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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현장 (2020년 12월호)

 

  NCCK 통일위원회 위원들과의 간담회
  

본문

 

사회 서광선 교수 / 통역 박종화 교수
일시 1987. 7. 2. 9:00–10:50

* 이 자료는 1987년 6월 19일부터 26일까지 북한을 방문한 미국교회협의회(NCCC-USA) 대표단(총무 등 10명)이 귀국길에 서울에 와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지도자 및 통일위원회 위원들에게 보고한 것이다. 미국교회협의회 대표단은 6월 27일부터 7월 2일까지 서울에 머물렀으며, 보고회는 6월 29일 기독교회관 강당에서 진행되었다. 7월 2일에는 통일위원회 위원들과의 간담회도 있었다.
미국교회협의회 대표단의 북한 방문은 1986년에 이어 두 번째였는데, 대표단은 이 보고회와 간담회에서 조선그리스도교련맹 지도자들 및 주체사상 연구자들과 나눈 대화, 가정교회에서의 예배 경험 등을 이야기하였다. 이 자료는 평양에 봉수교회나 장충성당이 세워지기 직전의 북한교회의 현실과 상황, 북한에 대한 미국교회의 선교적 관심을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내용을 담고 있다. ‐편집자 주


지난번 첫 번 모임인 보고회에서 말씀하시기를 북한에서 주체사상 강의를 들을 때 그들이 그동안 서구의 현대신학이라든지 제3세계의 해방신학, 그리고 우리의 민중신학 등을 상당히 많이 연구한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들의 신학 연구에 대한 자세가 진정 어느 정도 학문적 측면에서, 앞으로의 통일을 향한 사상적인 면에서, 화합이나 관용의 자세에서 어느 정도 진지한 것인지에 대해서 의문이 있고, 또 앞으로 미국교회와 한국교회가 주체사상에 대한 연구를 같이할 수 있는 국제적인 모임을 가질 수 없을까 하는 질문이 있다.

답1 우리들에게 강의한 사람이 이야기한 것 중의 하나는 니케아 공의회에 관한 것이었는데, 그는 니케아 공의회의 역할과 기독교사를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토마스 아퀴나스, 루돌프 불트만, 위르겐 몰트만을 전거로 들었으며, 그들을 분명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그들은 또 슐라이에르마허, 어거스틴, 제임스 콘, 리차드 숄, 박형규, 문익환 등을 언급하였으며, 이상 언급한 사람들은 그 강사가 자신의 강의에서 전거로 들었던 사람들 중의 몇이다.
두 번째 질문인 토론과 대화의 가능성에 대해서 말씀드린다면, 다음에 그들이 한 말을 직접 인용할 텐데, 그것에 의하면 대화의 가능성이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종교가 인민의 아편이라고 하는 전통적 마르크스주의자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 말은 위원회의 또 다른 위원이 했던 다음과 같은 말과 연결된다. “우리들이 하는 일은 상식적인 일이다. 나는 기독교에 관해서 많이 알지 못한다. 그러나 나는 기독교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내가 민중신학과 해방신학에 대해서 이해한 바에 의하면, 기독교는 인간을 위한 것이다. 이것이 그러한 신학의 목적이다. 구원이란 우리의 삶에 있어서 참된 인간의 실현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해방신학에 따르면 기독교의 목적은 이의 실현을 위해 투쟁하는 것이다. 이것은 기독교의 매우 중요한 측면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러한 신학에 대해 대단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 나는 주체주의자, 즉 김일성주의자인데, 그 사상은 인민을 모든 종류의 억압으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이다. 인간을 해방시키는 것이 최고의 목적이다. 또 다른 한 측면은 세계를 변혁시키는 데 있다. 인간이 세계변혁을 위하여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때, 인민은 어떠한 예속이나 억압 없이 살 수 있게 된다. 그때에야 비로소 인간은 자유로워진다. 인간을 최고의 차원에서 값진 존재로 여기고 모든 것을 인간 경외와 자주 아래 둔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주체사상과 기독교가 공히 참된 인간의 실현과 모든 억압의 거부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양자 간에 떼어놓을 수 없는 공통점을 발견한다.”
이상에서 인용한 말은 우리가 어떤 특정한 한 사람으로부터 들은 것이 아니라 두 사람으로부터 집중적으로 들은 바를 기록해두었던 것을 읽은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두고자 한다.

