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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기독교사상 > 특집 > [2010년 이후 교단 총회의 흐름]
특집 (2020년 8월호)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이 땅을 부여잡다
  

본문

 

지난 10년간 총회 주제의 흐름: 세상과 교회
한국기독교장로회(이하 기장)는 첫출발부터 그렇듯이 관심의 초점을 우리가 살고 있는 땅에 두어왔다. 이 땅에서 숨쉬고 노동하며, 갈등하고 사랑하면서 사는 사람, 그 사람들이 엮어가는 관계, 그 관계가 구조화되는 정치·경제·문화 등 체제의 변화가 기장이 지향하는 신학과 선교의 핵심이다. 이러한 땅의 문제는 곧 역사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이기에 기장은 역사에 천착하며 역사를 만들어가는 사람과 사람들의 관계를 변혁하기 위해 관찰하고 분석하여 대안을 제시하고 행동하려 한다. 기장의 눈이 응시하는 땅은 ‘저 땅’이 아니라 바로 ‘이 땅’이다. 지금 여기서 우리의 현실을 부여잡고 웃고 울고 어깨를 부대끼면서 선교 사명을 감당해온 것이 기장의 발걸음이다. 기장의 관심은 그러므로 죽음 또는 죽음 이후보다는 ‘지금 여기’에 경도되어 있다. 이것이 기장의 강점이기도 하고 아킬레스건이기도 하다.
사실 이 땅에 관심하여 현실을 분석하는 일도 간단치는 않다. 세상과 사람을 한마디로 규정하고 이해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더군다나 이 땅은 비어 있는 공간도 아니고 어리숙하지도 않다. 오히려 체계적인 제도와 공고한 연결망을 통해 끊어내기 어려운 인간의 욕망이 견고하게 구조화되어 있다. 기장이 기독교적으로 변혁해야 하는 이 땅이 그리 만만치 않은 것이다. 이 땅은 분석 대상으로 가만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대를 동화시키는 강력한 무기들을 이미 탑재하고 있다. 결국 기장 교회는 이 땅을 복음으로 변혁하기 위해 마음과 뜻을 모았고, 그 결과 우리 사회의 변화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 땅에 오히려 끌려 들어가 세속화된 면이 있는 것도 분명하다. 결국 기장은 다시 자신의 정체성을 묻고 또 물을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교회가 무엇이냐고, 무엇이어야 하느냐고.
기장은 출발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지난 10년의 총회 주제도 크게 보면 이 틀 안에 있다. 바로 ‘세상과 교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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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평화·정의
기장은 일찍이 1969년부터 ‘교회와 사회위원회’를 상임위원회로 운영하며 교회의 사회적 책임에 집중해왔다. 기장의 사회선교 지향점은 ‘민주・평화・인권・생명’으로 요약할 수 있다. 1983년 ‘평화통일위원회’를 상임위원회로 구성하고 2003년에는 ‘평화공동체운동본부’를 만들어 평화통일운동을 더욱 구체화시켰다. 또 2008년에는 ‘생태공동체운동본부’를 조직하여 지속적인 환경 선교의 토대를 만들었다. 그리하여 기장은 매년 총회 때마다 당시 정세에서 중요한 사회선교 분야의 과제들을 안건으로 상정하였다. 선교의 특성상 계속사업들은 꾸준히 결의하고 실행했으며, 가능하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연대하여 기장의 선교를 넘어 한국교회의 선교가 되도록 노력했다. 마침내 세계교회는 이러한 기장과 한국교회의 선교 활동을 수용하여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부산총회의 주제를 ‘생명·평화·정의’로 요약했다.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 기장이 오래전부터 실천해온 의제를 세계교회가 함께 펼쳐야 할 선교 과제로 합의하여 선언한 것이다.

1) 생명선교
2010년 국토 전체를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몰아갈 것이 분명한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정비사업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자연과 국토 보전을 위해 기도와 저항에 나섰다. 또한 2013년 전 세계를 경악시킨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보면서 원전 확대 정책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원전 폐쇄와 대체에너지 개발에 국가 역량을 모으라고 소리쳤다. 그리고 수도권과 도시 집중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국토 이용의 불균형, 농어촌과 농어촌 교회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연구하여 그 결과로 2015년부터 ‘기장 생협’을 만들어 운영하게 되었다.

