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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기독교사상 > 특집 > 한국 사회의 난민, 결혼이민자, 이주노동자
특집 (2017년 12월호)

 

  결혼이민자에 대한 사회통합교육의 실제와 과제
  

본문

 

보편적 결혼 형태로서의 국제결혼
국제결혼은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결혼 형태 중 하나로 점차 자리 잡고 있다. 성비 불균형의 심화, 양성평등 의식의 확산, 신자유주의와 국제이주 등의 사회적 요인은 국제결혼을 증가시켰고, 1992년 한중수교 또한 한국인과 중국인의 결혼에 영향을 주었다. 2000년대 중반 지방자치단체별 농촌 총각 장가보내기 사업은 동남아지역 출신 여성과의 국제결혼이 확산하는 계기가 되었고, 한국인 어머니를 둔 미국 풋볼선수 하인즈 워드(Hines E. Ward Jr.)의 내한 또한 한국 사회 전반에 걸친 다문화 열풍의 도화선이 되었다. 정부, 언론, 시민단체 및 유엔 등 국제기구는 2007년 한국 사회가 이주민 100만 명 시대, 바야흐로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였음을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민족적 우월감에서 탈피하여야 함을 제안하였다.
2016년 말을 기준으로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204만 9,441명으로 총인구(5,169만 6,216명)의 4%에 달하고, 그 가운데 결혼이민자는 26만 7,275명(혼인귀화자 11만 4,901명 포함)으로 체류 외국인 전체의 13%를 차지하고 있다. 외국인과의 혼인은 2005년 국내 혼인의 13.5%를 차지하면서 정점에 달하였고, 2016년 말 기준 국제결혼 건수는 2만 600건으로 총 혼인 대비 7.3%를 차지하고 있다. 2016년 국내 총 혼인이 전년 대비 7% 감소한 반면에 국제결혼의 비중은 전년 대비 0.3% 증가한 점을 볼 때 외국인과의 혼인은 현재의 비율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다문화가족 정책의 태동
2000년대 초반 허위・과장 정보를 통한 국제결혼의 폐해, 가족갈등과 가정폭력의 문제가 속출하면서 정부는 성폭력・성매매 피해여성을 지원하고 소통의 부재에서 연원된 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한국어교육 시행방안을 마련하였다. 또한 2005년 “결혼이민자 대상 방문교육” 시행에 이어 2006년 “여성 결혼이민자 가족 및 혼혈인・이주자 사회통합 지원방안”, “다문화가정 자녀 교육지원 대책”이 수립되었다. 여성가족부는 2008년에 다문화가족지원법을 제정하고 제1차 다문화가족정책 기본계획(2010-12)을 수립하는 등 다문화가족 구성원들이 우리 사회에 조기에 적응하고 사회통합에 기여할 수 있는 제도적 근간을 마련하였다.
2016년 말 기준 전국 217개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결혼이민자 가족이 직면한 의사소통의 문제, 가족 내에서의 갈등, 자녀양육 및 경제적 어려움 등의 해소를 위한 지원사업을 진행 중이고, 생애주기로 보았을 때 경제적・사회적 자립역량 강화기에 놓인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한 취업 및 창업 교육 및 자조모임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사회통합의 단초인 언어교육
사회통합은 인종, 민족, 문화 등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동질감을 갖게 하는 등 내・외국인의 분리 예방을 전제로 한다. 내・외국인의 민족, 문화, 인종적 차이에 따른 다양성의 이해 정도 등 국가 내 외국인의 사회통합도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브뤼셀영국협회・외국정책센터(British Council Brussels, Foreign Policy Centre and Migration Policy Group)에서 개발한 ‘이민자 통합정책지수’(Migrant Integration Policy Index, MIPEX)를 활용하기도 한다. MIPEX는 노동시장 접근, 가족 재결합, 장기거주, 정치참여, 국적취득 가능성, 반차별, 교육, 보건 등 크게 8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이민자의 사회통합도를 측정한다. 에이거(A. Ager)와 스트랭(A. Strang)이 개발한 ‘사회통합의 지표’(2008)의 경우 10개 영역, 즉 권리와 시민권, 언어 문화적 지식과 안전・안정감, 사회적 유대, 사회적 가교, 사회적 연결, 고용, 주거, 교육, 보건의 유기적인 연계 속에서 내・외국인 사회통합을 촉진할 수 있다고 적시하였다.
실제로 결혼이민자의 생활에서 통합의 토대가 되는 것은 체류의 문제이다. 그다음으로는 언어 문화적 지식습득이 사회통합을 촉진시키는 주요한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메르켈 총리가 독일에 거주하는 소수민족에 대한 불접촉과 관용의 정치를 시도한 결과 국가의 언어적 통합에 실패했음을 인정한 바 있듯이 한 국가에 이주한 사람의 언어교육은 사회통합의 단초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캐나다 등 전통적인 이민국 외에도 독일, 네덜란드 등 선발 이민국도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민자에 대한 언어교육을 의무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사회통합교육의 실제, 성과와 한계
