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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기독교사상 > 특집 > [한국교회의 대북·해외 선교단체 진단
특집 (2021년 7월호)

 

  북한선교 단체의 북한붕괴론, 무엇이 문제인가
  

본문

 

미국은 1990년대 초에도 북한이 1-2년 내에 루마니아처럼 갑자기 붕괴할 것으로 판단했고, 김대중 정부 출범 직전에도 2-3년 안에 붕괴할 것으로 예측했다. 따라서 북한과의 협상이나 교류가 필요없을 것으로 판단했기에 한국의 포용정책에 쉽게 동의하지 못했다.

한미 동맹의 역사와 쟁점을 다룬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의 근저 『영원한 동맹이라는 역설』의 한 대목이다.1 여기에서는 미국의 북한붕괴론이 김대중 정부가 추진한 대북 화해정책의 발목을 잡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만 그랬던 게 아니다. 개혁을 기치로 국민적 지지를 받았던 김영삼 정부도 김일성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했지만 김일성 사후에는 북한붕괴론에 치우쳤고, 이명박 정부도 “통일은 도둑같이 온다.”는 그의 말이 대변하듯 북한 급변사태를 예견했고, 박근혜 정부도 대화 대신 대북제재에 ‘몰빵’ 하다시피 했다. 북한과의 복잡하고 지난한 대화를 통한 평화보다는 북한을 압박해 붕괴시키는 것이 훨씬 쉽고 효율적이라고 본 것이다. 그러는 사이 북한의 핵은 고도화되고, 평화의 해법을 찾는 길은 더욱 복잡해졌다. 비록 그 길이 멀고 험하더라도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체제로 가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남북을 비롯한 주변 국가들도 수긍 가능한 해법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다행히 이런 시행착오를 거쳐 우리 국민은 급격한 통일보다는 점진적인 통일을 선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발표한 “2020 통일의식조사” 결과를 보면, 통일의 추진 방법과 시기에 대해 “여건이 성숙되기를 기다려야”가 56%로 “현재대로가 좋다”(22%), “가능한 빨리”(12%)를 압도했다.2
점진적인 통일의 내용은 대화와 교류, 즉 평화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일부 북한선교 단체들은 북한과의 대화보다는 대결을, 평화보다는 혼란을 야기하는 쪽으로 사역을 해온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가짜뉴스 전파가 인터넷 선교? 에스더기도운동

