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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기독교사상 > 교회와현장 > [교회와 현장] 교계 포커스
교회와현장 (2020년 1월호)

 

  교회도 세상 변화를 읽어야 한다
  

본문

 

필름 사업에서 100년 동안 독점적 지위를 누리던 기업 코닥(Eastman Kodak Company)은 세계 어느 인종이나 똑같이 발음한다는 데서 착안한 ‘코닥’(Kodak)이라는 이름을 회사명에 넣어 인류를 망라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그리고 ‘코닥 모멘트’(Kodak moment)1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낼 만큼 독보적인 다국적기업으로 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지금의 코닥은 어떠한가? 세상이 디지털로 바뀌는 변화의 흐름을 읽지 못한 채 당장의 수익성에 연연하다가 파산한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남게 되었다.
유례없는 폭발적 교세 성장이 멈추고, 세상의 조롱을 받게 된 한국교회의 현실은 코닥의 몰락 과정을 떠올리게 한다.2 교회가 사회의 좋은 이웃이 되지 못한 것은 세상 변화의 흐름을 놓치고, 세상에 녹아들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시작된 한 해, 교회를 바로 세우려는 평신도들의 결기(決起)가 절실한 시점이다.

감리회의 끝없는 교권 다툼
기독교대한감리회의 감독회장 선거 무효 소송과 직무정지, 그리고 이에 대한 불복으로 이어진 법정 다툼은 교회 전체에 생채기를 남기고 있다. 감리회의 이번 소송은 지난 2017년 12월 한 목회자가 선거권자 선출 과정의 문제, 금품 제공 의혹을 제기하며 시작되었다. 2018년 7월에는 또 다른 목회자가 같은 이유로 선거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전명구 감독회장은 법원의 인용 결정으로 직무가 정지되었다가 불복 제기로 직무에 복귀했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24일 고등법원의 결정으로 다시 직무가 정지되어, 지금은 감독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새로운 쟁점이 생겼다. 감리회 유지재단과 태화복지재단, 사회복지재단, 교역자은급재단, 애향숙, 도서출판 kmc, 「기독교타임즈」 등 산하 법인의 이사장 직무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가 하는 문제였다. 법원은 직무가 정지된 전명구 목사에게 있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51부(재판장 박범석 판사)는 지난해 11월 22일 전명구 감독회장의 감리회 법인의 당연직 임원의 직무정지 가처분신청(2019카합20276)을 각하하면서, 감리회 산하 법인 이사장의 직무 범위가 불분명하고 채권자(김재식)가 법인의 구성원이 아니라는 것을 결정 이유로 적시했다.3 이에 따라 감리회는 2인 지도 체제의 모양새가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12월 2일에는 전명구 목사의 직무정지 소송을 제기한 당사자가 돌연 소(訴) 취하서를 대법원에 제출하면서 한때 혼란과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소 청구인의 취하에 따라 고법 판결을 최종심으로 할 것인지, 소송 자체를 원인무효로 할 것인지에 관한 논란 때문이었다. 이틀 뒤 소송 당사자가, 상고 취하서는 자신의 실수였다고 철회하면서 해프닝이 되었지만,4 대법원 홈페이지의 종국 결과는 ‘상고취하–공란–소취하–공란’으로 2019년 12월 4일 하루 사이에 세 번이나 바뀌는 혼란을 초래했다.5 또 이 과정에서 구구한 추측과 해석이 난무했다. 지난 2004년 이후 감독회장 선거와 관련한 소송만 100여 건에 달하고, 이 다툼 속에서 감독회장 5명의 직무가 정지된 감리회의 모습이었다.
혼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향후 감리회와 산하 법인들에는 상당한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0월 16일 전명구 목사는 법인 이사장과 발행인 자격으로 「기독교타임즈」 사장에게 신문 발행과 인사 문제를 지시했으나, 반목하던 「기독교타임즈」 사장은 이사장으로 인정 할 수 없다고 불복하며 문서로 맞선 바 있다.6 감리회의 선거 소송은 금권선거와 교권 다툼의 치부를 온 세상에 드러낸 셈이다.

