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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2021년 12월호)

 

  한국 개신교 극우세력과 그 성격
  

본문

 

극우 개신교란 무엇인가

한국의 극우 개신교는 2007년 차별금지법 입법 반대에서 시작한다. 개신교의 오랜 보수우파 이념 속에서 진화한 극우 개신교의 성격은 특별히 근본주의 신학과 우익 내셔널리즘을 바탕으로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을 정당화하고 제도화하기 위해 미디어(SNS, 유튜브), 출판, 교육 및 강연활동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입법부에 집단적 압력을 행사하는 조직적 행동주의로 규정될 수 있다. 기본적인 반공주의와 근본주의 교리에 성소수자 혐오를 결합시키고, 최근에는 ‘문화 전쟁’(culture war) 내지 ‘신냉전’론으로 그 논리와 운동전략을 정식화하고 종교와 관련없는 우익단체들과도 연대하면서 그 영향력을 확대·재생산하고 있다. 따라서 극우 개신교 단체는 (보수우파 개신교의 전통과 문화 위에서) 보다 극단적으로 체계화된 논리(극우주의 신념)와 전략적인 활동(프로그램과 행동주의)을 대중과 지역교회, 우파 영역에 제공하고 입법과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세워진 혐오선동 정치 조직이라고 잠정적인(조작적) 정의를 내릴 수 있다.
‘극우 개신교’라는 용어는 학계에서 완전히 합의되지 않은 개념이기에 다소간 신중하게 사용되어야 한다.1 ‘올드라이트’, ‘(기독교) 뉴라이트’ 등 기존 우파들과의 차이 등을 논해야 하기에 그렇다. 기본적으로는 극우 개신교를 일종의 종교 우익 포퓰리즘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종교 선동가(포퓰리스트)와 이에 호응하는 (기존 정치와 종교에서 소외된) 반지성주의적 대중의 관계, 그리고 이 사이의 매체의 문제를 고려하는 것이다.2 이런 관점에서 극우 개신교는 애국 개신교 및 태극기 광장집회와 거의 등치될 수 있다.(대개 저널리즘이 이 용법을 따른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보다 제도화된 개별 단체들에 주목하여 서술한다. 왜냐하면 극우 개신교의 영향력은 앞서 언급했듯 보다 극단적으로 체계화된 논리(극우 신념)와 전략적인 선동(프로그램과 행동주의)을 갖춘 조직체를 통해 구현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극우 개신교는 기존 보수우파 개신교의 논리적·인구학적 연속선상, 즉 우파 헤게모니 블록에 속해 있으며, 광장집회는 극우 개신교가 동원할 수 있는 전략 중 하나로 이해될 수 있다. 이런 이유에서 우리는 극우 개신교를 대중 동원력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및 세력의 집단적 프로젝트로서 조망해야 한다. 즉 어느새인가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가 극우 개신교의 대표로 부각되었지만, 그는 극우 개신교 세력의 중요한 한 인물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보수우파 개신교의 저변 위에서 구축되어 네트워크의 효과를 발휘하는 극우주의와 그 세력인 것이다.3

