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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현장 (2020년 8월호)

 

  도래한 포스트 코로나, 과거에 갇힌 교회
  

본문

 

인류가 경험하고 있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팬데믹)은 ‘새로운 표준’을 요구하고 있다. 새로운 표준이 무엇인지는 여전히 의문이지만, 낡은 규칙에서 속히 벗어나야 함은 분명해 보인다. 세상을 뒤바꾸는 이런 종류의 감염병 팬데믹이 결코 일시적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석학들은 “지금은 어떠한 실험도 주저할 수 없는 절박한 처지에 놓여 있다.”1라고 말하면서 더 이상의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미래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이런 절박함 속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는 곳이 있다. 한국교회와 교단들이다. 대규모 행사, 총회, 선거를 앞두고 제기되는 비대면 방식은 교단 헌법(교리와 장정)의 완고함에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개 교회들도 팬데믹 종료 선언 이후에는 절대 다수가 예전으로 되돌아갈 태세이다. 한국교회는 도대체 언제까지 과거에 머물겠다는 것인가!

교회의 73.2%가 온라인 예배에 거부감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가 6월 15일 개최한 “코로나19 이후의 한국교회 대토론회”(장소: 온누리교회)에서 내놓은 조사결과(조사기관: 지앤컴리서치/조사대상: 교단 내 목회자 1,135명/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2.71%p)2를 보면 교회의 상황 인식은 여전히 안이하다. 조사에 의하면 교회들은 교인들의 주일성수와 소속감 약화(39%)를 코로나 팬데믹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이후의 교회 변화에 대해서도 출석 교인 수 감소(29.6%)에 관한 염려가 가장 많았다. 실제 교인 출석률은 올해 초를 기준으로 볼 때 코로나19의 확산이 시작된 3-4월에 평균 42.4%까지 줄었다가, 5월 마지막 주일에는 평균 61.8%까지 회복되었다. 한편 교인의 출석률 회복은 중형 교회(100명 이상 500명 미만)가 대형 교회보다 더 빠른 것으로 조사되었다.
대면 예배 중단과 교인 감소의 염려 속에서도 온라인 예배를 시도하지 못한 교회는 초기에는 72.7%, 이후에도 60.6%를 차지했다. 온라인 예배 송출도 13.9%는 예배 실황 중계가 아닌 설교 영상 제공에 그쳤다. ‘온라인 교회’를 공교회로 인정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없다’는 의견이 65.3%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으며, ‘있다’는 의견은 22.2%에 불과했다. 예배 방식에 대해서도 73.2%가 ‘주일 예배는 반드시 교회에서 드려야 한다.’고 응답한 데 비해 ‘온라인 예배나 가정 예배로도 대체할 수 있다.’는 응답은 25.1%에 불과했다.
이를 반영하듯 예배 실황의 중계 계획은 ‘대면 예배 중계 18.5%’, ‘설교 영상만 제공 22.7%’, ‘활용하지 않을 것 44.1%’로 나타났다. 특히 예배 실황을 중계했던 교회(71개)의 41.2%도 이후에는 대면 예배에 치중할 뜻을 비쳤다. 코로나 팬데믹을 통한 긍정적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44.2%가 대면 예배의 소중함을 경험했다고 응답했으며, 비슷한 상황에 대비할 ‘온라인 시스템과 콘텐츠 개발’을 제시한 교회는 7.7%에 불과했다.
이처럼 교회 예배의 온라인 중계에 대한 거부감은 시스템 구축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는 중소형 교회 대부분이 현장 예배를 유지해온 점을 감안하면, 주일 예배를 중시하는 전통적 신앙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교단들도 ‘새로운 표준’에 관심이 없다
예장 통합 총회는 6월 1일 교단 산하 각 노회에 보낸 공문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재정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104회기 총회 상회비를 납입해주시고, 총회 헌금에도 적극 참여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5월 말을 기준으로 예장 통합의 총회 상회비 납부 실적은 전년 대비 8.35%p(59.51%→51.16%) 감소했고, 총회 헌금 납부 실적도 6월 18일 기준 약 8억 800만 원(2,176개 교회)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억 300만 원(2,441개 교회)보다 265개 교회, 2억 원가량(265개 교회 감소) 줄어든 저조한 실적을 나타냈다.3 이는 교회의 헌금 감소가 직접적 원인이다.
