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 대한기독교서회 | 회원가입 | 로그인
사이트 내 전체검색

Home > 기독교사상 > 특집 > [특집] 2019년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
특집 (2019년 11월호)

첨부파일

 

  [정치 분야] 개신교인의 정치의식: 극우정치와의 관련성을 중심으로
  

본문

 

*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원장 김영주)에서는 매해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 조사에서는 한국 사회의 주요 현안을 정치, 경제, 통일과 평화, 젠더, 생태위기, 신앙의 6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통계연구를 진행했다. 「기독교사상」에서는 이번 조사의 주요 내용을 특집의 형태로 소개한다.
설문과 통계는 ㈜지엔컴리서치에 의뢰하여 패널을 활용한 온라인조사 형태로 2019년 7월 8-19일에 진행되었다. 표본 추출은 인구 기준(센서스 결과) 비례할당 추출 방법을 사용하였고, 20세 이상의 개신교인 1,000명과 20세 이상 비개신교인 1,000명의 설문을 받아 통계분석을 시행하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다.



촛불과 태극기로 확연하게 갈라진 광장의 풍경이 일상이 되어버린 현실을 바라볼 때마다 필자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목회자로서, 신학자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우리를 더욱 당혹스럽게 하는 것은 한국 개신교가 혐오와 배제의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극우정치의 배후라는 소문이다. 어쩌다 그런 오명을 쓰게 되었을까? 아니 그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한국 개신교는 진정 극우적인가? 우리는 어쩌면 한국 개신교에 대한 별다른 정보와 근거 없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자행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이런 물음과 문제의식에서 필자는 본 연구단의 정치 분야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고, 과제를 수행해가면서 보다 객관적이고 납득할 만한 한국 개신교의 정치의식과 어떻게 조우할 수 있을지 고민하였다. 이 글은 그 결과물 중 일부라 할 수 있다.
연구단이 시행한 인식조사 중 정치 분야 질문은 총 18문항이다.1 제한된 지면에서 모든 문항을 분석하는 일은 불가능하므로, 여기서는 한국 개신교와 극우정치의 상관성에 초점을 맞춰 글을 전개할 것이다. 이번 연구에 관한 보다 자세하고 심층적인 보고서는 조만간 단행본으로 나올 예정인데, 출간 이후에 각론별로 한국인의 사회의식에 관한 분석이 신학, 사회학, 심리학적 관점 등 다각적으로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정치 분야 설문 분석
1) 정치 성향: 중도 → 진보 → 보수 순(順)

정치적 성향을 묻는 질문에서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모두 중도를 택한 비율이 과반 가까이에서 형성되었다.(개신교인 46.6%, 비개신교인 53.0%) 특이한 점은 50%를 기준으로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이 ±3%p 차이로 개신교인은 50%에 못 미치고, 비개신교인은 50%를 넘기고 있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개신교인의 정치적 입장이 완고하고, 비개신교인들에 부동층이 많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첨부파일 참고
_[표1] 정치적 성향에 대한 의견


이는 두 주체가 보수와 진보를 택한 비율로 증명된다. 진보를 선택한 개신교인의 비율이 비개신교인의 비율보다 높았고, 보수를 고른 개신교인의 비율도 비개신교인들보다 높았다. 개신교인들 중에서 보수를 택한 응답자 비율은 목회자(31.5%)가 높았고, 주 3회 이상 예배에 참석하는 교인들(29.4%)도 높게 나타났다. 이로 미루어보아 교회에 대한 충성심, 헌신도가 높을수록 보수적이라는 단순한 판단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주 3회 이상 예배에 나가는 교인들 중 23.9%가 자신을 진보적이라고 인식한 것으로 보면 단순히 수치를 비교하여 일반화하기에는 무리라는 판단이 든다.

