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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2020년 10월호)

 

  코로나19와 한국교회
  

본문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인해 전 세계 사람들은 ‘뉴노멀’(new normal), ‘비대면’(untact), ‘거리두기’(distancing) 등과 같은 개념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던 ‘일상’은 급격하게 변화하였다. 종교의 영역도 예외가 아니었다. 많은 종교 행사가 취소되거나 연기되었고,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질수록 종교적 공간에 모이는 것 자체를 자제해달라는 정부의 권고가 내려오기도 했다. 이는 모이는 일에 힘쓰던 수많은 개신교인들의 종교적 삶에 상당한 도전이었다. 교회에는 최소한의 인원만 출입할 수 있었으며, 대부분의 교인들은 집에서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려야만 했다. 일부는 정부의 조치에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고, 집단행동을 통해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으나, ‘비대면 온라인 예배’는 이미 교회의 ‘뉴노멀’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과연 코로나19의 상황에서 교인들은 어떻게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으며, 앞으로 어떠한 변화가 생길 것인가? 이 글은 2020년 7월에 실시된 “2020년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 중 신앙 분야의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려 한다.

조사 개요
2020년 7월 21일부터 29일까지 전국 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2020년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는 크게 여섯 분야(정치, 경제, 생태, 한반도와 국제관계, 젠더, 그리고 신앙)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신앙 분야에서는, 전례 없는 상황 속에서 한국 개신교인들은 어떻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으며, 교회와 개신교의 역할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총 15개의 문항을 제시하였다. 그중 개신교인의 신앙생활을 살펴보기 위해 구성된 질문은 총 11개 문항이다. 특히 11개의 문항 중 6개의 문항은 지난 3월 29일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와 한국기독교언론포럼에서 실시한 공동조사와 질문의 형태를 같이하여, 코로나19의 상황이 진행됨에 따라 개신교인들의 신앙생활에 어떠한 변화가 생겨났는지를 살펴보는 척도로 삼았다. 이어진 질문에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예배’가 아닌 ‘신앙’ 활동에 대한 질문을 배치함으로 비대면 예배가 점차 익숙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개신교인들은 어떻게 자신들의 신앙을 유지하고 성숙시키는가에 관해 조사하였다.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예배
우선 살펴본 내용은 설문을 하기 바로 직전 일요일(주일)에 참여한 예배의 형태에 관한 것이었다. 아래의 [그림1]이 보여주듯, 설문이 이루어질 당시(7월 중순-말)만 해도 4월 말부터 이어진 대면 예배 재개의 여파로 많은 교인들이 교회로 돌아가 예배를 드렸다. 코로나19상황의 초기라 할 수 있는 3월 말에 이루어진 조사 결과에 비해 3배에 가까운 사람들이 교회로 돌아가 예배를 드렸으며, 온라인 예배에 참석한 이들은 반으로 줄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 조사가 이루어진 약 2주 후, 일부 개신교인들의 무모한 집단행동으로 코로나 확진자 수가 급증하였고, 이로 인해 정부의 대면 예배 금지 조치가 강화되었기에, 이 설문의 결과만을 가지고 현재 교인들의 신앙생활을 증명할 수는 없다. 다만, 대면 예배 자제 권고 조치가 약화된 4월 말 이후부터 많은 교인들이 교회로 돌아가 예배를 드렸다는 사실은 교회에서 드리는 예배에 대한 교인들의 열망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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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설문 문항에서 더불어 주목할 지점은 예배를 드리지 않은 개신교 인구의 증가이다. 대면 예배의 가능 여부와 관계없이 예배를 드리지 않은 개신교인들이 증가했다는 것은 ‘매주 드리는 주일예배’가 가지고 있는 신앙적 의미가 약해졌음을 보여준다. 이번 설문조사의 세부 분석에 따르면, 예배를 드리지 않은 인구의 상당수는 신앙생활을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은 이들이거나, 예배에 규칙적으로 참석하지 않은 이들이었다. 따라서 코로나19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절대다수의 교인이 예배를 드리지 않는 상황에 이를 것이라고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규칙적인 주일예배에서 이탈하는 개신교 인구가 많아지리라고 전망할 수 있다. 이는 그동안 교회에 모여 드리는 예배가 가지고 있던 일종의 구속력이 상실되었다는 의미이며, 앞으로의 개신교 신앙은 주일예배 중심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온라인 예배의 활성화
