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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현장 (2018년 9월호)

 

  설문조사로 본 한국 개신교인들의 신앙관과 동성애에 대한 인식
  

본문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하 기사연, 이사장 윤길수, 원장 김영주)은 지난 2월 26일부터 3월 7일까지 10일간 전국 16개 시도, 만 20-69세 성인 남녀 1,000명(개신교인 800명, 비개신교인 200명)을 대상으로 ‘신앙관, 개헌, 남북관계 및 통일, 동성애’에 대한 개신교인의 인식조사를 진행하고, ‘2018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하
였다.(설문조사 기관: 엠브레인, 통계분석기관: 인데이터랩, 조사방법: 온라인 서베이, 조사기간: 2018년 2월 26일–3월 7일, 표본오차: 신뢰수준 95% 기준 ±3.1%p.)
이 조사는 그간 일부 개신교 지도자들에 의해 왜곡된 보수적 신앙관이 일부 정치세력에 의해 악용됨으로써 양산되는 사회적 갈등과 분열의 실체를 보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밝혀내고자 기획되었다. 다시 말해 개헌을 포함한 남북관계 및 통일에 관한 인식과 더불어 현재 한국 사회에 첨예한 갈등과 혐오를 조장하는 근본주의적 신앙과 동성애에 대한 인식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그 실체를 드러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먼저 한국 개신교인 신앙관의 현주소를 밝히고, 이 신앙관이 오늘날 이슈가 되고 있는 주요 사회 현안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를 조명하였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급격한 변화의 흐름 가운데 있다. 촛불혁명의 뜨거운 열기로 인한 평화로운 정권교체로부터 시작된 적폐청산과 정치개혁의 소용돌이가 채 가라앉기도 전에, 한반도 평화를 향한 남북 화해와 북미 관계 정상화의 급물살이 몰아치고 있다. 이처럼 “역사는 발전한다.”라는 오랜 믿음이 우리 사회에서 실현되는 듯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함께 풀어나가야 할 숙제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사실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다. 한편으로는 정치개혁과 적폐청산의 과정 속에서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 간의 정치적・이념적 인식 차이가 갈등과 분열을 만들어내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한반도 평화를 향한 길목에서도 여전히 남아 있는 분단의 상처와 이를 통해 형성된 북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남과 북 상호 간의 신뢰뿐 아니라 우리 사회 구성원들 사이의 화합에도 방해물이 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동성애와 난민 반대 움직임에서 볼 수 있듯이 종교, 문화, 인종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종교적 잣대와 이익관계에 따라 타인을 배척하고 혐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다름과 차이에 대한 불안감은 거부와 차별을 넘어 혐오로 표현되어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일으킨다.
이러한 분열이 과거에는 이념과 이념 간의 갈등을 중심으로 나타났지만, 현재는 성별과 성 정체성의 다름, 지역과 종교의 다름, 그리고 소득에 따른 계층 간의 차이 등으로 인해 보다 다양한 양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일부 개신교 세력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이 글에서는 한국 개신교인의 신앙관에 관한 조사 결과를 개괄적으로 밝히고, 그것이 타종교와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하고자 한다.

