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 대한기독교서회 | 회원가입 | 로그인
사이트 내 전체검색

Home > 기독교사상 > 교회와현장 > [교계 포커스]
교회와현장 (2020년 9월호)

 

  교회가 교회다워지려면 권력에서 멀어져야 한다
  

본문

 

예수는 잔인하고 생각 없는 세상에서 살았고, 그의 삶과 죽음은 그런 세상을 반대하는 강력한 항의였다.1 예수의 항의는 그가 가진 무제한의 권능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 세속 권력과 천적인 십자가형에 의해 권력 없는 자를 구렁텅이에서 솟구치게 하는 힘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것은 오래전의 예언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예루살렘 백성들은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면서 십자가 없는 승리를 꿈꾸었다. 요즘 한국교회에서는 솟구치는 힘은 볼 수 있지만 십자가는 보기 어렵다. 세계를 멈춰 세운 감염병 사태에 대처하는 방역 당국의 고심에 격분하며 종교탄압이라고 맞선다. 유엔의 권고를 받고 있는 인권법제정에 반대하며 목숨도 걸겠다는 태세이다. 법원의 결정에 물리력과 맞소송으로 대항하는 모습도 그렇다. 교회가 가야 할 십자가의 길은 세속 권력을 버리지 않고는 들어설 수도 없는 길이다.

