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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기독교사상 > 특집 > [한국교회의 대북·해외 선교단체 진단]
특집 (2021년 7월호)

 

  팬데믹을 경험한 이슬람 선교
  

본문

 

2019년 12월에 코로나19 첫감염 사례가 보고된 이후 다음 해인 2020년 3월 11일, 팬데믹이 선언되었다. 코로나19의 무서운 확산은 인간이 살아가고 있는 대부분의 환경에 심대한 변화를 초래했다. 다수의 사회학자와 경제학자들은 인류가 이제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전망을 내놓았다.1 사회적 변화에 가장 늦게 반응하는 종교 영역도 예외는 아니었다. 기독교, 이슬람 등 세계 주요 종교들의 예배와 활동 양식은 급격히 바뀌었다.
이슬람의 선지자 무함마드가 성지순례(hajj, 하즈) 의무를 제정한 이후 한 번을 제외하고는 매년 빠짐없이 행해졌다는 하즈조차 2020년에는 긴 논의 끝에 축소되어 진행되었다.2 전쟁 때에도 예배는 드렸다는 한국 기독교인들의 항변은 바이러스의 빠른 전파를 극복하지 못했다. 지난 1년 6개월여 동안 교회는 대면과 비대면을 반복하거나 병행하여 주일예배를 진행해왔으며, 교회의 수많은 프로그램은 취소되거나 축소되었다.
전 세계 빈곤 지역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이슬람 지역 선교사들을 비롯하여 해외 각지의 한인 선교사들은 팬데믹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이고 혹독하게 겪고 있다. 각 선교단체의 소식지들을 통해 보고된 바에 의하면, 저개발지역에서 사역하는 대부분의 선교사들은 감염자 수·감염 지역·방역에 대한 정확한 정보의 부재, 부실한 의료체계, 마스크 한 장이 한 끼 식비보다 비싼 경제상황 속에서 전염병에 그대로 노출된 채 신체적·심리적 부담감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실제로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남미, 중동, 서남아시아에서 사역 중이던 선교사들이 다수 감염되었고, 심지어 사망하는 사례도 계속 생겨났다.3 백신이 개발되고 접종이 시작되었지만 여전히 국가별 백신 접종률은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일부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이슬람권 선교사들은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어 있다.
또한 선교 대상자들을 접촉할 수 없는 선교사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한 고뇌에다가 소명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책까지 더해져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상황을 지켜보던 선교사들은 현지에서 학업을 계속해야 하는 자녀들이 있거나 훗날 다시 선교 현장으로 복귀할 때 비자 문제가 생기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어렵고 복잡한 비행경로를 이용하여 귀국하였다. 그 수는 단체에 따라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4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난다.4

신뢰를 잃은 한국교회

교회사를 살펴보면 이러한 팬데믹, 혹은 광범위한 재난적 상황에서 교회와 기독교인들은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나눔과 환대를 실천했고, 그리하여 ‘우리 안에 있는 소망의 이유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벧전 3:15)의 수를 늘리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어서 미국의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의 2020년 조사5에 의하면 전체 미국 성인 중 24%가 팬데믹으로 인해 신앙이 더 깊어졌고, 47%는 팬데믹이 자신들의 신앙에 변화를 가져오지 않았다고 응답했으며, 오직 2%의 응답자만이 팬데믹으로 신앙이 약화되었다고 응답했다. 조사 기관은 미국인의 신앙이 팬데믹으로 인해 더 돈독해진 것으로 해석하였다.
반면 한국에서는 이와는 조금 다른 조사결과가 발표되었다. 장로회신학대학교가 발표한 “코로나19 관련 주요 집단별 개신교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개신교의 코로나 대응과 관련하여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사이에는 현격한 인식 차이가 존재했다. 이 조사에서 “전체적으로 교회는 코로나19에 잘 대응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목회자의 79.7%, 개신교인의 58.6%가 긍정적으로 답변했으나, 비개신교인은 12.0%만이 긍정적으로 답했다. “교회는 사회가 교회에 요구하는 목소리를 잘 이해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목회자의 66.3%와 개신교인의 56.5%가 잘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비개신교인의 경우 긍정적인 답변은 15.3%에 불과했다.6 이러한 부정적인 결과는 기독교 이단인 신천지와 그동안 끝없이 이단 논란이 있었던 인터콥 같은 선교단체들이 대규모 집단감염에 연관되어 있는 점, 교단과 개 교회 차원에서 방역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점, 바이러스와 백신에 대한 음모론 수준의 이야기들이 설교와 강연을 통해 주장된 점 때문이다.
특별히 개신교 모든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신천지와는 달리, 끊임없는 이단 논란에도 불구하고 교류금지 등의 조치만 있을 뿐 이단으로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인터콥은 팬데믹 상황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는 전국적 규모의 집단감염으로 이어졌고 거센 사회적 분노와 비판을 받았다.7 인터콥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한 교회의 단기 봉사팀이 피랍된 사건과 관련되었다는 의혹, 땅밟기 등의 공격적 선교방식, 초교파 선교훈련이라는 명목으로 교인들을 수평이동시킨 것 등의 문제로 한국과 미주 이민 교계에서도 논란을 일으켜왔다. 위와 같은 이유들로 인해 기존 교단에서 이단성에 대한 지적이 수차례 있었지만, 그때마다 교계의 대표적인 연합기관의 “신학적 지도”라는 특이한 방식을 통해 이단성 시비를 비껴갔다.
이는 인터콥의 문제만은 아니다. 재난 상황에서 나눔과 환대로 선교를 해야 할 교회와 선교단체가 오히려 논란을 만들어 한국교회의 신뢰를 떨어뜨렸다. 이슬람 선교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어떨까?

