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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2021년 9월호)

 

  사회복지를 위한 사회적 경제
  

본문

 

사회적 서비스 현황

최근 보육, 돌봄, 의료복지 문제가 우리 사회의 핵심 정책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그러한 배경에는 다음 두 가지 요인을 들 수 있다. 첫 번째 요인은 1997년 외환위기가 가져온 우리나라 경제사회 구조의 질적인 변화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를 거치면서 기업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되었고, 좋은 일자리는 줄어들고 실업자와 비정규직이 양산되었다. 두 번째 요인은 저출산·고령화 사회로의 이행이 빠르게 진행되고 성장 일변도의 경제구조가 한계를 드러냄에 따라 여러 가지 부작용이 대두된 것이다. 그 결과 보육, 돌봄, 의료복지 문제에 대한 욕구가 늘면서 이 문제들이 중요한 국가사회적인 정책의제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전통적 가족구조가 해체된 후 가족이 맡았던 보육을 여성이 전담하게 되면서 여성은 일과 가정의 양립이라는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전국적으로 4만여 곳에 달하는 어린이집에 대한 지도와 감독도 미흡한 실정이다. 보육에 필요한 비용의 사회적 책임 확대가 필요하며,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이 절실하다.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보육의 목표는 한결같이 ‘공보육 강화’이지만, 실제 부모들은 그 대안으로 ‘믿고 맡길 만한 어린이집’을 찾고 있다. 아이를 키우기 너무 힘든 사회라는 말이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 국공립 어린이집 수는 전국 어린이집 수의 5.2%이며 이용 아동 또한 10%에 불과해, 부모의 선호에 비해 확대 속도가 느리다. 정부의 재정지원 확대로 무상보육이 확대되고 OECD가 권고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1%에 근접한 예산을 사용하고 있지만, 공보육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영리를 추구하는 민간 어린이집을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빠르게 진행되는 인구 고령화는 사회 전반에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OECD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65세 이상 고령층의 자살률은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고령층을 위한 의료복지, 고용 대책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채, 취약층들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리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자료에 따르면, 2035년 독거노인 인구는 343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이혼이나 사별 등으로 혼자 살고 있는 중장년층이 독거노인층으로 대거 흡수될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들을 ‘잠재적 고독사군’으로 분류한다. 홀로 죽음을 맞게 될 수백만 명의 ‘고독사 예비군’이 자라나고 있다는 말이다.
국내 지역사회에 1차 의료기능이 약화되어 고령화, 사회 양극화에 따른 건강 불평등 증가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원자료를 분석한 결과, 2050년 고혈압·당뇨 환자는 1,849만 명으로 2010-11년(1,073만 명)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30세 이상 고혈압·당뇨 환자 비율은 같은 기간 34.0%에서 49.1%로 급속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의료체계를 평가한 OECD 보고서에는 회피할 수 있는 당뇨 급성합병증 입원율, 회피할 수 있는 고혈압 입원율 등 만성질환관리지표에서 낮은 평가등급을 받았다. 이러한 상황인데도 GDP 대비 의료비 지출 상승률은 OECD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송파구 세 모녀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상병급여 제공 등 의료 안전망이 부실하여 취약 계층은 작은 질병에도 생계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현재 국내 의료체계는 인구고령화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며, 만성질환 증가 등의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어서, 국내 의료복지 체계에 대한 성찰과 미래지향적 비전 제시가 필요한 시점이다.
돌봄서비스는 인간의 삶 전반에 걸친 문제로, 생애주기로 볼 때 의존이 필요한 어린이 단계에서 시작해 독립적인 성인의 단계를 거쳐 다시 의존 관계를 필요로 하는 노인 단계로 구성된다. 생애과정 전 주기에 타인의 돌봄이 필요한데, 전통적으로 가정 내 여성의 역할로 여겨지던 돌봄은 점차 사회적 역할로 그 인식이 변하고 있다. 한국 상황에서 돌봄서비스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통해 제공되는 노인요양서비스, 간병서비스, 아동방문보육서비스,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 산후조리서비스, 가사서비스 전체를 포괄한다.
돌봄은 인간 삶의 기본 욕구이며 인간이 생활하는 공동체의 상호 관계 속에서 제공되어야 한다. 이러한 돌봄공동체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상호 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는 ‘공간적, 지리적 위치의 근접성’, 특정 가치, 즉 돌봄에 대한 가치를 공유하는 ‘가치 공유’, 사적 가족이 아닌 돌봄을 제공하는 주민들 또는 조직들의 상호작용을 위한 ‘네트워크’, 다양한 주민과 조직의 ‘자발적 참여’, 돌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가 가진 자원을 나누는 ‘자원 공유’ 등이다.
하지만 현재의 돌봄서비스는 상호 연계가 부족하고 각각의 서비스가 분절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지역공동체 안에서 포괄적으로 수행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분절된 서비스가 아닌 생애주기별 연계 돌봄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확대되고 있으나 연계된 복합 돌봄서비스는 아직 제대로 시도되지 못한 상황이다. 또한 정부 재정 확대와 민간공급기관의 사업수행이라는 경직된 발전 경로로 인해 자발적 돌봄공동체가 발전하지 못하고 있으며, 영세 민간업체들에 의해 질적으로 저하된 돌봄서비스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 점 또한 문제이다.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 제정, 2010년 마을기업 육성사업 시작,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등을 계기로 자발적 돌봄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다양한 사업이 시도되고 있지만, 자생력을 가진 돌봄공동체의 성장 사례는 매우 미미한 실정이다.

