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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현장 (2021년 3월호)

 

  교회의 양극화를 드러내는 종교인 과세 특례
  

본문

 

대한민국 헌법 제38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의 의무를 진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세속국가임에도 종교인 과세에 몇 가지 예외규정을 두고 있다. 현행법은 종교인 소득을 절세가 가능한 기타소득으로 신고해도 인정하고 있다. 종단에서 받는 종교활동비도 모두 비과세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교계 일각에서 성직자의 일을 ‘근로’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주장해 만들어낸 것이다.
그러나 정부 정책을 들여다보면 이러한 예외규정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교회와 목회자에게는 혜택이지만, 그렇지 않은 절대다수는 복지 사각지대로 내몰리는 빌미로 작동한다는 뜻이다. 교계가 스스로 만들어낸 또 하나의 교회 양극화 현상이다.

종교인 90%는 소득 최하위층

종교인 과세 시행 2년째인 지난해, 종교인 9만 4,700명이 총 1조 7,885억 원의 소득(2019년 귀속분)을 국세청에 신고했다. 최초로 공개된 소득세 신고를 토대로 종교인 전체의 평균소득을 계산하면, 월 157만 원으로 작년도 기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했다.1 소득 신고액 하위 90%의 소득은 월 117만 원(연 1,408만 원)으로, 1분위(하위 20%) 일반 노동자의 소득(연 1,926만 원)보다도 낮았다.
이에 비해 상위 10%에 해당하는 종교인 소득은 월 442만 원(연 5,255만 원)으로 종교인 하위 90%의 평균소득보다 4배가 많은 소득 격차를 보였다. 종교인 소득은 일반 노동자와 과세 기준이 달라서 단순히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같은 기간 종업원 300인 이상 499인 미만의 대기업 노동자 평균 소득이 연 5,304만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종교인 상위 10%의 소득은 사회의 중산층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다. 국세청이 정한 과세 기준에서는 일반 노동자 소득 상위 20-40%(4분위)에 해당하는 계층의 평균 소득 4,652만 원과 상위 20%(5분위)의 8,665만 원 사이에 위치해 있다.
국세청에서는 종교인 소득을 종단별로 분류하지 않기 때문에 개신교에 관한 별도의 자료는 없다. 그러나 한국고용정보원 조사에 의하면 개신교 목사의 연 소득 중위값(전체를 서열화했을 때 중간에 있는 수치)은 3,054만 원(월평균 254만 원)으로 가톨릭 신부(1,651만 원), 수녀(1,261만 원) 등 다른 종단보다는 높았다.
그러나 종교인의 90%가 노동자 최하위 소득보다도 낮은 점을 감안한다면 목사들의 평균 소득은 대부분이 면세 범위(연 소득 3,000만 원, 부양가족 3명)에 속하거나 최저임금 이하인 지원 대상에 포함되는 수준으로 추정된다. 소득을 신고한 종교인 숫자 또한 정부가 당초 예상한 수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는데, 이는 낮은 소득(특히 부교역자와 교회 직원)과 행정편의 등을 이유로 법정 소득이 아닌 사례금으로 처리했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부교역자에게 특히 필요한 ‘소득세 납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교회의 어려워진 재정 상황을 감안한 우선적인 긴축방안은 사업 축소와 부교역자 감축으로 조사된 바 있다.2 그러나 부교역자가 소득세를 납부하고 있었다면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8단독 양은석 부장판사는 지난해 11월 23일 부교역자들에게 퇴직금 지급을 거부한 김성광 목사(강남순복음교회)에게 벌금 700만 원의 유죄를 선고했다. 적용된 혐의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및 근로기준법 위반이었다. 원고인 부교역자 2명은 각각 21년, 5년 동안 해당 교회에서 사역하며 담임목사의 지시에 따라 교인 관리, 심방, 장례 참석을 비롯해 부흥회 교인 동원, 나무 심기, 신문광고 전단 제작·배포 등을 해왔다면서 퇴직금 지급을 요구했다.
그러나 교회 측은 과거에 부교역자가 법정에서 근로자로 인정받는 경우는 드물었으며,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30년간 부교역자에게 퇴직금을 준 적이 없고, 성서적이지 않다는 그동안의 관행을 지급 거부의 이유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목회 활동은 그 업무의 내용 및 성격상 타인으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 지휘 감독을 받기에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이는 부교역자라 해도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일할 여지가 있으므로 고용 관계로만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음을 받아들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부교역자들이 고정급을 받아왔고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맡은 업무 내용에 목회활동 이외의 일반 업무도 상당 부분 포함하고 있다면서 “두 사람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라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은 현재 상급 법원의 심리가 진행 중이다.3
이와는 달리 춘천지방법원 형사3단독 정수영 판사는 부교역자에 대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근로기준법위반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이수형 목사(순복음춘천교회)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2020년 11월 26일) 부교역자는 그동안 받아온 사례비에 근로의 성격인 교회행정, 운전 업무 등 비종교 활동이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규모가 작은 교회의 부교역자는 여러 일을 맡을 수 있다는 취지로 근로를 인정하지 않았다. 원고와 기독노동조합은 앞의 판결에서 ‘(부교역자의) 목회 활동 이외의 일반 업무’를 근로로 인정해준 것과 상반된다면서 반발하고 있다.4 부교역자의 이런 종속적 관계 여부는 근로계약서가 존재하지 않는 대부분 교회의 관행상 상급심에서도 다툼의 여지는 충분하다. 그러나 해당 부교역자도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되었더라면 근로의 증거물로 인정받았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부교역자들의 해임이 돌연히 늘어나는 상황에서 눈여겨볼 대목이다.