이슬람에 대한 한국교회의 인식

‘미전도 종족’(Unreached People Group)이라는 말은 “지속적인 선교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예수를 따르는 모임, 즉 교회가 없는 종족”이라 정의할 수 있다.(물론 한 종족의 인구를 어느 범위까지 한정하는지에 따라 통계에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미전도 종족 중에서도 무슬림 미전도 종족 선교를 위한 세계적 규모의 네트워크가 2007년 동남아시아의 한 지역에서 모임을 가졌다. 세계에서 가장 큰 이슬람 선교 네트워크인 이 단체는 이 모임을 위해 “이슬람 선교의 세계적 추세”와 “무슬림 전도 영역에서 열매 맺는 사역”이라는 두 가지 주제로 세계적 규모의 조사를 실시하였다. 이를 통해 수집된 결과를 당시 풀러신학교 선교대학원장이고 이슬람학 교수였던 더들리 우드베리 박사가 From Seed to Fruit(『씨앗에서 열매로』)이라는 책으로 출간하였다. 이 책에 따르면, 2008년 출간 당시 10만 명 이상 규모의 미전도 종족은 7,000여 개로 조사되었고, 그중 52% 이상이 무슬림 미전도 종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를 좀 더 세분화하여 종족 단위도 만 명에서 백만 명으로 세분화하고, 지속적인 선교적 노력이 없는 ‘미접촉 종족’(Unengaged People Group)이라는 개념이 추가되었다. 이 네트워크가 올해 3월 온라인 컨퍼런스를 가졌는데, 여기서 발표된 바에 의하면 최소 만 명에서 최대 백만 명의 인구를 가지고 있는 무슬림 미접촉, 미전도 종족은 45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그런데 이 숫자보다도 필자의 관심을 끄는 것은 백만 명 이상의 무슬림 미접촉, 미전도 종족 중에서 상위 1, 2위는 모두 예멘에 있는 종족이었다는 사실이다. 2018년 한국 사회를 난민 수용 논쟁으로 들끓게 했던 바로 그 나라이다. 선교적 열심이 있는 한국 기독교인들이 휴가도 반납하고 찾아가는 미접촉, 미전도 지역의 종족들이 우리 곁에 난민의 이름으로 500명 이상 찾아왔던 것이다. 그러나 이집트와 수단, 벨라루스와 말레이시아를 거쳐 힘겹게 제주도에 입도한 예멘 난민들에게 한국 사회가 보여준 것은 환대가 아닌 배척과 혐오의 표현이 대부분이었고, 그 중심에 기독교인들이 있었다.
지난 세기까지 한국 교계에서의 이슬람 선교는 대부분 특별한 소명을 가진 사람들의 특수한 사역으로 간주되다가, 미국에서의 9·11사건(2001), 뒤이은 김선일 씨 피랍(2004)과 아프가니스탄 단기봉사팀의 피랍(2007) 사건을 거치면서 교회 안팎의 담론으로 부상하였다. 거기에 이슬람 채권인 수크크(sukuk)의 도입, 할랄 식품단지 조성 등 정치적·경제적 사안들이 제기될 때마다 강하게 반대의사를 표현하고 사회적 이슈화를 주도한 사람들도 기독교 정치인들이었다. 이것은 한국 교계에서의 이슬람 담론이 선교적·종교적 동기보다는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동기가 더 강력한 동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 그로 인해 이슬람 세계와 특별한 충돌의 경험이 없는 한국인들은 종교인, 비종교인을 막론하고 무슬림들을 향해 외국인 혐오(제노포비아)와 이슬람 공포증(이슬라모포비아)이 결합된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슬람 선교에 공격적인 방법과 ‘정복’이나 ‘승리’등의 군사적인 은유를 사용하는 단체들도 비종교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태도를 보여오고 있다. 이러한 한국인들의 태도에 대해 아랍 일간지인 「알 자지라」(Al Jazeera)는 한국인들이 무슬림들과 함께 어울려 산 경험이 없고 이슬람에 대해 잘못된 정보만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였다.8
그러나 한국 교계에서 이슬람권 선교를 담당하는 선교단체들이 이러한 공격적이고 정복적인 태도와 방법론만을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한국 교계에서의 이슬람 담론이 정치적이고 사회적 이슈에 이끌려 강경화되는 것을 염려하는 26개의 이슬람 선교 전문단체들은 “예수의 사랑으로 화해와 연합을 통해 무슬림 가운데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간다”는 비전 선언문을 기반으로 2010년에 이슬람 파트너십(Islam Partnership, IP)을 결성하였다. WEC, Frontiers, Interserve, MVP, GMP, GP, GO, TIM, OM, HOPE, MVP, SIM, AIM, 바울선교회, 한국이슬람연구소 등 이슬람 선교를 전문 혹은 주요 사역으로 하는 단체들이 연합하여 만든 이 네트워크는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는 이슬람 선교 현장의 긴박한 이슈들을 주제로 국내외에서 컨설테이션을 개최해오고 있다. 이를 통하여 세계적인 이슬람 선교 방법론을 이해하는 동시에 한국 선교사들만의 독특한 선교 방식을 나누고 격려하며 이슬람 선교 현장에서 건강하고 성서적인 방법과 태도를 추구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이슬람권 선교 현황

