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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2021년 8월호)

 

  기후위기와 교회의 시급한 과제
  

본문

 

지난 3월에 큰아이가 입대했다. 큰아이는 없지만, 큰아이의 방 벽에는 그 아이가 붙여 놓은 사진과 그림, 글이 그대로 남아 있다. 그중에 내 시선을 사로잡은 강렬한 글귀가 있었다.
“기후위기, 불평등, 가부장제 없는 세상, 어서 오라!”
“폭염, 태풍, 홍수, 산불, 전염병이 우리의 뉴노멀? 우리는 살고 싶다. 정부, 국회, 기업은 우물쭈물하지 말고 당장 움직여라!”
혹자는 이 구호를 보고 이 시대의 화두라고 할지 모르지만, 내게는 이 글귀가 큰아이의 비명처럼 들렸다. 기후위기는 큰아이가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할 십자가이지 않을까? 우리 세대에는 이 문제가 걱정에서 그쳤지만, 아이들 세대에게는 절박한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살지 않으면 기후 재앙을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게 될지도 모른다.

위기의 지구와 인간의 탐욕

‘기후변화의 할아버지’ 제임스 핸슨,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기후학자 스티븐 슈나이더, 『가이아의 복수』 저자인 제임스 러브록 등 기후위기를 연구한 학자들은 모두 임박한 지구재앙을 경고하고 있다. 이는 전혀 과장된 것이 아니다. 『2050 거주불능 지구』라는 책은 인류가 자연재해로 인한 대량 학살의 위협에 놓여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살인적인 폭염, 빈곤과 굶주림, 해수면 상승으로 땅을 집어삼키는 바다, 치솟는 산불, 재난이 된 날씨, 죽음의 바다, 질병의 전파, 기후분쟁, 시스템의 붕괴를 통해 그 위협이 현실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실제적인 문제이다.
인류는 개발과 벌목으로 숲을 사막으로 바꾸었고, 도시와 도로를 건설하여 농경지를 줄였다. 이런 상황에서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속출하며 곡물 생산량은 더욱 줄어들고 있다. 인류의 지나친 육식은 상당량의 곡물을 가축의 먹이로 소비하며 식량 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
생물종의 다양성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2007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IPCC(국제기후간 조정위원회)의 4, 5차 보고서에 의하면 지구상에서 하루에 150-200종의 동식물이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IPCC는 지난 30년 동안 기후변화 예측치와 실제 변화를 비교해 본 결과 대부분이 일치했다고 발표했다. 마크 라이너스는 『6도의 악몽』에서 이미 생물의 대멸종이 시작되었음을 경고했다. 지구 온도가 1℃ 상승하면 10%, 2도 상승하면 20-30%, 3도 이상 상승하면 40-70%의 생물이 멸종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2100년엔 지구의 온도가 최고 6.4℃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생물의 80% 이상이 멸종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자연스러운 멸종 속도의 1,000배나 빠른 속도로, 사실상 지구 종말의 시작이다.
지구 온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였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속적으로 올라 410ppm을 넘었다. 지난 100년 동안 온도가 가장 높았던 해는 모두 1990년 이후이다. 지구는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다.
올라간 기온은 지구의 기후를 바꾸고 있다. 과학자들은 최근 늘어나고 있는 초대형 산불의 원인으로 기후위기를 지목한다. 2020년 미국 서부지역의 산불은 남한 면적의 16%에 달하는 면적을 불태웠고, 2019년 9월에 시작된 호주의 산불은 6개월 동안 대한민국 영토보다 더 넓은 면적의 숲을 불태웠다. 호주의 산불은 숲에 기대어 살고 있는 야생동물 20억 마리를 죽였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는데도 꺾이지 않는 코로나19 팬데믹의 기세 역시 기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 25년 동안 30여 종의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하였는데 그 종류는 점점 많아지고 등장 빈도는 잦아지고 있다. 학자들은 서식지 파괴로 인한 생물종의 대규모 이동이 지금까지 만나지 못했던 생물종 간의 접촉을 만들었다며, 이것이 신종 바이러스가 자주 출현하는 원인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과 공생관계에 있다. 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나서 자연이 주는 먹을거리를 먹고 자연 안에서 살다가 죽어 자연으로 돌아간다. 인간은 자연을 떠나서는 한 순간도 살 수 없는 존재이다. 그런데 인간은 자연을 이용의 대상, 즉 자원으로만 여겼고, 풍요로운 삶을 위해 자연을 지속적으로 훼손하고 파괴하였다.
영적인 존재이며 정신적인 존재인 인간은 물질만을 지나치게 추구하는 삶으로 인해 거룩함을 상실하였다. 더불어 살아가는 고귀한 삶이 아니라 천박한 삶으로 전락한 것이다. 지나친 물질의 소비는 자원의 고갈을 가져왔고, 결국 자연을 황폐하게 만들었다. 물질의 소유가 곧 행복이라는 잘못된 가치관은 풍요를 추구하는 삶과 그에 따른 지나친 소비를 부추겼고, 경제적인 성장이 곧 인류와 국가의 진보라고 믿은 성장주의는 자연을 파괴하였다. 결국 풍요롭고 편리하게 살고자 하는 인간의 탐욕이 환경을 파괴한 것이다. 만물의 영장으로 살아가야 할 인간은 지구 생태계의 암적인 존재가 되고 말았다.