에스더기도운동(이하 ‘에스더’)은 북한선교를 표방한 기독교 단체 중 열성적인 활동과 함께 가장 논란이 되는 곳 중 하나다. ‘거룩한 나라, 북한구원, 통일한국, 선교한국을 위해 기도하는 초교파 기도운동’이라는 에스더는 예배와 교육을 통해 ‘올바른 국가관과 역사관, 선교관’을 훈련하는 통일한국 어린이 예배, 탈북 대학생과 함께하는 ‘남북 대학생·청년 휴전선 통일대장정’ 등의 사역을 한다. 이 밖에도 북한의 자유와 복음통일을 위해 함께 기도·연구·행동하는 자유북한 청년포럼 개최, 탈북민 양육과 실제적인 복음통일을 준비하는 탈북민센터 운영, 북한과 세계선교를 위한 매일 철야기도, 그리고 월간 「지저스 아미」(Jesus Army) 발행, 2011년 10월 말부터 시작된 통일광장기도회 등의 사역을 한다.
에스더 이용희 대표는 2012년 5월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교회가 아무 목소리도 내지 않으면 동성애법이나 온갖 거짓말이 그대로 통과되고 사실처럼 전파되고 만다.”라며 “예언자처럼 올바른 말을 선포하는 것은 한국교회와 오피니언 리더들의 당연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3 거짓말에 대응해 진실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에스더의 역할이라는 것이었다.
남북통일에 대해서는 “하나님께서 통일을 위해 여러 상황을 도우시고 인도하신다고 생각한다.”라며 김정일의 사망도 그런 차원으로 해석했다. 2012년 강성대국 완성을 목표로 했던 만큼 그가 사망하지 않았으면 한반도 상황은 정말 어려웠을 것이라는 말이었다. 북한의 급변사태도 언급했다. 화폐개혁 실패로 인한 민심 이반, 광명성 3호 발사 실패, 탈북자들을 통한 외부 문화 유입 등 다양한 요인으로 자중지란을 통해 북한 정권이 무너질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불쏘시개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 정권 붕괴’를 목표로 하고, 한국교회가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에스더기도운동이 견인하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에스더가 ‘가짜뉴스의 진원지’로 지목되면서 이러한 취지는 무색해지고 말았다. 2018년 9월 27일, 「한겨레」는 복수의 에스더 내부자들의 말을 인용하며 “에스더는 창립 이래 지속적으로 청년을 모아 하나님의 뜻을 전하는 ‘댓글부대’를 양성했고, 이용희 대표를 정점으로 한 기획실에서 가짜뉴스를 만들었다.”라고 폭로했다. 에스더의 인터넷 사역자와 미디어 선교사의 핵심 역할이 댓글을 달고 가짜뉴스를 전파하는 일이었다고 밝힌 것이다.4
「한겨레」는 이용희 대표가 2012년 6월 직접 작성한 ‘인터넷 선교사 양성을 위한 기획안’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 문서에서 “대남적화를 위한 사이버 병력이 3,000명을 넘는 상황에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애국 인터넷 전사는 거의 전무한 상태”라며 “올해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친북 대통령 당선을 위한 허위사실 유포, 선전선동, 여론몰이 등 북한 사이버 병력과 남한 내 종북 세력들에 의해 국가적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주장했다.
에스더 홈페이지 자료실에는 〈김관진 “北, 국내 종북세력 연계 ‘4세대 전쟁’ 획책”〉이라는 제목의 2013년 9월 16일 자 기사가 있다. 당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북한은 종북세력과 연계해 사이버전, 미디어전, 테러 등으로 사회혼란을 조성하는 이른바 ‘4세대 전쟁’을 획책하려고 할 것”이라며 “최근 문제가 되는 일련의 사건들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우리 사회 곳곳에는 대한민국의 체제와 이념을 부정하는 종북세력들이 공공연히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더의 ‘선교 전략’과 박근혜 정부의 ‘안보 전략’이 2012년 대선을 전후해 서로 얽혀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 무렵 에스더가 만든 “[문재인 공약] 고려 연방제 충격!” 등의 가짜뉴스는 SNS를 통해 급속히 확산되었다.
「한겨레」의 폭로 기사가 연속으로 나간 며칠 후, 에스더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어느 이름없는 주부’ 이름으로 “한겨레신문을 엄벌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가짜뉴스의 가장 큰 수혜자가 누구였나요? 광우병 사태로 국가를 전복하려고 주도했던 세력들은 조사하지 않는지요? 박근혜 대통령님 탄핵 과정에서 유튜브에 난무했던, 추잡한 보도들에 대해서는 왜 조사하지 않는지요? 최악의 거짓정권, 김씨세습왕조를 평화세력으로 고무찬양하는 것이 진정한 가짜뉴스가 아닌지요?” 「한겨레」 기사를 오히려 ‘가짜뉴스’라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면서 의미심장한 말도 한다. “신좌파 PC운동은 결코 한국교회를 무너뜨릴 수 없습니다. 젠더 이데올로기의 기만성을, 알 만한 국민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국민을 더 이상 인권이라는 미명으로 속이지 마십시오.”
이는 기독교 우파(여기서 ‘기독교 우파’는 ‘기독교 보수’와 구별하기 위한 것이다)가 동성애를 사회주의의 기독교 파괴 전략으로 보는 시각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기독교 우파는 신좌파(네오 막시스트)가 사회주의의 실패 이유를 기독교에서 찾고 그 핵심인 가정 윤리를 파괴하기 위한 전략으로 동성애를 확산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에스더의 ‘가짜 뉴스’ 문제를 집중 취재한 「한겨레」 기자의 분석에 따르면, 극우·반공세력이 한반도 평화 분위기 속에서 설 자리를 잃자 그 대체제로 기독교 우파의 ‘동성애’ 타깃을 내세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에스더는 「한겨레」 기사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과 2심 모두 패했다.