세습 논란으로 드러난 교회의 탐욕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의 명성교회 세습에 관한 초법적 용인을 둘러싼 논란은 아직 진행 중이다. 해당 교단 내 목회자들로 구성된 ‘한국교회갱신과회복을위한신앙고백모임’이 ‘104회 총회 결의에 대한 신학적, 목회적 성찰’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포럼(2019. 11. 26, 장신대)에서 발제자들은 “사회는 촛불 시대를 넘어 공정 시대로 가는데, 한국교회는 여전히 민주화 시대도 넘지 못하고 있다. 세습은 가장 비민주적인 결정이며, 공정 사회 시각으로 보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젊은 세대가 교회를 떠나게 만들거나 외면하게 만든다.”(강남동산교회 고형진 목사)라고 지적했다. “하나님 나라에 반하는 결의나 행보에는 ‘저항 운동’을 펼치자.”(정릉교회 박은호 목사)라는 말도 나왔다. “(수습 안의) ‘법을 잠재하고’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총회 스스로 수습 안이 초법적인 것을 인정하고 있다. 교단 헌법과 절차를 무시하고 낸 수습 안의 법률적 효력이나 구속력을 인정하기 어렵다.”(정재훈 변호사)라는 법률 해석과 이 문제를 105회기 총회에서 바로잡자는 의견도 나왔다. 이미 예장 통합 소속 68개 노회 중 제주노회·순천노회·평북노회·부산남노회·전남노회·광주노회 등 6개 노회는 2019년 가을 정기노회에서 명성교회 부자 세습을 용인해준 총회의 수습 안을 ‘무효’로 해달라는 헌의안을 상정했다.
그러나 명성교회 설교목사를 중지하고 떠났던 김하나 목사는 지난해 11월 28일 새벽 예배에서 김삼환 목사를 대신해 설교했다. 김 목사의 설교 본문은 예수의 빈 무덤을 본 마리아가 제자들에게 달려가 소식을 알리는 내용이었다. 김 목사는 달려가는 마리아의 모습을 ‘내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로 ‘성도의 사명’을 강조했다. 예수를 사랑했기 때문에 그로 인한 사명이 있었다고 했다. 김 목사는 또 “하나님이 행하는 일은 처음에 어려울 수 있다. 받아들이기 힘들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믿음으로 받아들이면, 진행될수록 좋은 일이 일어난다.”라는 말도 했다.
김하나 목사의 이날 설교는 12월부터 다시 복귀할 것을 암시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7 김삼환 원로목사가 이에 앞선 11월 10일 기관장 모임에서 했다는 말 때문이었다. 김삼환 원로목사는 “12월이 되면 담임목사가 와서 12월 한 달 연말까지 내년 준비를 잘해야 되니까. (중략) 이렇게 담임목사가 인도하리라 생각한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명성교회 관계자는 김하나 목사의 등단에 관해 교인들에게 인사를 하는 정도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세상과 등지고 사는 교회와 성도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지난해 11월 2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주최한 반정부 집회에서 “공산주의자와 간첩을 찾아내고 척결하기 위한 특별위원회를 설치했다.”라고 이은재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또 전광훈 대표회장은 한기총에 우호적인 한 교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을 간첩으로 규정하면서, ‘문 대통령을 (대통령직에서) 끌어낸다면, 마치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로마제국 국교를 기독교로 삼은 것처럼 대한민국도 기독교 국가가 될 수 있으며, 지금 그렇게 선언해도, 불교인이든 누구든 아무도 반대하지 않을 정도로 기독교의 존재감이 드러나고 있으며, 1,200만 성도가 있는 한국이 주도하는 세계적인 복음주의 기관을 세우겠다.’8고 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1988)에서 반공을 참회한다고 발표했었다. 이 선언은 냉전체제의 종식이라는 세계적 흐름에 맞춰 남과 북이 이념의 차이를 넘어 평화적 상생을 이루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전광훈 목사는 ‘(한기총은) 교회협이 주한미군 철수와 교회 반공교육 금지를 주장해 대한민국과 한국교회를 공산주의로부터 지킨다는 마음으로 설립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정권 유지를 위해 정치권이 사용하던 진영 논리를 복음주의로 포장해 교회 권력 확보에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단성이 의심되는 인사 및 단체의 한기총 가입을 문제 삼은 대형 교단들이 한기총을 탈퇴하면서 잃게 된 보수 교계의 대표성을 회복하기 위한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기총 내부에서도 7대 종단 지도자로 구성된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종지협) 회원 권리도 현재의 전광훈 목사 체제하에서는 어렵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원장 김영주 목사)의 ‘2019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의 인식 조사’(지앤컴 리서치,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3.1%p)에서도 교인들의 한기총 폭주에 대한 불신은 높았다. 조사 결과 전광훈 목사의 언행에 13.4%(동의한다 10.1%, 적극 지지한다 3.3%)만이 긍정적이었을 뿐, 교인의 86.6%(기독교 위상 훼손 64.4%, 우려된다 22.2%)가 부정적이었다.9 그러나 문제는 대부분의 교회와 성도들이 방관하는 동안 한기총이 보수 세력 규합에 일정 부분 성공을 거두면서 한국교회를 대변하는 듯 포장된다는 점이다.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평신도의 결기(決起)가 필요하다
지적된 바와 같이 세상 변화의 흐름은 촛불 시대를 넘어 공정 시대로 가고 있지만, 한국교회가 민주화 시대도 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일부 교회의 일탈과 사유화, 탐욕적 교권주의, 극단적인 성차별과 혐오라는 내적 요인에 있다. 따라서 교회의 신뢰 회복은 공동체를 구성하는 성도들 모두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부정의에 대한 침묵을 더는 순종으로 둔갑시켜서는 안 된다. 교우 관계, 교회 직분 등을 그동안 공들인 기회비용 정도로 생각하며 침묵하는 것은 아닌지 성도들 스스로 돌아볼 일이다. 촛불정신으로 이룬 공정사회는 대의를 위한 참여(헌신)를 요구한다.
중국 요순 시대를 살았던 허유(許由)는, 요 임금이 그의 출중한 능력을 보고 왕의 자리를 물려주려 했으나 “뱁새가 둥지를 지으려면 나뭇가지 하나면 되고, 두더지가 강물을 마신다 해도 물 한 바가지면 족하다”라는 시를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다. 그래서 허유는 전설적인 은둔 현인으로 칭송을 받아왔다. 그러나 오늘날의 가치관으로 본다면 허유는 대의를 저버리고 자기의 삶도 버린, ‘시대의 방관자’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예수께서도 달란트의 비유를 통해 주어진 재능을 사용해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세상을 등지고 살면서 세상을 구원할 수는 없지 않은가! 한국교회는 변화하는 세상 속으로 들어가 다양한 주장을 수용하며, 차이를 극복해내야 한다. 새해에는 공의를 향한 교회가 성도들의 결기를 기대한다.