정치권도 피해가는 한국교회의 권력
교회 정규 예배 이외의 소모임과 행사, 단체식사 금지 의무화 조치에 대한 교회의 반발은 거셌다. 이 조치를 취소해달라고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하루 만에 20만 명을 넘겼다.2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개신교인 90% 이상이 가입한 교단의 연합기구라는 점을 내세우면서 ‘교회를 모욕했다.’며 정부를 압박했다. 대부분의 교단이 가세하면서 ‘행정 소송을 검토할 수 있다.’3는 말도 나왔다.
방역 당국은 “5월과 6월에 (교회의 소모임과 관련한) 많은 집단 발병 사례가 있었고, 그런 사례를 분석해 요청드린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교회의 반발은 멈추지 않았다. 클럽, 노래방, 식당, 카페 등과 비교하면서 교회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주장하였다. 한교총은 교단장 간담회(7월 16일)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초청해 반대 입장을 강력히 전달했다. 한교총을 예방한(7월 17일) 야당 원내대표에게도 협조를 당부했다.
결국 정부는 지난 7월 22일 교회와 관련한 방역강화 조치를 12일 만에 해제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정부의) 핵심방역수칙 의무화 조치 이전부터 교계 스스로 방역에 앞장서주신 데 감사드린다. 교회가 앞으로 방역수칙 생활화에 선도적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라는 말로 격앙된 교회를 달래야 했다. 당시 코로나19 감염 일일 확진자는 7월 21일 63명, 22일 59명이었다. 정부의 강화 조치가 내려질 당시의 하루 확진자 60명 수준과 차이가 없는 상황이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과 관련한 교회의 반발은 더 조직적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장 김태영 목사는 6월 22일 본인 명의로 ‘차별금지법은 동성애 보호법이며 동성애 반대자 처벌법’이라는 요지의 성명을 냈다. 6월 24일에는 기독교대한감리회(윤보환 감독회장직무대행)의 성명이 나왔다. 6월 25일에는 한교총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를 위한 기도회’를 열었다. 기도회에는 주요 교단장들이 대거 참석해(한국기독교장로회는 불참) “평등 구현과 인권 보장, 양성 평등한 혼인 및 가족생활, 신앙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강력히 반대한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차별금지법과 남북 관계를 관련짓는 설교도 등장했다. 6·25 70주년을 맞아 열린 ‘한국교회 구국기도대성회’(6. 25-27, 영락교회)에서 김양재 목사(예장 합동, 우리들교회)는 “하나님의 법이 인권법보다 우위에 있다. 인권·도덕·윤리보다 위에 있는 게 하나님의 최상위법이기 때문에 이건(차별금지법) 막아야 한다. 그런데 이런 일을 안 하기 때문에 하나님이 저 위에 북한을 흔드시는 거다. 히브리서에 ‘영존하게 하기 위해서 우리를 진동케 하신다.’ 그랬다. 북한을 통해서 우리를 흔드는 거다. 이런 일부터 막아야 이 나라를 지켜주신다.”라고 설교했다.4 관련법에 관한 곡해(曲解) 또한 심각한 지경임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사법부의 권위도 넘어서려는 교회
대법원의 확정판결과 행정명령에 아랑곳 않는 교회도 있다. 사랑의교회(예장 합동, 오정현 목사)는 대법원에서 최종 결정한 공공도로의 불법 점용 확인과 원상복구 결정에 불응할 태세이다. 한 교계 언론은 사랑의교회가 지난 3월 서초구청을 상대로 ‘원상회복 명령 취소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사랑의교회는 소장에서 “원상회복할 수 없거나 그것이 부적당한 경우”에는 원상회복하지 않아 도 된다는 조항이 있다며, 서초 예배당은 이 경우에 해당하므로 복구하지 않겠다는 주장을 펴고 있지만, 이는 건축 당시 ‘원상회복할 수 있다.’고 단언했던 것과 상반된 주장이라고 이 언론은 지적했다.
대법원 확정판결 당시 교회의 법률 대리인들이 제출한 건축 자문 의견서에는 원상회복이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기술 검토를 한 회사가 제출한 건축 자문의 요지는 ‘교회가 점용 중인 도로 지하 부분(본당강대상 설치 부분, 성가대석 일부 등)과 교회 토지를 구분하는 옹벽을 친 후 도로점용 부분을 되메우는 방식으로 진행하면 복원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사랑의교회는 이를 토대로 원상복구를 진행한다면 직접 공사비 295억과 간접공사비 59억, 세금 등을 포함해 총 391억 원이 들 것으로 예측하고, 파쇄·철거 비용과 되메우기 비용, 각종 자재 및 가설물 설치비 등 세부 내역까지 구체적으로 정리해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다시 제출한 소장에서는 건물 전체의 안전·유지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며, 경제적 관점에서도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하는 등 복원 공
사는 불가능하고 부적당하다며 입장을 바꾼 것이다.5
사랑의교회의 이런 움직임은 대법원의 확정판결 직후 시작되었다. 지난해 10월 18일 교회 웹사이트와 유튜브를 통해 ‘반드시 원상회복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라는 주장을 펴기 시작했다. 또 다음 날 오정현 목사는 “구의원 한 사람과 종자연(종교자유정책연구원)이 제기한 소송”이라고 규정했다. 이는 사실상 대법원 판결에 대한 불복 선언이었다.6
교회의 법원 명령 불복은 사랑의교회뿐이 아니다. 사랑제일교회(전광훈 목사, 전 한기총 대표회장)도 법원 명령에 의한 철거 강제집행에 물리력으로 맞서고 있다. 지역재건축조합 측은 그동안 사랑제일교회를 상대로 두 차례 명도집행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쟁점인 재건축에 따른 교회의 보상금 요구도 터무니없다. 서울시 토지수용위원회가 책정한 가액은 82억 원이지만, 교회는 563억 원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이다. 사회적 합의와 국법을 무시하고 그 위에 존재하려는 교회의 모습은 교회 전체를 향한 혐오로 고스란히 되돌아올 수밖에 없다.
공권력도 어쩌지 못하는 교회의 주도권 다툼 기독교대한감리회의 감독회장 선거를 둘러싼 법정 공방과 직무 정지, 직무 복귀로 이어지는 혼란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러한 감리회의 초법적 상황은 개 교회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지상파 텔레비전에 의해 담임목사의 성추문 의혹이 제기된 L교회(감리회)에서는 보도 이후 법을 넘어선 목회자의 권력 남용과 다툼이 계속되고 있다. 그루밍 성폭력 피해자가 여럿으로 지목된 담임목사는 자신에게 1년 간 안식년을 지낸 뒤 은퇴할 것을 권유하는 장로들의 직무를 정지하려고 장로회를 해체시켰다. 여기에는 관행적으로 담임목사와 시무장로가 참여하는 기획위원회(장로교회의 당회)에 부목사·수련목회자 등 9명을 참석시켜 자신을 지지하도록 하는 편법이 동원되었다. 감리회 <교리와 장정>에는 “기획위원회는 담임자와 연회에서 파송한 연회 회원과 장로로 조직한다.”라고 되어 있다. 따라서 담임목사와 장로가 참여하는 기획위원회의는 관행일 뿐, 부교역자 참여가 위법은 아니라는 해석도 가능하다는 고도의 술책이었다. 담임목사에게 퇴임을 권유하던 장로들은 그동안 부교역자가 참여한 전례가 없다는 점을 들어 반발했지만, J 목사는 (우리 쪽은 부교역자를 포함한) 17명으로 진행하겠다며 회의를 강행했다. 회의에서는 예배 및 교회 질서 확립을 위해 (교회를) 어지럽히는 자에 대해 즉각 법적인 조치를 한다는 등 여러 안건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7
이날 기획위원회에 동원된 부목사와 수련목회자 대부분은 지난 7월 21일에 감리회 본부에 지지 교인들과 함께 들어가 감리회 소속 단체들이 계획한 ‘전준구아웃공동대책위원회’의 토론회를 막았다. 경찰도 출동했지만 종교단체에서 벌어지는 물리적 충돌에 적극 개입하지 못했다.8
J 목사는 일부 교인들로부터 재정 유용 혐의도 받고 있다. 목회 활동비와 선교비 사용 내역이 불투명하고, 퇴직금 산정에도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2017년 12월 구역회에서 J 목사에게 퇴직금과 연금으로 15억이 넘는 금액을 지급하기로 결의한 것은 종교인 과세(2018년 시행)를 피하고자 미리 정산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교회가 운영하는 선교원에 J 목사의 부인을 원장으로 등재해 매달 300만 원씩 지급한 것도 문제 삼고 있다. 성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당사자가 여럿임에도 공권력도, 교단 본부도 어쩌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까!

