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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2021년 9월호)

 

  1990년대 이후 우리나라 지역사회복지의 전개
  

본문

 

사회복지학에서 지역사회복지의 개념은 대체로 ‘지역 주민의 복지를 위한 사회복지의 한 영역’ 또는 ‘사회복지실천의 한 방법’으로 정리되었는데,1 오늘날은 앞의 개념에 중점을 두고, 뒤의 개념은 사회복지실천 방법과 기술 쪽에서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서 기억해야 할 것은 지역사회복지가 지역사회개발에서 시작했다는 점과, 나아가 지역사회를 규정하는 범주에 따라 지역사회복지의 개념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즉 지역사회개발이 지역사회의 교통이나 주거환경 같은 외적이고 물질적인 발전에 치중했다면, 지역사회복지는 지방정부의 사회복지계획에 따른 주민의 복지 향상에 중점을 둔다. 한편 지역사회의 규모를 지방정부가 관할하는 범위가 아니라 동네나 마을 정도로 본다면, 지역사회복지는 주민의 생활에 직접 관여하여 이들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1990년대 이후 지역사회복지의 전개 과정을 살펴보면, 주민의 일상을 주시하며 매우 포괄적으로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교회의 참여가 적지 않았다. 이 글에서는 1990년대 이후에 이루어진 주요 지역사회복지사업을 살펴보고, 그 전개 과정의 함의와 이에 따른 교회의 역할을 정리하고자 한다.

저소득층을 위한 생활보호사업과 사회복지관 운영

1990년대 초반에 실시한 주요 지역사회복지사업으로는 저소득층을 위한 생활보호사업과 사회복지관 운영이다. 예컨대 서울에서는 시민과 함께하는 행정, 주택 공급 사업과 복지시설 확충, 주거환경 개선과 문화활동 지원 등이 전개되었다. 실제로 1990년대 초부터는 저소득층 밀집지역에 생활편익시설이 공급되었고, 과거와 달리 낙후된 지역을 전면 철거하지 않고 주민이 거주하면서 주택을 개량하는 현지개량방식도 실시되었으며, 재개발이 진행될 경우 세입자에게는 영구임대아파트 입주권을 제공하였다2. 이와 같은 사업을 통해 지역사회복지는 환경사업에서 주거복지로 이행하게 되었다. 이는 6·29선언 이후의 민주화 덕택에 가능했다.
저소득층을 위한 사회복지관 운영도 활발해졌다. 1972년에 제정된 「주택건설촉진법」(현행 「주택법」)이 1987년에 개정되면서 영구임대아파트 단지에 복리시설로 사회복지관이 들어서는 계기가 마련되었고, 1990년 서울 도봉구(현재 강북구)에 번동3단지종합사회복지관이 처음 문을 열었다. 당시 영구임대아파트의 사회복지관은 단지 내 주민의 복지 증진에 중점을 두었고, 단지 이외 지역에 있는 사회복지관과 함께 5대 사업(가족복지사업, 지역사회보호사업, 지역사회조직사업, 교육·문화사업, 자활사업)에 주력했다.

