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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기독교사상 > 특집 > [특집] 2019년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
특집 (2019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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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더 분야] 개신교인 젠더 인식의 현주소
  

본문

 

*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원장 김영주)에서는 매해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 조사에서는 한국 사회의 주요 현안을 정치, 경제, 통일과 평화, 젠더, 생태위기, 신앙의 6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통계연구를 진행했다. 「기독교사상」에서는 이번 조사의 주요 내용을 특집의 형태로 소개한다.
설문과 통계는 ㈜지엔컴리서치에 의뢰하여 패널을 활용한 온라인조사 형태로 2019년 7월 8-19일에 진행되었다. 표본 추출은 인구 기준(센서스 결과) 비례할당 추출 방법을 사용하였고, 20세 이상의 개신교인 1,000명과 20세 이상 비개신교인 1,000명의 설문을 받아 통계분석을 시행하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다.



현재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갈등’과 ‘혐오’이다. 과거에는 지역, 이념, 세대 간 갈등이 사회 분열의 원인이었다면, 현재는 젠더 갈등이 시급한 현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리고 여성 혐오와 성차별적 구조는 이미 고착된 문제이지만, 급격하게 증가하는 여성대상 범죄, 미투운동, 페미니즘은 젠더 권력에 대한 문제의식을 사회적으로 공유하는 계기가 되었다. 젠더 이슈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 사회, 경제, 종교라는 중층의 구조에 얽힌 사회적 문제이기에, 사회 구성원 모두의 인식 변화와 실천적 차원의 실행이 절실히 요청된다. 지금 우리는 말 그대로 젠더 이슈로 진통 중이다. 이에 대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젠더 이슈의 보편화·대중화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중들, 특히 개신교인도 같은 수준의 젠더 의식을 공유하고 있을까? 성별 고정관념과 남성중심적 시각에 대한 비판의 소리와 함께 성평등 사회를 향한 정책들이 시행된다고는 하나,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에서 젠더 갈등은 더욱 첨예하고 극단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조사는 젠더 이슈에 관한 개신교인의 인식 지형을 파악하려는 목적으로, 개신교인들이 성차별과 혐오 문제를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 또 기독교 신앙은 젠더 인식에 어떤 영향력을 갖는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젠더 인식에 관한 조사는 4항목, 총 15개의 문항으로 진행되었다.[한국 사회의 남녀 성평등 인식과 해결방안(3문항), 낙태 관련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2문항), 동성애 관련 인식과 태도(6문항), 성 이슈에 대한 교회의 대응 방식(4문항)]
설문조사에서는 첫째, 한국 사회의 성차별 정도와 인식,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살펴보았다. 둘째, 구체적으로 낙태죄 헌법불일치 판결(2019. 4. 11.)과 관련하여 개신교인뿐만 아니라 종교별 인식 차이에 주목하였다. 셋째, 개신교와 동성애 혐오의 긴밀한 관계를 집중 조명했다. 혐오가 개신교의 정체성으로 인식되고, 교회가 다른 존재나 다른 목소리를 부정하는 상황에서 동성애와 동성애자에 대한 각 개신교인들의 다양한 인식의 스펙트럼과 추이를 파악하고자 한다. 교단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동성애 대책위원회를 운영하고, 개신교가 대학 커리큘럼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다른 사상을 정죄하며 이단시하는 현실에서 이번 조사는 교회 내 다양한 소리들을 확인할 수 있는 작업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마지막으로 교회 내 성문제와 그 해결 방식을 물음으로써 교회의 성 담론과 실천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살펴보았다. 이 글에서는 설문조사의 주요 결과와 관련 해석을 제시하고자 한다.

젠더 영역 설문조사 결과
1) 남녀 성평등 수준에 대한 인식: 여성차별적 현실에 대해 종교 간 인식 차이 거의 없으나 성별 간 차이 존재

한국 사회의 성평등 수준에 대해서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사이에 큰 차이는 없었다. 해당 질문에 개신교인 16.6%, 비개신교인 16.4%가 ‘여성이 매우 더 차별받는다’고 생각했고, 절반 정도의 개신교인(52.1%)과 비개신교인(49.6%)이 ‘여성이 약간 더 차별받는다’고 답했다. 전체적으로 개신교인 68.7%, 비개신교인 66.0%가 여성이 차별받는다고 인식했다. ‘남성과 여성이 평등하다’는 인식(개신교인 13.9%, 비개신교인 14.7%)과 ‘남성이 약간 더 차별받는다’는 인식(개신교인 13.6%, 비개신교인 13.4%)은 종교 유무에 관계없이 같은 수준에서 답변되었다. 여성이 차별받고 있는 현실이 사회적으로 공유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첨부파일 참고
_[표1] 한국 사회의 성평등 수준