2011년 한국선교연구원(KRIM)의 통계에 의하면 당시 한국 선교사가 가장 많이 파송된 종교권역은 약 24%가 기독교 권역이었고, 그다음으로 23%가 조금 넘는 선교사들이 이슬람 권역에 파송된 것으로 나타났다.9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교단과 선교단체, 독립 파송을 포함한 한국의 이슬람권 선교 현황에 대한 믿을 만한 통계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그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다. 이전까지 독자적으로 통계를 발표하다가 올해 처음 한국교회 선교현황 통계를 연합 조사하여 발표한 KWMA와 KRIM의 공동조사에서도 이슬람권을 특화한 조사 항목은 없었다. 다만 개척 지수별로 살펴본 사역대상 국가별 선교사 분포 항목에서 F3(Frontier Missions, 복음주의자 분포가 5%미만인 박해지역)으로 분류되는 선교사 분포가 20.68%(4,602명)인 것으로 나타나 이것을 통해 대략적 규모를 예상할 수 있을 뿐이다.10
그래서 필자가 소장으로 있는 한국이슬람연구소는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대표적인 이슬람 선교단체의 사역 현황과 방법 등을 연구소가 출간하는 매거진 Ishmael Our Brother에 소개하면서 한국교회의 이슬람권 선교 현황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본고의 연구를 위해 필자는 이를 분석하고 올해 5월 이슬람 선교단체 대표들과 인사 관련 담당자들의 협조를 얻어 대표적인 13개 단체의 2021년 현재 파송 현황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였다. 이를 도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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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권 선교단체들의 기고와 이번 조사를 근거로 선교단체들의 이슬람권 선교 현황을 간략하게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수적으로는 단체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나 평균 55명의 선교사를 10-20여 개의 국가에 파송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둘째, 주력하고 있는 사역은 미전도 종족 가운데 예수를 따르는 모임을 만드는 전방개척 사역이며, 이를 위해 전문인 사역, 비즈니스 사역, 교육 사역 등의 방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이단성 논란을 일으키는 단체들이 지도자의 독단적 지도력과 그 구조나 재정, 사역지와 방법 등에 대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반면, 대부분의 선교단체들은 팀사역과 협력사역을 주요 사역 방법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것은 무슬림들을 향한 선교가 공식적으로 금지되어 있고, 비자 문제 등으로 인해 한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선교사 유닛의 수가 제한적인 상황에서는 필수적인 사역 태도가 될 것이다. 넷째, 미래를 위해 주력해야 하는 사역 방법으로는 21세기 초부터 급증하기 시작한 이주민 사역과 여성 사역자에 의한 무슬림 여성 사역에 대한 강조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효과적인 선교를 위해 가장 시급한 요건으로 선교사의 비자 문제가 제기되었다.
이러한 원칙을 가지고 한인 선교사들은 팬데믹의 중심에 있으나 소외되어 있는 전 세계 도심의 이주민노동자 집단숙소에서(labor camp), 난민으로 태어나 무국적자가 되어 교육과 공중보건의 사각지대에서 위태로운 삶을 이어가고 있는 어린이들의 교육의 현장 속에서, 토속적인 무속종교와 이슬람이 혼합되어 영적으로 두려움 가운데 살아가고 있는 시골의 무슬림 마을 속에서 십자군의 정신이 아닌 십자가의 정신으로 복음적 삶을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를 경험한 이슬람권 선교의 방향

