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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기독교사상 > 특집 > [특집] 새로운 형태의 교회, 새로운 방식의 선교
특집 (2020년 1월호)

 

  비제도권 교회의 등장과 교회에 대한 새로운 욕구
  

본문

 

비제도권 교회의 등장
한국 현대사에서 기독교는 주류 제도권 종교로서의 역할을 굳건히 하며 성장해왔다. 한국교회는 근대화를 형성하는 데 주된 축을 담당했으며, 2015년 인구 센서스에서 1위 종교가 됨으로써 대표종교의 위치를 확보했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주류 교단들은 여전히 교세 약화와 확장성의 한계, 게다가 기존 신도들의 이탈이라는 위기를 겪고 있다. 반면 제도권 교회들의 성장 정체 속에서 건물, 성직자, 교단 등 교회 형성의 기존 문법을 따르지 않는 실험적인 새로운 기독교 공동체들이 한국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21세기에 등장하고 있음을 주목하게 된다. 바로 비제도권 교회들의 출현이다.
비제도권 교회의 등장은 제도권 교회의 틀에서는 의미 있는 생존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 가운데 새로운 가능성을 찾으려는 움직임이다. 새로운 모습을 원하는 교인들의 욕구에 부응하여 기존 교회의 모습에서 탈피한 신앙 공동체들이 등장하는 것이다. 필자는 이를 기존 교회의 틀로서는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비제도권 교회들’이라고 명명하고자 한다. 이는 또한 개인 중심의 영성 추구, 형식적 종교의식보다는 의미와 관계 중심의 신앙 표현, 명목상 그리스도인의 증가에 대한 저항 등과 같은 새로운 가치 등을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는 종교사회학적인 측면에서 탈물질주의와 실존적 안정감의 증가를 들 수 있다.1 이는 곧 번영신학에 의존하는 축복형 종교 욕구에서 종교의 본래적이고도 참된 가치를 추구하려는 의미형 욕구로 변환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비제도권 교회의 등장은 한국 사회 구성원들의 종교적 욕구의 변화가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후기 산업사회로 가는 길목에서의 비제도권 교회의 등장은 한국 사회의 개인들이 점점 더 전통적 사회 기관들(정당, 종교단체 등)로부터 피로감을 느끼고 이탈하여 개인화, 파편화의 경향을 보이는 포스트모더니즘 현상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또한 1970년대부터 로잔세계복음화대회에서 지적해온 명목상 그리스도인의 증가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기독교는 서구 문명의 제도권으로 흡수되고, 그 지배체제의 위치를 굳혔으며, 이로 인해 제도화된 문화적 관습이 되었다. 그로 인해 제도적 교회 시스템을 유지하는 관료적 교회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졌다. 그러나 최근의 후기 기독교 시대(post-Christendom) 현상과 더불어 서구에서도 제도권 교회에서 문화적 기독교인이 되기보다는 실제적인 영성의 경험과 인격적 공동체를 추구하는 새로운 탈제도적 교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 사회는 엄밀히 말해서 기독교 세계권에 속하지는 않으나, 서구 기독교를 충실히 모방해온 탓에 이와 유사한 위기를 뒤이어 경험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탈제도권 기독교 공동체들이 출현하는 것이다.