생태신학의 관점에서 본 지구위기의 원인

한편 신학계에서는 기후변화와 생태문제에 대하여 토마스 베리, 로즈마리 류터, 레오나르도 보프, 매튜 폭스, 프란츠 알트, 샐리 맥페이그 등이 선도적인 역할을 하였다. 특히 생태신학자 토마스 베리는 인간과 자연과의 올바른 관계를 설정해줄 생명적 우주론의 결핍이 지구 위기의 원인이라고 보았다. 과학과 기술의 오용과 남용 혹은 과소비하는 인간의 탐욕에서 지구 생태계 파괴의 직접적 이유를 찾을 수도 있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자연을 도구화해온 서구 문명과 과학기술, 공생적 친밀성을 상실한 인간과 자연을 문제시한 것이다. 특히 토마스 베리는 현재의 멸종 규모와 속도로 보아 인류는 신생대의 마지막 단계를 살고 있기 때문에 ‘생태대’(Ecozoic)라는 역사적 비전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새로운 우주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생태신학자 로이드 기링 박사는 자연에서 신성을 벗겨낸 것은 가장 큰 범죄행위로, 피안의 세계로 던져버린 신성을 다시 가져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경파괴는 단순히 환경이 부서져 재앙으로 되돌아오는 현상만이 아니다. 인류의 불행은 환경에 부여된 하나님의 은총과 신비, 하나님조차도 경탄하신 자연의 영감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자연 속에는 영적·정신적·심미적 가치, 신성함이 무궁무진하다.
기독교 전통에는 창조신앙과 구속신앙이 있지만, 한국교회는 유달리 구속신앙만을 강조하고 창조신앙을 축소해왔다. 모든 만물은 하나님이 지으셨고, 만물 속에 하나님의 은총이 가득하다고 믿는 것이 곧 창조신앙이다. 창조신앙의 관점에서 생명의 토대가 되는 자연세계는 하나님의 섭리인 창조질서에 의해 운행되고 있으며, 생명은 하나님의 것으로 신비하며 존엄하고, 따라서 어떤 생명도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 생명체를 함부로 대하는 것은 창조주 하나님을 함부로 대하는 것이니 불신앙이다. 이러한 창조신앙의 부재 역시 생태문제의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교회의 생태운동

