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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2021년 8월호)

 

  탄소중립을 위한 시민사회의 '거대한' 움직임
  

본문

 

2018년 스웨덴의 10대 소녀 그레타 툰베리의 ‘금요시위’를 시작으로 세계의 관심과 노력이 기후위기 극복에 모아지는 가운데, 미래 세대들이 ‘기후정치’를 주창하고 있다. 우리는 2020년 긴 장마를 통해 21세기 내내 이어질 것 같은 기후위기의 긴 그림자를 체험하면서 기후위기의 긴 터널을 지나는 중이다. 지금처럼 우리 사회가 부동산 폭등, 경제 문제 해결에만 목을 매고 있으면 금세기 내내 기후변화의 쓴맛을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배출 제로는 전 지구적인 사명이 되어버렸다.
이를 위해서는 1991년 리우환경회의를 시작으로 최근의 지속가능개발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 그리고 기후위기에 이르기까지 전 지구적인 기후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총체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에너지 전환 및 그린뉴딜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는 가운데 사회·경제·정치의 ‘거대한 전환’을 위해서는 풀뿌리 지역주민들을 중심으로 민과 관, 지역사회 모두가 지혜를 모으고 실천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고도로 산업화된 도시 시스템과 생활환경, 화석연료 중심으로 유지되는 대도시를 생각해보면, 온실가스 감축을 주요 축으로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것이 과연 가능하기는 할까? 20세기에 축적된 온실가스로 인해 21세기는 기후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이에 전 세계가 앞다투어 기후비상사태를 선언하였고, 22세기 이후의 생존을 위해 ‘2050 탄소중립’을 선포하며 탄소통상, 기후외교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부산과 서울, 그리고 우리나라의 주요 관심과 의지는 온통 개발과 건축에만 쏠려 있는 듯하여, 다시 20세기로 회귀하려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기후문제와 시민사회의 움직임을 본격적으로 논하기에 앞서 기후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토대이자 방식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를 먼저 생각해보자. ‘협치’(거버넌스)란 ‘입지 및 시설운영 등 정책결정을 둘러싸고 국가와 시장, 그리고 시민사회가 긴밀한 관계 속에서 자율성을 지향하는 조정 양식’으로 정의할 수 있으며,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정책을 행정을 담당하는 기관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 및 지역주민의 참여를 전제로 의사결정 과정을 함께하는 것을 말한다.1 이러한 협력체계가 구성되고 운영되기 위해서는 주요 의제 및 정책이 존재하고, 이에 시민단체 및 지역주민이 참여하여야 하며, 행정기관은 이를 동의 및 지원해야 한다. 이러한 협력체계가 자율적으로 운영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실제 운영되는 협치는 불균등한 권력 구조와 행사라는 한계로 인해 실패로 귀결될 가능성이 상존한다. 이는 개인과 조직, 체계 간 이해와 관심이 다르고 거버넌스의 정체성이 불확실하며 여러 가지 제약조건과 딜레마2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후환경 문제에 관한 거버넌스에서도 정부와 시민사회 사이의 역학관계에 따라 협력과 갈등이 나타나게 되는데, 힘의 관계에 따라 거버넌스가 형성되고 작동될 수밖에 없다. 결국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거대한 전환이 필요하고, 이러한 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행정기관의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러한 측면에서 기후위기 거버넌스는 ‘시민주도형’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시민사회의 여러 활동이 정부에 부담이 될 때, 정부는 보이지 않게 권력을 행사하는 ‘그림자 위계’를 형성하고 작동시키려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 우리 시민사회의 기후위기 대응은 어느 정도이며, 어떠한 실험을 하면서 대안을 만들어갈 수 있을까?