비제도권 교회 등장의 이론적 배경
비제도권 교회의 등장은 교회의 제도화와 관련된다. 이 말은, 교회는 공동체를 추구하지만 그 형태는 사회 조직의 특성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뜻이다. 교회는 하나의 공동체로서 교회 구성원인 신자들 사이의 일치와 연합, 결속을 강조하지만, 동시에 하나의 조직으로서 효율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어그러짐이 나타난다. 이런 점에서 교회는 사회학에서 말하는 1차집단과 2차집단의 특성을 모두 포함하는 독특한 구조라고 할 수 있다.
교회의 제도화는 교회가 존재를 지속하며 여러 가지 활동을 하기 위한 필수 요건이다. 모든 조직은 처음에는 일정한 목적을 달성하려는 일종의 운동체적 성격으로 시작하지만, 효율성을 높이고 목적에 보다 빨리 도달하기 위해 제도화의 길을 걷게 된다. 종교 또한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창시자의 카리스마적 능력에 의해 시작된 이후,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제도화되는 경향이 있다. 종교의 제도화는 특정 종교가 안정된 지위를 확보하면서 역사를 따라 지속하는가, 아니면 창시자의 카리스마적 종교운동으로 끝나고 마는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여기서 1세대 지도자의 카리스마적 권위의 제도화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다면 조직은 와해될 수도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제도화 자체가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제도화에 따르는 문제로는 먼저 조직의 규모가 커질 때 필연으로 나타나는 귀속감 저하 현상, 즉 ‘확장의 딜레마’를 들 수 있다. 다음으로는 교회의 규모가 커질수록 다양한 사람이 모이기 때문에 교회를 출석하는 동기가 다양해지는 ‘복합 동기의 딜레마’를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문제는 관료주의화의 문제이다. 현대의 모든 조직은 상당한 수준의 관료제 성격을 지니고 있다. 관료제는 조직 자체의 존속과 기득권 유지를 최우선의 목표로 삼기 때문에 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경향을 보인다.
막스 베버와 트뢸치의 표현을 빌리면, 이것은 교회와 종파의 문제라고 말할 수 있다. 트뢸치는 교회(the church)와 종파(the sect)를 구분하면서, 종파는 배타적인 집단으로 덜 조직화되어 있으며 자발적인 멤버십이라는 특성이 있으나, 특정한 조건들 곧 어떤 교리에 대한 믿음이나 특별한 수행에 대한 동조가 요구된다고 보았다. 반면에 교회는 제도화되어 있고, 주변 문화에 동조하는 경향을 보이며, 사회의 모든 멤버들이 참여하도록 장려하고 특수한 헌신이나 동조를 덜 요구하는 포괄적 집단조직이라고 말하였다. 따라서 교회는 기존의 정치 및 사회 체제와 타협하고 그것에 순응하는 종교와 사회 조직이고, 종파는 정신의 순수성을 추구하기 위하여 모든 충성을 다하는 사람들의 자원 단체라고 볼 수 있다.2
이런 점에서 교회는 유럽의 국가교회 형태들을 의미하고, 종파는 미국과 한국의 초기 기독교와 가깝다. 그런데 종파형 교회들은 규모가 커지고 스스로 제도화되면서 점차 교회형으로 바뀌게 된다. 종파에는 대개 사회의 하류층이나 주변부 사람들, 박탈을 경험한 사람들이 참여하지만, 교회에는 사회의 주류 계층이 주로 가입하면서 교회 자체가 기득권층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따라서 초기에는 종교 정신의 순수성을 추구하기 위하여 모든 충성을 다하며 세상과의 구별을 강조하지만, 점차 기존의 정치 및 사회 체제와 타협하게 되고 그것에 순응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론은 트뢸치 이전에 막스 베버에서 출발하였다. 리차드 니버가 그의 책 『교회 분열의 사회적 배경』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것도 바로 같은 논지의 내용이었다.
이것은 기독교의 역사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유대교 사회였던 이스라엘에서 기독교는 일종의 신흥 종파였지만, 국교의 위치까지 올라가게 되고 점차 제도화되면서 기성 종교로 탈바꿈하였다. 또한 개신교는 가톨릭의 지배 아래에서 하나의 신흥 종파로 시작했지만, 세계적인 종교로 성장하였다. 마찬가지로 영국의 성공회는 로마가톨릭으로부터 분리해 나왔지만, 성공회가 제도화되면서 성공회 성직자인 웨슬리는 감리교를 창시하였다. 그러나 감리교 역시 제도화의 길을 걷게 되면서 감리교 목사인 윌리엄 부스는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고자 구세군을 창설하였다. 이와 같이 종파형은 역사의 진전에 따라 점차 교회형으로 변화하는 경향을 갖는다.
이것이 바로 제도화에 반발하며 비제도권 신앙 운동이나 교회가 출현하는 이유이다. 다이애나 버틀러 배스(Diana Butler Bass)는 미국 교계에 화제가 된 그녀의 저서 『교회의 종말』에서 중앙 통제에 의해 표준화되고 규칙화된 종교 형태의 기독교는 쇠퇴하는 반면, 창의성과 인격성을 중심으로 하는 훨씬 더 유연한 형태의 신앙 공동체들이 출현하고 있다고 전망한다. 전통 교단들의 교세 약화 이면에서 관습적 종교의 틀을 넘어서는 영성과 관계 중심의 신앙 재편이 이미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최근 미국에서 비종교인 수가 증가하고 있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3 이러한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비제도권 교회를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비제도권 교회의 실태
1) 비제도권 교회의 사례