사회서비스의 대안으로 부각되는 사회적 경제 영역

사회적 경제는 ‘양극화 해소, 일자리 창출 등 공동 이익과 사회적 가치의 실현을 위해 사회적 경제 조직이 상호협력과 사회연대를 바탕으로 사업체를 통해 수행하는 모든 경제적 활동’으로 정의된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드러나는 문제를 해결하고 일자리, 주거, 육아, 교육, 복지, 의료 등 인간 생애와 관련된 영역에서 경쟁과 이윤을 넘어 상생과 나눔의 삶의 방식을 실현하려고 한다. 사회적 경제 조직에는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농어촌공동체회사 등이 있다.
사회적 경제는 지역 재생, 공동체 복원으로 주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며, 경제 위기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 및 유지가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지역경제 운용에 유리하다. 또한 사람 중심의 사회적 경제 조직은 의료·복지 서비스 제공에 탁월한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다른 선진국에서는 사회적 경제(유럽) 혹은 비영리 섹터(미국) 등의 접근을 통해 이러한 사회 문제의 해결에 노력을 기울인 지 오래되었고, 최근에는 공공-사회적 경제-민간부문 간의 협력(public-social-private partnership)을 통하여 문제 해결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러므로 정부의 사회적 경제 육성 방향은 사회적 경제 조직의 자율성을 기반으로 정부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시민사회가 스스로 지역사회의 욕구를 찾아내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다.
이때 사회적 경제를 위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회적 경제 조직은 개별 조직을 지원할 때보다 지역 내 사회적 경제 조직의 밀도를 높였을 때 지속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지역에 대한 종합적인 접근과 업종별 협의회 강화를 통한 내부 지원체계를 조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적 경제의 모범으로 협동조합을 통한 경제적 민주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돌봄 사역 등 여러 나라의 선례를 살펴볼 수 있다. 협동조합은 공동의 경제·사회·문화적 필요와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사람들이 공동 소유와 민주적 운영을 기반으로 만든 기업 모델이다. 대표적으로 2008년 국제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속에서도 유럽연합(EU)의 25만 개 협동조합은 54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며 스스로의 생명력을 충분히 입증했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신앙의 성숙을 통해 그리스도의 완덕(完德)에 도달하도록 부름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가 현세에서 체험할 수 있는 모든 아름다움도 결국은 그리스도의 완전하심을 향해 가고 있는 것입니다. 일찍이 인류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사회적 경제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며 세상을 주님의 아름다움으로 채워나가고 있습니다. 사회적 협동조합이 경제시스템 안에서 모범적으로 뿌리내리고 있는 모습들을 살펴보면 협동조합 안에 자리한 그리스도의 정신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유럽에서도 협동조합 활동이 매우 역동적인 모습으로 손꼽히는 이탈리아는 ‘협동조합의 나라’라고 불릴 정도로 협동조합이 아름답게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2013년 1월 1일, 「가톨릭신문」에 기고한 이용훈 주교(수원교구장)의 글 일부이다. 이용훈 주교는 자본주의의 위기 속에서 시민들의 협동과 연대로 만들어진 사회적 경제를 하나님 나라로 나아가는 하나의 디딤돌로 인식했다.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 지방은 제조업을 비롯해 서비스업 등 거의 모든 업종에 걸쳐 협동조합과 중소기업의 네트워크가 성공적으로 형성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은 공정과 나눔을 강조하는 민주주의 정신이 기업의 철학과 기능에 스며들어 있으며, 협동조합의 원리가 시장경제를 지배하는 지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 이탈리아 역시 10% 안팎의 높은 실업률을 보이고 있지만, 협동조합 천국이라고 불리는 이 지역은 해고가 없는 협동조합 중심의 지역경제 특징을 잘 살려냄으로써 3-4%대의 실업률을 유지하여 유럽에서 제일 잘사는 5대 도시 중 하나로 꼽히며 행복지수가 높은 도시가 되었다. 이는 하나님의 정신을 인식하고 전개하는 협동조합이 공동선이라는 사회적 목표를 향해 가고 있는 모범적인 사례라고 하겠다.