세계 교회가 생태계 문제를 신앙적 관심과 신학적 사유의 대상으로 삼게 된 시기는 1960년대였다. 그리고 창조신앙을 공식적인 신학적 과제로 삼게 된 것은 1975년 나이로비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WCC) 제5차 총회에서였다. 1983년 밴쿠버에서 열린 제6차 총회에서는 ‘예수 그리스도, 세상의 생명’이라는 주제 아래 ‘창조질서의 보전’이라는 실천적 과제가 정해졌고, 1990년에는 우리나라 서울에서 WCC의 ‘정의, 평화와 창조질서의 보전’(Justice, Peace, Integrity of Creation, JPIC) 세계대회가 개최되었다. 그리고 1994년에는 진보와 평등성이라는 지구적 가치에다 ‘삶의 질’, 또는 ‘지속가능성’이라는 가치를 접목한 ‘생명신학’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이러한 세계 교회들의 움직임은 생태적 관심을 신학적 주제로 다루게 하여 기독교 환경운동을 구체화하는 실천적 배경이 되었다.
한국 기독교 내의 환경운동은 크리스챤아카데미와 YMCA가 1970년대에 근대화에 따른 환경파괴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되었다. 환경문제가 사회적으로 고개를 들기 시작한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는 기장여신도회전국연합회 등을 중심으로 교회 여성들의 관심과 실천이 서서히 싹을 틔웠다. 그리고 1982년 들어서 비록 사회단체의 형태를 띠기는 했지만 환경운동을 부문운동이 아닌 전체운동으로 펼치게 될 ‘한국공해문제연구소’(현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설립되면서 본격화되었다. 초창기 연구소는 반정부활동이라는 오해를 받으면서까지 공해문제를 폭로하고 그에 대한 대응책들을 마련해갔다. ‘온산공해병’과 ‘소각장 건설의 문제점’,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밝혀내고 공론화시킴으로써 사회 전반에 공해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것을 대표적 업적으로 꼽을 수 있다.
1984년 세계환경의 날(6월 5일)을 기념하면서 6월 첫 주일을 ‘환경주일’로 정하여 지키기로 결의하면서 기독교 환경운동은 교회연합운동으로 확장되었다. 리우회의 이후 환경문제가 전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던 1992년 이후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각 교단에서는 환경위원회를 구성하고 환경주일 공동예배자료집을 발간하여 보급하였다. 이것은 기독교 환경운동을 대중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고 교회의 관심을 끌어내어 교회환경운동의 지평을 열었다. 특히 생명밥상 빈그릇 운동, 초록가게운동, 녹색교회 운동으로 인해 지역별로 기독교환경운동단체가 생겨났다. 태백광산지역환경연구소, 함양기독교환경운동연대, 광주전남기독교 환경운동연대, 전북생명평화기독인연대, 인천생명평화기독연대가 그것이다.
2010년 한국교회는 〈생명과 평화를 위한 2010년 한국 그리스도인 선언〉을 발표하였다. 자본주의적 세계관으로 250년 이상을 달려온 인류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게 되었다. 이에 한국교회는 모든 생명이 평화롭게 숨을 쉬며 사는 세상을 열망하며 이 선언을 발표하였다. 정치, 사회, 기업이 생명평화적 세계관으로 전환해야 산다는 제안을 담은 선언이다. 그리고 이번 2021년 기후비상행동의 일환으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한국교회 탄소중립 선언〉을 발표하였다. 이 모든 선언의 배후에 성령의 역사가 있었다.

한국교회의 탄소중립 선언

지난해 11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총회를 통해 2030 기후비상행동을 결의하였다. 향후 10년 동안 한국교회가 기후위기에 비상하게 대응하겠다는 결의였다. 그리고 지난 5월 20일에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한국교회 탄소중립선언〉을 발표하였다. 소중한 결단을 담은 시의적절한 선언이었다. 이 선언에서 한국교회는 한국 시민사회의 일원으로 기후위기 극복에 가장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정부, 국회, 기업인들에게 다음과 같이 요구하였다.

첫째, 정부와 국회는 2050년 탄소중립 선언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을 조속히 수립하고 온실가스 감축에 필요한 법적, 도적 기반을 조속히 마련하라.
둘째, 정부는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생명을 살리는 새로운 경제체제를 심도 있게 논의 제시하라.
셋째, 기업은 기후위기 대응책을 마련하고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생산 유통 시스템을 만드는 일에 앞장서라.


아울러 한국교회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행동을 위해 다음과 같이 약속하였다.

