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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기독교사상 > 특집 > [한국교회의 미래를 전망하다]
특집 (2024년 1월호)

 

  빨간불이 켜진 한국교회: 한국교회는 어떻게 쇠퇴하고 있는가
  

본문

 

한국교회가 총체적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그동안 눈부시게 성장해온 한국교회가 이제는 양적으로 쇠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신앙적으로도 그 본질을 잃어버리면서 교회 안팎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실제로 다른 종교와 마찬가지로 개신교 역시 교인 수가 줄기 시작했고, 뜨거웠던 신앙 열정도 식어가고 있다. 게다가 한국교회는 사회적 존경과 신뢰를 잃어버림으로 미래적 선교 전망도 어두워졌다.
한국교회의 미래가 밝지 않은 다른 근거는 종교에 대한 필요성을 약화시키는 사회경제적 변화, 탈종교적인 가치관의 확산과 같은 문화적 변화, 출산율 감소와 같은 인구학적 변화 등 한국 사회의 변동 상황에 있다. 즉 산업화, 도시화, 근대화 과정과 함께 급변하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상황은 종교에 대한 사회적·개인적 관심을 약화하고 있다. 흔히 세속화 현상이라고 불리는 이러한 사회적 변화 과정을 거치며 기독교의 현저한 쇠퇴를 경험한 서구 사회, 특히 유럽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이 글에서 어떻게 한국교회가 쇠퇴하고 있는지 그 요인에 대하여 여러 각도에서 분석하고자 한다.

성장에서 쇠퇴로

20세기 후반의 몇십 년간 한국 개신교는 눈부시게 성장했다. 세계 종교, 세계 기독교의 현실과 변화를 연구한 저명한 국내외 종교학자, 사회학자, 신학자들은 한목소리로 한국교회를 대표적인 기독교의 성장 모델이라고 하며 그 부흥과 성장을 높이 평가했다. 실제로 양적인 측면에서 볼 때 한국교회는 가장 성공한 성장 사례로 꼽힐 만했다. 개신교인 비율을 보면 1970년 전체 인구의 10% 정도였으나 이후 계속 증가하여 1995년에는 20%에 이르렀다. 교인 수도 같은 기간 320만 명에서 870만 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 시기 한국교회 성장에 기여한 교회적 요인은 교회(교인)의 뜨거운 신앙적 열정이다. 부흥운동, 배가운동, 전도운동, 성령운동, 카리스마운동, 신유운동을 통한 복음화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 이러한 신앙운동과 복음운동은 한국교회 성장의 중요한 원동력이 되었다.
한편 같은 기간 동안 우리 사회에서 전개된 상황 역시 교회성장에 크게 작용했다. 1960-80년대 군부독재 체제하에서 정치적인 공포와 불안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을 때 마음의 평안을 제공하는 종교가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주었다. 경제적으로는 절대적 빈곤 혹은 상대적 박탈감으로 좌절하고 실망한 사람들에게 물질적 복 받음을 약속함으로 희망과 용기를 주었고, 사회적으로는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감을 느끼던 사람들에게 소속감과 공동체성을 마련해주었다. 이렇게 한국 종교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정신적, 심리적, 도덕적 보상을 제공함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것은 왜 한국교회가 성장하던 시기에 불교를 포함한 모든 종교, 심지어는 사이비 종교까지 성장했는지를 잘 설명해준다.1
그런데 한국교회는 2000년대에 와서 서서히 성장률이 감소하다가 2023년에는 개신교인 비율이 전체 인구의 15%까지 떨어졌다. 당연히 교인 수도 지난 10여 년 사이 200만 명이나 감소하여 이제 770만 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실제로 대표적인 한국 개신교 교파에서는 2010년 전후부터 교인 수가 줄기 시작했다.
쇠퇴의 지표는 교인들의 신앙생활 약화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최근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조사2에 따르면 지난 20년 사이 교인들의 교리적 믿음에 대한 확신이 약해졌고, 교회 출석 빈도가 줄었다. 기도하는 시간, 성서 읽는 시간, 헌금 액수도 줄었다. 출석교회에 대한 충성심과 만족도도 약해졌다. 출석교회 목회자에 대한 신뢰도 역시 약화하였다. 한국교회에 대한, 목회자 일반에 대한, 교인 일반에 대한 개신교인의 평가도 점점 나빠졌다. 게다가 소위 가나안 성도는 계속 늘어 전체 개신교인의 30%나 된다. 따라서 실제로 교회에 출석하는 교인은 545만 명에 불과하다. 분명히 위기의식을 느낄 정도로 한국교회는 양적, 질적인 측면에서 쇠퇴하고 있다.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왜 그리고 어떻게 한국교회는 쇠퇴하게 되었을까? 이제부터 이 문제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하자.