1 이지홍, “색바랜 ‘Kodak Moment’가 주는 교훈”, 「LG Business Insight」(2012년 2월 15일): 24-30 참조.
2 자세한 내용은 「기독교사상」 732호(2019년 12월): 93-100을 참조하라.
3 “감독회장은 정지, 6개 법인 이사장직은?”, 「당당뉴스」 2019년 11월 26일.
4 “전명구 감독회장 직무정지 유지… 소송취하 해프닝”, 「노컷뉴스」 2019년 12월 4일.
5 “이해연 목사, 소취하 철회”, 「당당뉴스」 2019년 12월 4일.
6 “전명구 이사장님께 답변드립니다”, 「기독교타임즈」 2019년 11월 6일.
7 “김하나 목사, 3주 만에 명성교회 복귀”, 「뉴스앤조이」 2019년 11월 28일.
8 “좀 더 두고 보자는 목사들, 교회 내 좌파 두려워해”, 「크리스천투데이」 2019년 11월 19일.
9 “개신교인 72%, ‘문 대통령 하야’ 전광훈 목사 주장 ‘동의 안 해’”, 「한겨레신문」 2019년 10월 31일. 자세한 조사 내용은 「기독교사상」 731호(2019년 11월): 9-72 참조.



김광수 |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을 졸업하였다. CBS에서 기자, 사회부장, 정치부장, 보도국장을 역임하였으며, 부산CBS 본부장, 강원CBS 본부장을 지냈다.

 
 
 

2020년 8월호(통권 7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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