가정봉사원파견사업과 자원봉사센터 운영

가정봉사원파견사업은 1989년에 개정된 「노인복지법」에 따라 1990년부터 일상이 곤란한 노인 가정에 봉사원을 파견하여 편의를 제공하며 지역사회 안에서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으로, 재가노인복지기관, 노인종합복지관, 재가복지봉사센터가 맡아 실시하였다.3 1989년에 서울 관악구의 남부노인종합복지관(현재 관악노인종합복지관)과 용산구의 중부노인종합복지관(1992년에 북부노인종합복지관으로 이전 개관, 2003년에 노원노인종합복지관으로 개칭)이 지역사회의 무의탁노인을 위해 이 사업을 실시하였다. 이 사업은 1992년부터 전국의 사회복지관, 노인복지단체, 장애인복지관, 시·도의 사회복지협의회에 설치된 재가복지봉사센터를 통해 다양한 재가복지사업으로 확대되었다. 이는 지역사회보호의 대표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지역사회복지가 노인복지나 장애인복지와도 밀접히 관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지방자치단체(시·군·구)에서는 자원봉사센터를 운영함으로써 지역사회복지의 부흥을 촉진하였다. 그리고 1990년대를 전후로 자원봉사활동 활성화를 위해 여성특별위원회(1992), 보건복지부(1994), 행정자치부(1996), 문화관광부(1996), 법무부(1996)등 5개 부처가 자원봉사센터를 설치·운영하였다.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는 처음으로 1996년에 서울 송파구자원봉사센터가 설립되었고, 광역지방자치단체에서는 2003년부터 자원봉사센터가 운영되었다. 물론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에서는 이보다 훨씬 앞서 자원봉사센터를 운영하였다.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는 1985년에 사회복지의 자원정보를 안내하는 사회봉사안내소(복지전화)로 시작하여 1991년에 지역복지봉사센터로 바꾸었고, 1994년과 2001년에 각기 자원봉사정보안내센터와 사회복지정보센터로 확대·전환하였다. 최근에는 지역사회자원봉사센터가 촘촘히 설치됨으로써 지역사회복지 차원에서 자원봉사센터의 운영에 한층 더 관심을 두게 되었다. 특히 자원봉사활동은 지역사회의 공동체성을 강화·매개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예컨대 각 지역사회자원봉사센터가 주말농장을 운영하여 봉사자들이 가꾼 농산물을 저소득층이나 독거노인에게 나누고, 명절에 저소득층을 위한 나눔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자활과 노숙인 지원

1990년대 초반부터 도시빈민이 거주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일부 종교단체가 앞장서 자활 관련 활동을 해오다가 1996년 시범으로 5개 자활지원센터가 문을 열었다. 2000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시행으로 자활후견기관이 운영되었으며, 2007년에는 자활센터로 바뀌었다. 초기에는 간병인사업, 집수리사업, 폐자원 재활용사업, 청소사업, 음식물쓰레기 수거·재활용사업 같은 표준화사업을 실시하였다. 특히 서울의 관악자활지원센터의 경우 오랫동안 빈민운동 차원에서 운영해온 탁아소나 공부방이 정부의 사회복지사업으로 인정받지 못했으나 1990년대에 들어와 정부가 이를 지원함으로써 지역사회복지의 주체가 되는 변화를 가져왔다.
아울러 노숙인을 지원하는 체계가 설립되었다. 특히 대도시에 노숙인이 증가하면서 이들을 지원하는 사업이 대두하였는데, 1997년에 닥친 금융위기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어 노숙인을 위한 ‘희망의집’을 운영하고, 노숙인 보호와 자활을 위해 ‘노숙인 다시 서기’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노숙인을 상대로 거리에서 현장상담을 실시하며 이들의 자활을 꾀하였다.4 아울러 다양한 통로로 노숙인이 자활할 수 있는 길을 모색했는데, 노숙인을 고용하여 택배사업 등을 실시하는 사회적기업이 지방정부의 지원을 받아 설립·운영되기도 했다. 2010년부터는 노숙인 실태를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한편 2012년에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노숙인의 주거지원, 급식지원, 의료지원, 고육지원, 응급조치를 규정했다. 이는 부랑인보호사업이 진일보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오랜 기간 종교기관의 활동가들이 참여해온 결실이라고 하겠다. 지방에는 노숙인시설협회가 설립되어 활동하고 있으며, 여기에 지방정부를 비롯해 풀뿌리 시민단체, 자생 봉사조직, 종교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의 등장

