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 대한기독교서회 | 회원가입 | 로그인
사이트 내 전체검색

Home > 기독교사상 > 특집 > [특집] 동아시아의 종교박물관
특집 (2020년 2월호)

 

  한국의 기독교박물관, 현황과 기능
  

본문

 

기독교 문화유산의 ‘공간’, 기독교박물관
우리의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과 함께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미래에 전승하는 공간으로 박물관이 건립되고 있다. 한국 사회의 중요한 문화적 기반인 기독교 내에서도 기독교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과 함께 박물관을 건립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기독교 문화유산은 기독교 공동체의 문화적 발전을 위해 다음 세대에게 전승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유산으로, 한국의 기독교 공동체가 낳은 문화적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기독교박물관은 기독교 문화유산을 보존·관리·전시함으로써 기독교 연구를 활성화시키고, 대중들이 기독교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한국 사회에 근대적인 기독교박물관이 처음 등장한 것은 해방 이후의 일이다. 1948년 4월 20일 서울 남산의 조선신궁 자리에 매산고고관과 함께 설립된 ‘기독교박물관’이 그 최초이다. 설립자인 매산 김양선 목사는 해방 이후 월남하여 기독교박물관 건립 운동을 추진하였다.1 그가 기독교 관련 자료와 고고 유물을 수집하기 시작한 것은 평양 숭실전문학교 재학 때부터였다. 집안이 초기 한국교회 설립에 직접 관련되었다는 점에서 그는 한국 기독교의 역사와 문화를 정립하는 일에 뜻을 두게 되었다. 또 숭실전문학교 시절 양주동 교수와의 만남을 통해 우리 문화유산의 정리 및 연구의 중요성을 알게 된 것도 계기가 되었다.
최초의 근대적 기독교박물관이 개신교에 머무르지 않고 천주교까지 아우르며 출발하였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천주교 대표 노기남과 개신교 대표 김관식, 백낙준, 김양선 등 설립 발기인 대표 명의로 “기독교박물관 취지서”가 발표되었는데,2 이 문서에서는 ‘신구양교’(新舊兩敎)가 한마음으로 박물관 설립을 추진하게 된 이유를 ‘선교 역사가 짧은 한국이지만 한국에 미친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설립 임원진에는 이승만, 김구, 김규식 등도 포함되어 있다. 이는 기독교박물관이 개인의 주도로 개신교 차원에만 머무르지 않고 천주교를 포함한 ‘에큐메니컬’ 차원에서 출발하였음을 잘 보여준다.
기독교박물관에 대한 관심이 한동안 주춤하다가 본격화된 것은 2000년대에 들어서였다. 기독교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과 함께 기독교박물관 건립의 필요성이 크게 제기되기 시작한 것이다. 때마침 발표된 “기독교박물관의 현황과 과제”, “한국기독교박물관의 운영 현황과 전망”, “기독교박물관의 현황과 전망” 등의 글은 기독교박물관의 의미와 건립 필요성에 대한 학술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기여하였다.3
기독교계의 관심 속에서 2011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는 한국 기독교의 역사를 보존해야 한다는 인식 아래 ‘한국교회역사문화박물관 설립연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의하였다. 이에 따라 건립할 이름을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으로 결정하고, 2012년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설립추진위원회’를 조직하였다.4 2017년 3월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이 사단법인 창립총회를 개최함으로써 한국 기독교의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며 ‘진보와 보수를 넘어 한국교회 전체를 아우르는’ 범교단 연합사업으로 기독교박물관 건립이 본격화되었다.5 현재 박물관의 부지 선정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한국의 기독교박물관 현황
현대의 박물관은 역사적 배경과 문화, 소장품과 운영 방식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분류된다. 성격별 유형으로는 크게 종합박물관과 전문박물관으로 나눌 수 있다. 종합박물관은 영역에 관계없이 다양한 시대와 소장품을 보유하는 것에 비해, 전문박물관은 시대와 장르 등 특별한 주제로 유물을 소장, 전시한다. 기독교박물관은 기독교라는 종교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특수한 형태의 전문박물관으로, 소장품의 성격을 중심으로 그 현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6