기후정치의 실종

1) 세계 7위 탄소배출국 한국
우리나라는 석탄과 석유,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가 총 에너지의 85%를 차지하는 세계 7위의 탄소배출 국가이다. 2050년까지도 석탄 발전을 유지할 계획이며, 중장기 탄소감축 목표조차 세우지 못하는 상황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그린뉴딜’ 정책을 발표하면서도, 기존의 2030년 목표(2017년 대비 24.4% 감축)에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상향 조정하겠다는 언급만 있을 뿐 구체적인 감축 목표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무늬뿐인 ‘그린뉴딜’ 정책부터 그린 인프라(SOC) 구축 등 제대로 된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해가야 할 것이다.
특히 핵 발전과 석탄산업 투자를 계속하는 금융을 규제하고, 재생에너지라는 외피를 쓰고 있는 수소연료전지사업에서 나아가 사회·경제적 구조에 대한 ‘거대한 전환’이 필요하다.3 이러한 가운데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에 국민이 참여할 방안으로 탄소중립위원회 구성, 2050 탄소중립 계획수립 과정에의 참여, 탄소중립 국민참여 행동 실천 등 크게 3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2021년, 실질적인 국민의 참여와 실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나가야 할 것이다.

2) 기후변화 대응에 뒷걸음질 치는 서울시4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재보궐선거에서 기후환경에 관한 공약은 거의 제시하지 않았다. 탄소중립과 에너지 자립, 기후변화 대응책에 대한 환경단체의 질의에도 답변이 없었다. 기후위기 시대, ‘세계적인 도시 서울’의 명성은 기후정치 실종 속에 있다. 기후변화 대응 및 에너지 전환의 목표나 계획이 없는 후보자가 서울시장으로 당선된 것이다.
서울시는 대표적인 에너지 소비도시로 전력 자립률이 전국 최하위권이다. 서울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충청남도 태안, 보령, 당진에는 30기의 석탄화력발전소가 운영되고 있다. 또한 강릉, 삼척 등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도 문제이지만, 여기서 생산된 전기를 서울로 보내기 위해서 초고압 송전선로(HVDC)가 건설될 예정이라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에너지 소비도시 서울은 에너지 정의가 사라진 대표적인 사례이자, 에너지 분권 차원에서도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3월 오세훈 시장이 한국메니페스토실천본부가 보낸 정책질의서에 답변한 내용을 살펴보면, 전임 시장이 추진했던 정책과제의 74.6%(171개)를 수정·보완 또는 폐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니 태양광 100만 가구 보급, 공공 태양광 및 커뮤니티 발전소 확대, 태양광 지원센터 원스톱 서비스 제공 등 온실가스 감축과 재생에너지 자립을 위해 지난 9년간 꾸준히 진행되어온 정책들이 폐기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2012년부터 서울은 ‘시민이 에너지를 생산하고 효율적으로 소비하는 에너지 자립 도시’를 만들기 위해 ‘원전 하나 줄이기’ 사업에 이어, ‘태양의 도시 서울’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면서 시민과 함께 에너지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시민 참여를 확산시키기 위해 제도 개선에도 집중해왔다. 핵심 사업인 ‘원전 하나 줄이기’는 생산 및 효율화, 절약을 통해 원전 3기분의 에너지인 600만 TOE(석유환산톤)를 감축하고, 전력 자립률 20%를 달성하며, 온실가스 1,450만 톤(서울 배출량의 30%) 감축을 목표로 하여 518만 TOE 분량의 에너지를 생산 및 절감하는 성과를 내기도 하였다.(태양광 보급 등 에너지 생산을 통해 52만 톤, 녹색 건축물 보급 등 효율화를 통해 330만 톤, 에코마일리지 등 절약을 통해 136만 톤 감축)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시민들이 에너지 전환에 크게 호응하였고 기후환경 문제에 관한 시정 철학을 가진 시장의 정책의지, 그리고 이에 공감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성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 결과 2017년 전국의 에너지 소비량이 2011년 대비 13.7% 증가하고 전력 소비량이 11.6% 증가한 상황에서 에너지 다소비 도시 서울에서는 에너지 소비량이 3.3% 감소하고 전력 소비량 또한 1.3% 감소한 ‘거대한 성과’를 이루었다.
이제 2021년은 기나긴 일년이 될 듯하다. 서울시의 기후환경 및 에너지 전환 정책이 뒷걸음질 치면서 후퇴의 길로 나아가지 않도록, 시민들과 함께 모니터링하고 감시해가야 하겠다.