첫째, 우리는 그리스도인들의 기후위기 인식 개선을 위해 각 교단과 지역 교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교육 프로그램과 기후위기 비상행동 플랫폼 사업을 시행한다.
둘째, 우리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생태목회 매뉴얼을 개발하여 그리스도인들이 교회생활과 일상생활, 사회조직 속에서 탄소 저감 운동에 동참할 수 있는 실용적인 방안들을 제시한다.
셋째, 우리는 세계교회와 함께 정의, 평화, 창조의 보전(JPIC)이라는 에큐메니컬 신앙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면서 기후위기에 대응할 연구자, 신학자, 기독시민운동그룹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넷째, 우리는 창조질서를 회복하고 보전하는 일이 하나님께서 명하신 중요한 선교적 과제임을 인식하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기구 설립을 추진한다.
다섯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기후위기 비상행동을 위해 출범한 ‘기후위기 기독교신학포럼’과 ‘생태정의아카데미’와 연대하여 국내 기독교대학교 및 신학대학교에서 기후위기시대를 이끌어 갈 다음 세대 양성을 위해 헌신한다.


한국교회는 이 선언문을 통해 하나님이 우주를 창조하셨고, 창조질서를 통해 만물을 유지·보전하시며, 창조의 꽃인 인간으로 하여금 창조세계를 잘 보전하는 사명을 주셨고, 이 사명은 교회의 가장 위대한 과업임을 고백하였다. 아울러 한국교회는 창조세계 보전 책임을 방기하고 지구위기를 조장한 책임을 통감하며 참회하였다. 이번 선언으로 한국교회는 기후위기를 시대적 핵심 과제로 삼고 지구위기 극복을 위한 행동에 동참하겠다는 결의를 사회적으로 선포하였다. 이 선언이 한국교회의 체질을 바꾸고 한국사회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길 기대해 본다.

녹색을 꿈꾸는 한국교회

이러한 선언이 선언으로 그치지 않고 실천적인 변화로 이어지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먼저 교회의 의식을 변화시켜야 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경제논리가 생명논리를 압사시키고 있다. 분명코 교회가 추구해야 할 길은 생명의 길이다. 기독교인들의 선택 기준도 생명이다. 어떤 일을 함에 있어 돈이 되느냐를 따지는 것은 세상의 논리이고, 생명이 사느냐를 따지는 것은 기독교의 논리이다.
생명을 살리고 평화를 만드는 일은 예수의 핵심 사역이었다. 교회의 존재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몸인 교회에 하나님 나라 실현을 위임하셨다. 생명이 무참히 죽임당하는 곳에 교회는 있어야 하며 성심으로 생명을 지켜야 한다. 생명을 부둥켜안고 생명을 보호하고 살리는 역할을 교회가 감당해야 한다.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며 명령이다.
한국교회는 생명과 평화의 나라 실현에 동참해야 한다. 예수가 자신의 전부를 걸고 세우려고 했던 나라다. 생명들이 제 숨을 평화롭게 쉬는 세상이다. 생명을 살리고 평화로운 사회를 세우는 일이 교회의 존재 이유다.
동산을 잘 돌보는 환경선교는 최초의 사명이다. 이 시대에 교회가 할 수 있는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다. 환경선교는 본질적으로 교회의 책무다.
이와 함께, 앞에 언급한 토마스 베리가 말한 생태적 우주론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인류는 대립과 갈등에서 벗어나 생태적 우주론으로 전환해야 이 파국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한국교회는 생명파괴에 대해 응답해야 한다. 그 응답은 생태적 전환이 될 것이다. 『2050 거주불능 지구』는 기후위기의 대안으로 화석연료를 저탄소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것, 기후오염물질을 신속히 감축할 것, 생태계를 보호하고 복원할 것, 육식을 감축하고 채식을 확대할 것, 탄소 없는 경제를 실현할 것, 사회경제적 정의와 인구 안정화를 꼽았다. 한국교회가 이런 과제를 위해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교회로 전환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는 기후비상행동 대책기구를 결성해야 한다. 기후 위기는 이념의 문제도, 정치 진영의 문제도, 진보와 보수의 문제도 아니다. 온 교회가 나서서 기후비상행동을 결행하고 교회와 신앙적 차원에서 기후위기를 극복할 길을 모색해야 한다.
교회 차원에서는 녹색교회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녹색교회는 생태적인 교회 운영을 추구한다. 교회 건축 관리를 생태적으로 하고, 태양광 발전기나 풍력 발전기 등 교회에서 대체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에너지 자급률을 높인다. 불필요한 행사를 줄이거나 간소화하며, 교회 안에 환경부를 두어 모든 교회사역을 환경선교와 연계시킨다. 몽골 사막화 방지를 위한 은총의 숲 조성에 참여하는 교회도 있다.
녹색교회는 생태적인 사역과 교육에 힘쓴다. 신음하는 피조세계를 위해 기도하고, 창조질서 보전을 위해 설교하고, 창조영성을 믿고 창조질서 보전 명령이 최초의 사명임을 교육한다. 녹색교회는 환경 현안에 동참하고 창조질서를 파괴하는 것에는 반대하는 교회이다.
또한 녹색교회는 환경을 위한 작은 실천에 동참한다. 자원 재활용에 참여하고, 생협을 통해 유기농산물로 간소하게 밥상을 차린다. 강대상의 꽃꽂이 대신 화분을 놓고, 초록가게를 운영하여 자원을 재사용·재이용한다. 차 없는 주일을 지키고, 대중교통 이용을 생활화한다. 교회 주보나 자료집을 재생용지로 만드는 것은 당연하다.
신학대학은 환경선교와 생태목회 과목을 신설하고 목회자와 평신도 지도자 교육과정에 반드시 환경선교를 포함시켜야 한다. 교회나 선교단체에서도 다양한 환경교육을 실시하고 실천해야 한다.
또한 한국교회는 정부와 기업에 생태적인 정책과 경영을 요구해야 한다.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 완성을 위해 혁명적인 탄소저감정책을 단행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미세먼지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석탄화력발전소를 신속하게 폐쇄하는 로드맵을 세우고 에너지 정책을 혁신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탈핵 정책의 일환으로 원자력발전소의 점진적 폐쇄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
기업은 단순히 이익 창출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고 지구 생태계 보전과 지속성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시대적 흐름에 맞추어 기업들은 생산 활동에 필요한 전력을 모두 재생에너지로 대체해야 한다. 바로 RE100(Renewable Energy 100%) 선언이다. 세계 글로벌 기업들은 부품 소재를 엄격히 따져 재생가능에너지를 사용한 부품만 사용한다고 선언했다.