2) 평화선교
독재 권력의 뿌리는 분단 현실임을 직시한 기장은 평화통일을 교단 선교의 중점으로 삼았다.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선 하나님의 뜻이 해결의 열쇠임을 고백하며 기도운동에 심혈을 기울였다. 지금도 평화통일기도주일, 민족화해주일, 남북평화통일기도회, 월요평화기도회(2014년부터) 등을 적극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또한 남과 북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서로 돕는 분위기를 강조하여 북녘 동포들과의 나눔운동에 집중하였고, 현재는 사순절과 성탄절에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근래에는 북한알기운동, 비무장지대(DMZ) 근처에 화해와 평화교회 설립, 노근리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 등을 추진했다.
또한 매 총회의 선언서에 평화통일 기원이 빠지지 않았으며, 나아가 생명평화선언, 경주평화선언, 제주4·3선언 등 평화와 관련된 다수의 선언서도 총회가 별도로 채택하였다.

3) 정의선교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비민주적인 정책에 정면으로 대립한 기장은 고단하지만 예언자적 자세를 회복하였다. 특히 온 국민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낸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교단의 역량을 모았고, 역사적인 3·1운동 100주년을 준비하면서 교회의 사회적 역할을 다시 한 번 정립하려 하였다. 특히 사회적 약자의 인권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관심하며 활동했다. 큰 틀에서 보았을 때, 세계 경제질서의 왜곡이 빈부 격차의 근원임을 자각하며 캐나다연합교회와 함께 세계 경제정의 연구모임을 다년간 진행했다. 또한 여기저기서 진행되는 도시재개발사업에서 힘없이 손해보는 작은 교회들을 돕기 위한 조직도 가동했고, 늘어나는 외국인 주민들을 위해 외국인 목사의 교회 설립과 교단 가입을 허용하는 법도 정비했다.
특히 주목할 대목이 있다. 한국교회의 뜨거운 감자라고 할 수 있는 성소수자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연구하는 ‘성소수자연구위원회’를 2018년 총회가 허락한 것은 기장의 진보성을 드러낸 용기 있는 결의였다. 나아가 교회가 감당해야 할 사회선교의 전문화를 위해 사회선교사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의(2017)하여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더욱 전문화하려는 시도도 주목해야 할 점이다.