기독교 대북관인가 국가 안보관인가, 모퉁이돌선교회

“기도용사 300명이면 북한을 무너뜨릴 수 있다!”
모퉁이돌선교회(이하 ‘모퉁이돌’) 홈페이지에 나오는 소개글이다. 북한을 무너뜨린다는 표현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며 “기도하는 300명의 용사가 준비될 때 견고하게 닫힌 북한을 무너뜨리시겠다 약속하신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부연하고 있다. 그리고 이 약속에 근거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3시간씩 기도를 해오고 있다고 설명한다.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북한 기도제목’ 역시 북한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왜곡된 내용이 주를 이룬다. 2021년 5월 21일 기도에는 “원산시 주민이 남조선 영화와 드라마, 화면음악(뮤직비디오)과 같은 영상물을 몰래 판매하다가 반동사상문화배격법에 따른 비사회주의·반사회주의 분자로 낙인돼 공개 처형을 당했다. 시신은 가마니에 말려 어디론가 사라졌고, 총살 장면을 보다가 쓰러진 아내와 아들, 딸은 관리소(정치범수용소)에 넘긴다면서 화물차에 싣고 갔다.”라며 「데일리NK」 보도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무고한 생명이 희생당하지 않고 복음을 비롯한 외부 정보를 주민들이 자유로이 접하는 환경이 마련되도록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5월 20일 기도에서도 “지난 10일 평양시 외곽 사동구역에서 의문의 삐라 사건이 발생해 지금 평양 분위기가 매우 어수선하다.”면서 “삐라 내용은 ‘김정은 시대는 끝났다’, ‘김정은을 위해 일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위해 살자’ 등 체제를 위협하는 구호들인데 이 삐라가 남조선에서 보낸 것이 아닌 북한 내에서 인쇄된 것으로 보여 당국이 크게 당혹해 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출처는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다. 5월 18일 기도에서도 “북한의 (핵·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위협이 지속되면서 커지고 있다. 김정은이 한반도 충돌 과정에서 혹은 충돌을 피하기 위해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며 미 국방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했다.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공포를 조장하는 것으로 이들의 기도모임에서 흔히 등장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인간 이하 취급, 구타와 학대가 일상인 관리소 혁명화 구역”, “북한 15-24세 여성 13%가 성폭력 피해자”, “길거리 장사 소탕전, 주민 폭행도 서슴지 않아” 등 자극적인 제목들이 많다. 출처는 탈북자, 북한인권 단체, 보수 언론 등이다.
이런 내용들을 고스란히 담아서 전하고 있는 것이 바로 모퉁이돌이 발행하는 월간 「카타콤소식」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현 한반도 정세와 기도내용을 소개하는 「정세와 선교」도 주기적으로 발행되고 있다.
「정세와 선교」 183호(2021년 4월 1일)에는 “북한이 집착하는 ‘연방제’ 통일 방안이 뭐길래”라는 제목으로 다음 내용을 싣고 있다. “연방정부는 이른바 ‘단결과 합작’을 통하여 전 한반도를 공산화 통일을 이룩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한국 정부는 현재 공산세력의 침투를 저지시키고 사회의 혼란이나 국론 분열을 막고 있는 반공법과 국가보안법을 먼저 폐기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주한미군 철수와 미국의 간섭을 배제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정세와 선교」 182호(2021년 3월 1일)에 실린 “남북한 관계, 이대로 좋은가?”에서도 “우리의 대북 정책에서 가장 큰 문제는 무엇보다도 북한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거나 우리의 희망적 사고에 맞춰 북한의 실상을 보는 데 있다는 것”이라며 “독재와 평화는 본질상 공존이 불가한데 공존을 위해 정부의 대공기능을 약화시키고 있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기독교의 북한관인지 아니면 안보기관의 대북관인지 헷갈릴 정도로 편향된 시각을 담고 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공허한 모든 대북 포용 정책에서 돌이키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하고 있다.
물론 평화적인 시각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2018년 4.27 판문점선언 직후 나온 “남북 정상회담, 평가와 과제”라는 제목의 글(「정세와 선교」 155호, 6월 1일)에서는 “비록 기대에는 좀 미흡하더라도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한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면서 “남북의 정상들이 만나 소통할 수 있는 물꼬를 열어주시니 감사합니다.”라고 기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에 실린 대부분은 글들은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일변도의 정보와 함께 “북한의 독재체제가 무너져 내리게 하소서.”, “북한 정권이 종말을 고하는 날이 오도록 역사하여 주옵소서!”, “북한의 무너짐이 가속화되도록 역사하여 주옵소서.”라는 기도가 주를 이루고 있다.
모통이돌은 이 밖에도 성서 보내기, 단파 라디오 방송, 『김정일 정권 와해와 북한선교』, 『이것이 북한종말 징후인가』 등의 출판 사역도 병행하고 있다.