먼저, 역사박물관은 기독교 역사와 관련된 문화재 및 유물을 수집·전시하는 박물관을 가리킨다. 숭실대학교 부설 한국기독교박물관은 매산 김양선 목사가 건립한 기독교박물관 및 매산고고관 유물을 1967년에 숭실대에 기증하면서 건립되었으며, 2004년에 신축한 건물로 이전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상설전시는 <한국기독교역사실>, <숭실역사실>, <근대화와 민족운동사실>, <고고미술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통일신라의 경교부터 시작하여 조선 후기 천주교 수용 및 개신교 수용 등을 다루고 있다.
경기도 이천에 있는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은 2001년 기독교문사의 창립자인 한영제 장로가 건립하였다. 『신약성서 마태젼』(1884), 『마가의젼한복음셔 언해』 등 기독교 초기 희귀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상설 전시는 한국 기독교 역사를 5개 주제로 나눈 전시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신교의 한국 전래 이전부터 해방과 전쟁까지 개신교와 관련된 자료들을 주제별로 분류하여 전시한 것이 특징이다.
2008년 인천에 개관한 한국선교역사기념관의 전시 공간은 크게 신구약의 주요 사건들을 재현해놓은 <성서역사관>, 한국 기독교의 전래부터 해방 이전까지를 보여주는 <한국기독교관Ⅰ>, 한국전쟁부터 현재까지 한국 기독교의 모습을 담은 <한국기독교관Ⅱ>로 구성되어 있다.
다음으로는 기독교 교단, 지역교회 및 개교회 역사박물관 등을 살펴볼 수 있다. 1980년대 선교 100주년을 맞이하여 교단의 역사, 지역교회사, 개교회사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100주년을 계기로 오랜 역사의 의미를 되돌아보고 신앙유산을 보존하며, 신앙의 정체성과 역사의식을 발전시키기 위해 기념관 혹은 사료관 등을 개관하여 박물관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2006년 고려신학대학원대학교 내에 개관한 고신역사기념관은 5개 영역으로 구성하여 고신 교단의 역사와 함께 한국교회 역사를 다루었다. 2008년에 개관한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역사자료관은 교단의 대표적인 목회자였던 강원용 목사의 사택을 개조하여 출발하였다. 구세군역사박물관은 2003년 구세군 한국선교 95년을 기념하여 건립되었다. 2001년 개관한 백령도기독교역사관은 19세기 초부터 백령도와 그 주변 지역의 기독교 선교 과정에 관한 내용을 전시하고 있다. 한남대학교 중앙박물관 기독교선교자료실은 1892년에 시작된 미국 남장로교 소속 선교사들의 선교활동을 유물 중심으로 전시하고 있다.
새문안교회 역사관은 기존의 사료관을 2019년 신축된 교회로 옮겨 개관한 것으로, 언더우드 목사와 첫 예배당 사진, 당회록 등의 실물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이밖에도 공주기독교박물관(2012), 전주 서문교회 역사자료실(2000), 광양기독교100주년기념관(2008), 순천기독교박물관(2012), 전주대학교 호남기독교박물관(2014), 한국기독교선교역사박물관(2000) 등이 건립되어 신앙의 정체성과 역사의식을 고취하고 있다.
다른 유형으로는 성서박물관을 들 수 있다. ‘하나님의 창조’, ‘인간의 타락’, ‘인간 회복과 영생의 길’ 등 3가지 주제로 전시를 구성한 평강성서유물박물관(1998), 300개 언어로 번역된 1만 5,000권의 성서를 소장한 국제성서박물관, 성서 관련 유물 대부분을 이스라엘 현지에서 수집한 협성대학교 성서고고학박물관(1997), 80여 종의 고대 성서 사본과 750여 개 언어의 외국어 성서를 소장한 대한성서공회 성서전시실(1995), 고(古)성서 및 교회사 유물과 성서고고학 유물 등 총 1,500여 점의 유물을 소장한 백석대학교 기독교박물관 등이 있다.
기독교 인물들의 삶과 활동에 주목하고 이들을 기념하기 위해 건립된 인물 관련 박물관(기념관)들도 있다. 2008년 7월 아펜젤러·노블기념박물관으로 개관한 배재학당역사박물관, 언더우드 가족이 거주하던 사택을 새롭게 조성하여 2003년 개관하였다가 2009년 확장 개관한 언더우드家기념관, 손양원 목사의 순교정신을 기리기 위해 1994년에 개관한 손양원목사순교기념관, 한국인 장로교 목사로 제주에 복음을 처음으로 전한 이기풍 목사를 기념하기 위해 1998년에 개관한 이기풍선교기념관, ‘무궁화운동’을 펼친 남궁억 선생을 기리며 2004년에 개관한 남궁억기념관, 신사참배 거부투쟁을 하다가 감옥에서 순교한 주기철 목사를 기념하기 위해 2015년에 건립된 주기철목사기념관 등이 있다.
이외에도 특정 주제 관련 박물관 및 기념관도 있다. 1998년에 개원했다가 2010년 민간 최초의 의학전문박물관으로 개관한 전주 예수병원의학박물관, 1999년 개원 100주년을 기념하여 개관한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박물관, 2015년 사회복지법인 애양원이 국비를 지원받아 개관한 한센기념관, 한국 근대의료 및 기독교 의료선교 자료가 잘 정리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부설 동은의학박물관 등이 있다. 또 제암리 3·1운동순국기념관(1983), 용인 한국기독교순교자기념관(1989), 지적박물관(1999) 등이 있다.