3) ‘15분 도시’에 빠져버린 기후위기 부산5
부산 지역의 시민사회에서는 기후위기 대응, 에너지 전환, 탈핵 정책을 중심으로 주택과 건물의 에너지 효율 강화 및 그린 리모델링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주요 정책으로 제안한 바 있다. 부산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600만 톤이고, 건축물이 차지하는 에너지 소비율이 서울(59.6%) 다음으로 많은 37.4%를 차지하는 가운데 건물의 온실가스 배출이 35-40%를 차지하고 있어 건물 리모델링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래서 부산시에 ‘탄소제로 부산 실행위원회’를 두어 전체 건축물에서 75%를 차지하는 노후된 건물의 70%를 2030년까지 제로에너지 빌딩으로 건축하여 1,300만 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10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제안이다.
국가대기오염물질배출량(CAPSS) 자료에 따르면, 부산시의 발암먼지는 2016년 현재 먼지 크기 10㎛ 이하인 PM10이 6,903톤(비산먼지가 70%를 차지), PM2.5가 2,544톤(건설기계나 선박 등 비도로이동오염원이 48%, 자동차 등 도로이동오염원 순)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부산시의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23㎍/ℓ로, 국가 기준인 15㎍/ℓ를 달성하지 못하고 시민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2018년 기준) 이를 위해서는 항만 시설의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정보 공유, 컨테이너세 신설 및 민관 연정 소통 네트워크 구축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박형준 부산시장은 후보 시절인 3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에너지 문제는 기후변화에 대응한 저탄소 문제를 해결하고 에너지 안보문제도 비상시에 대비할 수 있는 자체의 대처도 있어야 하며, 에너지 경제도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하고 있다. 또한 당선 이후, ‘매니페스토 및 공약’에 대해서 부산시청 홈페이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공약 2.15분 도시’ 중 ‘탄소중립형 전환도시 기반구축을 위해 시범단지 조성 및 공공시설 주도의 그린 리모델링 추진’이라는 2줄을 어렵게 찾아낼 수 있었다. 현재 상황에 대한 진단조차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다시 ‘기후환경에너지전환’ 10년 후퇴가 재연될까 우려스럽기만 한 상황이다.