기독교박해순위와 통일선교를 같이? 한국오픈도어선교회

앞의 두 선교회가 국내에서 자생한 선교단체인 반면, 오픈도어선교회(이하 ‘선교회’)는 국제적인 선교단체이다. 고난받는 교회를 섬기기 위해 1955년에 국제오픈도어선교회가 설립됐고, 1995년 북한의 지하교회 섬김을 목적으로 한국오픈도어선교회가 창립되었다.
창립 때부터 대표로, 지금은 이사장이자 공동대표로 섬기고 있는 김성태 총신대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의 고난받는 교회가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은 7천명의 용사이며, 선지자 이사야에게 보여주신 그루터기의 거룩한 씨로서 지금까지 하나님께서 그분들의 기도에 확실하게 응답하셨듯이 무너진 교회를 회복케 하며, 그 흑암도성을 치유하시리라는 것”이라고 선교회의 목적을 설명했다.5 이를 통해 통일된 한반도의 남북교회가 연합하고, 중국의 기독교인들과 협력해 동아시아 복음화, 세계 복음화를 추진하겠다는 게 목표다. 그러니까 동아시아 복음화와 세계 복음화를 위해 북한의 복음화는 전략상 너무나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선교회는 ‘북한선교학교’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이해와 함께 구체적인 선교 전략을 마련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선교회 측은 “통일은 한국교회에게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요구한다.”라며 “목회자의 의식부터 평신도에 이르기까지 통일 목회가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북한만 변화시키면 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도 적극적으로 변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선교회의 대표적인 사역은 ‘기독교 핍박 순위 매기기’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북한은 20년째 기독교 박해국 1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교회 홈페이지에는 북한에 대해 “약 30만 명의 기독교인들이 혹독한 박해 아래 신음하고 있다.”라며 “그들은 우리 민족의 십자가를 지고 가는 순교자들”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러면서 올라온 기도제목에는 “북한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정권 자체”이며 “북한 사회 각 부분에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나 북한 주민들의 삶이 나아지기를, 북한 정권 자체의 책임을 사회 하부조직, 인원들에게 전가하는 정의롭지 못한 행동을 멈추기를 기도하자.”라고 호소하고 있다.
선교회가 매월 발행하는 「북한개발소식」에는 오픈도어선교회 북한선교연구소 이름으로 권두칼럼이 실린다. 2021년 4월호 “북한의 다음세대와 선교”라는 제목의 글에서는 독일 통일 이후 동독 지역에서 ‘비종교성’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을 짚고 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해서도 “외부세계에 대한 동경과 자유에 대한 갈망을 넘어 복음의 메시지를 마주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자칫하면 신앙의 의미가 왜곡되고 세속적인 부와 성공을 추구하는 기복신앙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북한선교 사역자들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균형 잡힌 정보와 역지사지로