청년과 여성
1) 청년

기장은 교단의 현재를 들여다보고 미래를 내다보면서 청년 세대의 활성화가 시급함을 공감하였다. 각 교회마다 고령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남을 모두가 피부로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년회 활성화를 위한 고민과 논의가 계속되었다. 각 지역 청년연합회 재구성, 청년을 위한 성서연구 교재 출판, 기장 청년대회 등을 논의했다. 또한 세계로 나아가는 지도력 향상을 위해 청년 세대의 에큐메니컬 훈련 및 양성 프로그램도 실시했다.
이러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만큼 당장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청년이 교회를 떠나고 있는 한국교회 전반의 현실이 바탕에 깔려 있긴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 더욱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청년을 교회로 돌아오게 하는 문제는 앞으로 기장이 선결해야 할 과제이다. 이런 가운데 2019년 총회에서는 청년과 함께 극심한 저조 현상을 보이고 있는 청소년부 활성화를 위해 처음으로 청소년주일을 제정하여 2020년부터 어린이주일과 함께 지키기로 결의하였다. 교단이 청소년에 대해 제도적으로 관심할 수 있게 된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2) 여성
아마도 가장 두드러지게 발전한 분야 중 하나가 여성의 지위와 역할일 것이다. 물론 여성계의 바람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총회는 여성의 인권 및 남성과의 동등한 역할을 위해 2006년에 ‘양성평등위원회’를 상임위원회로 조직하였다. 이를 통해 기장 여성들은 서로 연대하며 교단 안에서 한 목소리로 권리를 확대해나갔다. 총대 10명 이상인 노회에서 목사·장로 각 1명 이상의 여성총대 의무화, 각 위원회에 여성위원 1명 이상 참여, 여성교역자 출산·양육 보장 법제화 등 진일보한 정책을 수립하여 실행했다. 또한 여성 평등권의 중요성을 설득하고 인식시키기 위해 노회별 양성평등교육과 신학교육 과정 중 양성평등교육을 실행했다. 총회는 양성평등을 위한 선언서를 수시로 채택하여 남성 위주의 의식과 문화를 수정하는 데도 열심이었다. 근래에 교회 내 성폭력 문제가 교회를 넘어 사회 문제로까지 확산하자 2018년 성윤리강령을 제정하고 성폭력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교회 내 성폭력 예방과 대응을 통해 여성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예방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교회의 본질: 종교개혁 500주년
지난 10년은 한국교회가 안팎으로 무거운 사회적 책임과 숱한 비난을 함께 감당해야 하는 시기였다. 교회가 사회를 걱정해야 하는데 사회가 교회를 걱정하는 전도 현상을 여기저기서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기장 또한 이러한 사회의 시선을 예민하게 의식하면서 교회의 변화를 위해 애썼으며, 동시에 사회선교에 치중하면서 그 사회선교를 행하는 교회의 정체성을 재확립하는 과제에 맞닥뜨리기도 하였다. 이 시기에 세계의 교회는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교회란 무엇인지 논의하고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2000년대 이후 기독교에 대한 사회적 공신력이 급격히 추락하고 반(反)기독교 정서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교회가 취해야 할 첫 번째 자세는 참회였다.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고백하는 교회는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어 세상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는 역할을 해야 하지만, 오히려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였다. 이때 교회는 당연히 참회의 무릎을 꿇어야 한다. 처절한 자기 성찰과 회개만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내일을 열 수 있는 유일한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이런 차원에서 교회 밖에까지 첨예한 관심을 끌었던 세습방지법을 제정하여 교회의 사유화를 막고 공교회성을 확립하려 노력하였다. 또한 한국교회가 탐욕의 조직이라고 비난받게 만든 종교인 납세에 대해 2015년에 다른 교단보다 앞장서서 찬성함으로써 사회 속에서 교회의 책임을 분명히 했다.
기장은 2010년부터 ‘21세기 교단 중장기발전위원회’를 4년 동안 가동하면서 교회의 내실을 다지고 교단 발전의 길을 모색하면서 여러 분야의 의제를 논의했다. 여기서 논의한 자료는 당장 결과로 이어지지는 못하더라도 앞으로 교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데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이다. 부흥과 성장의 시대가 지나고 교회의 시련기를 맞이해서 교역자 수급을 위해 어떤 대책을 수립해야 하는지, 그리고 이와 연계하여 목회자 기본소득 문제와 부교역자 최저생계비 산정 문제를 논의함으로써 목회자 생활의 기초 조건을 마련하는 것도 결의하여 연구하고 있다.
교회가 사회적 비난에 직면하고 내적으로 영성을 상실했을 때 반드시 나타나는 현상이 이단/사이비의 발흥이다. 벌써 여러 해 전부터 기존 교회의 위축과 이단의 급성장에 대해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기장은 최근 여러 이단/사이비가 교회에 끼치는 악영향을 경험하면서 이단/사이비에 대한 대책을 서두르게 되었다. 그 결과 중 하나가 2017년부터 종교개혁주일에 이단경계주일을 더하여 모든 교회가 이단에 대한 경각심을 갖도록 제도화한 것이다.