코로나 상황이 아직 종료되지 않은 지금도 코로나 이후의 선교에 대한 많은 논의들이 있다. 하지만 필자는 ‘코로나 이후’라는 표현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인식 속에 ‘코로나를 경험한’ 한국교회의 이슬람권 선교를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무엇보다 신체적․심리적 위험과 부담감에 노출되어 있는 현장 선교사들과 가족들을 위해 심리상담, 그리고 백신 접종 등의 멤버 케어를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 기독교 선교가 금지되거나 제한된 곳에서 사역하던 선교사들은 공개적인 사역이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다양한 심리적 부담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는데,12 코로나19로 인해 그마저 어렵게 되었다. 또한 보안 문제와 현지의 빈약한 시스템으로 인해 비대면 사역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사역 환경에 적응하지 못함으로 인해 생기는 심리적 불안과 두려움을 호소하는 선교사13와 가족들의 신체적·심리적 안정을 위한 정기적이고 전문적인 지원과 멤버 케어가 시급하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귀국한 선교사들의 한국 체류가 길어지자 후원을 중단하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며, 이에 직접적 압박을 느낀 선교사가 선교지로 돌아간 후 한 달 만에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사망하는 사례가 나오는 상황이다.
둘째, 코로나19는 선교의 위기를 초래하였으나 동시에 사람들이 질병과 죽음, 인생의 의미에 대해 질문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이전에는 기독교의 복음 증거에 큰 관심을 갖지 않던 무슬림들과 토착 종교인들, 무종교인들이 복음에 귀를 기울이기도 하고 자발적으로 질문을 해온다는 보고도 있다. 따라서 톰 라이트의 제언대로14 팬데믹의 이유에 대한 섣부른 해석보다는 그 재난의 상황에서도 선교하는 하나님의 백성들을 통하여 인간의 고통 가운데 함께하시는 하나님, 환란을 이기도록 지지하시는(sustaining) 성령의 능력, 죽음을 극복함으로 부활의 소망을 주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복음의 핵심을 나눠야 한다. 그것은 말뿐만이 아니라 고난의 현장에 함께하는 섬김을 통하여 증거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이와 동시에 경계해야 하는 상황도 있다. 코로나19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각종 세미나를 통해 제시되는 대안들 중 하나는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디아스포라를 대상으로 하는 사역을 강화하자는 것이다.15 그러나 이주민과 난민 등을 대상으로 하는 국내 이주민 사역은 이미 한 세대 전에 시작되었고, 예멘 난민들을 둘러싼 논란을 넘어 어려운 상황에서도 정착의 단계로 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동안 진행해왔던 수많은 단기 봉사, 비전 트립, 장기 사역 후원 등을 모두 국내 디아스포라 사역으로 전환한다면, 기독교 선교 역사에서 언제나 문제가 되었던 중복과 경쟁이 발생하여 소기의 목표를 이루지 못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므로 사려 깊은 접근이 요구된다.
또한 선교지에 거주하지 않는 비거주 선교사로 전환하는 방법도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런데 짧지 않은 한국교회 선교 역사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끊임없이 논의된 선교지 이양에 대한 실천이 여전히 미미하고, 현지에 책임 있는 지도자를 양성해두지 않은 상황에서 장기간 체류하던 선교사를 당장 비거주 선교사로 전환시키기는 어려운 일이다. 적절한 훈련과 실제적 사역이 미미한 선교사들의 난립을 초래할 수도 있다. 차제에 한국 선교계는 마냥 미루어두었던 과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선교지의 현지인들로 하여금 현지인 지도자를 세우게 하고, 선교사는 그림자 지원과 원거리 지원이라는 단계를 거쳐 서서히 선교지를 이양함으로써 실제적 사역과 역할이 있는 비거주 선교사 제도를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슬람의 역사 속에서 기독교인들은 보호받는 이등시민으로,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는 있었으나 여러 가지 차원에서 차별을 받았던 딤미적16 지위에 있었다. 지금도 그러한 정서의 영향으로 신앙생활에 미온적이거나 수동적인 명목상의 토착교회 교인들의 영성을 강화시키는 사역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일방적으로 가르치고 시혜를 베푸는 차원이 아니라 수 세기를 고난 가운데 신앙을 지켜온 토착교회와의 겸손한 협력을 통해 선교사가 떠나도 그 지역을 지키며 복음증거를 이어갈 토착교회를 든든히 세우는 일은 그 어느 때보다도 시급한 과제이다.
또한 선교단체장들의 기고와 팬데믹으로 인한 선교사들의 이동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난 것처럼, 장기 체류 선교사의 비자 문제는 파송 주체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첫 번째 책임이다. 최근 들어 한인 선교사들이 다수 사역하는 지역에서 선교사들이 비자 문제로 연이어 비자발적 철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늘고 있음을 주시하고, 이 문제는 파송 시에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나가며