저소득 종교인을 복지사각으로 내모는 ‘과세 예외규정’

종교인 성실 납세는 부교역자만의 문제도 아니다. 교인 50명을 넘지 못하는 소규모의 교회가 한국교회의 절반이 넘는 현실을 감안하면,5 대부분의 종교인들은 소득 최하위 계층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들은 안정적인 사역은 물론 노후 보장도 기대하기 어렵다. 국민연금연구원 자료에 의하면 개신교 목회자의 국민연금 가입률은 34.7%로 성직자 평균 가입률 40.5%보다 낮았다. 국민 전체의 평균 가입률 69.3%의 절반 수준이 었다.
이런 상황에서 소득세와 연계되는 정부의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는 주목해볼 만하다. 근로장려세제는 저소득 근로자의 근로의욕 상실을 막는다는 취지로 보조금을 지원하는 제도이다. 더구나 정부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근로장려금 대상자의 범위와 액수를 늘리고 있다. 정부가 올해 책정한 근로장려금 최대액은 단독가구 150만 원, 홑벌이가구 260만 원, 맞벌이가구 300만 원이며, 지급 대상은 단독가구의 경우 연 소득 2,000만 원 미만, 홀벌이가구는 3,000만 원 미만, 맞벌이가구는 3,600만 원 미만이다. 종교인의 소득 신고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신고액 하위 90%(연 소득 평균 1,408만 원)에 해당하는 대부분의 종교인이 지원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6 그러나 문제는 종교인 과세가 일반 근로자의 과세체계에 들어와 있지 않아 근로장려금 대상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교계 일각에서 요구한 종교인 과세에 관한 예외적 규정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 종교인이 소득을 신고할 때는 절세에 유리한 기타소득으로 신고할 수 있으며, 교단 등에서 종교 활동비 명목으로 받은 돈은 규모와 관계없이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는 교계 일각에서 성직자의 일을 ‘근로’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때문에 교회와 종교 보급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2020년 말 기준 2만 876개)이 일반 과세체계에 들어와 있지 않는 한, 종교인은 일반 근로자와 동일한 적용을 받을 수 없다.7 종교인 소득이 블랙박스에 담겨 있는 한, 종교인에 대한 장려금 지급은 복지 차원을 넘어선 종교 지원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지난 1월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의 대표회장들이 국무총리에게 한 요청은 터무니없이 들린다. 상가 일부를 임대해 사용하는 교회에 소상공인처럼 재난지원금을 지급해달라는 요청이었다.8 현행 종교인 과세는 상위 10%에 포함되는 대형 교회에 유리할 뿐, 절대다수의 목회자, 부교역자, 교회 직원들에게는 불리하게 작동될 소지가 훨씬 크다.

종교인 소득의 투명성 확보가 필요하다

기독교의 핵심 가치는 예수를 닮으려고 애쓰는 것이지 새로운 체제를 수립하는 것이 아니다. 종교인 과세의 당위성으로 인용되는 ‘동전의 은유’(마 22:16-22)에서도 볼 수 있듯, 예수께서 하시고자 하는 혁명은 전적으로 내면적인 것이었다.9 그렇다면 성직의 일을 근로로 볼 수 없다는 주장도 신념에 머물러야 할 일이지 체제에 대항할 일은 아닐 것이다. 더구나 민주적이고 다원적인 세속국가에서 자신의 종교적 가치만 내세우는 배타적 정신으로는 시민사회의 공감을 얻을 수 없다.
시민·사회단체는 종교인 과세가 조세평등주의에 위배된다고 헌법소원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각하 결정을 내렸지만, 그것은 청구 자체가 부적법해 위헌 여부 자체를 판단하지 않겠다는 것이지 합헌이라는 뜻은 아니다.10 종교인 소득의 투명성은 교계가 능동적으로 만들어야 할 자구책이자 선교적 과제이기도 하다.

주(註)

1 “종교인소득, 9만5천명이 1.8조원 신고… 1인당 1천889만원꼴”, 「연합뉴스」, 2020년 12월 13일.
2 “코로나19 이후의 한국교회 대토론회”,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웹사이트 참조.
3 “‘성경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부교역자들 퇴직금 지급 거부한 김성광 목사 벌금 700만 원”, 「뉴스앤조이」, 2020년 12월 8일.
4 자세한 내용은 ‘기독노동조합’ 웹사이트를 참조하라.(www.rokcmu.com)
5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 교세 통계 분석”, 「넘버즈」 67호(2020. 10. 16). 자세한 설명은 「기독교사상」 744호(2020. 12): 78-79를 참조하라.
6 “2021 근로장려금 신청기간 자격요건 ‘초미관심’”, 「서울와이어」, 2021년 1월 21일.
7 “혜민스님만 풀소유? 종교인 상위 10% 연봉 5255만원”, 「중앙일보」, 2020년 12월 13일.
8 “한교총 ‘전국 종교시설 2.5단계 적용 재고해야’”, 「기독신문」, 2021년 1월 8일.
9 폴 존슨, 이종인 옮김, 「예수평전」(알에치코리아, 2012), 145.
10 “헌재, ‘특혜 논란’ 종교인 과세 헌법소원 각하”, 「파이낸셜뉴스」, 2020년 7월 23일.


김광수 |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을 졸업하였다. CBS에서 기자, 사회부장, 정치부장, 보도국장을 역임하였으며, 부산CBS 본부장, 강원CBS 본부장을 지냈다.

 
 
 

2021년 3월호(통권 7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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