에스더나 모퉁이돌은 거의 매일 철야기도 내지는 야간기도를 해오고 있다. 하지만 기도를 위해 제공하는 정보가 왜곡되거나 편향돼 있다면 그 기도 내용도 왜곡될 수밖에 없다. 왜곡된 기도는 왜곡된 신앙을, 잘못된 행동을 낳기 마련이다. 북한과 통일에 대한 올바른 정보가 필수인데, 북한이라는 특수한 상황상 제대로 된 정보를 찾기가 쉽지는 않다. 적어도 한 사안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과 함께 그렇지 않은 시각도 있음을 제공할 수 있다면 그나마 최선이다. 비록 정확한 정보는 아닐지라도 균형 잡힌 정보는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정보로부터 나오는 기도와 열정은 결코 왜곡되거나 비뚤어질 수 없을 것이다.
기도모임에서 공공연하게 등장하는 ‘북한 붕괴’는 사실 파고 들어가면 우리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금방 알 수 있다. 기도대로 북한이 붕괴되었다고 가정해 보라. 수많은 난민들이 남한으로 중국으로, 또 보트피플이 되어 전 세계로 흩어진다. 아무래도 같은 민족인 남한으로 많이 넘어올 것이다. 최소 수백만이 되는 난민들을 처음에는 먹이고 재우는 것 때문에, 나중엔 학업·취업·집 마련·결혼 때문에 난리가 날 것이다. 우리가 과연 이 상황을 감당할 수 있을까? 다행히 정부는 법과 정책으로 점진적인 교류를 통한 국가연합을 통일의 방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상대방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지사지다. 즉 상대방의 입장에 서보는 것이다. 북한이 그렇다. 우리는 북한의 움직임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본다. 우리를 대하는 북한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특히나 모든 면에서 체제 열세인 북한으로서는 남한이 호시탐탐 자신들을 흡수하려 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체제 우위인 우리 역시 부지불식간에 그런 의도를 지닐 수밖에 없을 것이다.
복음주의권에서 심심찮게 등장하는 ‘북한교회 세우기’ 모임이나 세미나의 경우도 우리 입장에서 보면 북한을 선교하고 교회를 세우는 것을 당연히 여길 수 있으나, 북한 입장에서는 기독교를 ‘체제 전복’을 획책하는 불순한 의도를 가진 집단으로 볼 수밖에 없다. 입장을 바꿔서 북한 전역에 10만 곳 정도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김일성-김정일주의연구실’을 남한 곳곳에 설립하겠다고 북에서 연구하고 공공연하게 발표한다고 상상해보라. 한쪽에서는 ‘말도 안 되는’ 것을 다른 한쪽에서는 너무나 진지하게 준비하는 코미디 같은 상황이 아닌가.
오픈도어선교회의 ‘통일선교’도 마찬가지다. 북한을 세계 최고의 기독교 박해 국가로 20년째 지정하면서 끊임없이 ‘북한선교’, ‘통일선교’ 전략을 짜고, 그 전략을 시행할 사람들을 키운다면 북한 입장에서는 ‘불순한 체제전복 행위’로밖에 볼 수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공공연하게 “북한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정권 자체”라고 내세운다면 북은 기를 쓰고 오픈도어선교회가 하는 모든 선교 행위를 틀어막으려 들 것이다. 진정 선교를 원한다면, 적어도 겉으로는 체제를 건드려서는 안 된다. 중국 선교사들이 중국 정권을 공공연하게 비판하지는 않지 않는가. 선교를 위해서는 끊임없이 상대방을 연구하고 준비해야 하지만, 그에 맞게 나 자신을 바꾸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북한선교’라는 소중한 사명 앞에서 북한을 연구하려는 노력과 함께 그것을 감당할 나 자신을 수시로 성찰할 수 있어야 하겠다.

주(註)
1 김준형, 『영원한 동맹이라는 역설』(창비, 2021), 260.
2 “젊은 계층 ‘통일 필요없다’ 부정적 인식 커졌다”, 「기독신문」, 2021년 5월 3일.
3 “제가 우파라구요? 윗파입니다”, 「유코리아뉴스」, 2012년 5월 11일.
4 「한겨레」의 “가짜뉴스의 뿌리를 찾아서” 전체 기사는 다음 사이트를 보라.(https://bit.ly/3isx97v)
5 “능력 주시는 그분 안에서 모든 것을 이루기를”, 「선교타임즈」(2014년 2월호).


김성원 |학부에서 행정학을, 대학원에서 뉴미디어학(석사)을 전공했다. 한국대학생선교회 간사, 「국민일보」 기자, 통일코리아협동조합 상임이사를 거쳐 현재는 북한통일 전문매체인 「유코리아뉴스」 편집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 17인 탈북자들의 무한도전』, 역서로 『독일 통일, 자유와 화합의 기적: 베를린장벽이 무너질 때까지 38일간의 기록』이 있다.

 
 
 

2021년 8월호(통권 7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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