기독교 선교는 언제나 교회 안팎의 위기 상황에서 진행되었고, 그럴 때마다 기독교인들은 선교의 위기나 끝을 이야기했지만, 핸드릭 크레이머(Hendrik Kraemer)의 분석대로 그것은 한 시대의 끝, 한 패러다임의 끝이었지 선교 자체의 끝은 아니었다.17 또한 혹자는 위기(危機, crisis)의 한자적 의미를 따라 위기는 위험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기회가 되기도 한다며 다소 낙관적인 전망을 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전적으로 팬데믹 가운데 이슬람 선교에 참여하고 있는 기독교인들의 태도와 노력에 달려 있다. 그에 따라 수 세기를 거슬러 올라가는 퇴보가 이루어질 수도, 선교하시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선교로의 회복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필자는 현재의 위기가 마냥 낙관적인 기회가 아니라 기로(岐路)에 서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교회와 선교는 그동안 신학과 교리를 수립하고 전달하는 데 정교했지만, 삶의 문제를 깊이 천착하거나 구체적인 정황에서 그리스도가 어떻게 말씀하시는가를 깊이 질문하고 그 해답을 찾으며18 그것을 무슬림들의 삶의 정황에 맞는 그릇에 담아 전달하는 데 여전히 미숙했다. 그래서 폴 히버트는 지난 14세기 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슬람권이 여전히 복음에 가장 비수용적인 그룹으로 남아 있는 것은 그들의 구체적이고 절박한 질문들에 대해 서구 교회 중심의 선교가 추상적이고 교리적인 답변만을 반복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하나님의 선교에 동역자로 부름받은 우리는 베드로전서 3장 15절의 말씀대로 소망이 없어 보이는 이 환란의 시대에 “그리스도를 주로 삼아 거룩하게 하고 우리 안에 소망의 이유를 묻는 자들에게는 대답할 것을 항상 준비하되 두려움(존중)과 온유함으로 하는” 선교적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것은 언제나 말로만이 아니라 삶을 통하여 이루어져야 하며 그 길만이 십자가를 불필요하고 부도덕한 우상으로 거부하는 무슬림들에게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정신과 능력을 증거하는 길이 될 것이다.”19