극우 개신교 단체들과 그 특징

차별금지법 입법 반대운동을 처음 시작한 단체는 바로 ‘에스더기도운동’(이하 ‘에스더’, 대표 이용희 교수)이다. 이 단체는 본래 탈북자 구출을 취지로 설립되었지만, 창립되자마자 차별금지법 반대운동에 주력하면서 연합운동 조직으로서 위상을 갖게 되었다. 에스더는 이승만의 ‘기독교입국론’(대한민국은 미국처럼 기독교 국가로 건국되었다는 주장)을 신봉하고 김준곤 목사(CCC)를 초대 설립자(고문)로 추앙한다. 이 단체는 성도덕 타락, 낙태, 동성애 반대를 주요 목적으로 하면서 북한 구원과 통일을 위한 기도운동을 전개하며, ‘지저스아미컨퍼런스’라는 대규모 수련회를 개최하는 등 대중 동원력을 가진 단체다. 서울연세중앙교회와 함께 느헤미야국가금식기도성회 등 매우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오고 있다. 이들 수련회나 행사들에서는 극우 인사들의 반공, 반동성애 강연 및 교육 프로그램들이 진행된다. 여기에는 성인은 물론이고, 유소년과 청소년, 탈북민이 참여한다. 이외에도 에스더는 2010년경 보수단체 20여 개를 집중적으로 만든 바 있다.
극우 개신교 단체들 중에서도 극우 개신교 세력을 견인하는 중심적인 단체들에는 ‘건강한사회를위한국민연대’(대표 한효관), ‘바른성문화를위한국민연합’(대표 길원평 교수), ‘동성애동성혼반대국민연합’(이하 ‘동반연’, 대표 김계춘 신부) 등이 있다. 이 단체들은 일정한 자원과 합리화된 조직을 갖추고 있고 개신교의 외연을 넘어 타 종교인까지 포괄하여 설립된 조직들이다. 최근 들어 이 단체들은 광장의 애국 기독교와는 달리, 조직 역량을 통해 직접적인 압력행사와 교육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차별금지법과 건강가정기본법 반대는 기본이고, 성소수자 혐오 논리를 개발하여 교육을 통해 직접적으로 교계와 대중에게 전달하고, 입법부와 정부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이들은 수시로 국회의사당이나 의원회관에서 국회의원들과 함께 포럼이나 공청회를 개회하거나 기자회견을 열면서 정치인 및 언론과의 접촉면을 늘려가고 있다. 또 지역의 기독교연합체 및 교회들과 함께 전국적인 여론을 만드는 교육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한국성과학연구협회’(회장 민성길), ‘바른인권여성연합’(상임대표 이봉화·이기복), ‘바른군인권연구소’(대표 김영길) 등이 서로를 지원하며 함께 활동한다.
비교적 최근인 2020년에는 전국 17개 광역시 기독교총연합회와 불교, 천주교를 포함하여 498개 단체가 ‘진정한평등을바라며나쁜차별금지법을반대하는전국연합’[이하 ‘진평원’, 상임대표 전용태 변호사(법무법인 로고스 설립자, 세계성시화운동본부 대표회장)]을 설립했다. 이 활동에는 같은 해에 창립된 ‘복음법률가회’가 지원한다고 한다. 진평원은 동반연 등과 함께 공청회나 ‘차별금지법 바로알기 아카데미’와 같은 프로그램으로 전국 순회강연을 통해 차별금지법 반대 여론을 확산시키기도 한다. 여기에 대개 지역별 성시화운동본부, 지역 기독교연합회, 학부모 단체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전국 단위 운동들은 각 지역의 보수 개신교 단체와 교회들의 연합으로 진행된다. 이들의 행동력은 여러 자치단체들에서 추진된 학생인권조례나 성평등조례의 입법 좌절에서 증명되었다. 교회연합기관(한교총) 차원에서 결성된 ‘한국교회동성애대책협의회’(대표회장 소강석 목사)도 있다. 이 단체들은 모두 주요 인물들을 공유하며 정책 목표도 차별성이 없이 차별금지법 반대, 동성애와 동성혼 반대에 집중되어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동성애가 에이즈의 주범이라는 반인권적 혐오 주장을 건강보건 논리로 공식화하고자 한다. 극우 개신교의 핵심 사상은 반동성애인 셈이다.
에스더와도 연계되어 있던 ‘왕국의역습’(박성업) 같은 청년단체는 온/오프라인 예배모임을 통해 극우주의를 유포한다. 이 단체는 시오니즘과 신비주의적 신앙을 기본으로 하면서 북진 통일전쟁을 신의 정의를 이루는 수단이자 신과 이승만(대한민국)이 맺은 자유언약이라고 보며, 선제타격이나 북한 노예해방 전쟁을 주장하는 등 모든 면에서 좀 더 극단주의를 추구한다. 최근에는 백신과 가상화폐가 ‘666’(짐승의 표)이라고 주장하고, 북한의 남침을 계시받았다며 탈 한국을 종용하는 등 유사종말론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 이를 믿고 실제로 이민까지 가는 사람들이 나오면서 가정파탄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청년조직들은 대개 소규모 단체이긴 하지만 유튜브를 통해 수만 명의 팔로워를 확보하며 허위정보를 유포하고 있다.
‘트루스포럼’(대표 김은구)은 전국적 청년/대학생 조직임을 선전한다. 구성원들이 기독교 매체(「월드뷰」)에 기고도 하고, 유력한 우익인사들을 다양하게 초청하여 강연도 개최하며, ‘애국 기독교’ 집회에 종종 참여하여 발언하는 등 꾸준하고도 조직적인 멤버십 활동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탄핵 반대운동에서 출발한 이들은 유대-기독교 전통에 기반한 기독교 보수주의를 정체성으로 삼기에 이승만의 기독교입국론을 신봉하고 산업화의 가치를 강조한다. 또 북한 해방과 한미동맹을 지지한다.