답2 공동연구 프로그램에 대해서 한마디 첨가하겠다. 내 생각에는 우리가 앞으로 몇 년간에 걸쳐서 탐구를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아마도 앞으로 몇 년이 걸려야 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민중신학을 포함해서 해방신학은 미국 사회의 중산층에게 아직도 충분히 신뢰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미국교회의 수많은 교인들이 실제로 그 같은 신학들을 기독교의 신학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내가 알기로는, 물론 내가 이 분야에 절대로 전문가는 아니지만, 주체사상에 대한 입장도 다양한 차원이 있다. 우리는 그것에 관한 두세 가지 다른 종류의 해석을 들어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주체사상의 실체에 대해서 명확히 알기 위해서는 그 첫 단계로 해방신학자들과 주체사상을 만드는 데 관계한 사람들 사이의 대화가 있었으면 한다. 우리는 이 과정을 대단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며, 미국에서 반동적으로 뒤로 주춤거리며 물러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내가 여기에서 지적하고 싶은 것은, 대화의 시작에 있어서 사랑을 가지고 접촉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통일문제에 대한 논의가 확산될 텐데, 핵문제에 있어서도 근래에 미・소 간에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데, 앞으로 한국교회와 미국교회가 통일문제와 핵무기 문제에 있어서 어떻게 공동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의 정책선언서에서 핵무기 문제를 직접 다루었는데, 남한으로부터뿐만 아니라 소련의 아시아 영토로부터의 핵무기 제거 요구도 문맥에 삽입했었다. 우리는 또한 동 선언서의 서문에서 미국과 소련에 대해서 두 나라 사이의 긴장 완화를 신속히 추진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였다. 어제 판문점을 방문하고 나서 우리가 얻은 결론 중의 하나는 남북이 서로를 두 양대국의 괴뢰라고 인식하고 상대방에 대해서 눈을 감고 진실을 알아보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는 것이었다. 통일을 위해서뿐 아니라 민주화를 위해서도 군사정전법상의, 특히 미・소의 방해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관석 목사로부터 교회의 역할에 대한 고무적인 이야기를 듣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면서, 남북 대화를 전개하는 데 있어서 상호 간의 신뢰성 형성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핵무기에 관한 미・소 간의 협상에 대해서 좀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김관석 목사의 견해에 나는 전적으로 동감한다. 그들은 오랜 시간을 경과하고 나서 이제 처음으로 아시아에서의 무기협정을 협상할 가능성을 보이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한반도 통일을 위하여 미국교회가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신앙적 양심에 따라서 미국 정부에 어떻게 촉구할 수 있겠는가? 북한의 통일론이 일면 합리적인 면을 갖고 있는데, 그것이 정치적, 전략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우리 국민들에게 팽배해 있다. 이번 방문을 통하여 북한 관계자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그러한 주장의 진위 여부를 어떻게 파악했는가?