교회는 낮은 곳에 서야 산다
예수께서 어린(낮은)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 성에 들어가심은 구약성서에 오래전에 기록된 예언이었고, 다가오는 죽음의 암시였다. 그러나 예루살렘 백성들은 죽음으로 부활한다는 예언과 예수의 암시를 무시했다.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승리에만 심취했다.(요 12:13-14)
오늘날 교회와 성도들은 십자가를 승리의 열쇠라고 말한다. 예수께서 부활을 통해 십자가의 반전을 실증적으로 보여주셨음을 예언서와 복음서를 통해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난은 무시된 채 승리의 장신구로 변한 십자가와 예루살렘 군중들이 손에 들었던 종려나무 가지는 욕망일 뿐이라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예수께서 계획하신 승리는 인간의 욕망이 담긴 승리(권력)가 아니었다. 궁극적 희망인 부활을 이뤄내기 위해, 세속적 권력 쟁취가 아니라 가장 참혹한 죽음을 통해 십자가의 반전을 실증하셨다. 교회가 교회다워지려면, 교회는 모든 세속적 권력에서 멀어져야 한다. 예수께서 보여주신 세상 가장 낮은 곳에 서는 대안(代案)을 택해야 한다. 낮은 곳에서 세상을 받들어야 한다. 교회는 그래야 산다.


1 폴 존슨, 이종인 옮김, 『폴 존슨의 예수 평전』(알에이치코리아, 2012), 257. 재인용(198-257 참조)
2 “뿔난 개신교… ‘교회소모임 금지반대’ 청원 하루만에 23만”, 「한국경제」, 2020년 7월 9일.
3 “한교총 ‘교회 탄압 행위 시정 안 되면 법적 조치’”, 「한국기독공보」, 2020년 7월 15일.
4 “김양재 목사 ‘하나님의 법이 인권보다 위에 있어… 교회가 차별금지법 안 막으니 북한 통해 흔드셔’”, 「뉴스앤조이」, 2020년 7월 2일.
5 “‘391억 들여 복구 가능’하다던 사랑의교회, 입장 바꿔 ‘물리·건축학적으로 원상회복 불가’”, 「뉴스앤조이」, 2020년 7월 3일.
6 자세한 내용은 「기독교사상」 732호(2019. 12): 94 참조.
7 “PD수첩 후폭풍에 ‘모든 일 장로들께 맡긴다’던 로고스교회 전준구 목사, 돌연 장로회 해체”, 「뉴스앤조이」, 2020년 6월 25일.
8 “전준구 목사 OUT 공대위 토론회, 로고스교회 성도들 난입으로 무산”, 「당당뉴스」, 2020년 7월 21일.



김광수 |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을 졸업하였다. CBS에서 기자, 사회부장, 정치부장, 보도국장을 역임하였으며, 부산CBS 본부장, 강원CBS 본부장을 지냈다.

 
 
 

2020년 9월호(통권 741호)

이번호 목차 / 지난호 보기

기독교서회
기독교서회
기독교서회
기독교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