이 외에도 에스더와 협력하면서 주로 기존의 우파 정치 진영에 근거와 인맥을 두고 활동하는 단체들이 존재한다. (사)대한민국(통일)건국회(회장 권영해) 산하 청년단체가 된 ‘거룩한대한민국네트워크’(대표 이호)는 종북 척결, 반동성애, 반종교다원주의, 통일, 민족복음화 등의 기치하에 시민안보단체인 ‘블루유니원’, ‘홀리원코리아교육지원센터’ 등과 함께 초중등학교, 기업, 군부대, 관공서를 대상으로 비무장지대(DMZ), 판문점, 백령도, 국정원, 기무사, 무장공비 침투 경로 등을 방문하는 안보투어, 북한인권사진전, 반공역사교육 등의 교육사업에 주력한다.
세이지코리아(대표 김미영)는 「월간조선」(조갑제) 등과 같은 기득권 우파와 관계를 갖고 주로 북한, 국제정치외교, 국내정치 등에 극우주의적 목소리를 낸다. 전형적인 ‘종북좌파’ 색깔론이나 ‘네오맑시즘’, ‘좌파포스트모더니즘’ 같은 극우 개신교 세계관에 입각해서 발언한다. 김미영 씨가 동료들과 함께 만든 ‘세인트폴고전인문학교’(교장 정소영)는 이러한 세계관을 교육하는 기관이다.
이외에도 에스더 네트워크 안에는 한국기도의집KHOP(대표 박호종 목사) 같은 산하단체와 탈동성애인권기독교협의회, 선민네트워크, 윌버포스아카데미(대표 이태희 변호사), 한국순교자의소리(대표 에릭 폴리·현숙 폴리 목사),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대표 주요셉 목사), ANI선교회(대표 이예경), 예수재단(대표 임요한 목사), 리버티헤럴드(대표 김성욱) 등이 있다.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경향을 띠긴 했지만 극우로는 여겨지지 않았던 일부 보수·복음주의·학술 계열 단체들도 극우주의 지식을 생산하고 차별금지법과 동성애 반대에 동참하면서 극우화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주지하다시피, 동성애를 부정적인 것으로 해석하는 보수 개신교 신학의 전반적인 편향성만으로는 극우로 규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보편적 인권 입법(차별금지법)의 문제를 기독교적 가치에 대한 공격으로 여기고 차별을 정당화하는 종교적 신념을 정치적인 행동으로 옮길 때, 우리는 이러한 경향을 극우라고 규정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관점에서 극우 개신교 단체들의 입장에 동조하고 지원하는 개신교 단체들을 극우운동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고신대학교를 기반으로 한 대학생 선교단체인 학생신앙운동(SFC)은 최근 동성혼과 동성애 반대, 신앙인 양심의 자유 역차별, 사회적 합의 등을 이유로 차별금지법과 건강가정기본법개정안을 반대하면서 정부가 입법을 강행할 경우 선거 때 반드시 행동하고 운동원들을 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표적으로, 복음주의 지성운동 잡지 「월드뷰」(발행인 김승욱 교수)는 이데올로기 갈등으로 내홍을 겪으며 모체인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에서 분리되어 독자행보를 간 이후, 더욱 노골적으로 우파 색채를 드러내고 있다. 유튜브도 운영한다. 이런 움직임의 중심에도 역시나 반동성애, 차별금지법 반대 기조가 있다. 트루스포럼 인사를 비롯한 극우 정치 활동가나 혐오 선동가들에게 고정 지면을 할애해 동성애,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 차별금지법, 이슬람 등에 반대하는 극우 담론을 생산하고 있다. ‘이슬람=테러’라는 편견을 조장하기까지 한다.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같은 보수·개혁주의·복음주의 계열의 학술 단체들도 극우 논리를 개발하는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다. 샬롬나비 대표이기도 한 김영한 명예교수는 문화마르크시즘이 성해방과 ‘정치적 올바름’의 탈을 쓰고 대중을 세뇌시키는 전체주의, 파시즘이라고 주장한다. 성해방과 성정치를 주장하는 퀴어이론, 페미니즘, 성소수자 인권운동은 모두 마르크스주의의 혁명 전략이라는 것이다.
최근에 설립된 엘정책연구원(원장 이정훈 교수)도 전국 교회와 선교단체, 신우회 등을 대상으로 강연과 유튜브를 통해 차별금지법과 동성애 반대 논리를 강화하며 온건한 기독교인들을 설득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이정훈 교수는 차별금지법이 제정될 경우, 다수의 기독교인들은 역차별받는 ‘2등 시민’으로 전락한다고 주장하며, 차별금지법에 찬성하거나 온건한 입장을 취하는 기독교인들에게 적극적인 행동을 취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일일이 소개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정일권 박사 등 여러 보수 개신교 지식인들이 이러한 주장에 동조하며 같은 논리와 내용을 출판과 매체들을 통해 반복·재생산하고 있다.
보수 개신교 언론들도 극우 개신교 담론 확산에 적극적으로 동조하고 있다. 대표적인 언론이 「크리스천투데이」다. 이곳의 기자 노승현 씨도 유튜브를 통해 ‘스피커’ 역할을 하고 있다. 「기독신문」도 지역교회 광고 형태로 평등법 철회를 위한 캠페인 시리즈를 내보내는 등 평등법 반대 천만인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고, 「국민일보」 역시 반동성애, 차별금지법 반대 기사와 칼럼을 자주 싣고 있다. CTS는 동성애 대책 프로그램 시리즈도 방영한 바 있다.

