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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와설교 (2018년 9월호)

 

  사람을 취하는 어부
  누가복음 5:1-11

본문

 

1 무리가 몰려와서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새 예수는 게네사렛 호숫가에 서서 2 호숫가에 배 두 척이 있는 것을 보시니 어부들은 배에서 나와서 그물을 씻는지라 3 예수께서 한 배에 오르시니 그 배는 시몬의 배라 육지에서 조금 떼기를 청하시고 앉으사 배에서 무리를 가르치시더니 4 말씀을 마치시고 시몬에게 이르시되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 5 시몬이 대답하여 이르되 선생님 우리들이 밤이 새도록 수고하였으되 잡은 것이 없지마는 말씀에 의지하여 내가 그물을 내리리이다 하고 6 그렇게 하니 고기를 잡은 것이 심히 많아 그물이 찢어지는지라 7 이에 다른 배에 있는 동무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도와 달라 하니 그들이 와서 두 배에 채우매 잠기게 되었더라 8 시몬 베드로가 이를 보고 예수의 무릎 아래에 엎드려 이르되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하니 9 이는 자기 및 자기와 함께 있는 모든 사람이 고기 잡힌 것으로 말미암아 놀라고 10 세베대의 아들로서 시몬의 동업자인 야고보와 요한도 놀랐음이라 예수께서 시몬에게 이르시되 무서워하지 말라 이제 후로는 네가 사람을 취하리라 하시니 11 그들이 배들을 육지에 대고 모든 것을 버려 두고 예수를 따르니라(눅 5:1-11)

주제 설명
신약성서에서 ‘그리스도인’은 세 번 나오지만, ‘제자’라는 말은 269 차례 나온다. 달라스 윌라드는 신약성서를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에 관한, 제자들에 의한, 제자들을 위한 책”이라고 했다. 예수의 지상사역은 제자들을 세워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는 데 있었다. 제자를 올바로 세우는 일이 곧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초석이었다. 아무나 제자로 세울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오늘날 교회는 ‘제자 아닌 제자’들로 넘쳐나고 있다. 제자를 삼으라는 예수의 지상명령을 제대로 따르지 못한 결과이다. 오늘날의 교회는 참된 제자를 세우지 못하고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교회의 팬’들을 양산하고 있다. 제자로의 부름과 따름은 많은 도전과 결단이 요구된다. 본회퍼 또한 값싼 은혜를 남발하는 ‘쉬운 기독교’의 위험성을 일찍이 경고하였다. 우리가 경험하는 교회의 위기는 온전한 제자를 세우지 못한 것과 관계가 깊다. 허약한 그리스도인들을 불러 모으는 데만 급급하다. 예수의 부름을 받아 그의 사명에 따라 쓰임받은 제자의 참된 모습이 궁금하다.

본문 이해
본문은 누가복음에서 제자의 소명을 받는 첫 번째 장면으로, 예수의 부르심에 대한 제자의 바른 응답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다. 나사렛이나 가버나움에서 사람들은 예수의 가르침에 놀라워하며 그를 칭송하였지만, 예수를 따르지는 않았다. 베드로의 태도는 이전의 다른 사람들과 많은 면에서 비교된다.
유대교에서는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 스승을 찾아가지만, 예수는 제자를 직접 찾아가 선택하였다. 예수는 가려서 제자를 뽑았지 찾아온 자들을 아무나 제자로 선발하지 않았다. 예수는 전적인 권위를 가지고 제자들을 불렀다. 그렇다고 강제하거나 강요하지는 않았다. 부름에 자발적으로 따를 것을 요구하였다. 그 부름에는 감당해야 할 사명과 치러야 할 대가가 있기 때문에 부르는 이도, 부름을 받는 이도 서로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베드로가 제자로 부름받는 과정을 살펴보면 물고기를 잡는 일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사건은 하나의 표적과 같아서 많은 것을 예시하며 그와 연관된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예수는 베드로의 배에서 말씀을 마치신 후, 그로 하여금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도록 하였다.(4절)
베드로는 밤이 새도록 잡은 것이 없다고 말하였는데, 이는 당시 갈릴리 어부들이 경험하는 고단한 삶의 단면을 보여준다. 로마의 압제 속에 살아가는 갈릴리 어부들의 삶은 결코 넉넉할 수 없었다. 가나의 혼인잔치 집에 포도주가 떨어진 것과 같은 상황에 있던 베드로의 배에 예수가 오른 것이다.
예수는 베드로에게 깊은 곳에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고 말한다. 이것은 물고기를 잡는 기술을 가르쳐준 것이 아니다. 어부는 평생 자신의 기술과 경험과 노력으로 고기를 잡으며 산다. 고기 잡는 방법이나 기술로 말할 것 같으면 예수가 결코 베드로를 앞설 수 없다. 목수 출신 예수가 평생 어부로 살아온 베드로를 가르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게네사렛 호수는 기술과 경험과 노력으로 사는 어부들의 세상이다.
이러한 어부의 세상에 하나님의 세상이 임하였다. 하나님의 복음이 선포된 것이다. 베드로는 말씀을 의지하여 그물을 내렸을 때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그동안 베드로가 자신의 힘에 의지하여 살아왔다면, 이제는 말씀에 의지하는 세상에 눈이 열린 것이다. 지금까지 베드로는 자신의 힘으로 물고기를 잡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한 마리의 물고기도 잡을 수 없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베드로는 신비한 경이 앞에서 자신의 죄인 됨을 깨닫고 예수의 무릎 앞에 엎드려 자신에게서 떠날 것을 요구하였다.(8절) 이는 가버나움에서 예수가 각종 병자를 낫게 하셨을 때 사람들이 예수에게 떠나지 말고 자신과 함께 있어달라고 요구한 사실과 비교된다.(눅 4:42-43) 예수를 자신의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는 것은 신앙을 도구화하려는 우상숭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베드로는 놀라운 이적을 통해 예수의 주 되심과 자신의 죄인 됨을 깨달았다. 이사야처럼 베드로는 하나님의 능력과 거룩함을 대면함으로 경이와 회개를 경험하게 되었다.(사 6:5) 예수는 이런 베드로를 일으켜 사람을 취하라는 사명을 부여하였다. 예수는 베드로로 하여금 먼저 많은 물고기를 잡도록(ἄγρα) 한다.(4절) 그 이후에 사람을 취하라(ξωγρέω)는 사명을 주었다.
헬라어 ‘아그라’가 죽이는 것에 목적을 두는 용어라면, ‘조그레오’는 살리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다. 낚는 행위는 잡으려는 목적이 앞서지만, 취하는 행위는 살리는 데 목적이 있다. 베드로는 많은 사람을 구원하여 생명을 살리는 일에 쓰임받게 될 것을 보여준 것이다. 베드로는 예수의 부르심에 모든 것을 버려두고 예수를 따랐다.(11절) 신비한 경이를 경험하여도 모두가 주를 따른 것은 아니다. 하지만 베드로는 모든 것을 버려두고 예수를 따랐다.

