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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현장 (2021년 8월호)

 

  해방 10년의 회상-회화편
  

본문

 

* 이 글은 「기독교계」 1957년 8월호(창간호)에 실린 이연호 목사(1919-99)의 글이다. 1961년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 입선한 그는 1966년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를 창립했으며 기독 미술에 헌신한 ‘화가 목사’였다. 동서양이 조화된 이촌동교회(현재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 건물도 직접 설계했으며 장로회신학대학교 초대 박물관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 글에서 필자는 해방 후 10여 년간의 기독교 미술계의 활동을 소개하고 있다. 옛 표기에 설명이 필요할 경우 대괄호 안에 넣었다. -편집자

해방 10년간의 기독교 미술을 아무리 높이 평가할지라도 계몽시대의 초기를 걸어왔다고 밖에는 볼 수가 없다. 일제 30여 년의 기독교 문화에 대한 슬픈 탄압도 그 원인의 하나이겠지만 한국교회 자체가 음악보다는 미술을 등한시해왔다는 엄연한 사실을 또한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 또한 미술이 조형예술이란 숙명을 지닌 까닭에 ‘무슨 형상이든지 말라’는 십계명의 제2를 범하는 듯한 착오를 경건한 신도들에게 주기 쉬운 점 역시 기독교 미술 부진의 원인의 하나였을 것이다. 그러나 ‘미케란제로’의 석괴와 그리고 ‘라파엘’의 안료와 화필은 성화를 황홀할 경지에까지 재현시키지 않았던가! 예컨대 화란[네덜란드]이나 ‘잇따리아’[이탈리아]에 있어서는 사람들의 기독교적 감정이 저들의 기독교 미술과 거이[거의] 불가분의 관계에 있겠다 함을 짐작할 수가 있다. 이러한 ‘유럽’의 실정과 수준에 비할 때에 해방 후 한국의 기독교 미술이란 매우 초보적이었음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나 이 개척기에 있어서 기독교 미술에 공헌한 극소의 화가와 그 밖의 인사들을 찾을 수가 있다. 첫째로는 해방 후 약 6년까지 기독청년회관[YMCA]에 걸려 있던 〈기독승천도〉(基督昇天圖)의 작자 김은호(金殷鎬) 씨를 들 수 있다. 씨(氏)는 유력한 동양화가로서 당시 장로교회 집사였으며 Y사업에도 활약하던 독실한 신도였다. 〈승천도〉에 있어서 서구적인 의상에 동양적인 ‘포오즈’와 인물의 풍모를 가미한 것은 이 작품의 특색이었다. 이 작(作)은 ‘뉴욕’ ‘유니온’ 신학교 ‘풀레밍’ 교수의 『동양성화집』(東洋聖集) 중에 소개되어 한국 성화를 대표하였던 일도 있다.
1956년 국전(國典)에 씨의 〈선녀도〉(女圖)가 보였다. 이것이 역시 씨의 신앙의 소산임은 다시 말할 필요가 없겠다. 그 다음 성화를 그린 동양화가에는 이중(二重)의 불구한 역경을 돌파하여 오늘의 그의 명성을 얻게 된 지명(知名)의 화가 김기창(金基昶) 씨가 있다. 씨는 6·25 동란중 3년을 걸려 〈예수 일대화(一代畵)〉 27점을 완성하여 기독교박물관 주최로 서울을 비롯하여 국내 3-4처에서 전시를 하였으며 장차 미국에서 전시한 후 성화집으로 간행할 예정이라고도 한다. 씨의 활달한 필치와 원숙한 구도, 민속에 대한 높은 지성과 정열 등 예술작품으로서 높히 평가하고 싶다. 특히 씨의 작품에는 언제나 ‘도라크로아’[들라크루아]나 ‘미케란제로’를 방불케 하는 ‘힘’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씨의 성화의 이조시대의 의상은 기독교인들의 구미를 거슬리게 하는 것 같다. 다음은 동양화가로서 장운상(張雲祥) 씨가 1953년 이래 기독탄생도(基督誕生圖) 등의 소품(小品)을 성탄카-드 등으로 인쇄하여 해외로 소개한 일이 있었으나 귀한 작품들이었다. 씨의 다른 작품에 있어서와 같이 그의 성화에는 귀족적인 향취가 풍기어 ‘루우벤스’[Peter P. Rubens]의 일면을 연상케 한다. 양화가(洋畵家)로서 금일까지 꾸준히 기독교 미술을 뜻해온 이가 천병근(千昞槿) 씨이다. 그는 성결교회 목사의 자제로서 일직이 산전(山田) 화백에게 사사(師事)하고 현재는 시내 모 고등학교에서 미술교육에 종사 중이다 1950년 〈기독용사〉, 51년 〈세례〉, 〈어린양〉, 53년 〈삶〉 등을 발표하여 호평을 받았다.
