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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현장 (2021년 9월호)

 

  교회 재판은 정치행위의 완성이어야 한다
  

본문

 

교회 재판은 하나님의 영광과 권위를 위한다는 점에서 법리 다툼을 넘어서는 정치행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교회 재판의 성격은 모든 교단들이 헌법에 명시한 권징(勸懲)의 목적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는 “진리를 보호하며 그리스도의 권병(權柄)1과 존영(尊影)을 견고하게 하고 악행을 제거하며 교회를 정결하게 하고 덕을 세우며 범죄한 자의 신령적 유익을 도모하는 것이다.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권징은 지혜롭고 신중하게 행해야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헌법, 권징조례 제1조 2항) 기독교대한감리회(이하 감리회)도 “교리와 장정을 수호하고 범죄를 방지하여 교회의 권위와 질서를 유지하고 범죄자의 회개를 촉구하여 영적 유익을 도모하는 데 있다.”(교리와 장정, 제884단 제1조)라고 규정한다.
이처럼 교회 재판은 하나님의 영광과 권위로 회중을 지도해야 한다. 이 점에서 감리회 총회재판위원회가 ‘성소수자 축복기도’2로 재판 중인 이동환 목사(영광제일교회)의 상소심을 각하한 것은 유감이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성소수자 축복’ 상소심 각하는 책임 회피

‘성소수자 축복기도’로 감리회 경기연회재판위원회(1심)에서 정직 2년을 선고받은 이동환 목사는 상소를 제기했다.(2020. 10. 29)3 이 사건에 대해 감리회 총회재판위원회(조남일 위원장)는 지난 7월 9일 ‘1심 판결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재판 비용을 납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각하했다. 상소가 제기된 지 약 9개월이나 지난 시점에서 소송 절차의 기본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각하 결정을 내린 것이다. 재판부가 결정한 각하의 근거는 이동환 목사 측이 2020년 11월 9일에 납부한 재판 비용(1심 재판비용 700만 원, 상소심 기탁금 700만 원 등 1,400만 원)은 1심 선고기일인 10월 15일부터 기산해야 하므로 기한을 넘겼다는 것이었다.
상소심 심리는 시작부터 순탄치 못했다. 심리를 맡은 총회재판위원회 2반은 지난 2월 22일을 첫 재판 기일로 잡으면서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공개재판’을 거부했다. 재판부는 허용된 인원 1-2명만 입장시키고, 취재진 등의 출입은 금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동환 목사 변호인단은 ‘공개재판을 받을 권리’를 주장하며 담당 재판위원 전원에 대해 기피 신청을 냈다. 이에 따라 재판위원회는 1반으로 재배당되었고 두 번째 재판 기일이 2021년 3월 26일로 잡혔지만, 이번에는 피고인의 기소에 관여했던 인사가 재판위원에 포함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해당 인사에 대한 제척 시비로 재판은 공전됐다.
제척 시비의 당사자는 뒤늦은 각하 결정에 관해 “시작하지 말아야 할 재판을 시작했다. (결정에 대한) 비판은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교단이 재판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하 민변) 등 변호인만 40여 명을 세우는 그런 재판이 어디 있나. 결국 토의 끝에 재판을 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라고 말했다고 한 교계 언론은 전했다. 또 교리와 장정에 재판은 7명이 해야 하도록 되어 있는데, 2반 재판부 전원에 대해, 1반에 속한 자신에 대해 기피 신청을 하는 바람에 재판위원회 자체가 구성이 안 되는 것이라면서 이동환 목사의 책임도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고 전했다.4
그러나 민변의 최정규 변호사는 부당하고 비상식적 결정이라면서 “설사 하자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총회 재판이 두 차례 열릴 동안 한 번도 재판 비용 납부 기한을 언급하지 않던 재판부가 이제서 이를 문제 삼는 것은 ‘괘씸죄’를 적용해 이 목사를 징계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변호사는 “감리회의 교리와 장정 재판법에는 비용 납부 기한을 준수하지 않았을 경우, 상소를 각하한다는 규정 자체가 존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사회법에서도 비용을 끝까지 납부하지 않았을 경우에 상소를 각하하는 것이지 기한을 넘겼다는 이유만으로 각하하는 경우는 없다.”라고 지적했다.5 이동환 목사 측은 사회 법정을 통해 감리회 재판위원회의 각하 결정에 대한 절차상 하자 여부를 묻는 동시에, 공개재판을 받지 못하는 등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받아 발생한 재산상·정신상 손해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성소수자 축복기도 이동환 목사 처벌재판 규탄과 성소수자 차별법 폐기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도 재판위원회와 감리회가 공정한 재판을 관리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사회법의 판단을 받는 방법을 준비하고 있다.