사회 상황이 변했다

종교의 성장과 쇠퇴의 현상은 사회 상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사회학적으로 종교의 성쇠에 영향을 미치는 기본적인 요인은 분명하다. 이는 종교에 대한 사회적, 개인적 수요 혹은 필요성에 달려 있다. 즉 종교는 사회적 수요가 강하면 성장하지만, 약하면 쇠퇴하게 된다. 사람들이 종교를 필요로 할수록 성장하고, 필요로 하지 않을수록 쇠퇴한다. 그러면 종교적 수요나 필요성을 결정짓는 요인은 무엇인가?3
첫째, ‘실존적 안전 이론’(existential security theory)4에 따르면 대개 가난한 나라 사람은 기아, 질병, 전염병, 죽음, 자연적 재난 등의 문제에 더 취약한데, 이러한 안전의 부재가 종교성에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즉 생존이 불확실한 사회에서는 종교에 더욱 의존하고, 반대로 삶에서 높은 수준의 실존적 안전을 경험하게 되면 종교에 덜 의존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종교는 건강하고 풍요롭고 안전한 나라일수록 쇠퇴하고, 건강과 식량과 치안의 문제가 심각한 나라일수록 성장한다.
둘째, ‘박탈-보상 이론’(deprivation-compensation theory)에 따르면 정치적·경제적·사회적으로 박탈을 경험하는 사람에게는, 그리고 박탈의 수준이 높은 나라에서는 그것에 대한 보상의 열망이 크기 때문에 종교성도 강하고 종교 자체도 성장하기 쉽다.5 실제로 세계적으로 볼 때 정치적으로 안정되어 있고(민주화 수준), 경제적으로 풍요로우며(소득 수준), 사회적으로 삶이 보장되어 있고(복지 수준), 여성의 지위가 높은(성평등 수준) 나라에서는 예외 없이 기독교(교회)가 쇠퇴하고 있다. 반면에 정치적으로 불안하고, 경제적으로 빈곤하며, 사회복지 수준이 낮고, 여성 차별적인 나라에서는 교회가 성장하고 있다.
기독교 인구가 50%를 넘는 세계 91개국에 대한 필자의 조사6에 따르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 이상인 21개국 가운데 교회가 성장하는 나라는 하나도 없지만, 소득이 1만 달러 미만인 38개국 가운데 교회가 성장하는 비율은 58%나 된다. 또한 사회발전(복지) 수준이 높은 26개국 가운데 교회가 성장하는 나라 역시 하나도 없는 반면에, 그 수준이 낮은 32개국 가운데 교회가 성장하는 비율은 72%에 이르고 있다. 이렇게 여러 사회학적 이론은 과거 한국이 경제적으로 가난하고 정치와 사회가 불안정했을 때 개신교를 포함한 여러 종교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를 잘 설명해준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이후 정치적으로 상당히 민주화되었고, 경제 수준과 복지 수준은 크게 높아졌다. 한국은 저개발 국가 가운데 경제성장과 민주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유일한 나라로 높이 평가받는다. 이제 한국은 경제적으로 매우 잘사는 나라가 되었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00년 1만 달러를 넘어섰고, 2021년에는 3만 5,000달러에 이르게 되었다. 경제적으로 점점 잘살게 되자 배부르고 따뜻하고 편안한 삶을 누리면서 서서히 종교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한국의 종교인 비율은 2004년 57%에서 2023년 37%로 급감했다.
경제적으로 윤택해지면서 ‘부와 건강을 약속하는’ 소위 ‘번영의 복음’(Gospel of prosperity)은 의미를 잃게 되었다. 게다가 ‘보편적 복지’, 나아가서 ‘무상복지’가 확대되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국가적 배려는 놀라울 정도로 향상되었다. 경제와 복지 수준이 크게 높아지면서 종교가 쇠퇴하게 된 서구 선진 국가들의 ‘세속화 현상’이 우리나라에서도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종교 쇠퇴를 촉진한 또 하나의 사회 상황은 낮은 출산율이다. 종교가 성장하려면 종교인의 출산율, 근본적으로는 국가의 출산율이 높아야 한다. 유럽의 평균 출산율은 1.5이지만, 아프리카의 평균 출산율은 4.3에 이르고 있다. 유럽에서 교회가 가장 쇠퇴하는 반면에, 아프리카에서 교회가 급성장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 하겠다. 한국의 경우 매우 높았던 출산율(1970년 4.53)이 계속 낮아지더니 1990년에 이미 1.59로 떨어졌고, 2022년에는 0.78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낮은 출산율은 모든 종교 인구 감소의 또 다른 요인이라고 하겠다. 낮은 출산율로 인해 교회가 쇠퇴하는 서구사회의 현상이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맞물려서 지금 교회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노년 세대를 이을 젊은 세대의 비율이 줄어드는 것도 한국교회의 미래 쇠퇴를 촉진할 위험 요소이다.