기독교박물관의 역할과 기능7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은 박물관을 전시 공간으로만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박물관이 무엇을 하는 곳인가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박물관은 전시 이외에도 조사연구, 자료수집 및 소장품 관리, 교육, 교류홍보 등 다양한 활동이 서로 연계되어 이루어지는 ‘종합 공간’의 성격을 갖고 있다. 특정 분야에만 활동이 집중되면 박물관 운영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기독교박물관은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특정 주제에 대한 조사연구와 유물 수집, 전시, 교육, 홍보, 교류활동 등이 선순환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운영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기독교박물관은 연구 및 전시 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조사·연구를 진행해야 한다. 기독교 관련 유물의 조사연구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며, 이와 관련하여 국내외 조사와 연구, 기독교 유물의 발굴 및 수집, 고증 및 분석을 심도 있게 진행해야 한다. 기독교 역사와 문화 관련 유물 및 주제와 관련된 국내외 학술교류와 학술회의를 개최하여 그 성과를 학술지,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공개하고, 학술·연구자료 등을 단행본으로 발간하여 배포한다.
이런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기독교박물관의 위상에 걸맞는 소장품을 확보하기 위해 수집활동을 진행한다. 수집은 주로 공개·경매구입, 기증, 기탁, 이관 등의 절차를 통해 이루어진다. 수집 유물들은 박물관의 소장품으로 등록되는 과정을 거치는데, 등록된 소장품 정보는 온라인을 통해 대중들에게 공개되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물 손상 방지와 안전한 보존을 위해 보존처리 및 상태점검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수장 공간도 요구된다. 유물의 체계적인 보존과 활용을 위한 시스템 개발과 대중적 관심이 높은 역사와 문화에 대한 다양한 콘텐츠 구축 및 온라인 정보서비스를 확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기독교박물관은 기독교적 가치에서 비롯된 목적이나 메시지를 표현하는 ‘전시’에 관한 기본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하고 이를 시행한다. 전시는 박물관의 건립 목적이나 전시물의 방향에 맞추어 장기적으로 전시하는 상설전시, 특정 주제로 단기간에 진행하는 특별전시, 상설전시에서 벗어나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기획전시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전시 주제에 대한 철저한 조사・연구와 최신 성과나 주제에 맞는 유물의 선정 등을 근거로 구체적인 전시 기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를 기초로 전시물을 어떻게 전시하고 관람객들에게 이해시킬 것인가에 대한 효과적인 연출 방법을 준비해야 한다.
현대의 박물관은 ‘비공식적인 교육기관’으로 교육적인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는데, 시간이 갈수록 교육적 영향력이 커지는 추세이다. 기독교박물관은 평생교육의 일환으로 다양한 체험 교육프로그램과 교육자료 개발을 진행한다. 어린이, 청소년, 대학생, 성인, 외국인 등 다양한 교육 대상에게 수준별 맞춤 교육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며, 박물관 자료 등을 활용해 박물관 전시 주제와 연계된 교육자료를 개발하여 박물관 교육뿐만 아니라 박물관 밖의 교육 현장에서도 활용될 수 있도록 보급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기독교박물관은 국내외 관련 박물관 및 유관 기관과의 지속적인 교류협력을 확대해야 하는데, 해외 박물관과의 인적 교류에 이르기까지 교류협력 활동을 적극 진행할 필요가 있다. 박물관은 수준 높은 문화행사 및 프로그램을 통해 기독교박물관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관람객 참여형 문화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진행해야 한다. 기독교박물관의 계기별 기념일과 관련하여 기념 음악공연 등도 계획하여 개최한다. 다양한 연령대와 계층의 관람객들을 유치하고 박물관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적극적인 홍보도 필요하다. 언론 홍보, 온라인 홍보, 매체 광고, SNS 홍보, 소식지 발간 등 다각도의 홍보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한다.
이처럼 기독교박물관은 조사연구, 유물 수집 및 관리, 전시, 교육, 교류홍보 등 박물관 활동의 기본 원리들이 출발부터 적용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대중들에게 접근하여 기독교 역사와 문화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실감있게 체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21세기 복합 문화공간, 기독교박물관