2004년에 개정된 「아동복지법」을 통해 지역아동센터가 법제화되었는데, 이는 꽤나 긴 시간에 걸쳐 이루어진 것이다. 6·25 전쟁을 치르며 생겨난 전쟁고아를 돌보는 문제에서 시작하여 훗날 도시빈민운동의 하나였던 무료공부방의 역사로 이어진다. 그러나 공부방을 이용하던 아이들이 1997년 금융위기를 거치며 가정에서 필요한 돌봄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사회문제로 확대되었고, 공부방이 지역아동센터로 바뀌게 된다.
지역아동센터의 역사는 1986년에 창립된 부스러기선교회가 1988년부터 탁아소와 공부방을 지원하면서 시작되었다. 부스러기선교회는 2001년에 이름을 ‘부스러기사랑나눔회’로 바꾸고, 2002년에 서대문지역아동센터 ‘옹달샘’을 열었다. 이 센터는 2003년에 「아동복지법」이 개정되면서 지역아동센터 신설 제1호가 되었다. 그러니까 법에서 규정하기 전에 민간이 앞서 지역아동센터를 시작한 것이다. 법제화 당시인 2004년에 895개소였던 지역아동센터는 2016년 기준 4,107개소로 증가하였다.5 기관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지역아동센터의 활동은 빈곤 아동만이 아니라 전체 아동을 대상으로 하며, 아이들과 가정의 여러 문제에 개입하여 아이들의 건강한 발달을 위해 보호, 교육, 문화생활, 정서 지원,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 같은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6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과 희망복지지원단 운영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은 2007년부터 시행된 지역사회서비스혁신사업이 2008년에 변경된 것이다. 지역과 가구별로 차별된 사회서비스를 지향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서비스 시장 형성과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며, 사회투자 성격의 사업을 집중 지원하여 사회경제의 자립 기반을 확충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7 대상자에게 바우처(이용권)를 주어 사용케 하는 사회서비스의 주요 사업으로는 영유아발달지원, 노인맞춤형 운동처방, 장애인·노인을 위한 돌봄여행 등이 있다. 특히 이 사업은 사회복지서비스가 사회서비스로 바뀌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한편 보건복지부가 2001년에 사회복지 전달체계의 개선책으로 사회복지담당 공무원의 확충 방안과 함께 각 시군구 내 지역사회복지의 컨트롤타워로서 희망복지지원단 운영방안을 제시하였고, 이때 지역사회단위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위한 체계 구축을 강조하였다. 희망복지지원단은 시군구에 설치되어 통합사례관리를 실시함은 물론 지역사회 내 자원을 확보하고, 방문형 서비스 등을 총괄 관리함으로써 통합서비스를 읍면동 단위에서 제공하고 있다. 이 지원단 운영은 2010년에 사회복지통합관리망 개통과 함께 복지정보시스템 기반이 구축되면서 본격화되었는데, 지방별로 운영 규모가 다르다. 이 같은 전달체계의 변화는 사회(복지)서비스가 ‘안마당’까지 오게 하는 기반이 되었고, 이는 사회복지의 큰 변화라고 하겠다.

「사회적기업육성법」과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2007년과 2012년에 각각 「사회적기업육성법」과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되어 지역사회복지사업이 확충될 뿐만 아니라 기존 사회복지의 영역을 넘어서는 상황이 되었는데, 이는 사회경제의 기반을 이룬 것이다.
먼저 「사회적기업육성법」은 고용 관련하여 사회적기업을 지원하여 충분하게 공급되지 못하고 있는 사회서비스를 확충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목적을 두어 제정되었다. 이 법에서는 사회적기업을 ‘취약 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여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판매 같은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으로 정의한다. 또한 이 법은 취약 계층을 ‘자신에게 필요한 사회서비스를 시장가격으로 구매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계층’으로 정의하고, 이들에게 제공할 사회서비스는 교육·보건·사회복지·환경과 문화 분야의 서비스라고 규정하였으며, 연계기업은 특정한 사회적기업을 위한 재정지원이나 경영자문 같은 다양한 지원을 행하는 기업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협동조합기본법」은 자주적·자립적·자치적 협동조합 활동을 촉진하고, 사회통합과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목적을 두어 제정되었다. 이 법에서 말하는 협동조합은 재화나 용역의 구매·생산·판매·제공 따위를 협동으로 영위함으로써 조합원의 권익을 향상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하려는 사업조직을 일컫는다. 사회적협동조합은 협동조합 중 지역 주민들의 권익과 복리 증진에 관련된 사업을 수행하거나 취약 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며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협동조합을 말한다.