2) 타자에 대한 정치적 감수성: 개신교인이 비개신교인들보다 낮고, 20대 젊은층에서 난민에 대한 반감 두드러져
2018년 3월 청와대는 개헌안을 발표하면서 기본권의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확대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개신교인은 36.9%가 찬성을 표시한 데 비해, 비개신교인은 39.2%로 개신교인보다 2.3%p 높게 나타났다. 반대를 선택한 비율도 개신교인(25.5%)이 비개신교인(22.2%)보다 높았다.
기본권의 범위를 국민으로 한정시킨 것은 근대국민국가가 탄생할 무렵에 형성된 국가주의의 잔재라 할 수 있다. ‘국민’에서 ‘사람’으로 기본권을 확대하자는 제안은 제한된 영토와 국민 개념을 기반으로 한 정체성의 정치에서 벗어나 다인종, 다문화 시대의 요청에 부응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이 대목에서 개신교인들이 비개신교인들에 비해 변화와 외부의 충격을 받아들이는 데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은 ‘난민’에 대한 반응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난민은 이슬람 등 불온한 문화를 전파하므로 임시 보호라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에 답한 적극 반대층이 개신교인은 23.0%, 비개신교인은 18.1%로 나타나 5%p 가까운 차이를 보이고 있다. 평화와 화해와 환대의 종교인 기독교의 신자들이 오히려 비신자보다 못한 타자에 대한 감수성을 보이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유독 한국 개신교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인지, 아니면 개신교 일반의 현상인지에 대한 논의와 그 원인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 또한 필요하다.

_[표2] 난민에 대한 의견

더 자세히 눈여겨보아야 할 지점이 있다. 바로 20대의 수치이다. 기본권의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확대하자는 의견에 반대가 가장 많았던 세대는 20대 개신교인(34.0%)이었다. 개신교 전체의 반대 비율(25.5%)보다 10%p 가까이 높다. 비개신교 20대들의 반대 비율(25.2%)도 비개신교 평균치(22.2%)보다 높은데, 이는 비개신교 70대의 반대 비율(31.8%)에 이어 2위에 해당되는 수치이다. 개신교 20대는 비개신교인을 포함하여 기본권의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바꾸자는 의견에 가장 강한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20대 청년들의 타자에 대한 감수성 문제는 난민 문제에서 절정을 이룬다. 개신교인 20대 청년층의 난민 반대 목소리가 개신교 평균보다 7%p 가까이 높은 30.6%로 개신교 전 세대 중 1위에 올랐고, 비개신교인 20대 역시 비개신교인 평균 반대율 18.1% 보다 6%p 이상 높은 24.7%로 역시 비개신교인 전 세대 중 1위로 등극했다. 무엇이 오늘의 20대들로 하여금 타자에 대한 혐오를 야기시키고 있는가?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이 가능할 것이다. 예상되는 답으로는 취업에 대한 어려움과 그로 인한 미래에 대해 생기는 불안심리가 작동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날로 악화되는 청년실업의 문제를 21세기 자본이 지니는 구조적 문제에서 찾기보다는 시스템 밖에 존재하는, 자신들보다 약한 존재에게 화살을 돌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20대 청년의 보수화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3) 검찰개혁, 사법개혁, 5·18 왜곡금지법에 대한 의견: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별 차이 없어
올 한해 뜨거웠던 사회적 이슈들, 예를 들어 사법개혁, 5・18 왜곡금지법, 검찰개혁 문제 등에서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은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지난겨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으로 세상에 알려진 사법부의 부당한 재판 개입과 재판 거래는 특별재판부 구성 및 문제 법관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법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으로 이어졌다. 이에 대해 개신교인은 74.1%, 비개신교은 73.7%가 찬성 의견을 보였다.([반대한다] 개신교인: 8.8%, 비개신교인: 10.0%, / [보통이다/잘 모르겠다] 개신교인: 17.1%, 비개신교인: 16.3%) 사실상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의 의견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지난봄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북한군이 개입했다거나 5・18 유공자를 괴물집단이라 비난하는 발언이 있었다. 이러한 가짜뉴스 유포와 발언에 대해 ‘5・18 왜곡금지법’을 제정하여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에 개신교인의 62.4%, 비개신교인의 61.9%가 ‘찬성’ 의견을 보였다.([반대한다] 개신교인: 17.4%, 비개신교인: 16.0% / [보통이다/잘 모르겠다] 개신교인: 20.2%, 비개신교인: 22.1%) 이 사안에서도 마찬가지로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사이의 의견 차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사법개혁 찬성 비율보다 10%p 정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난 점은 눈여겨보아야 하며, 보다 세심한 연구가 필요한 대목으로 보인다.