한국어 교육은 결혼이민자 개인의 의사소통 능력을 함양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경제적 관계 및 자녀와의 관계를 증진시킨다. 물론 한국어 능력은 영주자격 및 귀화의 요건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는 그동안 영주와 귀화를 희망하는 이민자의 소양을 체계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도구나 이민자의 영주자격과 국적취득을 연계한 교육시스템이 없었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2007년 이민자의 사회통합프로그램 개발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관계기관의 의견과 여론을 수렴하였다. 2008년 사회통합프로그램 도입을 위한 공청회에 참석한 시민단체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관계자는 결혼이민자의 한국어 필기시험 부활 등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였다. 또한 사회통합교육을 격오지 거주자와 생업 종사자, 임신이나 출산 혹은 육아 중인 자, 가족의 반대로 교육 참여가 곤란한 사람들이 사회통합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음을 적시하였다.
법무부는 관계법령 및 제도를 정비하고 2009년 국적취득과 연계한 사회통합교육의 시범적인 운영과 함께 본격적으로 이민자 대상 사회통합프로그램(Korean Immigrants Integration Program)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참여 대상은 외국국적 동포, 유학생, 외국인 근로자, 결혼이민자, 난민 등 등록 외국인과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지 3년 이내의 국민이다. 교육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민자를 위하여 집합교육 외에 화상교육 체제가 도입되었고, 생업 종사자를 위하여 야간 및 주말 교육반, 임신이나 출산, 육아 중인 자를 위한 이수정지제도 등 보완책이 마련되었다. 이를 통하여 시민단체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지에서 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시행되어온 한국어 교육은 영주자격 및 국적취득과 연계된 법무부의 사회통합프로그램으로 일원화되었다. 총 485시간으로 설계된 사회통합프로그램은 크게 ‘한국어와 한국문화’(415시간), ‘한국 사회 이해’(50-70시간) 교육으로 구분되며, 2017년 기준 전국 301개(거점운영기관 47개, 일반운영기관 254개)의 이민자통합지원센터에서 시행되고 있다.
사회통합교육은 교육 내용의 표준화, 영주나 귀화 희망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평가 체계의 구축, 전문화된 교재개발, 다문화사회 전문가의 양성, 한국어능력시험(TOPIK)과 사회통합프로그램의 연계, 교수법 개발을 통한 균질적인 강의 담보 등 여러 성과를 도출하였다. 실제로 본 프로그램이 시행되기 전 결혼이민자는 시민단체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한국어 교육을 자율적으로 수강하였으나, 본 교육이 도입되면서 결혼이민자 당사자와 가족, 그 외 다른 유형의 이민자에 이르기까지 사회통합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고무되었다. 이는 사회통합프로그램 참여자 수가 2009년 1,331명에서 2016년 3만 515명으로 시행 7년 만에 23배 증가한 점에서도 알 수 있다.
그런데 참여자의 급증으로 사회통합프로그램의 외연이 확장된 점과는 달리 그 콘텐츠는 참여자의 욕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사회통합프로그램이 내・외국인의 사회통합을 전제한 교육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한국어’와 ‘한국 사회 이해’라는 기본교육 외에 고용, 주거, 안전, 사회참여 등을 위한 총체적 교육프로그램이 부처와의 유기적인 연계 속에서 설계되어야 하지만, 현재 프로그램은 이러한 측면에서 미흡하다. 또 자율참여제라는 교육 형태도 참가자들에게 혼선을 주고 있으며, 체류 유형별 교육이나 다문화에 대한 내국인의 인식개선 교육 매뉴얼이 없다는 점 또한 이 교육의 한계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사회통합교육의 방향과 과제
한국 사회에서 다문화가족에 관한 정책 수립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오랜 역사를 통해 민족적 다양성이나 문화적 다양성이 인정되지 않은 채 동질성에 대한 신화를 유지해온 한국 사회에서 정부가 이주민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차원의 대응을 시도한 점 자체가 유의미한 일이다.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과 다문화가족지원법의 제정은 이주민을 대상으로 한 지원을 공식화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의 개정 또한 도덕 교과목 교육과정에 타자 및 타문화에 대한 이해 등 다문화교육을 도입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민자들의 한국 생활을 판가름하는 결정적 요인은 체류 문제, 언어 문제, 그리고 경제 문제이다. 특히 취업은 이민 1세대의 생계와 복지, 사회경제적 지위와 직접 연관될 뿐만 아니라 자녀 세대의 교육 수준, 노동 시장에서의 입지, 국가의 사회적 비용까지도 연관되는 기제이다. 이에 사회통합교육은 이민자들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총체적인 교육 및 복지정책의 일환으로 시행되어야 하며, 이 점에 관하여 정책적 제언을 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사회통합교육은 입국 초기 이민자 대상 플랫폼 교육의 일환으로 시행되는 ‘조기적응프로그램’과 연계되어 진행해야 한다. 2014년에 도입된 조기적응프로그램은 이민자를 대상으로 주로 한국의 기초법과 제도, 질서를 교육한다. 