마을공동체 사업

마을만들기 같은 마을공동체 사업은 예전부터 전국에서 산발적으로 진행되었으며,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서울시는 2012년에 본격적으로 1기(2012-16년) 마을공동체 사업을 시작하였는데 이는 「서울특별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 등에 관한 조례」에 근거한 것이다. 2013년부터 재정과 조직을 대대적으로 투자하여 매우 다양한 마을만들기 사업을 펼쳤고, 이와 같은 사업이 씨앗이 되어 지역사회복지의 분화를 꾀하고 있다. 마을만들기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는지의 여부는 확인할 수 없으나, 결국 공공 영역의 읍면동 단위의 복지까지 발전해오는 데 기틀을 마련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이 사업의 특성 몇 가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마을만들기는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마을의 쟁점에 대해 계획을 세우고 정부에 제안하여 관련 시민조직과 전문가가 함께 풀어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마을공동체의 활성화는 공무원 조직이 아닌 민간이 주도하고, 법인이나 비영리 민간단체뿐만 아니라 주민 3-5인이면 누구나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여 다양한 주민의 등장을 이끌어내는 데 핵심원칙을 두었다.
둘째, 마을만들기는 모든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즉 특정 지역사회나 주민에 한정하지 않음은 물론, 이들의 형편을 따지지 않고 모든 지역사회와 주민이 참여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어 사회복지 차원에서 본다면 여러 영역을 융합한 보편화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예컨대 경제공동체로서 마을기업 육성사업, 문화공동체인 예술창작소, 주거공동체인 안전마을, 돌봄공동체라 할 수 있는 공동육아 등이 운영되고 있다.
셋째, 마을만들기는 다양한 층위와 유형으로 진행된다. 시군구·읍면동·리통반 단위에서의 각종 활동, 친목도모형이나 소일거리형 같은 유형이 있다. 지역사회 전반에 걸쳐 다양한 성격과 규모의 개인, 조직, 단체가 광범위하게 참여함으로써 명실상부한 마을만들기의 면모를 자랑하고 있다. 실제로 한 아파트 단지의 주부모임에서는 마을공동체종합지원단의 공모사업을 통해 단지 내 유휴공간에 북카페를 만들어 아동과 주부의 독서는 물론 종이접기, 영화감상, 인형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사회서비스원의 등장과 지역사회 통합돌봄

사회서비스원은 2019년에 4개 시도(서울, 경기, 대구, 경남)에서 시범사업으로 개원하여 보육과 돌봄 등의 사회서비스를 시작했고, 2022년까지 17개 광역자치단체에 설립된다. 이들은 재가센터와 주간보호센터,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민간기관에 교육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재가센터에서는 방문요양이나 장애인활동지원 등의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사회서비스원은 보건복지부의 관할 아래 각 시·도의 재단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시·도 지방정부가 얼마나 재원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차별적으로 운영될 것이고 이는 시장이나 도지사의 성향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다. 한편 사회서비스원의 설치를 비판하는 쪽도 있다. 이들은 기존 민간 기관과의 관계가 부정적으로 변할 것과, 나아가 광역지방별 재정이 한계에 도달할 것을 근거로 들고 있다.
지역사회 통합돌봄(community care)은 사회(복지)서비스의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지역사회복지의 중요한 영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2019년에 보건복지부가 공모하여 16개 시군에서 3년간 선도사업으로 시작되었다. 외국에서는 스웨덴이 1950년대에 재가돌봄서비스를 실시하고, 영국은 1990년에 「커뮤니티케어법」을 제정했으며, 일본은 2001년에 지역포괄시스템을 도입해 지역사회 중심의 서비스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다. 멀게는 1980년대 후반에 시작한 재가복지사업을 들 수 있고, 가깝게는 2000년대 초반에 성행하던 동네복지를 꼽을 수 있다. 예컨대 서울시복지재단이 지원하여 2015년부터 시작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운영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다. 이 센터들은 ‘어르신 방문간호사’, ‘마을사업 전문가’, ‘우리아이 방문간호사’를 활용하여 가정을 방문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그래서 일선에서는 지금 시행하려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지금까지 해온 것과 무엇이 다른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지역사회 통합돌봄에 관심을 두는 것은 이 사업이 시험으로 끝나지 않고 전국으로 전면 실시될 것이라는 흐름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주민이 살던 곳에서 개인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누리고 지역사회와 어울려 살아갈 수 있게 주거, 보건·의료, 요양, 돌봄, 독립생활 지원이 통합적으로 확보되는 지역 주도형 사회서비스 정책”으로 정의함으로써 새로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정신장애인에게 주거는 “주거가 약만큼 좋더라.”라고 할 정도로 중요한 영역으로 등장하고 있다.8 「지역사회 통합돌봄 기본법」이 국회에 상정된 상황에서 앞으로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우리나라 사회복지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예상한다.