_[표3] 사법개혁에 대한 의견

근래 ‘조국사태’를 계기로 검찰개혁에 관한 사항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검찰개혁의 핵심은 말할 것도 없이 검/경 수사권 조정이다. 검찰이 가지고 있는 일반적 수사권을 경찰에게 넘기고, 검찰은 기소 및 공소유지에만 전념하도록 하여 검찰이 가진 권력을 견제하자는 것이다. 이에 대한 찬반 의견은 오늘날 격렬히 충돌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도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사이에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찬성] 개신교인: 45.5%, 비개신교인 46.6%, [반대] 개신교인 20.5%, 비개신교 21.7%) 찬성이나 반대 의견을 표시하지 않고 ‘보통이다/잘 모르겠다’를 택한 비율은 대략 3분의 1가량이었다.(개신교인 34.4%, 비개신교인 31.7%) 이 문제를 판단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30%대의 부동층의 향배가 앞으로 정국의 방향을 좌우할 캐스팅보드로 작용하리라 예상된다.
사법개혁이 ‘정의의 문제’라면, 5・18 왜곡금지법은 ‘진실의 문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검찰개혁은 굳이 말하자면 ‘정치(권력)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정의의 문제, 진실의 문제, 정치의 문제에 있어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사이의 의견 차이는 거의 없다. 사회적 이슈에 대한 입장의 차이가 없다는 말은 교인들이 사회적 이슈에 대해 공공의 장에서 표출되는 의견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사회 보편의 인식을 개신교인들이 크게 거역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는 비종교 사회, 탈주술화 사회, 세속 사회로 특징지어지는 현대사회의 종교와 정치 간 관계의 일반적 특징이라 말할 수 있다. 한국 개신교가 시민사회의 일원이 되었다는 것으로 판단해도 될 만한 수치로 보인다.

4) 전광훈 목사에 대한 의견: 전체적으로는 반대, 그러나 소수이지만 그를 지지하는 개신교인들이 있다
전광훈 목사에 대한 의견을 묻는 문항은 두 가지로, ‘문 대통령 하야’ 발언에 대한 의견과 전광훈 목사의 최근 언행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문 대통령 하야 발언에 대해 71.9%의 개신교인은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했으며, ‘보통이다/잘 모르겠다’는 19.3%, ‘동의한다’에 답한 비율은 8.8%로 나타났다.
‘동의한다’의 비율은 50대(12.7%)와 60대(16.2%)에서 높았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답한 20대 개신교인의 비율이 60대(65.9%)보다 낮은 65.3%로 모든 세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보통이다’라고 답한 20대의 비율은 28.6%로 단연 1위였다. 20대 개신교인들이 문재인 정권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리 우호적이지 않음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전광훈 목사의 최근 언행에 대한 의견은 개신교인 3명 중 2명이(64.4%) ‘전광훈 목사는 한국교회를 대표하지도 않고 기독교의 위상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우려가 된다’는 응답률은 22.2%, ‘다소 지나치나 그의 주장에 동의한다’는 10.1%, ‘적극 지지한다’는 3.3%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13.4%의 개신교인들은 전광훈 목사의 언행에 동의한다는 뜻이고, 22.2%는 형식과 표현에는 반감이 있으나 심정적으로는 부동층으로 돌아설 수 있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겠다.

_[표4] 전광훈 목사의 최근 언행에 대한 의견(개신교인 대상)

전광훈 목사의 언행에 대해 교계에서 다양한 반박 대응이 있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에서는 “한기총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조직이 아닙니다”(2019년 6월 7일)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였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반박 성명(6월 10일)과 기독교회 원로 호소문(6월 18일)도 연이어 나왔다. 그리고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가 행정보류를 결의했고, 한국대학생선교회(CCC)는 공식적으로 한기총에서 탈퇴했다. 현재 한기총은 한국의 대표적 교단들이 모두 탈퇴한 상황이고, 한국교회 70% 이상은 한기총과 관련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광훈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이라는 명함을 지닌 채 매우 극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이에 대해 3분의 2가량의 개신교인들은 반감을 보이고 있으나, 전광훈 목사를 옹호하는 13.4%라는 무시 못할 세력이 있다. 개신교가 극우정치에 휘말릴 잠재적 위험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향후 개신교와 극우정치를 주제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대화하고 연구해야 할 필요가 제기된다.