극우 개신교 담론의 핵심 주장4

극우 개신교 단체들의 공통적인 궁극적 목표는 사실상 신정국가(크리스텐돔)의 실현이라고 할 수 있다. 기독교 국가를 만드는 정치종교 프로젝트인 것이다. ‘국가를 제자삼아 정의로운 기독국가를 건설’5하자는 에스더의 신조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극우 개신교 단체는 보통의 (보수적) 개신교인들에게 혐오하는 방법과 내용을 제공함으로써 과격한 언행6의 소재를 제공해준다. 일반적인 사람들의 혐오 정서가 혐오를 정당화하는 내용과 만나 극우 행동주의로 표출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극우 개신교는 단순히 과격성이나 혐오 감정만이 아니라, 그것이 표방하는 역사적 이념이나 논리를 참조하여 정의해야 한다.
극우 개신교 담론은 공산주의 맑시즘이 페미니즘과 미투운동, 성소수자 인권운동의 가면을 쓰고 있다고 주장한다. 페미니즘과 젠더퀴어 이론은 네오맑시즘, 문화맑시즘이자 변종나치즘이며 공산주의자들의 기만적인 적화혁명 전략이다. 페미니즘의 성혁명을 통해 공산화를 꾀한다고 믿고 있으며, 차별금지법은 바로 그러한 페미니즘과 그 배후, 공산주의자들의 혁명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는 기본적으로 미국 복음주의 기독교 우파의 문화전쟁론에서 기원한다. 미국 반공주의(메카시즘)는 이미 1950년대에 공산주의 확산 음모론을 펼친 바 있다. 미국의 반지성주의와 반공주의의 한국적 반복이다.
최근에는 극우 개신교 담론의 반공주의와 반지성주의에 일루미나티와 ‘퀴아논’(QAnon) 음모론이 결합되며 이를 믿는 개신교인들도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음모론의 내용은 대강 이런 것이다. 코로나19는 세계를 지배하려는 그림자정부(Deep State)와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퍼트린 바이러스이며, 백신도 DNA를 변형시켜 노예를 삼으려는 기술이다. 심지어 이것에 문재인 정부도 협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 국내에서도 코로나 집단감염이 발생한 인터콥(BTJ열방센터)이 이러한 주장을 유포한 바 있다. 심지어 정규 신학교육을 받고 보수 개신교 진영에서 떠오르는 차세대 청년 목회자 중에 이러한 내용을 극우 개신교 담론과 함께 유튜브에서 설교하는 경우도 보았는데,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다.