종교별로 보면 개신교 68.8%, 불교 63.6%, 천주교 65.8%, 무종교 67.9%가 여성이 차별받는다고 답함으로써 여성 차별에 관한 인식은 종교 간에도 거의 차이가 없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성별 간에는 두 배 이상의 차이가 있음이 나타났다.(남성의 경우 개신교인의 47%, 비개신교인의 41.2%가 동의한 반면, 여성의 경우 개신교인 85.8%, 비개신교인 85.7%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상당수 남성들(개신교인 32.4%, 비개신교인 36.8%)이 남성에 대한 차별이 있다고 응답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것은 같은 답변에 대한 여성들의 응답(개신교인 5.6%, 비개신교인 5.4%)과 비교해볼 때 성차별적 인식이 남녀 간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회와 가정에서 여성에 대한 불평등과 차별을 인정하면서도 현재 사회에서 일고 있는 여성적 시각과 움직임이 남성에게는 역차별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 하겠다.
다음 질문으로 여성차별적 현실을 가장 잘 보여주는 ‘가정 내 성평등’에 대해서는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모두 ‘남성과 여성의 역할 구분은 의미가 없으며 가정에서 성평등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응답률이 48%대로 가장 많았다.(개신교인 48.4%, 비개신교인 48.5%) 다음으로 ‘남성과 여성은 태생부터 다르지만 성차별은 극복되어야 한다’는 답변은 개신교인 31.4%, 비개신교인 25.4%로 나타났다. 그러나 개신교인 내에서는 신앙의 정도, 즉 신앙이 깊고 직분이 높을수록 앞의 두 답변이 역전되는 현상을 보여주었다. 다시 말해, 신앙의 정도가 현재의 성차별적 구조에 관해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은 반면에, 성별 고정관념에서는 현저한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_[표2] 가정 내 성평등 인식과 신앙의 정도

2) 낙태 관련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에 대한 인식: 개신교인은 여성의 자기결정권보다는 태아의 생명권에 더 큰 관심 보여
낙태 이슈에 대해서는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의 인식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낙태는 태아의 생명권을 뺏는 행위’라는 주장에 대해 개신교인 50.2%, 비개신교인 27.6%가 동의했다. 이는 불교 29.5%, 천주교 34.1%, 무종교 23.1%가 동의한 것과 비교해볼 때 개신교인의 동의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의율은 개신교인 중 남성(55.7%)과 60대(62.5%)에서 높게 나타났으며, 신앙도와 직분이 높을수록(목회자 73.9%, 중직자 68.9%) 높은 수치를 보였다.

_[표3] ‘낙태는 태아의 생명권을 뺏는 행위’라는 주장

반면, ‘낙태가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건강권을 보장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개신교인의 44.8%, 비개신교인의 58.6%가 동의한다고 대답했으며, 개신교인 30.7%, 비개신교인 16.9%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동의율은 개신교인 중 여성과 20대가 50%대로 높게 나타났고, 태아의 생명권에 대한 질문과는 반대로 직분이 낮고 신앙도가 낮을수록 동의율이 높았다. 비개신교인 중에서도 여성과 20대에서는 65% 이상의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여주었다. 종교별로는 불교 66.3%, 천주교 46.8%, 무종교 61.7%로 타종교에서는 천주교가 낮은 동의율을 보였으나 개신교보다는 높게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절반 이상의 개신교인은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건강보다는 태아의 생명권에 관심을 보임으로써 낙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 개신교는 낙태를 문란하고 부주의한 성관계와 생명경시 문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간주하고 이를 반대해왔다. 그래서 임신중절을 선택한 여성을 문란하거나 무책임한 여성으로 여기고 성서적, 윤리적 차원에서 정죄하고 낙인찍었다. 이 과정에서 남성은 철저하게 제외되었다. 주목할 것은 임신중절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여성의 상황 역시 간과되었다는 점이다. 사회가 너무나 당연하게 여성에게 임신, 출산, 육아의 책임을 전담하게 하면서 이것을 감당하지 못하는 여성에 대한 비판까지도 여성의 몫으로 돌리는 현상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여성은 자신과 태아의 삶을 감당할 수 있는가를 놓고 힘든 결정을 하게 된다. 태아의 생명권에 대한 존중과 건강한 성윤리 담론만큼이나 여성의 기본권과 존엄에 대한 현실적 문제들이 간과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여성의 삶의 맥락에 대한 고려 없이 낙태에 대해 논의하거나 무조건적인 반대를 외치는 것은 여성에 대한 폭력이며, 그들을 사회 밖으로 내모는 행위임을 인식해야 한다.