우리는 처음부터 두 가지 기본적인 것을 분명히 해왔다. 하나는, 미국교회협의회의 역할이 통일을 위한 한국교회와 한국민의 노력을 지원하는 것 그 이상이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둘째는, 우리는 우리 정부에 대해서 정책선언서에 나와 있는 대로 우선적인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확실히 우리가 우리 정부를 회개하게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죄책과 회개의 문제를 언급한 정책선언서를 내기까지의 우리의 대화는 내가 지금까지 미국교회협의회에서 참여해온 토론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곧 미국의 정책에 대해서 책임을 물을 것이고, 이미 우리들은 아주 분명하게 충고해왔다.
두 번째 질문은 “그들이 말하는 것이 사실이냐?”라는 것으로 보아지는데, 그것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가 없다. 어느 측에서 이 토론에 참여하든지 간에 각 측은 정책적 측면에서 상당한 자기 입장을 명백히 가지고 있다. 이미 앞에서 말했듯이 통일문제는 남북한 양측이 그들 내적인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편리한 정치적 도구로 사용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7・4공동성명이 내적 목적을 위한 순전한 미사여구였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내 생각에는 그때 잠재적 가능성을 안고 있는 몇 가지 중요한 일들이 일어났다. 즉 4월에 나는 남한의 외무부에서 온 두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는 “작년 말 이후로 북한으로부터 나온 새로운 접근이나 새로운 제안들이 새로운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그 제안 속에는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유연성이 있다.”고 마지못해 인정하였다. 무척 서둘러서 말하는 듯하기는 하였으나 그들은 확실히 새로운 요소가 들어 있다고 인정하였다. 중공도 새로운 관심을 표명하고 있고, 소련도 그렇다.
미국은 지금까지 한반도 통일과 북한에 대한 자국의 정책을 최소한으로 조정해왔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비록 사소한 것이긴 하지만 몇 가지 희망적인 요소들을 본다. 남한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대화는 좀 더 진전될 것이다. 남북 간에 대화를 위한 기반이 있는 것 같다. 이 일에 있어서 우리는 초심자이고 여러분은 전문가이지만, 이 일에 접근하는 우리들 초심자에게 분명한 것은 두 가지 커다란 장애물이 있다는 것이다. 하나는 우리가 이미 말했지만, 외국 강대국의 역할인데, 특히 미국의 역할이다. 둘째는 남북 양쪽이 항상 그들의 제안에서 극대치를 주장하고, 결과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측도 중간 단계를 거치거나 협상을 위한 국제적 차원에서의 작업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어떻게 해서든 어느 한쪽이 7・4 원칙으로 돌아가서 두 개의 한국이라는 생각을 거부하고 장래의 일을 위해서 초석을 닦는 그러한 신뢰를 구축하는 중간 단계를 모색할 것을 희망한다.

사회 이제 좀 더 구체적인 제안들을 했으면 좋겠다.

(미국 측) 한국 정부 혹은 NCCK의 통일안은 무엇인가?

(한국 측) NCCK의 입장은 이미 각종 성명서를 통해 발표되었다.

(미국 측) 1986년 가을에 호놀룰루 회의에서 결의된 것으로 WCC와 CCA가 서울에서 금년 11월에 개최키로 한 동북아 평화를 위한 국제회의를 예정대로 할 수 있는가?

(한국 측) 내년 5월로 연기되었다.

제안(미국 측) 북한에서 신학교육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이미 보고를 드렸다. 신학교육의 내용, 자료의 교환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셈이고 앞으로도 계속할 수 있겠고, 또 다른 하나의 가능성은 남북한 교회 지도자의 만남이 계속될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다. 우리는 북한 측에서 준비가 되는 대로 빨리 미국으로 대표를 보내도록 조선기독교도연맹에 초청장을 발부했다. 날짜를 고정시켜 놓지 않았으므로 방문자에 대한 미국에서의 비자발급과 관련하여 미국과 북한 사이에 협상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미 국무성은 비자발급에 관한 이러한 도전을 환영할 것이며, 이들 대표단은 미국의 비자 정책을 시험해보는 사례가 될 것이다. 우리는 북한과 미국과의 관계가 단순히 쌍무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도잔소 협의나 호놀룰루 협의의 범위 내에서 작업할 것이며, 기회 있을 때마다 남북 교회의 대표들이 함께 대면할 수 있도록 시도할 것이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한 가지 제안을 한다면, 이제 곧 미국에서 개최될 회의 기간 중에 WCC가 편리한 시간을 택하여 또 다른 하나의 회의를 소집한다면 우리가 남한 교회의 대표 또한 초청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이에 대한 NCCK의 견해를 듣고 싶다.