뜨거움이 사라졌다

세계의 문화는 다양하다. 문화의 성향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거나, 감성적이고 감정적일 수 있다. 전자가 ‘머리의 문화’라면, 후자는 ‘가슴의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종교와 연관시켜 보면 종교는 대체로 ‘가슴의 문화’에서 성장하는 반면에, ‘머리의 문화’에서는 쇠퇴하는 경향이 있다.7 종교는 머리로 믿을 때보다는 가슴으로 느낄 때 더욱 신앙과 실천의 열정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늘날 세계에서 교회가 성장하는 나라들은 대개 가슴의 문화를 가진 나라들이고, 쇠퇴하는 나라들은 예외 없이 머리의 문화를 가진 나라들이다.
한국의 전통적인 문화 성향은 ‘가슴의 문화’였다. 그래서 종교에 대해서도 분석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접근(‘머리의 문화’ 정서가 강한 유럽의 기독교 문화)하기보다는 가슴으로 뜨겁게 느끼고 표현하는 방식으로 종교를 받아들였다. 그래서 한국에서 종교는 ‘신나는’, ‘신들린’ 행위였다. 이것은 과거 한국교회에서 성령운동이 성공할 수 있었던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열정적이고 감성적인 종교문화는 한국교회의 성장을 가능하게 한 문화적 밑바탕이었다.
그런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사회경제적 수준과 교육, 과학 수준이 향상되면서 한국인의 가치관도 점차 합리적이고 현실적이며 공리적(功利的)인 방향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뜨겁던 한국인의 종교성을 약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대표적으로 한국교회에서 성령의 열풍이 꺼져가고 뜨거움이 사라지고 있다. 한때 교계 신문을 도배하다시피 한 산상집회, 부흥집회, 신유집회 광고가 이제는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성령집회를 보기가 어려워졌고 여기 참여하는 교인도 별로 없다. 기도원들도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교회에서 ‘영성’이란 말은 들리지만, ‘성령 강림’, ‘성령 체험’, ‘성령 세례’라는 말은 점차 듣기 어려워졌다. 한마디로 교회성장의 동력이 되었던 ‘성령운동’이 교회에서 매력을 잃고 있으며 설득력을 갖지 못하게 된 것이다.
왜 한국교회에서 뜨거운 성령운동이 사라지게 된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의 경제, 교육, 과학, 복지의 수준이 향상되었기 때문이다. 머리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가슴으로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인은 성령의 도움 없이도 잘 먹고 잘 산다. 한때 성령은 만병통치약이었다. 가난을 벗어나고 마음의 평안을 얻고 육체적 건강을 얻기 위해 성령은 꼭 필요한 것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잘 사는 것은 좋은 직을 얻어 돈을 잘 버는 것이다. 육체적 건강은 적당히 운동하고 병원에서 약 처방받고 맞춤형으로 체력을 단련하는 헬스장에 나가면 유지할 수 있다. 재미있게 여가를 즐기며 취미생활을 하면 마음의 안정을 누릴 수 있다. 여행을 통해 힐링을 얻기도 한다. 그런데 왜 뜨거운, 간절한 신앙적 열정이 필요하겠는가. 이렇게 부흥을 유발하는 ‘성령운동’의 동력이었던 종교적 뜨거움이 사라진 것도 한국교회가 쇠퇴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경제적 수준이 향상되어 사람들의 가치관에 영향을 미쳤다. 경제적인 여유는 사회적인, 심리적인 여유를 만들어내면서 종교 이외의 것, 특히 ‘인생을 즐기는 것’에 대해 관심을 고조시킨다. 사람들에게 경제적 여유가 생기고 그들의 인생관이 바뀌면서 여가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이 주말이나 휴일을 이용해서 건강, 휴식, 오락, 취미를 위해 휴양지와 관광지로 떠나고 있다. 계절을 타지 않고 국내외 할 것 없이 여행을 즐기는 사람도 늘고 있다. 각종 스포츠와 문화생활에 거의 종교 수준으로 빠져드는 사람도 적지 않다. 오늘날 여가산업은 전에 종교가 수행하던 긴장해소와 정신적 치유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여가산업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교회에서 이탈하게 만들며 교회 밖에 있는 사람들이 교회로 가는 길 또한 차단하고 있다.