신앙관과 타종교에 관한 인식 조사 결과1
본 설문조사는 신앙생활을 얼마나 충실하게 하는가와 관련된 질문 3가지(신앙생활 기간, 교회 출석 빈도, 신앙심에 대한 주관적 판단), 근본주의적 신앙관에 관련된 질문 4가지(타종교의 진리성, 타종교의 구원 가능성, 타종교의 선함, 성서무오설), 그리고 개인주의적 신앙관에 관련된 질문 2가지(개인주의적 구원관, 교회와 신자의 사회참여)를 제시하여 크게 세 분야에서 신앙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시행하였다.
한국의 개신교인들은 과거에 비해 신앙의 적극성이나 열성이 떨어졌을 개연성이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교회 공동체의 결속을 훼손할 정도로 심각한 정도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교회의 공식행사에 출석하는 횟수가 줄었다고 해도 20년 이상 장기적으로 신앙생활을 해온 신자의 비율이 전 연령대에서 압도적임을 볼 때, 현재 개신교를 지탱하는 신자들의 신앙의 지속성은 안정적일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신앙심에 대한 자신감이 약하다는 결과는 일상생활 수준에서 신앙적 신념을 실현하는 일에 어떤 이유로든 장애가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한국 개신교인들은 다른 종교나 가르침에도 진리가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대답한 비율(47.2%)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종교나 가르침도 선하다고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긍정적이라고 답한 비율(58.0%)이 가장 높았다. 이러한 경향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전 연령층에서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반면 1982년에 실시한 기사연의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한국교회 100년 종합조사연구』), ‘기독교의 진리만이 참 진리’라고 응답한 개신교인의 비율은 평신도의 경우 62.6%, 목회자의 경우 70.9%로, 이번 설문조사에서 ‘다른 종교에는 진리가 없다’고 응답한 23.9%에 비해 3배 가까이 높은 비율을 나타낸 바 있다. 이는 지난 36년 사이에 한국 개신교인들의 배타주의적인 진리 주장이 상당히 완화되었음을 보여준다.
이에 반해 한국 개신교인들은 적어도 ‘기독교 구원의 유일성’만큼은 다른 종교에 양보하기를 원치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기독교에만 구원이 있다고 생각하는 개신교인의 비율은 45.6%, 다른 종교나 가르침에도 구원이 있다고 생각하는 신자들의 비율은 28.4%였다는 결과가 이를 보여준다.
사실 구원이 무엇인가를 떠올릴 때, 그 구체적인 내용은 대체로 개인의 영혼 구원(62.6%)이다. 개인주의적이고 내세적인 구원관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이는 평신도의 66.9%, 목회자의 74.6%가 “개개인이 구원받고 천당 가는 것”을 구원의 내용으로 본 36년 전의 결과2와 거의 변화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다른 한편, 교회와 신자의 사회참여에 대해 긍정하는 응답(48.5%)이 가장 높게 나온 결과를 함께 고려한다면, 개인주의적이고 내세적인 구원관과 현세적인 삶의 태도가 분리된 채 신앙생활을 하는 신자들의 비율이 높다고 추측할 수 있다.
위의 결과들을 종합해볼 때, 2018년도의 한국 개신교인들은 다른 종교나 가르침에도 진리가 있으며 선하다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구원하는 능력은 여전히 기독교에만 있다고 믿는 경향이 강하다. 성서의 진리성에 대한 신뢰도 또한 과거보다는 약화되었다고 추측할 수는 있지만, 충분하게 낮지는 않다.3 이러한 경향은 타종교에 대한 태도를 배타주의(exclusivism), 포괄주의(inclusivism), 다원주의(pluralism)로 나누는 앨런 레이스(Alan Race)의 구분 중에서 포괄주의에 가깝다. 따라서 2018년의 한국 개신교는 배타주의를 벗어나 포괄주의를 향해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동성애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4
동성애에 대한 인식은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사이에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동성애는 죄인가”라는 질문에 개신교인 28%가 ‘매우 그렇다’, 25.5%가 ‘그렇다’의 비율로 응답했으나, 비개신교인은 5.5%가 ‘매우 그렇다’, 13%가 ‘그렇다’의 비율로 응답했다. 즉 ‘동성애의 죄인식’ 문제에 대해 개신교인(53.5%)은 비개신교인(18.5%)에 비해 35%p 이상 월등히 높은 수치를 나타낸 것이다. 또한 동성애는 죄가 아니라고 응답한 비율은 개신교인 23%, 비개신교인 45%로 나타났다. 이런 수치는 동성애 인식에 대한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의 확연한 의견 차이를 보여준다.
이러한 인식은 개신교인 내에서도 연령대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동성애를 죄로 보는 경향은 20대 40.1%, 30대 51.9%, 40대 51.1%, 50대 57.7%, 60대 69.1%의 수치를 보였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동성애를 죄로 인식하는 경향이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경향성은 비개신교인의 경우에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같은 연령대의 비개신교인과 비교해볼 때, 개신교인이 동성애를 죄로 보는 인식이 매우 크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20-30대 젊은 세대에서 이러한 경향을 볼 수 있는데, 같은 20대라도 개신교인의 40.1%가 동성애를 죄로 인식했고 비개신교인은 10.8%만이 동성애를 죄로 인식해서 29.3%p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한 30대에서는 개신교인의 51.9%, 비개신교인의 10.3%가 동성애를 죄로 인식함으로써 무려 41.6%p의 차이를 보여준다. 이것은 젊은 개신교인이 노년의 비개신교인에 비해 동성애를 매우 다른 방식으로 인식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러한 결과는 근본주의적 보수 개신교가 사회와 소통하지 못하는 현실과 함께 개신교인들이 교회가 전하는 입장을 그대로 수용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신교의 입장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는 개신교인들이 23%나 된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경향성은 “동성애가 질병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개신교인의 45.2%, 비개신교인의 23.5%가 동성애를 질병으로 인식했다. 또한 “동성애가 에이즈와 같은 질병의 원인이라고 생각하는가”에 대해서도 개신교인의 55.1%, 비개신교인의 35%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를 토대로 각 문항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동성애를 죄로 인식하는 개신교인일수록 동성애가 에이즈 등과 같은 질병의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동성애자에 대한 태도에 있어서 개신교인들은 어떤 입장을 취하겠는가를 물었다. “가까운 지인이 커밍아웃하면 기존의 관계를 유지하겠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개신교인의 32.7%, 비개신교인의 38.5%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동성애자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는 동성애에 대한 인식만큼 현저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으나 개신교인이 비개신교인보다 덜 포용적인 경향을 보였다. 게다가 동성애에 대한 개신교인의 인식과 동성애자에 대한 태도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동성애를 죄로 인식할수록 동성애자와의 관계를 기피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다른 한편, 동성애에 대한 태도는 개신교 내에서도 성별과 연령대에 따라 달랐다. 아래 표에 나타나듯이 개신교인이나 비개신교인 모두 남성보다 여성이, 연령대가 높은 층보다는 낮은 층이 동성애자에 대해 포용적인 태도를 보여주었다.
마지막으로 개신교인의 신앙관과 동성애에 대한 인식과 태도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설문에 참여한 개신교인 중, 성서무오설을 믿고, 구원은 기독교에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각각 50.9%, 45.6%로 나타났다. 이는 1980년대 90% 이상의 개신교인들이 근본주의적이고 배타적인 신앙관을 가졌던 데 비해서 많이 완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유독 동성애 문제에 있어서는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경향을 보여주었다. 성서무오설을 믿고 개인구원이 사회구원에 우선한다는 근본주의적 신앙관을 가진 개신교인일수록 동성애를 죄로 인식하고 동성애 이슈에 대해 배타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그동안 한국 개신교가 보여준 동성애 혐오를 잘 설명해준다. 한국 개신교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차별금지조항에 반대하고 각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 제정이나 젠더 교육 강화방침을 강력하게 비판해왔다. 또한 퀴어 축제에서 반대집회를 펼치고, 여성가족부의 성평등 정책에 반기를 들면서 교회 내 동성애 혐오 캠페인과 의식 교육을 강화해왔다. 따라서 한국 개신교는 동성애, 특히 남성 동성애에 대해 강경한 반대 입장을 견지하면서 동성애자들을 교회 밖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결국 개신교인 동성애자들은 이러한 현실 앞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고 신앙생활을 하거나 자신들에 대한 교회의 인식과 태도에 상처받고 교회를 떠나고 있으며, 심지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낙인이 결국 생명까지도 위협한다는 사실을 교회는 다시금 생각해야 할 것이다.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교회에 출석하면서 타인과 소통하지 못하고 고통 속에 있는 성소수자들이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들도 누군가에게는 사랑하는 아들과 딸이고 형제이자 자매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또한 실제로 성소수자를 자녀로 둔 부모들의 말 못하는 고통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에 개신교는 이 사회의 구성원인 성소수자가 누구인지 정확하게 인식하고, 그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서로의 의견과 다름의 소리를 열어갈 필요가 있다.
소수자, 약자 등 경계 밖에 있는 이들과 삶을 나누고 다양성과 포용성의 가치를 구현하신 예수의 기본 정신을 생각하며 개신교회는 이 사회와 소통의 통로를 열어가야 한다. 한국교회가 복음의 메시지를 회복하고 이 사회와 소통하며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그래서 진정한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누구의 손을 잡아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야 할 때이다.

