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 대한기독교서회 | 회원가입 | 로그인
사이트 내 전체검색

Home > 기독교사상 > 교회와현장 > [교회와 현장] 교계 포커스
교회와현장 (2020년 6월호)

 

  외면과 지지로 엇갈린 교회의 ‘세속정치’와 ‘비움’
  

본문

 

기독 정당의 국회 진출은 21대 국회에서도 실패했다. 극우 성향의 반정부 집회를 주도하면서 정치세력화를 꿈꾸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중심이 된 기독자유통일당(대표 고영일)은 지난 4월 15일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1.83%(51만 3,159표)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앞선 총선에서 받았던 성적(전신인 기독자유당 2.63%, 62만 6,853표 득표)보다 오히려 0.8%p 낮아진 결과였다.
기독 정당의 총선 출마는 지난 2004년부터 매번 이어졌지만 성적은 늘 초라했다. 일천만 기독교인이라고 말하는 나라에서 기독 정당이 국민의 외면을 받게 된 결정적 이유는 무엇일까? 기독 정당들이 그동안 국회 진출을 시도하며 내세운 공약과 행적을 볼 때, 기독교 지상주의에 대한 국민적 혐오 외에 다른 이유는 찾기 힘들다.

기독 정당의 되풀이되는 실패
기독 정당은 국회의원 총선 때마다 등장했다. 그리고 그들이 내세운 공약의 중심에는 반공과 동성애 반대가 있었다. 이번 21대 총선에 나선 기독자유통일당의 공약도 ▵공산·사회주의로의 내각제 개헌 음모저지, ▵공수처법 폐기, ▵부동산 거래 허가제·토지공개념 도입 저지,
▵동성애·이슬람·차별금지법 저지, ▵9·19 남북군사합의 폐기, ▵한미동맹 강화, ▵한일관계 회복 등 극우적인 내용이었다. 내세운 정책도 ▵차별금지법(자유권박탈법) 제정 저지, ▵낙태법 개정 및 생명보호법 제정, ▵종교 사학의 자율성 보장, ▵동성애 법제화 반대 및 군형법 제92조의 6(추행) 유지, ▵젠더평등이 아닌 양성평등 실현 등 기독교가 말하는 ‘화해와 일치’와는 거리가 먼 내용이다.
그동안 총선에서 기독 정당들이 얻었던 득표는 한국기독당(2004년, 1.07%, 22만 8,837표), 기독사랑실천당(2008년, 2.59%, 44만 3,775표), 기독자유민주당(2012년, 1.2%, 2만 5,190표), 한국기독당(2012년, 0.25%, 5만 4,332표), 기독자유당(2016년, 2.63%, 62만 6,853표), 기독당(2016년, 0.54%, 12만 9,998표) 모두 비례 의석을 얻을 수 있는 최소 득표 3%에는 근접도 하지 못할 정도였다. 그만큼 국민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받아 온 것이다.
기독 정당의 실패는 이번에도 예견되었다. 21대 총선에서 출마를 포기한 기독당 김현욱 대표는 “(기독자유통일당은) 극우주의 반동성애로 가다 보니 외연 확장이 어렵지 않나 싶다.”,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예배하지 말라고 하는데, 사랑제일교회가 계속 현장 예배를 하면서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 커지고 있다. 이번 총선도 어려워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최종 득표율이 출구조사 결과(2.1%)보다 낮은 것도 선거운동 기간에 현장 예배를 강행한 것에 대한 거부감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국민들의 표심은 종교인의 국회 진출사(進出史)에서도 드러난다. 개신교인 국회의원은 지난 18대 국회의 120명(40.5%)을 정점으로 19대 111명(37%), 20대 93명(31%)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1대 국회의 개신교인 의원은 개원 이후 파악이 가능하겠지만, 낙선한 기독교인 의원들이 많아서 더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불교 신도 역시 21대 국회 당선인은 여권 16명, 야권 17명, 무소속 1명 등 34명(11%)으로 20대 국회의 52명(17%)보다 크게 감소했다.1 다만 가톨릭 신자 당선인은 79명(26%)으로 20대 국회(77명)와 비슷한 수준이다.2 세속정치에 극단적인 신앙(종교)의 개입, 특히 ‘기독교 지상주의’는 국민이 원치 않음을 보여주는 실증적 사례임이 분명하다.