필자가 비제도권 교회를 연구하기 위해 수집한 사례는 기본적으로 소속 교단이 없는 교회들로 제한하였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간한 『2018 한국의 종교 현황』에 따르면, 개신교 교단은 총 374개로 집계되었다. 이렇게 많은 교단이 있음에도 교단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은 특별한 의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총 28개 사례 중 1곳은 제도권 교회가 되었고, 교인의 구성이나 모임의 지속성 등 교회의 최소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신앙적 모임 수준으로 머문 사례가 2곳 있었다. 이를 제외한 25개 비제도권 교회 사례의 소재지는 대부분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이었고, 부산 3곳, 대전/충청권 3곳, 강원도 1곳이었다. 4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10년 이내에 설립된, 비교적 신생 교회들이었다.
유형별로는 목회자 없이 평신도들로 구성되었거나 목회자가 있어도 특별한 권한을 행사하지 않는 평신도 교회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절반이 넘는 14개 사례가 평신도 교회에 속하였다. 다음으로 주일에 모이지 않고 평일에 모이는 주중 교회 형태가 2곳 있었다. 그중에는 교회가 아니라 수도원을 표방하며 교회보다 강한 결단과 헌신을 요구하면서 평일에 모이는 사례가 있었다. 그리고 명시적으로 교회를 표방하지 않지만 사실상 교회의 기능을 수행하는 사례가 2곳 있었다. 또한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사람(소위 ‘가나안 성도’)들을 위한 교회를 표방하며 모이는 사례도 3곳 있어서 최근 계신교계에서 이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필자는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수행해왔으며 이를 논문과 책으로 소개한 바 있다.