주(註)
1 파리드 자카리아는 그의 근간에서 “두고 보면 알 일이지만 이 바이러스는 인류에게 세계 제2차대전 이래 최악의 경제, 정치, 사회적 손실을 끼칠 것이다.”라고 진단하였다, 파리드 자카리아, 권기대 옮김, 『팬데믹 다음 세상을 위한 텐 레슨』(민음사, 2021), 11. 팬데믹 이후의 사회 변화에 대해 참고할 만한 책은 앞서 언급한 것 외에도 Scott Galloway, Post Corona: From Crisis to Opportunity (London: Bantam Press, 2020)가 있다.
2 이슬람의 성지순례 하즈에는 통상 200만 명 이상이 참여하여 전 세계에서 단일 행사로는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되었으나, 2020년 7월 29일부터 시작된 성지순례는 상당히 축소된 규모로 진행되어 1,000여 명만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참석하였다.(https://cnn.it/2RzqrBC)
3 “한상의 크리기스 선교사, 코로나19로 소천”, 「선교신문」, 2020년 7월 22일.
“코로나 함께 넘자… 선교단체 리더들 머리 맞댔다”, 「국민일보」, 2020년 6월 24일.
4 한국이슬람연구소에서 발행하는 Ishmael Our Brother 2020 여름호, 겨울호 참조.
5 퓨리서치센터 홈페이지 참조.(https://pewrsr.ch/3zbI9w2)
6 “밖에서 보는 교회 모습은 어떨까”, 「국민일보」, 2021년 5월 20일.
7 인터콥은 2020년 10월 경북 상주에 있는 BTJ(Back to Jerusalem) 열방센터에서 1박 2일간 약 600여 명이 참석한 선교행사를 개최하였고, 12월 셋째 주 전국 곳곳에서 일어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이 행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당국의 조사에 대비해 휴대폰을 꺼 동선을 숨기고, 역학조사에 협조하지 않은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8 “How Islamophobia is driving anti-refugee sentiment in Korea”, Al Jazeera, 2018년 8월 13일.(https://bit.ly/3fXExWy)
9 Steve Sang-Cheol Moon “Missions from Korea 2012: Slowdown and Maturation”(https://krim.org/2012-korean-mission-statistics).
10 한국선교연구원 홈페이지 참조.(https://krim.org/2020-korean-mission-statistics)
11 이슬람 선교의 특성상 단체의 현황을 공개하기가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를 위해 자료를 제공해준 단체와 대표들께 감사드린다. 동일한 이유로 한 단체명의 일부를 요청에 따라 *표 처리하였다.
12 유희주, “이슬람권 선교사 멤버케어에 대한 제안점”, Muslim-Christian Encounter Vol.13, No.2(2020): 7-51.
13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 사역이 강조되며 온라인 방식으로 선교 방법론을 전환하는 제안들이 있으나, 현실적으로 선교사들의 사역지 대부분은 인터넷 상황이 좋지 않으며, 비싼 데이터 비용 때문에 다수의 선교사들에게 온라인 사역은 현실적 대안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14 톰 라이트, 이지혜 옮김, 『하나님과 팬데믹: 코로나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기독교적 성찰』(비아토르, 2020), 49.
15 “포스트 코로나 선교, ‘창의적 확장성’ ‘의도적 개방성’ ‘관계적 공동체성’ 필요”, 「선교신문」, 2020년 9월 5일. “위드 코로나 시대, 국내 이주민 선교 활성화 방안은?”, 「선교신문」, 2020년 9월 28일.
16 딤미(Dhimmi): 아랍어로 ‘보호’라는 문자적 의미를 가지며 이슬람 확장기에 이슬람 지배 지역에서 ‘보호받는 신분의 비무슬림교도’(ahl-dhimmi)를 일컫는 말이다. 처음에는 유대교, 기독교인으로 제한되었으나 후에 조로아스터교, 힌두교인 등도 포함되었다. 무슬림보다는 낮은 지위에 있었으며 종교 활동에 제약이 있었으나 인두세인 지즈야를 지불한 대가로 이슬람으로 개종하지 않고 자신의 신앙을 지킬 수 있었다.
17 David Bosch, Transforming Mission: Paradigm Shifts in Theology of Mission (New York: Orbis, 2011).
18 Natanael Costea, 19 COVID Lessons the Church Cannot Ignore: why “Back to Normal”is not an option (Evangelista Media&Consulting, 2020), 334-337.
19 김아영, “십자가의 환대의 관점에서 본 국내 무슬림 난민 사역”, 「선교신학」 58호(2020): 77.


김아영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공부한 후 풀러신학대학원에서 이슬람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이슬람 연구』(전 3권), 역서로 『씨앗에서 열매로』 등이 있다. 현재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선교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한국이슬람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1년 8월호(통권 7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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