사회적 신뢰를 잃었다

1960-70년대만 해도 한국교회의 사회적 평판은 좋았다. 보수 진영에서는 복음적이면서도 성령운동적 신앙운동을 전개하며 삶에 지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힘과 위안을 주면서 교회를 부흥시켰다. 진보 진영에서는 사회운동을 활발하게 전개함으로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주었다. 교회의 적극적인 사회적 역할 수행은 사회변화에 긍정적으로 기여했다.(예를 들면 정치적 민주화, 경제적 평등화, 사회적 복지화) 이 모든 결과로 교회는 성장했고, 사회적 공신력도 좋았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부터 한국교회에 대한 사회적 평판이 나빠지기 시작했고, 2000년대에 와서는 반(anti)기독교(개신교) 운동까지 일어나게 되었다. 오늘날 한국교회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는 매우 낮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에서 조사한 〈2023 한국교회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라는 응답 비율은 21%에 불과한 반면에, “신뢰하지 않는다”라는 응답 비율은 74%에 이르고 있다. 한국교회에 대한 사회적 불신은 『한국 기독교 분석 리포트』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비개신교인은 한국교회가 매우 이기적이고, 물질 중심적이며, 도덕적이지 않고, 세상과 소통하지 않으며, 약자 편에 서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결과적으로 한국 개신교에 대한 비개신교인의 호감도는 7%에 불과한 반면에 비호감도 비율은 67%나 된다. 개신교에 대한 신뢰도나 호감도는 불교나 가톨릭보다 훨씬 낮게 나타나고 있다. 모든 종교의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개신교의 경우에는 낮은 신뢰도와 호감도가 교세 약화에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 하겠다. 무종교인의 개신교 평가는 더욱더 부정적이다. “사회에 대한 긍정적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다”라는 비율은 7%, “대사회적 역할을 잘한다”라는 비율은 9%, “시대 변화에 잘 적응한다”라는 비율은 6%, “종교 지도자 자질이 우수하다”라는 비율은 5%, “개인적인 영적 문제에 해답을 제공한다”라는 데는 8%만이 동조하고 있다.
문제는 한국교회에 대한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평가가 전보다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비개신교인 가운데서 전보다 한국교회를 “더 많이 신뢰한다”라는 비율은 2%에 불과한 반면에, “더 적게 신뢰한다”라는 비율은 48%나 된다. 결과적으로 다른 종교와 비교해볼 때 개신교로의 개종은 가장 적은 반면에 이탈자는 가장 많다. 예를 들면 종교 이탈자의 과거 종교 중 개신교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개신교 66%, 불교 15%, 가톨릭 18%)종교를 떠난 이유로는 종교에 관심이 없거나 종교에 대한 불신과 실망 때문인데, 전자가 사회적 세속화의 경향을 말해주는 것이라면, 후자는 종교 자체의 문제적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처럼 오늘날 개신교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와 호감도는 가장 낮게 나타나고 있다. 교회를 떠나가는 사람은 늘고, 교회에 새로 들어오는 사람은 줄었다. 기독교 신앙이 있으면서도 제도화된 교회에는 ‘안 나가’는 사람 또한 늘고 있다.
한국교회가 사회적 존경과 신뢰를 잃게 된 것은 무엇보다 교회가 변질되었기 때문이다. 일종의 ‘성장의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급성장하면서 너무 자만했고, 풍요로워지면서 세속화하였다. 한국교회는 성공과 번영이 하나님의 복 받음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믿음에 근거하여 성장에 대해 자만한 모습을 보여왔다. 성장을 성공의 척도로 여기면서 지나친 팽창주의와 개교회주의에 빠져들었다. 교권과 이권으로 생겨난 교파 분열, 그리고 여러 문제로 다툼을 일으키는 교회 내적 갈등도 큰 문제이다. 교회의 지도자들이 섬김과 희생의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성공과 명예와 부를 추구하면서 영적 지도력을 상실했다. 믿음만을 강조하며 실제 삶에서 열매를 맺어야 한다는 윤리적 가르침을 소홀히했다. 그래서 개신교인(그리고 목회자)은 믿음만 좋지, 실제 삶에서는 도덕적으로 모범이 되지 못한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따라서 도덕성과 영성을 잃어버린 한국교회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 하락이 교회 쇠퇴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하겠다.