보수 교계의 여전한 ‘기독교 지상주의’
기독교 지상주의는 한국교회의 부흥을 이끌어온 화해와 일치의 정신과도 충돌하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 총무 이홍정)는 제21대 총선 직후 국회에 보내는 입장문에서 “소수라는 이유로 그 존재를 무시하는 혐오와 차별을 넘어 환대와 평등의 사회를 만들어가는 일에 박차를 가하기 바란다.”라면서 차별금지법의 조속한 제정과 시행을 촉구했다.3 교회협은 보수 진영의 비판에 다시 “차별금지법은 우리 모두를 위한 법이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발언을 처벌할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이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지금의 상황을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대화의 기회로 인식하며, 교회 내의 서로 다른 입장 표명이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과정이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4
그러자 기독자유통일당은 교회협의 입장문 발표 직후에 반박 성명을 내면서 “(교회협의 입장문은) 동성애, 이단 사상을 옹호하여 교회와 가정을 파괴하는 행위들을 보호하는 내용이 핵심”이라고 비난했다. 또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대표 주요셉 목사, 반동연) 등은 이날 교회협 앞에서 ‘교회협 해체’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극우 세력으로 분류되는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유만석)도 “NCCK, 정신 차리십시오! 인권 증진이면 모든 것이 가한가?”라는 제목의 논평5을 통해 기독자유통일당과 반동연의 주장을 거들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교회협이 (세속)정치와 결탁하여 여러 요직에 나가는 등 선교기관의 정신과는 상당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비난했다.
한기총, 반동연 등 보수 단체들은 그동안에도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2019. 4. 11.)을 내린 ‘자기낙태죄’(형법 제269조 1항)와 ‘동의낙태죄’(형법 제270조 1항), 그리고 발의 중인 차별금지법은 성서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반대운동을 펼쳐왔다. 지난해 경기도 부천시의회는 ‘문화 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에 관한 조례 제정안’(문화 다양성 보호 조례안)에서 문화적 차이를 구분하는 조항에 표기한 ‘성’(性)이란 문구는 ‘젠더’(gender)를 포괄하는 개념이며, ‘문화’는 이슬람을 지원하고 옹호하려는 의도가 보인다는 보수 교계의 반발로 발의조차 포기한 바 있다. 세속사회에서 ‘오직 예수’만을 고집하는 한국교회의 폐쇄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세상, 포스트 코로나를 살아가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기가 아닌가!

교회에 바라는 것은 ‘비움과 헌신’
코로나 팬데믹(pandemic) 속에서 한 교회가 밝힌 목회 계획과 헌신은 희망이었다. 분당우리교회(예장 합동, 이찬수 목사)는 고난주간인 지난 4월 8일까지 벌인 ‘(미자립교회) 월세 대납 운동’을 통해 32억 8,200만 원을 모금하였다. 모금에는 1만 7,700여 명이 참여했는데, 해외 교민과 타 교회 성도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지원받을 교회를 선정할 때에는 교단이나 인맥에 따른 치우침을 배제하기 위해 제비뽑기로 900교회를 선정(지원 요청 5,000교회)해 매월 70만 원씩 3개월 지원을 실천하고 있다.6 소속 교단의 작은교회 돕기에 나선 교단 가운데 가장 많은 예산을 책정한 곳은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이다. 기하성은 10억 원(200교회, 각 50만 원)을 책정해 작은교회 돕기에 나섰다. 이런 점에 견주어 본다면 분당우리교회의 모금과 지원은 규모뿐만 아니라 분배적 정의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차원이 달랐다고 할 수 있다.
분당우리교회의 성과는 코로나 팬데믹 직전에 선언한 교회 분립 계획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분당우리교회는 내년 말까지 30개 교회로 분립한다고 선언하면서 주목을 받았다.7 유튜브로 소개된 이날의 예배 영상은 조회 수가 22만 회를 넘었다. 돌아보면 위임목사가 직접 분립개척에 나선 사례가 없지는 않다. 서울영동교회(고신)에서 위임목사(1985년)로 시무하던 박은조 목사가 분립개척을 자임하며 분당샘물교회(1998년 창립)를 세웠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분당샘물교회는 건강한 가정교회가 되기 위해 노력하며, 그 일환으로 목사와 장로 임기제(각각 7년과 6년, 안식년 포함)를 실시하고, 1회에 한하여 연임이 가능하도록 대강령에 규정했다. 교회 세습, 원로(목사, 장로) 추대 등을 스스로 봉쇄한 셈이다. 이 규정에 따라 박은조 목사는 14년의 임기를 마치고, 다시 은혜샘물교회(2012년 창립)를 개척했다. 그리고 7년의 임기를 마치고 지난해에 은퇴하였다.
분당우리교회의 분립 계획은 성도들의 자발적 파송과 자기 비움의 실천이라는 점에서 더 진화된 방식이다. 이찬수 목사는 지난달 온라인으로 진행된 종려주일 예배 설교시간에 교회 분립은 올 연말부터 시작된다고 일정을 소개했다. 교회를 30개 교구로 나누어 각각의 교구가 자연스러운 한 교회가 되도록 할 것이며, 자신은 1년의 안식 기간을 가진 뒤 분당우리교회 성도가 5,000명을 넘으면 사임하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분립하는 교회 이름에 ‘우리’라는 단어도 사용하지 못하도록 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프랜차이즈화를 경계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담임목사 청빙도 절반은 부교역자 중에서, 절반은 교단 제한을 두지 않고(예장 합동과 같은 정신을 가진, 건강한 교단에 소속된 목사) 외부에서 청빙한다는 원칙과 투명한 절차를 교회 웹사이트에 공시했다. 이날 유튜브로 중계된 종려주일과 부활주일 예배의 조회 수는 각각 13만 회를 넘었다. ‘월세 대납 운동’에 수많은 외부인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현상은 교회의 ‘비움과 헌신’에 대한 화답이 분명해 보인다.