이렇듯 교인들의 신앙생활에 변화를 끼친 요인으로는 ‘온라인 예배의 활성화’를 꼽지 않을 수 없다. 긍정적인 상황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대안으로 시작된 온라인 예배였기에 ‘활성화’라는 표현을 사용하기에는 다소 부적절한 측면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초기와는 달리 지금의 온라인 예배는 일시적인 대안을 넘어 새로운 예배의 형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가능하게 만든 배경에는 단지 기술의 발전만이 아니라 많은 교인들의 신앙적 호응이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그림2]와 [그림3]에 나타난 설문조사의 결과를 함께 살펴보면 3월에 실시한 조사에 비해 상당수 교인들이 온라인 예배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교회를 가지 못하는 아쉬움’이나 ‘교회에서 드리는 예배에 대한 소중함’은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하고 있으며(그림2), 교회에서 드리는 예배와 비교했을 때에도 만족도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그림3) 이는 대면 예배가 잠정적으로 재개된 시기에 조사된 개신교인들의 반응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도전적인 메시지를 전한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교회에 직접 나가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상황임에도 온라인 예배를 선호한다는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약 1,500여 년간 이어져 내려온 기독교의 제의 형태, 즉 ‘한 공간에 물리적으로 모여서 드리는 예배’의 전통에 균열이 생겼음을 의미한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온라인 예배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일시적인 대안이나 부차적인 예배 수단에서 벗어나 말 그대로 개신교의 새로운 종교적/신앙적 활동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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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2]에서 ‘가족이 함께 예배를 드려 좋았다’에 대한 긍정적인 응답률이 낮아진 것을 두고 온라인 예배의 한계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이는 온라인 예배에 대한 불만족이라기보다는 도리어 온라인 예배가 점차 세대별로 세분화되어 제공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온라인 예배가 현장 예배의 대안으로 급하게 만들어졌을 때만 해도 온 가족이 모여 하나의 예배 콘텐츠를 수용해야 했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교회에서도 세대별로 각기 다른 온라인 예배 콘텐츠를 제공하기 때문에 굳이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예배를 드릴 필요가 없어졌다. 결국 이는 온라인 예배가 오늘날 교인들의 상황에 적극적으로 맞춰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예배 공동체에서 신앙 공동체로
지금껏 언급한 두 가지 흐름, 즉 교인들의 교회 이탈 증가와 온라인 예배 선호 현상은 코로나19 상황이 종료된 이후 어떻게 예배드릴 것인지에 관한 문항을 통해 모두 확인할 수 있다. [그림4]에서 볼 수 있듯, 코로나19 상황이 종식된 이후에, 다시 말해서 현장 예배가 전면 허용된 상황에서 교회에 나가 예배를 드리겠다는 응답자는 3월에 비해 줄어든 반면, 온라인 예배를 드리겠다는 응답자와 교회에 나가지 않을 것 같다는 응답자의 숫자는 증가했다. 이번 설문조사가 비대면 예배가 어느 정도 허용된 7월에 진행되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자면, 이러한 응답의 변화는 예배의 형태가 변해가고 있다는 반증일 뿐 아니라 신앙의 형태 자체가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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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결과는 일요일에 교회에 나가 예배를 드리는 것의 의미가 점차 퇴색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무엇이 기독교인의 종교성의 척도가 될 것인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긍정적으로 해석하자면, 그동안 ‘예배’(그중에서도 설교)에 과한 무게중심을 두었던 ‘예배 공동체’로서의 교회, 그리고 진정한 ‘신앙인’ 혹은 ‘신앙 공동체’란 무엇인지를 생각해볼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주일예배가 가지고 있었던 교회 공동체의 응집력이 사라져가는 현실에서 교인들의 신앙의 성숙을 도모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를 토대로 지속적인 신앙 교육과 훈련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신앙의 정도가 낮은 이들부터 점차적으로 (하지만 급격하게) 교회에서 멀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경향은 주일예배와 목회자의 설교를 지나치게 중요시한 교회의 과오가 만들어낸 결과이자 동시에 이에서 벗어난 새로운 신앙 훈련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신앙 공동체로 가는 길
과연 주일예배에 집중된 교회의 신앙 형태가 코로나19 이후 바뀔 것인가? 만일 그렇다면 어떠한 신앙적 활동으로 나타날 수 있는가? 교회는 예배 중심의 공동체에서 다양한 신앙 활동의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는가? 기실 기독교의 다른 종파에 비해 지금까지 개신교 교회는 목사의 설교에 무게가 실린 (주일)예배를 신앙의 핵심으로 강조해왔다.1 그리고 교인들은 언어라는 매개를 통한 성서의 해석과 적용이 반복적으로 주입되는 (학습의) 과정을 통해 신앙의 성숙을 이루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두 가지 한계를 가지고 있다. 첫째는 예배를 포함한 신앙 활동에서 능동성이 부족하다는 것이고, 둘째는 신앙의 성숙을 위한 개인의 훈련이나 활동 경험이 지극히 적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교인들의 이러한 신앙적 특징은 종교적 격리를 겪고 있는 코로나19의 상황에서 장점이자 동시에 단점으로 작용하는 듯하다. 먼저 장점은 설교 중심의 온라인 예배를 크게 부담스러워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위에서 언급했듯 다른 종파의 예배나 미사에 비해 개신교의 예배는 성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순서가 월등히 적으며 예배의 초점은 목사의 설교에 맞추어져 있다. 따라서 온라인 예배의 구성에서도 가장 단순한 형식으로 제작이 가능하고, 이에 참여하는 성도들도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거칠게 비유하자면, 코로나19 전후의 예배는 오프라인 강의를 듣는가, 온라인 강의를 듣는가의 차이이다. 그래서인지 온라인 예배가 필연적으로 내포할 수밖에 없는 참여자들의 수동성에도 불구하고, 교인들은 이를 현 상황의 필연적인 변화로 여기며 받아들이는 듯하다.