3) 동성애 관련 인식과 태도: 절반 이상의 개신교인이 동성애를 죄로 인식, 비개신교인이 동성애자에 대한 예수의 환대에 더 큰 기대 있어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은 동성애에 대한 인식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동성애는 죄’라는 주장에 대해 개신교인 58.4%, 비개신교인 25.0%가 동의한다고 답함으로써 33.4%p의 차이를 보여주었다. 반면 이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비율은 비개신교인이 48.2%로 개신교인 22.9%보다 2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동의율은 개신교인 중 연령이 높고 신앙생활이 활발하며 직분이 높을수록 높게 나타났다.(기독교 입문층 27.7%, 그리스도 인지층 52.8%, 그리스도 친밀층 77.6%, 그리스도 중심층 81.3%)
연령별 동의율을 살펴보면, 개신교인 20대(41.1%) 및 30대(58.8%)와 비개신교인 20대(15.5%) 및 30대(13.9%)가 큰 폭의 차이를 보였다. 심지어 젊은 개신교인의 인식은 노년의 비개신교인과 비슷한 인식 수준을 보였다.
종교별 동의율은 천주교 38.6%, 불교 26.6%, 무종교 17.7% 순으로, 개신교인과 타종교인 간 현저한 인식 차이를 나타냈다. 신앙관과 관련해서는 성서무오설과 성서를 문자 그대로 믿는 근본주의적 신앙관을 가진 사람일수록 동성애 혐오적 인식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절반 이상의 개신교인이 동성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었으나, 개신교 주류의 목소리와 달리 유보적 입장을 보이거나(18.7%) 동의하지 않는(22.7%) 개신교인이 상당수 존재한다는 것은 눈여겨볼 만하다.

_[표4] 동성애에 대한 죄 인식 비율

‘동성애자에 대한 인식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모두 ‘사회보편의 인식’을 가장 많이 꼽았고(개신교인 59.7%, 비개신교인 70.0%), 그다음으로 개신교인은 ‘종교의 경전’(43.2%)을, 비개신교인은 ‘개인적 학습 및 탐구’(35.1%)를 많이 꼽았다. 비개신교인은 개신교인보다 사회보편의 인식, 인터넷/SNS, 언론 등 대중적 요소에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개신교인들은 보수적 신앙관을 가질수록, 신앙도와 직분이 높을수록 경전이 영향을 미친다는 비율이 5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근본주의적 성향의 보수 개신교가 교인들에게 일방적 방식으로 동성애에 대한 인식을 전달하고 있으며, 이것이 동성애 및 외부 세계에 대한 경직된 사고와 배타적 태도를 갖게 하는 원인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_[표5] 동성애자 인식 형성에 영향을 미친 요인

그런데 개신교인의 동성애 혐오적 인식만큼이나 주목을 끄는 결과가 있었다. ‘예수님이라면 동성애자를 어떻게 대할 거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개신교인은 ‘그의 동성애를 받아들이고 하나님의 자녀로 인정한다’가 38.4%로 가장 많았고, ‘그를 이성애자로 변화시키고 하나님의 자녀로 인정한다’와 ‘그에게 죄에 대한 회개를 요구한다’가 각각 27.0%, 26.2%로 비슷한 응답률을 보였다. 반면 비개신교인은 ‘동성애를 받아들이고 하나님의 자녀로 인정한다’가 63.7%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개신교 내에서는 신앙생활이 활발하며 신앙도와 직분이 높을수록 동성애자를 이성애자로 변화시키거나 동성애자에게 회개를 요구한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그를 하나님의 자녀로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상대적으로 목회자에서 가장 높았다.(21.4%)
비개신교인들이 ‘예수라면 동성애자를 환대하고 수용했을 것’이라고 생각한 부분은 매우 흥미로운 지점이었다. 이는 비개신교인이 생각하는 예수의 이미지가 반영된 결과이면서, 동시에 개신교인보다 비개신교인이 정죄나 배척보다는 환대와 관용의 기독교적 가치관에 더 가깝게 응답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사회적으로 개신교에 대한 반감이 더 크게 작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예수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은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결과는 개신교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혐오에 내재된 도덕적 우월감이나 계몽의식을 떠나 한 인간을 존재 자체로 하나님의 자녀로 본다는 것, 이는 현재 개신교가 놓치고 있는 중요한 가치를 상기시키는 것이다.