앞서 언급한 총회의 대토론회 조사 자료에서도 코로나19로 헌금이 감소한 교회는 68.8%에 달한 데 비해, 변함이 없다거나 늘었다는 교회는 31.1%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인 헌금 감소율은 평균 28.7%였지만, 헌금 감소가 40%이상 59%라는 교회가 17.3%, 60% 이상 줄었다는 교회도 5.8%나 되었다. 헌금이 줄어든 교회들의 재정 운영은 60.2%가 ‘교회 행사비·운영비’를, 20.9%는 ‘목사·직원 급여’를, 8.7%는 ‘상회비·노회 관련 지출’을 우선 조정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교회들의 총회 상회비 삭감 요청은 교인 감소4를 이유로 3년째 이어져 왔다. 이에 예장 통합 총회는 총회 헌금 수입예산을 16억 원으로 낮추고, 상회비 수입도 전년보다 1억 4,500여 만 원 낮춘 43억 9,000여 만 원으로 축소했다. 이로 인해 적지 않은 사업의 차질이 예상된다. 그럼에도 총회의 예산을 절감하기 위한 행사 축소나 특단의 대책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19 이후의 한국교회 대토론회’에 초청된 한 논찬자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창조적 생각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9월 정기총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면 몇 억을 아낄 수 있다며, “어차피 그 돈은 헌금으로 하는 것 아닌가. 그 돈으로 기본소득에 기여하든지, 공공성 회복을 위해 쓰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5 1,500명이나 되는 총회 대의원이 모이는 데 따르는 감염의 위험을 줄이고 10억 원에 가까운 개최 비용을 절약하자는 현실적 대안으로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후 예장 통합 임원회는 7월 2일로 예정된 목사고시(약 1,600명 응시)를 불과 이틀 앞두고 8월로 연기한다고 통고하면서도, 총회만큼은 ‘온라인 총회’로 전환할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다만 일정은 1박 2일로 축소한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도 감염병이 지속되는 상황에 대응해 총회 일정을 이틀로 단축하기로 했다. 다만 제기된 온라인 총회는 상황이 더 나빠지면 검토하기로 했다. 이처럼 예배와 노회·총회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 교단들의 기본 입장이다. 온라인 총회를 하려면 일단 (지난 회기에서 정한 대로) 모여 결의해야만 적법하다는 완고한 입장이다.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는 감리회 본부, 장로교 총회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도 비슷하다. 감리회 내부에서는 9월 감독회장 선거를 온라인으로 실시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가칭 ‘코로나19 위험에 대비한 감독·감독회장 선거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6월 22일 “감독·감독회장 선거에 온라인 투표와 온라인 선거운동을 도입하자.”라고 감리회 본부에 공식 제안했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치명적인 선교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직접적인 선거운동을 비대면 방식으로 바꾸자는 주장이다. 대책위는 온라인 토론회나 정책발표회, 연설은 ‘클린선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온라인 선거는 정부(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 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1,000만 원 미만으로 치를 수 있어서 선거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감리회 <교리와 장정>과 온라인 선거 허용의 유권해석은 국무총리실이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정리한 ‘비영리법인과 공익 법인의 비대면 온라인을 통한 이사회 또는 총회 개최가 가능하다.’는 유권 해석을 인용하면 가능하다고 제시했다.
이에 감리회 제33회 총회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회(기감 선관위)는 즉각 기자간담회를 갖고, <교리와 장정>은 투표용지를 반드시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며 온라인 투표는 불가하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공직선거법의 경우 278조에 근거가 있지만 우린 (근거가) 없어서 검토하지 않고 있다. <교리와 장정> 1627단에 정한 ‘투표용지’에는 ‘제 몇 회 총회감독・감독회장 선거라고 기재한다.’라고 되어 있고, 투표용지를 색으로 구별하게 하며, 투표용지는 (기감) 선관위가 제작하도록 하고 있어서 선거법 개정 없는 온라인투표 시행이 어렵다.”라고 말했다. 또 온라인 투표는 △지방이나 선교회, 동문회 등의 단위별로 한 곳에 모여 동시에 투표할 위험성, △매표 행위가 상대적으로 쉬운 점, △비밀선거나 직접선거 등 선거의 4대 원칙 위배 가능성, △중앙선관위도 온라인투표 시스템을 시행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시행 불가 이유를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감리회 미주자치연회는 지난 2일(현지시각) 온라인 임시연회를 열어 선거권자 선출, 교역자 품행 통과 등 회무를 처리했다. 그리고 온라인 연회는 감리회선관위의 선거인명단 제출시한(7월 6일) 안에 모일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감리회선관위는 미주연회가 앞서 화상 연회의 적법성 여부의 질의에 대해 ‘법적인 근거가 없다.’6고 밝힌 바 있어 수용 여부가 주목된다.
