결해 기록되어 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예수는 공생애 기간 동안 정치권력의 중심지인 예루살렘은 아주 드물게 방문했고 거기서는 드러나는 행동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로마통치에 대하여 반항한 적이 없었고(오히려 그 반대였다), 유대인 지도자들을 비판할 때도 오로지 정신적 측면에만 국한했다. 겉으로 볼 때 그에게는 혁명적인 것이 전혀 없었다.”10는 점을 말하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교회는 앞에서 지적한 대로 이기적인 함성을 멈춰야 한다.

주(註)
1 “‘대면 예배 강행’ 세계로교회 결국 ‘폐쇄’”…‘정부가 예배 형식까지 정하는 건 위법’ 집행정지 신청”, 「뉴스앤조이」, 2021년 1월 11일 참조.
2 ‘서울나들목교회’는 김형국 목사가 협의체 의장으로 구성한 ‘나들목 네트워크’와 무관하다.
3 “‘영적 전쟁 낙동강 전선 지키자’더니 가짜뉴스 대폭발”, 「평화나무」, 2021년 11월 16일 참조.
4 “김진홍 목사, ‘깡패 같은 사람들이 나라 이끌면 안 돼’”, 「노컷뉴스」, 2021년 11월 17일 참조.
5 “일부 목사들, 이명박 지지 ‘커밍아웃?’”, 「뉴스앤조이」, 2007년 6월 22일.
6 “이명박 장로 안찍으면 지워버릴 것… 무조건 찍어”, 「한겨레」, 2007년 10월 5일.
7 “윤석열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기독일보」, 2021년 11월 1일.
8 박성철, “전직 대통령의 국가장과 교회 지도자들의 왜곡된 권력 욕망”, 「뉴스앤조이」, 2021년 11월 3일.
9 “선거철마다 특정 후보 지지하는 목사들…‘광장에서 함성 멈추고 골방에서 자기 성찰해야’”, 「뉴스앤조이」, 2021년 11월 17일.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 영상을 참조하라.(https://bit.ly/3GvLEA9)
10 폴 존슨, 이종인 옮김. 『폴 존슨의 예수평전』(알에이치코리아, 2012), 208.


김광수|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을 졸업하였다. CBS에서 기자, 사회부장, 정치부장, 보도국장을 역임하였으며, 부산CBS 본부장, 강원CBS 본부장을 지냈다.

 
 
 

2022년 4월호(통권 760호)

이번호 목차 / 지난호 보기

기독교서회
기독교서회
기독교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