한신대: 교단의 미래
기장은 조선신학교에서 출발한 교단이어서 기장인들은 신학적 자부심을 지녀왔고 위대한 인물 중에는 신학자들이 많다. 한신대학교는 교단이 운영하는 학교임에도 그 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그래서 기장 목회자들에게 한신대는 영혼의 고향이다.
기장의 선진들은 21세기가 신학 하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융복합 사회가 될 것을 예견하고, 1981년부터 신학대학을 종합대학교로 확대함으로써 보다 폭넓은 신학교육을 통해 미래 교회를 대비하였다. 그리고 종합화 40년이 흐르면서 신학대학만 존재할 때와는 다른 문제들이 발생하였다. 그 중심에는 이제 한신대학교는 신학과만의 학교가 아니라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 놓여 있다. 한국신학대학은 곧 신학과였지만 한신대학교에서 신학과는 다른 여러 학과 중 하나에 불과하다. 이것은 종합화를 추진하면서 세운 목적인 기독교 교역자 양성과 기독정신에 입각한 사회 지도자 양성을 이루기 위해서는 학교의 총책임자인 총장이 기장 목사여야 한다는 규정이 학내에서 도전받을 수밖에 없음을 뜻한다.
또한 신학과의 특성상 캠퍼스는 학문뿐 아니라 인격과 영성 함양의 장이 되어야 하지만, 한신대학교는 그러기에는 이미 지나치게 일반화되어 있다. 특출하지 않은 학생들이 입학하더라도 교수들의 뜨거운 교육 열정으로 인재를 배출하던 자랑스러운 전통은 서울과 오산이라는 캠퍼스의 이원화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한 채 좌초하고 말았다. 더욱이 학령 인구가 줄어들면서 학교 경영의 어려움이 가중되어 존립의 문제가 우선인 상황에까지 이르자 재단인 기장 교단의 전입금 부담도 커지게 되었다. 또한 목회자와 평신도 지도자 양성, 학교 운영, 총장 선출 문제 등 고질적인 과제들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채 한신대학교는 위기의 시대를 표류하고 있다.
종합화에 대한 평가는 엇갈릴 수 있으나 사회와 소통하며 사회를 구원한다는 기장의 신앙고백을 감안하면, 40년 동안 배출한 각계의 한신 졸업생들을 한신의 이름으로 연결하여 체계적인 망을 형성한다면 교단으로서는 엄청난 선교적 능력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 일이 중요하고 시급하다.
이처럼 중요한 시기에 기장은 최근 4년 동안 한신대 문제로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 이사회와 총장 등 한신대의 현안과 미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회는 한신개혁발전특위원회를 구성하여 3년 동안 활동하였지만, 학교의 발전을 위해 근본적인 문제를 진단하고 개혁하는 일을 완성하지는 못한 채 위원회 임기가 종결되었다. 이제 총회의 결의에 따라 1노회 1이사 제도를 완성하는 과정에 있고 어느 정도는 정리되고 있으니, 앞으로 총회 상임위원회인 이사회가 학교의 개혁과 발전을 위해 공식적인 의견 수렴·연구·검토를 통해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고 학교 발전에 집중할 때 교단의 미래에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아카데미하우스: 교단의 자산 활용
기장은 자산이 별로 없다. 원래 가난하기도 했고, 있는 자산마저 부실한 운영으로 많은 손해를 보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상호 신뢰를 상실했다. 그래서 자산을 매각하거나 새로운 건축을 실행하는 경우마다 심각한 논쟁이 발생하곤 했다. 문제는 이 상태에서 자산 운용에 별 문제가 없고 교단도 재정적으로 안정되어 있다면 모를까, 점점 교세가 줄고 그에 따라 교단 전체의 재정 상황이 어려워지는데 위기를 타개할 방법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그래서 교단 자산 중 서대문 총회교육원이나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를 수익성 있게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져 왔다. 총회교육원은 도심에 있기에 의미와 수익성을 겸비한 활용 방안이 나올 만도 했다. 그곳에 교단 본부 건물을 짓고 유관 기관들이 모여서 하나의 기장 집합소를 만들자는 제안도 있었고,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을 정부의 협력을 얻어 건축하자는 안이 논의되었지만, 뚜렷한 실행안에 이르지 못한 상태로 시간이 흐르고 있다.
그리고 불거진 것이 아카데미하우스 문제였다. 크리스챤아카데미를 기장이 인수하여 일부는 총회본부 사무실로 사용하고 호텔과 부대시설은 전문기관에 위탁을 주어 일정 정도 고정 수입을 받아 한동안 교단 살림에 보탬이 되었다. 이후 2015년에 총회 사무실이 종로5가로 이전하고 아카데미하우스 전체를 임대하였는데, 중간에 임대업체가 부도를 맞으면서 고정 수입원이 사라졌고 매년 그만큼의 적자가 누적되면서 아카데미하우스를 공동 매입한 총회와 기장 여신도회 등의 경상수지에 적자가 누적되기 시작하였다.
아카데미하우스로 인한 적자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고 자산은 활용하지 못하고 장기간 방치되자 결국 총회는 아카데미하우스 매각 건을 다루기 시작했다. 2017년부터 시작한 논의는 현재까지도 정확한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한국 현대사에 뚜렷한 역할을 한 크리스챤아카데미의 역사와 전통을 매각과 함께 사장시킬 수 없으며 직영이든 임대이든 수익 사업이 가능하다는 입장과, 크리스챤아카데미의 공식 후예는 대화문화아카데미일 뿐 기장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으며 명분을 좇다가 현실의 경제적 부담에 대한 대안을 장기간 마련하지 못할 경우 교단이 더욱 어려운 상황에 몰릴 것이기에 서둘러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대립하고 있다. 결국 아카데미하우스를 보존하여 운영하자는 안과 매각하여 수익을 낼 수 있는 대체 안을 실행해야 한다는 두 입장이 상당히 강하게 맞서 있는 상태이다. 서로 다른 해결책을 주장하는 사람들 사이에 서로에 대한 신뢰가 너무 약하다는 점이 근본 문제이며, 이 사안을 결정할 총대들이 객관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지 못함으로써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점이 아쉽다. 지금이라도 교단은 다시 하나씩 점검하여 방향을 결정하고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