코로나 팬데믹은 최소한 2년간 지속되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이미 도래한 ‘코로나 이후의 세상’에 한국교회만 달라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긍정(肯定)과 낡은 규칙 버리기
코로나바이러스가 유월절의 언약처럼 교회를 비켜갈 리 없다. 우리는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긍정(肯定)의 눈으로 봐야 한다. 긍정이란 ‘하나님이 지켜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아니라 ‘그러하다고 생각하여 옳다고 인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긍정의 태도란 판단의 대상에 적극적 태도를 취하는 것으로 정의된다.7 이런 점에서 미국장로교(PCUSA)의 전격적인 온라인 총회는 눈여겨볼 대목이다.
미국장로교는 지난 6월 19일(현지시간) 제224차 정기총회를 시작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2개월 전에 온라인 총회로 급히 변경하여 개최한 것이다. 공동총회장 선거를 처음으로 온라인 투표로 진행해 인디언 여성 평신도와 흑인 남성 목회자를 무리 없이 선출했다. 선출된 공동총회장 2명은 모두 유색인종이었다. 초유의 결과는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백인의 흑인차별 논란의 자연스러운 반영이었다.
본격적인 회무에 앞서 온라인 회의에 대한 안내와 연습 투표가 진행되었으며, 회의는 온라인 회의를 위한 특별규칙 적용 허락으로 시작했다. 참석자들은 개인 컴퓨터와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토론과 투표에 참여했다. 온라인 회의를 위하여는 ‘줌’(Zoom)을, 투표 및 문건 공유는 ‘피씨비즈’(PC-Biz)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총회는 회무의 모든 과정을 웹사이트(https://ga-pcusa.org)와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spiritofga)으로 생중계하였다. 이 결과 총회 비용도 당초 예산은 280만 달러(약 34억 원)였지만, 지출이 예산의 10%에 불과해 걷지 못한 상회비를 넉넉히 상쇄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 소통의 활용은 세계교회협의회(WCC)도 비슷하다. WCC가 분기별로 발행하는 「에큐메니컬 리뷰」(Ecumenical Review)는 최근호에서 상반기 동안 페이스북을 통한 게시물 전달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으며, 웹사이트 방문자도 40% 정도 증가하는 등 감염병 상황이 오히려 회원 간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도 지난 4월, ‘웨비나’(webinar: web+seminar)를 주요 사업으로 선포하였다.
이처럼 세계는 온라인 화상회의 등을 통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는, 투명성과 개방성을 동시에 드러내는 새로운 소통으로 전환하고 있다. 한국교회도 더 이상 낡은 틀을 고집하면서 미룰 일이 아니다. 불확실성이 가득한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의 대안은 감염병 확산 속도에 맞춘 시간성을 중시해야 한다. 물론 경배와 찬양, 만남과 교제를 중시하는 교회의 고민이 없을 리 없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교회와 교단들이 낡은 규칙에서 벗어나야 살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는 정말 시간이 없다.


1 “Yuval Noah Harari: the world after coronavirus”, Financial Times, 2020년 3월 20일, 재인용.
2 “코로나19 이후의 한국교회 대토론회”, 예장 통합 웹사이트(www.pck.or.kr) 참조.
3 “코로나19로 총회 헌금·상회비 납입 지연”, 「한국기독공보」, 2020년 6월 22일.
4 (예장 통합 자료) 예장 통합 교단의 전체 교인수는 2014년 281만여 명에서 2018년 255만 4,000여 명으로 감소하였다. 세례교인은 2015년 174만 5,000여 명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2018년 168만 1,000여 명으로 보고되었다.
5 “예장통합 목회자 68.8% ‘코로나19 이후 헌금 줄어’”, 「뉴스앤조이」, 2020년 6월 15일.
6 “선관위가 선거를 연기하려 한다고?”, 「당당뉴스」, 2020년 6월 25일 참조.
7 이희승, 「국어대사전」(민중서관, 1967), 재인용.



김광수 |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을 졸업하였다. CBS에서 기자, 사회부장, 정치부장, 보도국장을 역임하였으며, 부산CBS 본부장, 강원CBS 본부장을 지냈다.

 
 
 

2020년 8월호(통권 7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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