기후위기 대응

1) 기후비상, 선언과 활동
기후위기에 대한 전국 시민사회의 대응은 2019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서울과 부산 등 전국 각지에 있는 환경단체 회원들과 시민들은 『IPCC 1.5℃ 특별보고서』(2018)를 들고 ‘1.5도 지구’를 외치며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러한 활동은 ‘기후위기비상행동’이라는 전국 연대 조직의 결성으로 이어졌다. 2020년 4월 국회의원 선거의 주요 의제로 기후위기를 부각시키기 위하여 ‘기후국회’ 서명운동을 비롯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였다. 4월과 9월 두 차례의 대규모 ‘시민 캠페인’을 비롯하여 ‘동네방네 기후활동’, ‘금요 기후 집회’ 등이 이어지자, 전국의 모든 지자체가 기후위기 비상선언을 선포하였고, 새로 개원한 국회에서는 2020년 7월 초 ‘기후위기 비상대응 촉구 결의안’이 발의되는 성과를 만들어내기도 하였다. 특히 같은 해 9월 환경운동연합의 ‘기후비상집중행동’이 이어지면서 지자체 간담회, 탈석탄 금고 지정, 석탄 발전 퇴출, 기후위기 대응법 제정 등 국회 입법을 촉구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활동에 힘입어 지난 9월 7일 부산에서는 ‘푸른 하늘의 날’ 1주년을 맞이하여 교육청 및 시의회, 부산시, 그리고 시민사회 및 미래세대가 기후위기비상선언을 결의하기도 하였다.6
전국적으로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에너지 카페 및 사랑방 운영 등 다양한 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예를 들어 부산에서는 협치 사업의 일환으로 ‘영도지역 에너지 전환 플랫폼’ 사업이 한창 실험 중에 있는데, 마을 활동가들이 지역주민들과 함께 기후위기 대응 및 에너지 전환을 위한 각종 활동을 ‘마을 주도형’으로 진행하고 있다. 영도를 ‘에너지 전환 메카’로 만들기 위해 원탁회의를 하고 UCC 공모전을 통해 영도를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가 스스로 학습하고 토론한다. 해상풍력을 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공부하고 에너지협동조합을 결성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며, 사회적 경제조직 및 에너지시민연대 등 시민사회와 연대하고, 더 나아가 시군구 의원 및 지자체와 함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2) 기후위기에 대응하려는 지자체의 활동
기후위기에 대응하려는 지자체 차원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여러 지자체가 탄소중립 목표 연도를 설정했다. 서울시는 2050년 탄소중립, 광주시는 2045년 탄소중립, 제주도는 203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그러나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예산과 인력, 그리고 이를 운용하기 위한 조례를 제정하는 등 제도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래서 지자체들은 제도적인 노력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의 ‘기후예산제’와 경기도의 ‘탄소영향평가제도’, 경상남도의 ‘기후위기영향평가 방안 도입’ 및 대전의 ‘탄소인지예산’ 등이 눈에 띄는 정책이다. 특히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 시절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조례를 통해 기후기금을 마련하여 중소기업들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실질적인 효과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몇몇 지자체에서는 조례를 제정하여 기후환경센터를 설립·운영하고 있다. 기후환경센터는 기후변화 대응정책을 연구·개발하고 시민의 녹색 생활을 지원하며 저탄소 녹색도시를 조성하기 위한 기관이다. 광주와 인천이 선도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인천과 광주는 2013년, 충청남도는 2015년, 강원도는 2016년에 기후환경센터를 설립하여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 중 인천센터는 인천연구원 산하에서 원장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강원도 및 충청남도의 기후환경센터는 지자체장의 의지에 따라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다. 광주시는 기후위기대응 광주공동체비상본부를 설치하고 ‘2045 탄소중립도시 시민위원회’를 구성하여 매주 회의를 하며 적극적으로 협치 활동을 하고 있다. 각 센터의 특성을 볼 때, 인천시는 ‘전문가 주도형’, 충청남도 및 강원도는 ‘민관 협력형’, 광주시는 ‘시민 주도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특히 광주시는 국제기후환경센터를 중심으로 민간이 적극 참여하여 운영에 있어서 책임자 역할을 해나가는 등 민관 협력이 거버넌스 형태로 잘 이루어지는 대표적인 곳이다. 광주시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하여 격년으로 동아시아 기후포럼을 비롯하여 가장 능동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광주시의 기후환경센터는 단순히 연구 기능을 넘어 국제적인 기후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시민 교육 및 홍보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3) 이해당사자 참여, 유럽
한편, 유럽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1990년 대비 2030년까지 40%에서 50-55%로 보다 야심차게 상향하는 안을 마련하였는데, 여기에는 이해관계자(stakeholder)의 공론화 과정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영국 의회는 목표를 2050년으로 명시한 탄소중립법을 제정(2019. 6)하고, 전력·가스시장규제청에서 탈탄소화 행동계획을 발표(2020. 2)한 바 있다. 여기에는 에너지 분야의 해상풍력 40GW 확대, 전기차 1,000만 대 지원 및 충전설비 확충, 그리고 기후변화 혁신기금을 조성하여 전력 및 가스회사 비용을 보전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기후변화위원회와 적응위원회 위원 구성이 눈에 띄는데, 독립적인 전문위원들로 구성하여 공정하며 객관적으로 이해충돌을 방지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모든 국민이 공감하는 탄소중립 전략을 마련하기 위하여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참여와 소통의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있다. 그리하여 생물 다양성, 먹거리와 지속가능한 농업, 청정에너지, 순환경제, 건물, 교통, 기후행동 등 분야별 정책안을 공개하고 NGO 이해당사자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렇듯 유럽의 그린 딜의 정책 과정은 협력적이고 토론 중심적이며, 함께하려는 특징을 보이는데, 이는 우리에게 귀감이 된다고 하겠다.