재벌 중심의 성장제일주의가 이끈 승자독식 체제로 인해 현재 우리 사회는 심각한 양극화의 병폐를 겪고 있다. 이에 에밀리아-로마냐처럼 한국에서도 경제민주화에 대한 요구와 함께 ‘협동조합’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민간의 사회적 경제 활동은 역사적으로 다양하고 자발적인 형태로 나타났다. 이렇게 비공식적 영역에서 형성되기 시작한 사회적 경제는 공적으로 흡수·제도화되는 과정 속에서 양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정부의 관리 대상이 되었다. 1차 시기라 할 수 있는 1950-90년대에 농협, 신협, 소비자생협 등이 제도화되었고, 200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2차 시기에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사회적기업육성법」, 「협동조합기본법」 등으로 사회적기업, 자활기업, 협동조합과 사회적협동조합이 제도화되었다. 사람과 노동, 협력과 연대의 가치를 추구하고자 민간 주체들이 끊임없이 지역·주민·노동·시민운동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회적 경제를 확대하고 실현해온 과정이었다.
2차 시기의 특징은 외환위기 이후 국가와 시장의 실패에 대한 보완적 관점 속에서 사회적 경제가 새로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사회적 경제는 일자리 창출과 사회서비스 확대라는 정부의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주체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그렇기에 사회적 경제를 단순히 고용창출 사업으로 그 의미를 축소하거나 사회복지 전달시스템으로 규정한다면, 다양하고 자율적인 사회적 경제를 정책적, 제도적으로 규제하고 사회적 경제의 발전을 왜곡하게 될 것이라는 문제의식이 대두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와 시장이라는 조직 원리로 온 사회가 뿌리까지 재구조화되는 극심한 사회변동을 겪어온 대한민국에서 한 번도 전면적으로 제기되지 않은 가치가 있다. 바로 ‘인간 발전’이라는 가치이다. 최근 십여 년 동안 ‘경제 성장’과 ‘경쟁력 강화’를 표방한 시장 중심의 사회발전 전략은 생명 경시, 공동체 약화를 가져와 균형된 발전 전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우리는 ‘사회’와 ‘경제’에 대한 칼 폴라니의 새로운 이해에 근거하여 ‘인간 발전의 영역’으로서의 사회적 경제의 개념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협동조합은 지역 기반의 맞춤형 복지, 교육, 안전을 책임지는 사회서비스 제공 기관이 될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적 협동조합이 노인, 아동, 노숙인 같은 취약 계층에 돌봄, 교육, 여가, 주택 등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협동조합은 지역 기반의 공동체 문화를 만든다. 유럽에서도 경제적으로 취약한 도시의 시민들이 지역 내의 상호 연대를 통해 협동조합을 성장시켰다. 협동조합은 사회의 여러 계층 및 세대들을 포괄하는 사회통합의 수단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도 2012년 12월부터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되면서 협동조합 붐이 일고 있다. 금융업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5인 이상이면 협동조합 설립이 가능할 정도로 제도적 제약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9년 후 전국에서 2만 1천여 개의 협동조합, 3,100여 개의 사회적 협동조합이 등록됐다.
민간 공급, 기부, 자선에 의존하는 시장 모델의 경우, 민간에서의 서비스 모델을 질관리체계(Quality Assurance System)로 관리하기에는 한계를 보여, 유복한 상류 계층이 이용하는 일부 시설을 제외하면 서비스의 질, 접근성, 비용의 측면에서 많은 문제점이 있다. 국내에서는 민간공급시설에 기부, 자선활동을 기대하기 어려운 열악한 상태이다.
이에 비하여 덴마크, 스웨덴 등 공적사업계획으로 민관이 협력하여 보육, 돌봄, 의료복지 체계를 만들어온 북유럽 국가에서는 높은 수준의 사회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나라의 잘 갖추어진 사회서비스는 여성들의 사회적 진출, 고령자의 고용 및 의료복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높은 수준의 사회생산성을 갖추게 하였고, 이는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기반이 되었다. 우리나라는 사회서비스의 제공 수준이 낮아 사회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보육, 돌봄, 의료복지 분야의 공공 기반이 취약한 국내 상황에서 사회적 경제와 지자체, 중앙정부가 협력하여 사회적 경제 모델을 발전시키는 것이 최선의 대안이다. 사회적 경제 모델은 ‘공익적 서비스 제공’, ‘질 좋은 일자리 창출’, ‘시장에 대한 합리적 규제/대안’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대안이다.