5) 기독교인의 정치 참여와 태극기집회: 압도적인 부정적 의견, 그러나 우격다짐 시끄러운 소수
개신교인 5명 중 4명 가까이(79.5%)는 ‘교회 목회자와 교인들이 기독교를 표방하는 정당을 창당하여 정치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였으며, 찬성은 5.2%에 그쳤다. ‘태극기부대 집회에 기독교인이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4명 중 3명가량(74.4%)이 ‘부정적’이라는 의견을 보였으며, 7.5%는 ‘긍정적’, 18.1%는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태극기부대 참여 경험’을 묻는 질문에서 참여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2.9%(5회 미만 참여 2.6%, 5회 이상 참여 0.3%)로 나타났다.

_[표5] 개신교인의 정치 참여에 대한 의견(개신교인 대상)

대한민국 헌법은 정교분리를 명시하고 있다. 정치와 종교가 분리된다는 원칙은 정치가 종교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뜻이지, 종교의 정치 개입을 금하겠다는 의도는 아니다. 이런 이유로 한국 현대사에서 종교의 정치 개입은 늘 있어왔다. 해방 후 서북청년단과 기독교 우파의 밀월은 공공연한 비밀이었고, 군부독재정권 시절 진보 기독교계의 반정부 운동도 크게 보아서는 종교의 정치 개입이라 말할 수 있다. 김영삼, 이명박 장로 대통령 만들기에 한국 개신교가 조직적으로 동원된 것도 종교의 정치 개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한국 현대사의 전개 과정에서 발생했던 종교와 정치의 역학은 시대를 읽어내는 중요한 단서였다.
하지만 그것이 종교의 공식적인 정치 참여에 대한 호응이라고 보면 오판이다. 21세기 들어 현실정치에 개입하려 했던 기독교 정당들에 대한 국민들의 선택은 매우 저조했다. 2004년(17대) 총선에 등장한 기독민주복지당은 1.10%의 득표율을, 2008년(18대) 기독사랑실천당은 2.54%, 2012년(19대) 기독자유민주당은 2.54%, 2016년(20대) 기독자유당은 2.64%로 나타나 한 번도 원내 진입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내년 21대 총선에 나서는 기독정당의 성적표는 어떻게 될까?
조사를 통해 드러나는 판세를 종합해볼 때, 기독정당의 성적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나, 일말의 염려스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전광훈 목사를 중심으로 엮인 일부 근본주의 개신교인들이 극우정치와 결합할 경우이다. 전광훈 목사에 대해 동의를 보내는 13.4% 교인들, 기독정당에 지지를 보내는 5.2% 개신교인들의 기세가 어떤 형국을 띠게 될지 앞으로 좀 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지만, 태극기와 촛불로 첨예하게 갈린 광장의 양극화 속에서 그들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고 기세가 커진 것은 사실이다.

나가며: 한국 개신교와 극우정치
지금까지 필자는 정치 분야 설문 분석 중 정치 성향에 대한 의견, 타자에 대한 정치적 감수성 관련 부분, 여러 개혁입법에 대한 의견, 전광훈 목사 관련 부분, 기독교의 정치 참여에 대한 의견을 묻고 그 결과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비평을 하였다. 이를 토대로 한국 개신교와 극우정치의 상관관계를 종합하면, 지금은 미약하나 극우주의가 일부 개신교인을 등에 업고 발호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것은 비단 우리 사회만의 현상은 아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극우정당과 극우적 성향의 인물들이 정치적으로 세를 모아가는 것을 보면 말이다. 왜 이렇게 극우주의가 발호하고, 극우적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세계사적 흐름과 비교하면서 본격적으로 연구에 들어가야 할 때가 도래하였다.
우리는 알아야 한다. 광화문 광장을 밝혔던 촛불은 규정할 수 없는 에너지, 즉 ‘정동’(affect, 情動)이다.2 광장도 마찬가지이다. 누군가가 계속 차지할 수 있는 광장은 없다. 2년 전 우주의 기운이 잘 맞아서 용케 정권교체를 한 우리지만, 그 에너지는 언제든지 틀어질 수 있고, 우리의 예상과는 다른 부정적 소여로 반전될 수도 있다. 촛불혁명을 통해 탄생한 문재인 정부이지만, 고용불안이 지속되고 집값 상승세는 잡히지 않아 체감경기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 좀처럼 반등하지 않는 실업률과 절망적인 청년취업의 현실은 사회적 불안과 불만의 진앙이라 할 수 있다. 정권 초기에 남북관계의 청신호가 켜지는 듯했으나 이런저런 방해와 어려움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더디게 만들고 있다. 촛불혁명을 가능하게 했던 기운과 분위기가 집권 후 개혁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향한 여정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촛불혁명의 동력이 자칫 부정적 에너지로 전환하여 역풍으로 작동할 수도 있다. 지난 10월 3일 개천절 광화문 보수집회는 그것을 보여주는 단면이었다. 그 과정에서 한국의 근본주의 개신교는 부정적 에너지로 작동하면서 극우정치의 훌륭한(?) 동반자가 되었다. 그것의 효력이 언제까지이고, 그 강도가 어느 정도일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번 정치 분야 설문조사를 통해 그러한 조짐이 일부 존재한다는 것은 분명하게 감지되었다.