공동협의와 근본해결을 위한 도전

우리나라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에너지 전환 및 사회적 대전환을 위해 절실히 필요한 협치는 이제 시작 단계로 평가된다. 올해 정부가 시도하고 있는 ‘2050 탄소중립 국민참여방안’에 정부는 시민주도적인 활동과 공동협의를 위한 장을 마련하는 역할에 머물러야 할 것이다.
탄소중립에 시민들이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실천하기 위해서는 탄소중립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하고 모든 정책이 탄소중립으로 수렴되어야 한다. 시민들은 탄소중립의 의미를 이해하고 필요성을 공감하며 탄소중립 사회의 모습을 스스로 그리고 실천 방안을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관련 정보와 내용을 제공하고, 학습과 논의의 도구를 제공하며,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선택지를 마련하여 제공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 될 수 있다.
시민사회에서는 지자체와 공기업, 시민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시민들이 온라인을 기반으로 다양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 특히 다양한 실험들이 진행되어야 하는데, 지역에 기반하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리빙랩(living lab) 혹은 지역문제 해결 플랫폼 등이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로 전환하겠다는 ‘RE100’ 캠페인을 시민사회로 확장하여 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한 ‘시민RE100’ 캠페인의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경제조직과 연결되어 에너지시민연대 등 시민사회, 시군구 의회 및 지자체, 그리고 지역에 기반한 공기업이 함께 참여해야 한다. 특히 지역의 공기업은 여러 가지 자원을 연결하면서 촉매제의 역할을 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부산의 협치 사업으로 진행 중인 ‘영도지역 에너지 전환 플랫폼’ 마을 만들기 사업이 에너지협동조합의 결성 및 운영으로 이어져서 시민주도적인 재생에너지 확산의 모델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부산의 청사포 해안에 계획된 해상풍력발전소가 10년간의 노력 끝에 건립되려는 시기에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주춤거리는 안타까운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기를 바란다.
물론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하는 목소리, 그린워싱(greenwashing, 친환경 위장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큰 것이 사실이다. 그럴수록 근본적인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제시와 시민참여에 입각한 운동이 더욱 요구된다고 하겠다. 따라서 지역의 그린딜 플랫폼이라는 공론화의 장을 마련하여, 공론화 정책을 위해 의제가 제안되고 토론을 통해 반영되며 다 함께 실행하는 과정을 통해 정책이 형성되는 실험이 다양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특히 탄소세 및 전기요금 및 유류세 인상 등 민감한 사안을 논의하는 데 있어,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참여·소통의 거버넌스 구축에서 더 나아가, 모든 국민이 공감하는 탄소중립에 대한 전략이 마련되고 추진되어야 한다. 자, 이제 ‘P4G 보이콧’을 넘어 탄소중립위원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자. 그리고 국민정책 참여단에서 ‘정책 난장’을 벌여보는 것은 어떨까?

주(註)
1 민은주, “원전위험의 관리체계로서의 거버넌스 탐색”, 「환경사회학연구 ECO」, Vol.20 No.2(2016).
2 거버넌스에서 나타나는 딜레마에는 참여자들 간의 신뢰 관계에 대한 ‘협력과 경쟁의 딜레마’, 효율성을 고려한 참여자 제한에 대한 ‘공개와 비공개의 딜레마’, 수평적인 운영 및 유연성을 중요하시느냐, 복잡한 사안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에 대한 ‘지배성(governability)과 유연성의 딜레마’, 마지막으로 공적인 이익 추구와 사적인 이익 보장에 대한 ‘책임성과 효율성 간 딜레마’가 있다.
3 칼 폴라니는 『거대한 전환』에서 상품이 되어서는 안 되는 토지, 노동, 화폐로 인해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가 심화되었음을 지적하고 있다. 오늘날은 기후정치를 통해 또 다른 사회를 위한 거대한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4 이 내용은 서울환경운동연합의 투고 기사를 토대로 하였음을 밝힌다. “오세훈의 관심은 온통 개발과 건축에만… 20세기로 회귀?”, 「프레시안」, 2021년 6월 1일.
5 박형준 부산시장의 ‘15분 도시’와 프랑스 파리의 ‘15분 도시’는 전혀 다르다. 파리 15분 도시는 기후위기 대응, 생태, 연대, 건강을 지향하면서 6만 개의 주차장을 자전거 정류장으로 전환하며, 파리 시내 모든 곳에 안전한 자전거 도로를 설치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며 사회주택 비율을 현 22%에서 25%로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에 반해 박형준 부산시장의 15분 도시는 부산을 50개의 생활권으로 나누고 이곳에 공공시설을 대폭 조성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6 ‘푸른 하늘(을 위한 국제 맑은 공기)의 날’(International Day of Clean Air for blue skies)은 2019년 9월 유엔기후행동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하여 공식적으로 지정된 기념일이다.


민은주|동아대학교 사회학과에서 “‘원전을 둘러싼 위험거버넌스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원전제로사회』, 『위험도시를 살다』 등을 공저하였다. 현재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기후위기부산비상행동 공동집행위원장, 부산환경회의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2021년 8월호(통권 7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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