사회 이 제안을 NCCK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알겠다.

제안(미국 측) 또 다른 한 영역은 인도주의적 차원에 관련된 일이다. 아시다시피 우리의 정책선언서에서 우리는 이산가족 재회의 문제를 특별히 언급하였다. 우리는 이산가족 재회 문제가 좀 더 신속히 처리되기를 희망해왔다. 그러나 이 문제가 매우 느리게 진전되는 것 같다. 남북적십자회담을 통해서 이 침체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한다. 그동안 적십자회담은 실질적으로 국제적 지원을 받지 않았던 것 같다. 국제적십자위원회나 국제적십자연맹, 그 어느 단체도 이 협상에 관계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해왔듯 정부 대 정부 간의 대화 차원을 넘어서 좀 더 높은 인도주의적 차원에까지 이 대화를 끌어올릴 수 있기 위해서 우려가 국제기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떤 길이 있는지 알고 싶다. 국제적십자사가 국제올림픽위원회와 협력하여 이 일을 할 수 있는 길은 없을 것인가?

(한국 측) 걱정되는 것은 국제적십자사의 차원에서 한다고 하더라도 한국적십자사가 국제적십자사의 결정에 따를 것인지 한국 정부의 간섭에 굴복할 것인지 분명치 않다는 점이다. 그런 점만 없다면 그 제안은 좋다고 생각한다. 엡스 박사의 말씀 중에 북한 대표를 미국에 초청한다고 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인데, 그것을 내년 5월 한국에서 가질 예정인 국제회의와 어떻게 유기적으로 관계지을 수 있는지? 이런 점을 깊이 검토해주면 좋겠다.

제안(한국 측)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사람이 매우 많은데, 그들이 북한에서 가져오는 각종 정보와 자료들을 어느 한쪽에서 정리하여 양쪽에서 각각 한 벌씩 가질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이것을 제도적으로 하지 않으면 힘들어지게 된 단계에 오지 않았는가 생각한다. 정보를 긴밀하게 교환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자는 제안을 한다. 일본 팀이 북한을 방문하고 왔는데 그들이 한국에 입국하지 못했다. 이 점 때문에 한국 정부와 지금까지 싸우고 있다. 이러한 방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러므로 국외에 있는 분들끼리도 서로 정보교환을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미국 측) 두 가지를 말하겠다. 첫째는, 어제까지의 토의를 통해서 느낀 것은 한반도에서는 통일문제 못지않게 민주화가 시급한 문제인 것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 민주화의 문제와 통일문제를 함께 결부시켜서 진행해야 되겠다는 확신을 얻었다.
두 번째는, 한반도의 분단과 통일의 문제에 있어서 미국의 책임을 우리는 다시 한 번 통감한다. 그래서 미국 정부로 하여금 어떻게 하면 한국민에게 유리하게 통일정책을 진전시키도록 할까에 대해서 우리가 압력을 가하고 노력을 많이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새롭게 느낀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에는 우리들 나름대로 한계를 안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바라기는 NCCK가 NCCC-USA를 위해서 기도해주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나의 형님 중 한 분이 한국동란 때 한국에서 전사하셨다. 그래서 오 원장께 묘지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달라고 부탁을 드렸었는데, 조사의뢰 결과 비무장지대 안에 있다고 통보를 받았다. 그래서 언젠가 다시 한국을 방문해서 형님 묘소에 참배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한반도의 분단과 통일문제는 언제나 나의 가슴에 와닿는 문제이다. 이 문제를 위해서 더 큰 노력을 기울이도록 노력하겠다.

 
 
 

2020년 12월호(통권 7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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