1 이 내용은 “2018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 중 신앙관에 대한 연구를 담당한 신익상 박사의 분석 자료를 토대로 하였다.
2 이원규, “개신교 근본주의에 대한 종교사회학적 이해,” 「신학과 세계」 30호(1995): 224.
3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1978년부터 2년간 실시한 ‘한국교회 100년 종합조사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개신교인 중 평신도의 93%, 목회자의 82%가 성서의 축자영감설을 믿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과거 한국 개신교인들의 성서관이 상당히 보수적이었으며, 동시에 성서의 진리성에 대한 신뢰도가 상당했음을 잘 보여준다.(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한국교회 100년 종합조사연구보고서』, 1980, 166.)
4 이 내용은 “2018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 중 동성애에 대한 연구를 담당한 송진순 박사의 분석 자료를 토대로 하였다.


박재형 | 한신대학교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뮌헨대학교 신학부에서 박사학위(Dr. Theol.)를 받았다. 감신대, 협성대, 인천대 외래교수를 역임하였으며, 한신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연구실장으로 재직 중이며 한국민중신학회 총무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생명과 평화를 여는 정의의 신학』, 『장공 김재준의 신학세계 2』, 『혐오와 여성신학』(이상 공저) 등이 있다.

 
 
 

2018년 9월호(통권 7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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