2) 비제도권 교회의 특징
필자는 제도권 교회와 비제도권 교회에 속한 개신교인들의 인식 차이를 파악하기 위해 각각 표본을 추출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표본 추출은, 비제도권 교회 사례는 연구자가 방문한 교회의 교인들을 표본으로 하여 15개 교회에 350부의 설문지를 배부하여 227개의 유효 표본을 추출하였고, 제도권 교회는 온라인 패널들을 이용한 무작위 추출을 하였다. 설문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하여 이루어졌으며, 비제도권 교회는 2019년 5월 26일-6월 16일(21일간), 제도권 교회는 2019년 6월 16-25일(10일간)에 진행되었다.
이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보면, 비제도권 교회에 속한 교인들과 제도권 교회에 속한 교인들 사이에는 뚜렷한 인식 차이가 나타난다. 교회에 대한 만족도를 비롯한 대부분의 평가 항목에서 비제도권 교회의 교인들이 더 높은 만족도를 나타낸다. 특히 규모와 체계를 갖춘 교회에 유리한 항목을 제외하고 교회의 본래적 속성이라고 할 수 있는 공동체적인 측면에 대해서 비제도권 교회가 훨씬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점은 비제도권 교회들이 오늘날 개신교 신자들이 요구하는 신앙적 욕구에 더 부합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비제도권 교회 교인들은 신앙생활을 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보다 본질적인 차원의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물론 이러한 차이가 비제도권 교회의 우월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차이는 소속 교단이 없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도 아닐 것이다. 교단이 없어서라기보다는 교단의 방침이나 이해관계를 넘어서 교인들의 종교적 필요에 민감하고 보다 교회 본연의 모습을 추구하려는 경향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실제로 교인들 중에는 본인이 속한 교회가 교단에 소속되어 있는지 없는지 또는 어떤 교단인지 전혀 알지 못하고 다니는 경우들이 많다. 따라서 교단 소속 여부와 상관없이 교회 본연의 모습을 추구하며 보다 공동체적인 교회를 이루려고 하는 교회라면 이와 비슷한 결과가 나오리라고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비제도권 교회에 속한 교인들이 가지고 있는 교회에 대한 생각은 제도권 교회 교인들과는 매우 다르다. 이들은 전통적으로 교회 구성의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던 사항들을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있다. 특히 목회자의 역할에 대해서 매우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것이 기존의 목회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인지, 아니면 이와 상관없이 교회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그들 나름대로의 생각이 반영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서로 다른 지역에 속해 있고 서로 연관성이 전혀 없는 각각의 비제도권 교회 교인들이 이렇게 공통된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여기서 비제도권 교회들 사이에서도 목회자가 있는 교회와 그렇지 않은 평신도 교회 교인들 사이에 약간의 인식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신도 교회 교인들이 신앙에 대해 보다 본질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다소 보수적인 신앙관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직분 제도나 여성 리더십 인정, 그리고 예배당이 아닌 곳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에 대해서는 더 전통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서는 후속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평신도 교회들이 성서에 대해 더 근본주의적인 해석을 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비제도권 교회의 교인들이 기존의 교인들과는 달리 교회의 구성 요소에 대해서 매우 개방적으로 생각한다는 점은 한국교회에서 중요한 이슈로 부각된 ‘가나안 성도’ 현상과 결부지어 생각해볼 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2017년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의 조사 결과,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성도는 23.3%로 파악되었다.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 중에 가장 높은 비율이다. 2015년 인구센서스에서 파악된 개신교 인구 967만 6,000명에 대입하면 비출석 교인은 2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결과는 기존의 신앙생활이나 목회 방식이 이들의 신앙적 필요를 채워주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가 이에 전혀 대응하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의 교회와는 다른 형태의 새로운 교회들이 등장하고, 이러한 교회에 출석하는 교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한국교회에 큰 도전을 던져준다. 교회 성장 이후의 시대, 엄밀히 말하면 제도교회의 쇠퇴기에 새로운 유형의 교회가 등장하여 이들이 새로운 신앙적 욕구를 채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필자가 조사한 사례 중에는 ‘가나안 성도들의 교회’를 표방하거나 ‘가나안 성도들이 편하게 다닐 수 있는 교회’를 지향하는 교회가 상당수 있었다.
새로운 유형의 교회 등장과 이들 교회가 새로운 신앙적 욕구를 채워준다는 점은 새로운 가능성으로 보일 수 있지만, 비제도권 교회들은 사회 봉사나 참여와 같은 영역의 참여 수준은 제도권 교회보다 낮다는 한계도 가지고 있다. 이번 조사로 쉽게 단정할 수는 없지만 만일 이것이 우리 사회에 대한 비제도권 교회의 무관심을 나타내는 것이라면 그 문제는 매우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비제도권 교회의 문제의식이나 교회 갱신 노력이 자신들만의 공동체 안에 머무르게 되고 보다 온전한 공동체를 이루는 데 큰 제약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보다 온전한 교회를 위하여
비제도권 교회의 등장은 세계적인 추세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근대 사회가 지향하는 대형화와 규격화로 대표되는 사회 체계화가 종교계까지 퍼지면서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교회가 제도적 외양에 치중하면서 기성 사회 질서의 일부로 편입되다 보면, 관성화된 제도권 형태를 벗어나는 교회들이 부상하게 된다. 기독교가 유럽의 지배적 종교가 된 중세 시대에는 수도원 운동과 같은 내적 갱신이 일어났으며, 개신교 종교개혁이 정착되면서 사변적이고 교조적인 교회들이 편만해지자 모라비안 경건주의 운동이 일어나 영적 부흥과 활발한 선교사역을 이끌었다. 근대 이후에도 사회복음, 선교운동, 성령운동과 같은 사역들은 제도권 교회의 범주 밖에서부터 발동되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가톨릭의 기초 공동체 운동이 일어났고, 가장 최근에는 개신교의 이머징 교회나 선교적 교회와 같은 운동들이 일어나 신앙 공동체와 교회됨의 새로운 표현을 이끌고 있다. 영국 성공회 안에서는 ‘교회의 새로운 표현들’(Fresh expressions of church)이라는 자발적인 신앙운동이 전개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최근 성장세가 꺾인 미국 개신교계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는 교회들은 많은 경우 소속 교단이 없는 독립교회들이다.
그러나 비제도권 교회들이 자기들만의 공동체로 전락하거나 외부와는 단절한 배타적인 공동체가 되지 않으려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들의 특징을 수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교회가 스스로를 공동체라고 하면서도 외부와는 단절된 채 안으로의 결속에만 집중한다면, 교회는 더욱더 폐쇄적인 ‘끼리끼리’의 집단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동체는 설령 결속력이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다원화된 현대사회의 지평에서는 이웃들에게 어떠한 기여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교회에 대한 새로운 욕구에 부응하여 등장한 비제도권 교회들이 보다 온전한 교회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되고, 기존의 교회들도 스스로 갱신하여 교회 본래의 모습을 회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1 최현종, “탈물질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을 통해 살펴본 다음 세대의 종교이해”(제19회 바른교회 아카데미 연구위원회 세미나 “다음세대 교회 교육, 새틀짜기” 자료집, 2015), 55.
2 Ernst Troeltsch, Olive Wyon 옮김, The Social Teaching of Christian Churches, vol. 1(New York: Harper&Brothers, 1960), 331.
3 이에 대하여는 다음의 저서를 볼 것. Phil Zuckerman 외, The Nonreligious(N.Y.: Oxford University Press, 2016); 제임스 에머리 화이트, 강일우 옮김, 『종교 없음』(베가북스, 2014).



정재영 |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저서로 『강요된 청빈』, 『한국교회의 미래 10년』, 『교회 안 나가는 그리스도인』 등이 있다. 현재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로 종교사회학을 가르치고 있고, 21세기교회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2020년 4월호(통권 7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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