법무부에서 주관하는 이 프로그램은 방문취업 동포와 예술흥행비자를 소지한 사람에게 의무교육으로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전술한 체류 유형 외의 이민자는 조기적응프로그램을 자율적으로 이수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이민자의 경우 사회통합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접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결혼이민자 중 일부는 한국에서 장기간 체류하였음에도 영주나 귀화의 자격이나 절차에 관한 지식이 없거나, 사회통합프로그램 자체에 대하여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조기적응프로그램은 모든 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전(前) 사회통합프로그램으로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사회통합교육은 언어 외에 취업과 보건, 주거, 상담 등 총체적인 측면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이수 형태 또한 의무교육으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프로그램을 주관하는 일개 부처만이 아니라 부처 간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국가의 재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여야 하며, 또한 민간단체나 교회 등과의 연대로 실질적인 사회통합교육으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둘째, 사회통합교육을 담당하는 다문화사회 전문가의 일원화된 양성 채널과 활용 방안이 요구된다. 본 사회통합교육의 ‘한국어’ 부문은 한국어교원 자격 소지자가 담당하고, ‘한국 사회 이해’ 부문은 다문화사회 전문가 교육과정을 이수한 자가 담당한다. 다문화사회 전문가를 양성할 때에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 사회 이해 및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인식개선 교육을 담당하는 것을 전제하였지만, 이들은 전자만을 제한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현행 다문화사회 전문가는 여성가족부, 법무부, 국가인권위원회, 지방자치단체 등지에서도 양성되는바 일원화된 체제에서 이들을 양성해야 할 것이다. 또한 외국인 밀집지역 혹은 다문화가정 학생이 일정 비율을 넘는 학교 내에는 다문화 전문인력을 배치하는 등의 활용 방안이 요청된다.
마지막으로 내국인이 다문화사회에 따른 지식과 기능, 태도를 습득할 수 있도록 교육 콘텐츠가 개발・보완되어 사회통합프로그램에 포함되어야 한다. 정부는 2006년 다문화사회로의 이행을 국가적 과제로 삼고 질 높은 사회통합을 위해 다문화에 대한 내국인의 이해 증진을 전제하였지만, 다문화에 대한 교육은 체계적으로 수행되지 못하고 있다. 이민자를 국가적 자산으로 인식하고 탈수혜자적인 관점을 갖도록 하는 범시민교육 계획이 수립되어 체계적인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법무부, 행정안전부, 교육부가 연계하여 내국인이 다문화사회를 더욱 잘 받아들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 기존의 프로그램을 보완해야 하며, 특히 지방자치단체는 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결혼이민자를 찾아내 지원하는 대안적 교육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결혼이민자는 우리 국민의 배우자이며 동시에 한국의 영구적 이주자라는 관점에서 정부는 다문화가족지원법을 제정하고 다문화가족정책 기본계획 등을 수립하여 결혼이민자 가족을 지원하였다. 또한 영주나 귀화를 원하는 결혼이민자의 소양검증을 위해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제11조 재한외국인의 사회적응지원)과 출입국관리법(제39조 사회통합프로그램)을 근간으로 사회통합교육제도를 마련하였다. 하지만 한국 사회 내에서 다양한 유형으로 체류하고 있는 이민자들의 정주화 문제가 대두되는 현실에서 사회통합교육은 결혼이민자를 위한 통과의례적 교육을 지양하고 한국 사회에 정착할 이민자들이 기본 소양을 함양하게 하여 인간으로서 기본권을 침해당하지 않고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정당한 처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인권정책이자 교육복지정책으로 재정비되어야 할 것이다.

이성순 |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을, 평택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였다. 목원대학교 신학과 교수이자 교내 다문화사회통합연구교육센터 총괄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이주여성 이야기』, 『다문화사회의 이해와 복지』(공저) 등이 있다. 법무부 사회통합프로그램 자문위원, 충청남도 다문화정책협의회 자문위원, 대전광역시 거주외국인지원 자문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이민자 사회통합정책을 연구 중이다.

 
 
 

2018년 11월호(통권 7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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