맺는말

한국교회는 20세기 후반 가장 성공적으로 성장을 이루어낸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물론 힘들고 어려운 정치, 경제, 사회 상황 때문에 사람들이 위로와 희망을 주는 교회를 찾은 측면이 있긴 하지만, 한국교회의 부흥운동과 신앙운동 역시 교회성장에 커다란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000년대에 와서 경제 수준이 크게 향상되고 복지제도가 정착되면서 사람들은 점차 종교를 멀리하였고, 현실적이고 세속적인 가치관이 점점 확산되어왔다.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 되었고, 감성적인 문화는 점차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며 공리적인 형태로 바뀌면서 뜨거운 신앙 열정도 사라져갔다. 게다가 그동안 양적으로는 성장했지만 그 과정에서 영성과 도덕성을 상실하면서 한국교회는 사회적 존경과 신뢰를 잃었다. 이러한 현실이 한국교회의 쇠퇴를 초래했다.
이제 한국 개신교(기독교)는 불가피하게 서구 기독교가 걸어온 쇠퇴의 길로 가고 있다. 성장으로 전환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세속화를 초래한 사회경제적, 사회문화적 상황을 과거 형태로 되돌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교회가 할 수 있는,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영성과 도덕성을 회복하는 일이다. 그것이야말로 교회가 본질을 회복하는 길이며, 한국교회가 잃어버린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다. 사회와 종교의 세속화라는 현실 속에서 어떻게 영성을 재발견하고 도덕성을 실천할 수 있는지가 이제부터의 한국교회의 과제가 아닌가 한다.

주(註)
1 자세한 내용으로는 이원규, 『한국교회의 사회학』(북코리아, 2018), 제4장을 보라.
2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엮음, 『한국 기독교 분석 리포트』(대한기독교서회, 2023). 앞으로 나오는 대부분의 통계는 이 보고서에 근거한 것이다.
3 이원규, 『종교사회학의 이해』 개정 3판(나남출판, 2020), 제15장 참조.
4 Pippa Norris and Ronald Inglehart, Sacred and Secular Religion and Politics Worldwide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9), Part 1.
5 자세한 설명으로는 이원규, 『인간과 종교』(나남출판, 2006), 제12장을 보라.
6 조사의 근거가 된 자료는 Todd M. Johnson and Gina A. Zurlo, World Christian Encyclopedia, Third Edition (Edinburgh University Press, 2020)이며, 통계는 필자가 이 책 부록에 나와 있는 국가별 상황을 비교 분석한 것이다.
7 이 문제에 대한 자세한 내용으로는 다음을 보라. 이원규, 『머리의 종교에서 가슴의 종교로』(kmc, 2012).


이원규|감리교신학대학교 은퇴교수이다. 미국 에모리대학교에서 종교사회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Ph.D.)를 받았으며 한국종교사회학회, 한국인문사회과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지은 책으로는 『종교사회학의 이해』, 『머리의 종교에서 가슴의 종교로』, 『한국교회의 사회학』 등이 있다.

 
 
 

2024년 1월호(통권 7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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