_[표6] 동성애자에 대한 예수님의 태도 추측

4) 성문제에 대한 교회의 대응 방식: 전문기관보다는 교회 자체적 해결에 의존하는 경향
‘교회 내 성추행이나 성폭력이 발생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개신교인의 6.2%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응답률은 성별과 연령, 직분, 신앙도와 관련하여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목회자의 높은 응답률(20.8%)은 교회 현장에서 성문제가 표출되지 않고 은폐되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교회의 폐단을 보여준다.
‘성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묻는 후속 질문에, ‘당사자끼리 사적으로 논의하고 해결’(25.9%)과 ‘공적으로 논의하고 해결’(24.5%)이 비슷한 수준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그다음으로 ‘주요 직책을 맡은 남성들이 중재하고 해결’(18.2%)했다고 답했다. 그 외 ‘모르는 척하고 있다 이야기가 없어졌다’(16.8%)와 ‘경찰서나 성폭력센터 같은 전문기관에서 해결했다’(14.5%)는 답변이 이어졌다. 교회 내 성문제는 전문기관보다는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경향이 높았고, 해결 과정은 공적 논의와 남성 권위자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교회의 통치구조상 공적 논의 역시 남성 권위자들에 의한 해결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교회 내에서 발생한 성문제의 40% 이상을 내부 논의로 처리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교회가 성 이슈에 대해 보수적인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성경의 가르침’이 가장 많이 꼽혔고(36.7%), 그다음으로 ‘한국교회의 전반적 분위기’(27.5%), ‘기독교의 전통적인 인식’(25.5%) 순으로 나타났다. ‘목회자 설교’는 5.6%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성경의 가르침’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직분이 높을수록 높게 나타나고, ‘한국교회 전반의 분위기’라고 응답한 비율은 일반 교인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나가며
성차별 이슈와 그 해결책에 관하여 개신교인의 인식은 비개신교인과 비교할 때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낙태와 동성애 이슈에서는 분명한 인식 차이가 나타났다. 개신교인은 낙태와 동성애라는 사안에 대해서 절반 이상이 근본주의적 신앙관에 입각하여 부정적이거나 배타적인 태도를 취했다. 이는 타종교인들의 인식과 태도와는 상반되는 것이었다.
기존의 한국교회가 보여준 가부장적 권위 구조와 보수적 신앙관은 여성을 타자화하고 대상화하면서 성차별적 인식을 더욱 강화해왔다. 이러한 교회 문화에서 낙태의 책임과 비난은 오롯이 여성의 몫으로 전가되고, 동성애 혐오는 동성애자에 대한 배타적 태도로 확산되었음을 알 수 있다. ‘동성애는 죄지만, 동성애자는 하나님의 구원의 대상으로 사랑으로 포용해야 한다’는 교회의 일관된 주장에도 불구하고, 개신교가 보여준 동성애 혐오는 사회 내 개신교 혐오와 그 궤를 같이하고 있다. 개신교가 누군가의 존재를 지우는 만큼, 개신교 역시 지워지고 있음을 통렬하게 인지해야 할 것이다.
율법과 정결례에 근거한 하나님의 통치보다는 인간을 존재 그 자체로 귀하게 여기고 하나님의 자녀로 부르셨던 예수의 구원 사역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교회는 그들만의 권위 구조에서 누군가의 삶을 부정하고, 다른 목소리를 정죄하며 획일화된 방식을 강요하기를 멈추어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 나라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사람들과 함께 다양한 삶의 경험들을 존중하고 다른 목소리가 기꺼이 소통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만들어가야 한다.
젠더 이슈에 관한 개신교인의 배타적 인식에도 불구하고, 교회에는 타자의 삶의 맥락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다양한 인식의 스펙트럼을 꾸려가는 개신교인들이 있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남성 목회자 중심의 위계적 권위 구조에서 교회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수평적 구조로의 전환, 그리고 젠더 담론이 개방적이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형성될 수 있도록 교회 내 문화를 바꾸어가는 과정 그 자체로 우리는 젠더에 기반한 차별과 혐오를 넘어 하나님 나라, 그 불가능의 가능성을 꿈꿀 수 있을 것이다.


송진순 |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성서신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서, 인문학, 여성, 환경을 주제로 글쓰고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 『혐오와 여성신학』, 『하나님의 형상, 우리 여성』, 『성폭력, 성경, 한국교회』(이상 공저) 등이 있다.

 
 
 

2019년 11월호(통권 7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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