[그림5]는 이러한 사실을 잘 보여준다. 코로나19 이후 교회에서 강화해야 할 영역으로 ‘온라인 시스템 구축 및 온라인 콘텐츠 개발’을 꼽은 응답자들이 46.9%로 월등하게 많다는 사실로 미루어볼 때, 이들은 온라인 예배를 넘어 온라인 종교 생활에 대해서도 그리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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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한적인 종교적 활동에 익숙한 교인들은 온라인 시스템과 온라인 콘텐츠를 통한 종교 생활이 이전보다 더욱 수동적인 신앙 태도를 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듯하다. 교회라는 공유된 공간이 아닌 장소에서 모니터를 통해 전달되는 콘텐츠를 통해 신앙 활동을 한다는 것은 신앙의 주도권이 신자 개인이 아닌 콘텐츠를 제공하는 쪽에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개인 맞춤형 콘텐츠가 개발되어 개별적으로 서비스되지 않는 한, 각자의 상황을 온전히 반영한 신앙 담론이 제공될 수가 없다. 물론 교회에 모인다고 해도 일대 다수의 관계라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으로 예배를 드리는 것과 큰 차이는 없다. 다만 자리에 앉아 있는 성도들은 비언어적 표현을 통해 소극적으로라도 자신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고, 예배 후에는 목회자와 대화함으로 자신의 상황을 설명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제한적인 온라인 신앙생활보다는 주도성을 가질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코로나19의 심각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면 예배를 강행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는 없으니, 결국 개인의 신앙 성숙을 위해 각자가 처한 상황에서 스스로 하나님과 관계를 만들어가는 방법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 ‘예배’ 중심의 공동체보다 ‘신앙’ 공동체가 중요하다는 말은 이런 의미이다. 안타까운 점은 대부분의 교인들은 개인의 신앙을 어떻게 훈련하고 성숙시키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볼 기회가 없었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그 방법에 대해 알 수 있는 계기가 부족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기독교의 전통에 따른 기도나 종교적 이미지를 활용한 묵상, 상징물을 통한 신앙 성찰 등은 개인의 신앙을 풍성하게 할 수 있는 오래된 영성 훈련임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교인들에게는 낯선 방식이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관심은 여전히 ‘설교’나 ‘제자훈련’과 같은 언어적 학습에 집중되어 있다.([그림6] 참고) 물론 이러한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뜻은 아니지만, 필연적으로 갖고 있는 한계가 분명하고, 그 한계는 온라인이라는 방식에서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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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교회는 교회의 시스템과 교회 구성원을 안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겨온 예배 중심의 공동체성을 벗어나 교인 개개인이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신앙 경험을 풍성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개발하여 제안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교인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신의 신앙을 굳건히 할 수 있는 신앙인이 되느냐이기 때문이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코로나19의 상황이 장기화될수록, 아니 그 이후로도 온라인 예배는 교인들의 종교적 제의 형태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될 것은 자명하다. 개신교의 전통이라고 할 수 있는 주일예배 중심의 신앙생활에 큰 변화가 생기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다. 이미 온라인 예배의 가부에 대한 논의는 끝난 지 오래이며, 많은 교인들은 온라인으로 드리는 예배에 익숙해졌다. 교회라는 공간과 주일이라는 시간은 가정과 일상으로 대체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인들이 신앙생활을 이어가며 성숙한 신앙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한 고민이 요구되는 때이다.


1 김형락, “온라인 시대와 기독교 예배”, 「기독교사상」 741호(2020. 9): 32-33.


이민형 | 보스턴대학교에서 실천신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0년 10월호(통권 7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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