한국의 기독교박물관은 기독교의 역사·문화의 의미와 가치를 표현하는 동시에 현대 한국 사회의 문화를 주도하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 문화공간이다. 다시 말해, 한국 사회의 기독교 역사와 문화 속에 존재하는 문화적 정체성을 드러내는 다양한 요소들을 수집, 보존하여 연구하는 동시에 교육과 교류홍보를 하며 이를 전시하는 문화의 복합공간이다.
그동안 개인과 교단, 기관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인해 한국의 기독교박물관들은 열악한 실정 속에서도 점차 발전을 거듭하였으나, 박물관이 현대 문화의 종합공간이란 차원에서 보면, 아쉬운 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열악한 재정과 낙후된 시설, 빈약한 콘텐츠, 박물관 전문가의 부족, 운영 철학 및 리더십 부재 등은 한국의 기독교박물관이 안고 있는 과제이다.8 물론 이런 문제는 기독교박물관만이 안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수많은 박물관들이 처해 있는 현실이기도 하며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여전히 20세기 박물관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먼저, 오늘날 박물관이 21세기 문화의 시대에 발맞추어 단순히 자료를 보존하고 전시하는 수동적 공간에서 벗어나 관람객들이 참여하고 체험하는 능동적인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기독교박물관도 성격 및 유물에 따라 각각 달리 표현될 뿐이지, 운명의 기본 원리는 일반 다른 박물관과 동일하다는 점에서 예외일 수 없다. 관람객의 요구 및 시대적 변화에 빠르게 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컨대, 현재 기독교박물관 전시 연출의 경우 대부분이 평면적 전시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관람객들에게 일방적으로 전시물을 보여주는 단순한 전시 연출에서 벗어나 흥미를 유발하는 입체적 연출이 될 수 있도록 최신의 전시 기법을 활용해 관람객과 상호 교감하며 소통하는 창의적이고 다양한 기획과 연출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전시 연출 속에 관람객이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면 관람객들이 전시에 몰입할 수 있으며 기독교 정신이나 가치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9
또한 기독교박물관은 특성상 기독교 신앙이나 정신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곳이지만,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도 관람객이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것은 다종교 사회의 성격이 강한 한국 사회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일반 다른 박물관과의 큰 차별성이라고 생각된다. 기독교박물관은 기독교적 가치나 정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이 중요한 활동으로 추가됨으로써 이중적 성격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기독교박물관은 기독교인이 아닌 관람객들도 박물관에서 의미와 가치, 감동과 즐거움, 그리고 기독교 전문지식을 함께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기독교박물관은 기독교적 정신이나 가치를 잘 이해하는 운영자나 전문 큐레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기독교박물관은 한국 기독교 문화유산의 의미나 가치 등을 해석할 수 있는 깊은 안목을 갖고 이를 박물관 활동 속에서 접목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기독교와 함께 박물관의 전문지식 및 경험을 겸비한 전문가들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다. 기독교박물관 운영자가 박물관의 목적이나 운영 방향 등을 수립한다면, 전문 큐레이터들은 기독교의 역사나 문화에 대한 전문지식을 기초로 박물관의 전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을 것이다. 기독교박물관의 수준은 전문 운영자나 큐레이터의 확보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1세기 현대 박물관은 유물이 없어도 운영할 수 있다. 사진 및 영상을 활용한 아카이브 전시관을 중심으로 박물관을 운영하거나 사이버상에서 디지털 자료를 활용한 박물관을 운영하기도 한다. 전문 큐레이터의 통찰력과 기획력, 창조적 상상력이 있다면, 예산이나 장소, 유물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얼마든지 보다 감각적이고 저비용의 박물관 활동이 가능하다. 그만큼 갈수록 전문 큐레이터의 영역이 커지고 있다.
오늘 한국 기독교박물관의 발전은 어느 한 개인이나 교단, 단체의 몫이 아니라 한국 기독교 전체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한국교회와 교인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히 요청된다.