1 정치 분야 설문 문항 18개는 다음과 같다. (1) 정치성향, (2) 헌법 개정에 대한 의견, (3) 개헌 범위, (4) 통치 구조에 대한 의견, (5) 국회의원 선거 제도에 대한 의견, (6) 기본권의 주체 확대에 대한 의견, (7) 검찰개혁(검/경 수사권 조정), (8) 사법부 개혁(특별재판부 구성 및 문제 법관 탄핵), (9) 난민에 대한 의견, (10) 건국절에 대한 의견, (11) 5・18 왜곡 금지법에 대한 의견, (12) 6・30 남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의견, (13) 남북미 정상회담 후 상황 예측, (14) 기독교인의 정치 참여에 대한 의견, (15) 전광훈 목사 ‘문 대통령 하야’ 발언에 대한 의견, (16) 전광훈 목사의 최근 언행에 대한 의견, (17) 태극기부대 집회 참여 경험, (18) 기독교인의 태극기부대 참여에 대한 의견.
2 ‘정동’(affect, 情動) 이론에 의하면, 마음은 유동적이고 혼란스러운 상태이기 때문에 고정된 개념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원래 ‘정동’은 스피노자의 ‘affect’의 역어이다. 이 개념은 스피노자의 정의, “정동하고 정동되는”(to affect and be a affected)이 의미하듯, 존재자들 사이의 만남 혹은 대결의 상태, 더 나아가 그 상호작용으로 인한 변화까지를 염두에 둔 말이다. 정동은 역사를 계속적으로 변형시키는 힘으로 작용하지만, 그 변형이 반드시 좋은 쪽으로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정동은 그 자체가 누군가에게 전유되지 않는 에너지이기에, 언제든 현재의 판세를 비틀 수 있고, 삶의 부정적 요소로 작동할 수도 있다. 즉 정동은 긍정과 부정 모두에 작용하는 에너지의 총량이라 할 수 있다. 정동의 현재 판세를 뒤집는 것을 ‘정동적 전환’이라 하는데, 촛불혁명을 통해 박근혜 정권을 중지시킨 경우가 대표적 사례이고, 그 반대의 정동적 전환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촛불혁명의 정동이 부정적인 정동으로 전환되어 역풍이 되어 돌아올 수도 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그 지경에 이르기 전에 정동을 유지하고 지켜나갈 비상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에 몰렸다. - 브라이언 마수미, 조성훈 옮김, 『정동정치』(갈무리, 2018); 김홍중, 『마음의 사회학』(문학동네, 2009) 참조.



이상철 | 카고신학대학원에서 ‘레비나스의 타자의 윤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크리스챤아카데미 원장, 한백교회 담임목사로 일하고 있으며, 성공회대와 한신대 겸임교수로 기독교윤리를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 『죽은 신의 인문학』, 『탈경계의 신학』, 『민중신학, 고통의 시대를 읽다』(공저) 등이 있다.

 
 
 

2019년 11월호(통권 731호)

이번호 목차 / 지난호 보기

기독교서회
기독교서회
기독교서회
기독교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