교회는 제도와 틀을 넘어서야 한다
미래학자 짐 데이토(Jim Dator)는 코로나 이후에 벌어질 일들에 대해 자신 있게 말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지한파(知韓派)인 그는 그러면서 방역에 성공적인 한국을 향해 세 가지를 권고했다.

- 선진국을 따라가지 말고 스스로 선도국가가 될 것.
- 기존의 경제, 정치 논리는 통하지 않으니 새로운 길을 만들 것.
- 기존의 동맹에 의지하지 말고 외교 관계를 다극화할 것.8


기독 정당 원내 진출 실패의 역사는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세속정치의 길과 같을 수 없음을 분명하게 말해주고 있다. 다른 종교나 문화의 차이를 존중하지 않는 기독교 지상주의는 사회적 적대감을 키울 뿐이라는 사실도 확인되었다. 국민들은 사회적 문제를 기회로 삼고, 제도와 틀을 넘어 근본을 바라보는 공동체를 찾고 있었음을 인식해야 한다.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며 교단의 울타리라는 폐쇄성과 배타성을 뛰어넘는 공동체에 무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에도 주목해야 한다.
하나님은 인간을 구분하지 않으셨다. 교계 안에서 이념과 성향으로 편을 가르고 보수와 진보로 구분하면서 ‘화해와 일치’는 붕괴되었다. 한국교회는 이를 복원하는 일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1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인 불자 비율 11.3%”, 「법보신문」, 2020년 4월 16일.
2 “제21대 국회의원 신자 비율 26%(79명) 달해”, 「가톨릭평화신문」, 2020년 4월 26일.
3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결과에 대한 우리의 입장”(2020. 4. 16.),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웹사이트.
4 “성명서 ‘차별금지법은 우리 모두를 위한 법이다’ 보도 요청의 건”(2020. 4. 22.),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웹사이트.
5 “NCCK, 정신 차리십시오!”(2020. 4. 23.), 한국교회언론회 웹사이트.
6 분당우리교회 웹사이트(www.woorichurch.org) 참조.
7 “이찬수 목사 ‘내년 말부터 30개 교회로 분립하겠다’… 안식년 1년 후 교인 5000명 이상이면 사임”, 「뉴스앤조이」, 2020년 2월 23일.
8 “‘한국, 코로나 이후의 기회 놓치지 마라’ 미래학자의 조언”, 「중앙일보」, 2020년 4월 14일, 27면 참조.



김광수 |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을 졸업하였다. CBS에서 기자, 사회부장, 정치부장, 보도국장을 역임하였으며, 부산CBS 본부장, 강원CBS 본부장을 지냈다.

 
 
 

2020년 6월호(통권 738호)

이번호 목차 / 지난호 보기

기독교서회
기독교서회
기독교서회
기독교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