맺음말: 꿈과 같은 세상은 이루어진다

협동조합에서는 사람이 자본을 통제한다. 협동조합은 또한 노동권을 존중한다. 노동자협동조합에서는 노동자들이 스스로 경영에서 완전한 자유를 만끽한다. 자유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협동조합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영리적인 소자본에 고용된 돌봄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협동조합은 노동자 스스로 출자하고 1인 1표의 방식으로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린다. 자본의 통제와 착취에서 벗어난 자유를 느끼게 된다. 그래서 존 스튜어트 밀과 같은 대가도 협동조합이 미래의 지배적인 경영형태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협동조합 등) 결사체 형태(the forms of associations)는 인류가 계속 발전한다면 결국 세상을 지배할 것임에 틀림없다. … 노동자 자신의 결사체가 평등과, 자본의 집단적 소유를 기초로, 스스로 선출하고 또한 바꿀 수 있는 경영자와 함께 자신의 일을 수행하는 형태이다.”1
일부 협동조합이 악전고투할 뿐 협동조합의 전통이 말라붙어버린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사회적 경제가 발달한 국가나 지역에서는 사회적 경제에서 새로운 혁신적 변화를 이루어내고 있다. 사회적 경제와 협동조합이 사회서비스 분야의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성공적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우선 사회서비스협동조합 외부의 법 제도 개선 과제로, 정부는 사회적 경제가 주류가 되어 관련 부처의 정책에 사회적 경제 분야를 결합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각종 복지제도와 사회적 경제가 결합함으로써 복지의 최종 전달이 지역공동체에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회서비스협동조합 내부의 과제로 사회적 경제 주체 하나하나가 ‘생물’같이 살아 있어야 하고, 다양한 사회적 경제 주체가 만들어져 상호작용과 상호 협력을 통해 더 높은 수준의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창발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협동조합 운동은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전개되었으며, 공동체 자본주의는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성서적·시대적 대안으로 경제정의를 지향하고 있다. 협동운동은 왜곡된 자본주의로 인해 피폐화된 현대인들에게 협동을 통한 민주적 공동체를 제공한다. 이러한 협동조합에 성서적인 의미를 부여하자면, 창조질서의 회복과 생명가치의 보존, 초대교회 공동체의 나눔과 섬김의 실천, 온전한 인간회복을 이뤄가는 희년사상 등을 들 수 있다.
자본이 아니라 사람 중심으로 운영되는 협동조합은 경쟁적인 인간관계를 극복하고 상호존중과 공존을 도모하는 데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고, 공동체성이 붕괴되고 있는 이때 새로운 공동체적 마을을 만들어 나가는 일이 될 것이다. 사회가 이러한 지향점을 갖고 변화를 모색할 때 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협동운동이 가야할 목표와 사회적 가치를 분명히 하도록 하며, 이러한 운동이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를 내리도록 돌보아야 할 책임이 있다. 그것은 협동조합이 사회적 약자와의 연대와 돌봄이라는 기독교의 본질적인 가치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2021년 6월 18일에 창립된 ‘희년상생사회적경제네트워크’는 사회적 경제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사회운동으로, 한국 사회에 희년상생의 정신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풀뿌리 민주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주(註)
1 “협동을 통한 평등한 사회, 꿈같은 세상은 가능하다”, 「오마이뉴스」, 2010년 8월 5일에서 재인용.


임종한|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이다. 환경의학 전문가로 활동하며 환경독성보건학회 회장, 직업환경의학외래협의회(KOEC) 회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 『아이 몸에 독이 쌓이고 있다』, 『참 좋은 의료공동체를 소개합니다』 등이 있다.

 
 
 

2021년 9월호(통권 7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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