1 임병태, “한국기독교박물관 설립자 김양선”, 『한국기독교사학자 김양선』(숭실대학교출판부, 2001), 18-20.
2 “獨立紀念朝鮮基督敎博物館設立趣旨書”(1946년 4월 10일).
3 김흥수, “기독교박물관의 현황과 과제”, 『한국 종교박물관 현황과 과제』(한국박물관협회, 2003); 이덕주, “한국기독교박물관의 운영 현황과 전망”, 『종교박물관의 발전방향』(한국박물관협회, 2004); 신광철, “기독교박물관의 현황과 전망: 개신교박물관을 중심으로”, 「대순사상논총」 18호(2004) 참조.
4 김영주,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설립을 준비하며”, 「기독교사상」 701호(2017. 5): 4-5.
5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법인 창립”, 「노컷뉴스」 2017년 3월 2일.
6 신광철, 위의 글과 허남진, “한국개신교박물관의 현황과 전망”, 「종교문화연구」 24호(2015. 6)를 참조 정리함.
7 기독교 박물관의 역할과 기능은 다음의 글을 참조하였음. 조지 엘리스 버코, 양지연 옮김, 『큐레이터를 위한 박물관학』(김영사, 2001); 최병식, 『뉴 뮤지엄의 탄생』(동문선, 2010); 이보아, 『박물관학의 개론』 개정판(김영사, 2013); 김기섭, 『박물관이란 무엇인가?』(주류성출판사, 2017).
8 허남진, 위의 글, 59-60.
9 안진근, “기독교박물관의 전시공간 특성에 관한 연구”, 「상품문화디자인연구」 42호(2015): 51-52.



김권정 | 숭실대학교에서 한국 근현대사를 전공하여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저서로는 『한국기독교 민족운동론과 민족운동』, 『근대전환기 한국사회와 기독교 수용』 등이 있다. 현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로 일하고 있으며, 한국세계문화사학회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2020년 3월호(통권 735호)

이번호 목차 / 지난호 보기

기독교서회
기독교서회
기독교서회
기독교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