사회 법정의 판단은 ‘교회의 권징’과 다르다

교회 재판에서 패소한 뒤 사회법의 판단을 구하는 예는 허다하다. 더구나 감리회는 교회 재판을 받기 전에 교인 간 법정 소송을 제기하거나 교인의 처벌을 목적으로 국가기관에 진정, 민원 등을 제기하였을 때(제1403단 제3조 3항)는 출교(제1405단 제5조 5항)한다고 교리와 장정에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교회 재판을 받다가 사회법으로 옮겨 판단을 구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처럼 여겨져 왔다.
그러나 문제는 소송 절차와 법리 공방으로 진행되는 사회 법정에서 교회 권징의 목적인 하나님의 영광과 권위는 전제되기 어렵고, 교회 재판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법제의 실효성도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는 7월 15일 입장문을 통해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범과로 규정한 감리회의 교리와 장정 제1403단 제3조 8항(마약법 위반, 도박 및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을 개정하라고 촉구했다. 교회협 인권센터는 “사회적 소수자를 마약 범죄와 동일시하는 조항은 에큐메니컬 정신을 구축해온 감리회 신앙 양심에 부합하지 않으며, 기독교가 담지해온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서 자유와 평등의 정신과도 전혀 맞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이하 기사련)도 7월 15일 이동환 목사를 지지한다는 성명을 냈다. 기사련은 감리회 총회재판위원회에 대해 “(소를 각하하기 전 3개월 동안은) 왜 총회 재판을 개시하고 이동환 목사를 재판정에 서게 했는가. 이번 결정은 그동안의 과정을 스스로 부정하는 행위”라고 비판하며, 이번 결정을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동환 목사에 대한 출교 요구도 거세다. 감리교회를 사랑하는 서울남연회목회자 및 평신도연대, 감리교회 바로세우기연대, 감리회 거룩성 회복을 위한 비상대책협의회, 웨슬리안 성결운동본부 등은 감리회에 “코로나19로 선교의 어려움을 당하고, 경제적·사회적으로 지친 교회와 목회자와 평신도의 실제적인 필요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감리교회 회복을 위해 성경의 가르침과 교리와 장정에 의해 이동환 목사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라.”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또 “최근 교단 목회자들의 일탈과 거짓된 사상과 가르침 등은 초대교회나 종교개혁자들이나 존 웨슬리가 모든 신앙과 신학의 기준으로 삼았던 성경에서 벗어나, 그 어떤 이단보다도 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그 결과 감리회 전체가 이단시 여김을 받고, 하나님 나라 확장을 수행함에 있어 막대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퀴어축제에서 축도한 이동환 목사는 면직 내지 출교함이 마땅하며 성경은 동성애가 분명 죄라고 밝히고 있다는 주장이다.6 감리회 동성애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구일 목사(서산제일교회) 등은 지난 6월 28일 중부연회 정연수 감독(효성중앙교회)을 ‘동성애를 옹호하는 이단 동조자’로 감리회에 고소했다. 정연수 감독이 이동환 목사를 목사 안수식 보좌로 참석할 수 있도록 방조한 것은 이단 동조행위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7
그러나 동성애는 반성서적이라는 강경론과 동성애를 죄로 규정한다 해도 죄인마저 축복할 수 있다는 온건론, 성서가 동성애를 죄로 규정하지 않았다는 진보적 주장 등 교리에 따른 다양한 해석은 사회 법정에서 가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교회 내 갈등만 키울 뿐이다.

바람직한 교회 재판

대한민국은 현직 대통령을 파면하는 높은 수준의 정치행위를 완성한 경험이 있다.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원고가 되고, 헌법재판소가 판결했던 대통령 탄핵의 절차와 방식을 교회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연방제 국가인 미국에서도 하원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결의하면, 그 재판은 사법기관이 아닌 상원에서 하도록 정하고 있다. 대통령 탄핵은 사법행위를 넘어서는 고도의 정치행위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감리회의 재판위원회를 포함하여 교회 재판을 맡고 있는 각 교단의 재판국은 삼권분립이 이루어진 국가와는 달리 총회와 분립된 독립기관이 아니다. 재판위원 역시 법률 전문가가 아니다. 더구나 교회 재판의 목적은 그리스도의 권병과 존영을 견고하게 하고, 피고인의 영적 유익을 도모하는 데 있다는 점에서 사법행위라기보다는 정치행위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교회 재판은 사회 법정에서 일반적인 송사를 거친 사건의 재심을 맡아, 교회의 권위와 질서 유지를 완성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교단 헌법에 적시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지혜롭고 신중한 방안이 아닐까?

주(註)
1 ‘권병’이란 권력으로 사람을 좌우할 수 있는 신분이나 그 힘, ‘그리스도의 절대 주권에 의한 권능’을 의미한다. 가스펠서브, 『교회용어사전(Glossary of Chris-tianity)』(생명의말씀사, 2013).
2 “동성애 옹호 교회 재판 회부… 이동환 목사 ‘기독교 본질은 사랑… 납득 안돼’”, 「뉴시스」, 2020년 6월 19일 참조.
3 “성소수자 축복기도 이동환 목사, 2년 정직 처분”, 「국민일보」, 2020년 11월 1일 참조.
4 “‘재판비용 늦게 내서…’ 감리회 총회재판위, 이동환 목사 상소 ‘각하’… 3개월 넘게 끌다가 기습 결정”, 「뉴스앤조이」, 2021년 7월 12일 참조.
5 “성소수자 축복 ‘교단 재판’ 넘겨진 목사… ‘기독교 성소수자 인권단체 추진’”, 「한국일보」, 2021년 7월 16일 참조.
6 “감리교인들, 퀴어축제 축복식한 이동환 목사 규탄”, 「크리스천투데이」, 2020년 7월 7일 참조.
7 “동성애 사상 검증하는 감리회 반동성애 목사들, 현직 감독 고소 ‘동성애 옹호·이단 동조자’”, 「뉴스앤조이」, 2021년 7월 14일 참조.


김광수|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을 졸업하였다. CBS에서 기자, 사회부장, 정치부장, 보도국장을 역임하였으며, 부산CBS 본부장, 강원CBS 본부장을 지냈다.

 
 
 

2021년 9월호(통권 7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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