필자는 최근 씨의 ‘미술교실’에서 〈자애〉, 〈월광〉등을 보았다. 현대의 종교화가 ‘샤고-ㄹ’[샤갈]이나 ‘루오-ㄱ’[루오], ‘마네시예’를 연상케 하는 현대성과 내관적인 작품들이었으나 추상적이면서도 ‘리아리티’[reality]를 가미한 표현이었다. 씨는 작년 8월에 광주 ‘미국문화관’에서 〈삶〉, 〈월광〉 등 20여 점의 개인전을 가졌었다. 끝으로 필자가 55년도 개인전을 동방화랑에서 가졌던 일과 미주 수개 처에서 개전(個展)을 가졌고 특히 ‘아슈카쉬’ 미술관에서 3개월간의 전시 후 당관(當館)에서 영구전시품으로 필자의 〈피난민촌〉을 사게 된 일, 그리고 50년도 이래 타임지와 그 밖의 외지가 필자의 〈폐허〉를 비롯하여 작품을 소개하였던 것도 부기(附記)할 의무를 느낀다. 이밖에 양화가로서 필자의 과문(寡聞)인 탓인지 몰으나 성화를 그리는 이는 ‘카톨릭’인 장발(張勃) 씨 등을 제하고는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성서사자(聖書寫字)로 성화를 그리는 이광혁(李光赫) 씨의 존재는 특기(特記)하여야 되겠다. 씨는 ‘마태복음’을 52년도 한글로 하고 55년도 영문으로, ‘요한복음’을 52년 55년에 영문으로 두 번 한 후 53년도 한글로 다시, 그리고 ‘누가복음’을 56년에 하고, 금년에는 신약 전체 ‘85만 자’로 인류를 부르는 기독전신상과 신약 27권을 상징하는 이십칠천사(二十七天使)를 그렸다. 후자를 제하고는 모두 인쇄되어 있으며 미국에 원화가 있다고 한다. 평양에 가족을 두고 온 씨는 여러 해를 독신으로 매일 이 일에 헌신하고 있으며 한편 영락교회 집사로 종교교육도 하고 있는 그의 모습에는 어딘가 ‘후라 안제리코’의 풍모가 엿보인다. 해방 후 기독교 미술에 공헌한 단체로는 성화연구사를 지적 아니할 수 없겠다. 〈겟세마네의 기독〉(‘호후만’[Heinrich Hofmann] 원작), 〈십자가상〉, 〈선한 목자〉, 〈성모자〉(聖母子) 등이 있다. 기타 주일학교용의 각종미술 카-드 등의 제작 등- 인쇄술의 졸렬한 한국에서 기타의 악조건과 싸우며 금일에 이르렀을 것이다. 시각전도(視覺傳道)를 위한 화극(畵劇) 모집이 작년에 있었으나 응모 9점 중 4점이 당선되었다고 한다. 최광유 씨 〈잃어버린 양〉 1등, 이성률 씨 〈용감한 다윗소년〉 2등, 김동현 씨 〈암야의 영광〉 3등, 김영규 씨 〈열매〉 장려. 그전에도 강춘환(姜春煥) 씨의 〈탕자〉 등의 화극이 있고 성결교회 모씨가 〈예수 일대(一代)〉의 화극을 냈다고 한다. 또는 한국기독교교육협회에서의 그림독본류(讀本類)의 삽화 등도 있다. 또는 수형자들의 성화모사(模寫), 특히 ‘수앨맨’의 기독상 모사 등이 서점에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화극에 있어서 일본의 히라사와 사다하루(平澤定治) 씨, 그림독본류에 있어서 미(美) ‘신시나티’의 ‘표준간행사’의 제작 등에 비함에 인쇄술은 제하고라도 작품의 수준에 있어서 한국은 아직도 전도요원(前途遙遠)의 감이 있다. 국민교 5-6년생의 그림 같은 것을 대대적으로 인쇄하여 판매(販賣)에 붙이고 있는 대담(?)한 일을 본다. 때로는 미국 등지에서 나온 그림들의 ‘카피’를 하고 자기의 ‘싸인’을 한 것이 번번히 기독교 잡지의 삽화에 나오곤 한다. 이런 경우 무엇보다도 이런 것들을 내논는 이들의 「신앙」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너무 생소한 것을 내논는 것은 우선 교회의 위신문제(威信問題)며 따라서 전도에도 지장이 있을 것을 명심하여야겠다.
대체로 역사적인 ‘테에마’와 객관적인 표현의 기독교 회화는 한국 교계에 감상되는 듯하나 그것도 극히 제한된 범위 내의 것들이다. 더욱히 내관(內觀)적이며 추상적인 현대회화에 이르러서는 교계 지도회(敎界指導會)의 인사들에게도 계몽의 필요성을 느낄 정도이다. 이런 면을 유럽이나 미국 등지의 사정에 비할 때에 과연 한국 교계의 문화수준의 저하를 통감하게 된다. 기독교 미술에 대한 몰이해는 문화인의 교양 문제에 끝이는[그치는] 것이 아니고 회화를 통한 신앙적인 영감에 접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끝으로 한국의 신학교나 성경학교에 있어서는 정과목으로 적어도 일주(一週) 한 시간의 기독교 미술의 강의가 있어야 될 것을 제언하는 바이다.

 
 
 

2021년 8월호(통권 7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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