글을 마치며

지금까지 극우 개신교 단체를 일별하고 그 특징을 약술해보았다. 하지만 이렇게 ‘건조하게’ 묘사하는 것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극우 개신교인들을 타자화하면서 나의 올바름이나 무죄를 입증하려는 것은 아닐까? 누군가를 악마화하지 않으면서 공공성을 위한 비판적 연구와 실천적 해법을 모색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2007년 제17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된 차별금지법이 현재 제21대 국회에 이르기까지 제정되지 못하고 있다. 필자는 서두에서 차별금지법 반대(성소수자 혐오선동)가 극우 개신교의 직접적인 시작점이었다고 주장했다. 차별금지법에 대한 오해, 소수자 및 약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성서와 교리로 정당화해 온 역사와 신앙문화가 극우 개신교를 낳았다. 그리고 이에 대한 우리들의 무관심이 극우 개신교 탄생에 기여했다. 이제 어떻게 우리 사회와 교회 내의 차별과 혐오를 극복할 것인지에 따라 극우 개신교 세력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다. 차별금지법 제정이 그 시작임은 두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제정되고 실행되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는 없다. 사회와 교회 현장 내의 구체적인 차별들을 철폐하고 인권교육에 힘쓰지 않는다면, 극우 개신교는 그러한 부조리한 현실을 자양분 삼아, 또 다른 반인권적 이슈들을 찾아 나서며 혐오운동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존속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주(註)
1 여기에서 ‘극우’ 개념은 극단적(extremism)이고 급진적/근본적인(radicalism) 방향으로 진화된 우파를 의미한다. 하지만 사상사나 종교사에서 볼 때 아주 새로운 현상은 아니며, 본질주의적인 방식으로는 규정되기 어렵다. 따라서 역사적 분석에 의해 개신교 극우주의의 특징이 추출되어야 한다. 한국의 극우 개신교는 기존의 보수우파 개신교와의 연속성 상에서 한국의 특수한 상황에 적응 또는 대응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타자(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역사적 행동양식으로 규정된 무엇으로서 이해해야 한다. 다시 말해 ‘극우 개신교’란 단지 매우 일관된 극우주의 이념을 가졌기 때문만이 아니라, 혐오를 선동하고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조직적인 정치적 행위를 시작함으로써 이전의 보수우파들(가령 뉴라이트)의 행동양식과 구별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정당화될 수 있는 명칭이다. 그러므로 당연하게도 극우 개신교 안에도 불일치하고 모호한 흐름과 속성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 글은 그러한 차이들보다도 공통성에 주목한다.
2 이에 관해서는 김현준, “복음주의는 반지성주의적 영성을 가졌는가: 호프스태터의 〈미국의 반지성주의〉와 한국 보수-극우 개신교의 공통된 세계관”, 정재영 외, 『태극기를 흔드는 그리스도인』(IVP, 2021)을 보라.
3 2020년 한국교회탐구센터가 의뢰하여 지앤컴리서치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보수 개신교인 중 극우파는 최소 20%에서 최대 41%이고, 전체 개신교인 중 극우파는 6-12.3%로 추정된다. 정재영 외, 『태극기를 흔드는 그리스도인』(IVP, 2021), 2장 참조.
4 보다 상세한 내용은 다음 두 글을 보라. 김현준, “극우 개신교의 역사적 진화와 논리”, 강성호 외, 『한국 현대사와 개신교』(동연, 2020); 김현준, “개신교 우익청년대중운동의 형성: 극우정치에서 개신교의 효용과 문화 구조”, 「문화/과학」 91호(2017).
5 “‘국가적 위기’ 교회가 특별히 연합해 기도해야 하는 이유”, 「기독일보」, 2017년 2월 28일; 에스더기도운동 홈페이지(www.pray24.net)-기도의 집-소개.
6 2020년 한국교회탐구센터가 의뢰한 지앤컴리서치의 조사 결과를 해석한 정재영에 따르면, 극우파가 보수와 구별되는 특징은 빨갱이, 낙인찍기, 과격성, 난폭함, 불통, 단순무식함 등이다. 정재영 외, 『태극기를 흔드는 그리스도인』, 1-2장 참조.


김현준|총신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서강대 사회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남가주대(USC) 종교와시민문화연구소(CRCC) 방문연구원을 역임했다. 현재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연구원이며, 계간지 「문화/과학」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공저로 『태극기를 흔드는 그리스도인: 개신교 극우 현상의 배경과 형성 그리고 극복』, 『한국현대사와 개신교』, 『당신들의 신국: 한국 사회의 보수주의와 그리스도교』가 있다.

 
 
 

2021년 12월호(통권 75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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