2020년(제105회) 총회의 과제
작년 총회 이후 1년 사이에 세상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했다. 코로나 역습의 파장은 전 세계 누구에게나 향해 있지만, 그중에서도 한국교회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만큼 교회가 받은 상처가 심각하다. 이제까지 한국교회는–기장도 마찬가지로–모이는 교회를 지향했고 대면 모임을 통해서 신앙이 형성되었는데, 이제 코로나 이후의 세상에서는 비대면 관계가 확산하는 변화를 가장 먼저 맞이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이 기장 교단에는 더욱 큰 파고로 다가오고 있다. 그러지 않아도 기장은 지난 10년 동안 교세가 거의 30% 급감하여 한국의 주요 교단 중에서 가장 큰 위기를 겪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 이후의 상황은 여기에 더욱 큰 상처를 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인을 정확히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하려는 교단 차원의 체계적인 논의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번 총회는 이 부분이 핵심이 되어야 한다. 그러지 않아도 현장 교회가 받고 있는 타격은 상당하며 이미 많은 교회들이 무너지고 있다. 코로나가 아니어도 기장 교회의 두드러진 침체와 퇴보에 대한 다각적이고도 심도 있는 분석과 대안 마련에 교단이 모든 역량을 모으지 않는다면, 기장은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심각한 위기에 내몰릴 가능성이 크다.
이제 더 이상 머뭇거리거나 입장 차이에 붙잡혀 갈등하고 있을 여유가 없다. 지금 기장의 첫 번째 과제는 ‘교회 살리기’이다. 어떻게 기장 교회를 살릴 것인가, 원인은 무엇인가, 대안은 무엇인가를 묻고 또 물어야 한다. 그리고 대답은 역시 기장성의 회복에서 찾을 가능성이 높다. 단 지금의 기장성을 넘어 진정 기장의 뿌리에서부터 길어 올린 깊은 샘물 같은 기장성, 사회를 변혁시키려다가 자신도 모르게 물들어버린 세속주의의 때를 벗겨낸 후 기장 신앙의 본질에서부터 길어 올린 맑은 기장성의 회복 말이다.
기장의 내일은 이번 총회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가을에 열릴 제105회 기장 총회는 지금 진지한 자기 성찰과 결단의 끝자락에 서 있음을 재차 확인해야 할 것이다.


이훈삼 | 한신대학교를 졸업하였다. 기장 총회본부 선교부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선교국장을 역임하였다. 현재 성남주민교회 담임목사이며, 기장 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교회협 실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0년 8월호(통권 7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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