지역사회복지 전개가 지닌 의미와 교회의 역할

앞에 살펴본 것처럼 지역사회복지는 사회복지제도에 큰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이 같은 지역사회복지 전개에서 엿볼 수 있는 의미와 여기에서 교회가 감당할 수 있는 역할을 살펴보자.
첫째, 지역사회복지는 민주적인 정치하에서 발전했다. 다시 말해, 독재정치하에서는 지역사회개발이 지역사회복지로 발전하리라 기대할 수 없었으며, 지역사회복지는 개인의 권리를 인정한 민주정치에서 가능했던 것이다. 실제로 도시빈민운동에서 보듯, 이러한 환경 조성에 교회가 단독 혹은 연합으로 기여하였다.
둘째, 지역사회복지의 개별 사업은 민간이 먼저 선보이거나 중앙정부의 시범사업을 통해 전국으로 확장되었고, 이후 제도화로 자리를 잡았다. 이는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라고 하듯, 개별 사업을 정부가 새롭게 시행했다기보다는 시행착오를 거쳐 꾸준히 변화하여 오늘에 이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민간이 앞장섰는데, 그때마다 교회가 힘이 되었다.
셋째, 지역사회복지 관련 법이나 조례가 제정되면서 지역사회복지사업이 안정되고 더욱 부흥하였다. 예컨대 자활사업 참여자처럼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협력하고, 나아가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중점을 둠으로써 취약 계층의 복지 증진과 동시에 이들이 맞게 될 최악의 상황을 예방하고 있다. 여기에 교회가 관여했음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넷째, 지역별 지역사회복지사업의 특성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사회복지의 분권화에 의한 것인데, 그 기반은 지방자치제도라고 하겠다. 서울시는 2003년에 서울형 사회복지사업을 시행하면서 2010년을 서울형 복지 정착의 원년으로 삼았다. 이는 국가복지 중심에서 지역사회복지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결국 지역사회복지가 ‘내 집 마당’까지 들어온 처지에서 ‘교회 마당’을 놀릴 수 없을 터이다. 특히 복지사각지대는 완전히 해결될 수 없고, 이는 영성 차원에서 풀어야 할 문제라고 본다. 교회가 시범을 보여주어야 한다.

주(註)
1 김영모 편, 『지역사회복지론』(한국복지정책연구소 출판부, 1985), 3.
2 서울시정개발연구원·서울시립대학교 서울학연구소, 『서울 20세기 생활·문화변천사』(서울시정개발연구원, 2001), 194-195.
3 최성재, “치매노인을 위한 지역사회 중심 복지 서비스”, 「동광」 92권: 11.
4 한국복지연구원, 『한국사회복지연감 2000』(유풍출판사, 2000), 288.
5 부스러기사랑나눔회 홈페이지(www.busrugy.or.kr)를 참고함.
6 주영선·정익중·안은미·박지혜, “지역아동센터 교사 소진이 아동의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 교사의 직무만족도와 교사-아동 관계의 매개효과를 중심으로”, 「한국사회복지학」 72권 1호(2020): 118.
7 사회투자는 복지의 초점을 보육과 교육, 직업훈련 따위에 두어 노동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실업자의 직업알선, 직업교육 같은 인적 자본에 투자함을 뜻한다. 사회경제는 경제적 이익과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경제 활동으로 자본주의가 발전하며 나타난 경제적 불평등 같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는데, 필자는 이것이 사회복지가 추구하는 가치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8 전주시,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 기본계획서(노인분야)』(전주시, 2019).


최옥채|숭실대학교 사회사업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과정을 졸업하고, 호주 퀸슬랜드대와 뉴사우스웨일즈대 사회사업학과에서 각기 디플로마와 박사 과정을 마쳤다. 전북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 사회복지 사회사』 저술에 집중하고 있다.

 
 
 

2021년 9월호(통권 7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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