결론

실로 하나님의 피조물인 지구 생태계가 붕괴될 위기에 직면해 있는데도 어떤 응답도 하지 않는 교회는 진정한 교회로 보기 어렵다. 지금 한국교회는 위대한 과업을 위해 초대받았다. 인류는 신생대에서 장렬하게 종말을 맞을 것이냐, 아니면 생태대라는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것이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미래는 지구를 착취의 대상이 아닌 사귀어야 할 주체로 이해할 때에만 실현된다. 토마스 베리는 현재의 생태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하여 우리가 해야 할 시급한 일은 “지구 스스로 자신을 치유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며 “우리가 지구에서 정중하게 사는 법을 제대로 배워야만 행성 지구가 우리를 아낌없이 보살펴 주었듯이 우리 후손들 또한 보살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단순하고 소박하게 사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 코로나19의 근본적 해결방안도 역시 건강한 생태계 복원에 있으며 이는 지구 생태계에 부담이 덜 가는 삶의 방식으로의 전환에 있다. 이는 예수께서 제시하신 좁은 길이요 단순하고 소박하게 사는 길이다. 위대한 과업은 위대한 전환에서 시작된다.
생태적 전환이 길이다. 넓은 길에서 좁은 길로의 전환, 화려하고 풍요로운 삶에서 단순하고 소박한 삶으로의 전환, 기계론적 우주관에서 생태적 우주관으로의 전환, 구원신앙에서 창조신앙으로의 전환, 성장에서 성숙으로의 전환, 관리자에서 구도자로의 전환, 인간중심주의에서 생명중심주의로의 전환이다.

양재성 |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신학을,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환경학을 공부하였다. 공저로 『지구별 생태사상가』가 있다. 가재울녹색교회 담임목사이며,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상임대표, 종교환경회의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2021년 8월호(통권 7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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