설교 착상
현대는 기술과 물질 만능사회로 개인의 자아성취와 만족을 위해 대부분 베드로처럼 열심히 살아간다. 인생의 바다에 나가 밤새도록 그물질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하지만 숙달된 기술로 노력을 다해도 빈 그물을 거둘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 인생의 한계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 그리고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인가?
베드로의 문제는 물고기 잡는 기술이 아니라 그의 삶이었다. 그의 문제는 자신의 죄인 됨을 모르고 사는 것이었다.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허다한 죄를 짓고 그 죄를 감추기에 급급하였다. 살기도 바쁜데 자신을 진지하게 돌아볼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베드로에게 예수가 찾아왔다.
베드로는 놀라운 이적을 통해 예수와 자신의 정체를 올바로 깨닫게 되었다. 예수의 주 되심과 자신의 죄인 됨을 알게 된 것이다. 예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눅 5:32) 예수는 천국 복음을 선포함으로 회개할 것을 촉구하였다. 하나님을 만난 사람의 특징은 먼저 자신의 죄인 됨을 깨닫고 회개하여 천국 백성이 되는 것이다.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하나님의 능력과 거룩함을 경험한 베드로는 두려움과 경외감으로 예수 앞에 엎드렸다. 그분 앞에 베드로를 엎드리게 만든 그 권세가 베드로를 일으켜 하나님께 헌신케 하였다. 주님과의 결정적인 만남 이후로 베드로는 호수에서 고기를 낚지 않았다. 그 대신 죄 가운데 살아가는 사람들을 취하는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
제자의 사명과 능력은 생명을 살리는 데 있다. 베드로는 이를 위해 모든 것을 버려두고 예수를 따랐다. 그러나 이전과 다른 것은 더 높고 가치 있는 삶을 위하여 배와 그물을 버린 것이다. 제자의 이런 행위는 숨겨진 보화를 발견한 사람이 자신의 소유를 모두 팔아 밭을 사는 것과 같다.(마 13:44-46) 천국을 발견한 사람 곧, 하늘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이 베드로와 같이 결단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대사회는 사람을 낚아 돈을 모으는 세상이다. 그러나 주님은 제자들로 하여금 재물에 대한 탐심과 염려에서 벗어나 생명을 구원하는 일을 하도록 가르친다. 제자는 물고기를 잡아 넉넉한 삶을 사는 데 목적을 두지 않는다. 예수는 제자들이 풍성한 삶에 머물러 있기보다 배와 그물을 버려두고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도록 이끈다. 값싼 은혜의 삶을 넘어서기를 원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사람을 부르실 때 와서 죽으라고 부르신다.”(본회퍼)

설교 자료
윌리엄 맥도널드가 말한 제자의 일곱 가지 조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 예수 그리스도를 최고로 사랑한다. 둘째, 자기를 부인한다. 셋째, 의지적으로 십자가를 택한다. 넷째, 그리스도를 따라 산다. 다섯째, 그리스도께 속한 자를 사랑한다. 여섯째, 확고부동하게 말씀에 순종한다. 일곱째, 모든 것을 버려두고 그분을 좇는다.(스티브・로이스 레이비 편저, 윤종석 옮김, 『21세기 제자도 사역 핸드북』, 49-50.)

김홍관 | 미국 United Theological Seminary에서 석사(M.A.)와 박사(D.Miss.) 학위를 받았고, 목원대학교에서 선교학을 강의하였다. 현재 목원대학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

 
 
 

2018년 11월호(통권 7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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