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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기독교사상 > 성서와설교 > [성서와 설교] 한국교회사 속 예화를 찾아
성서와설교 (2019년 11월호)

 

  감사하는 자가 되라
  

본문

 

기독교는 감사의 종교이다. 감사는 다른 무엇보다 하나님의 뜻에 기반하고 있다.(살전 5:18) 그러므로 감사하는 삶을 살아갈 때 하나님의 뜻에 부합하는 참 기독교인이 될 수 있다.
시무언(是無言) 이용도 목사는 한국교회에 감사가 없으며, 그 대신 불평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1 우리 기독교인들은 잃어버린 감사를 회복해야 한다. 무엇을 하든지, 말에나 일에나 하나님께 감사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골 3:17) 감사하는 자가 되어서 감사와 기쁨으로 물든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을 살아야 한다. 그렇다면 기독교인들은 어느 때에 감사해야 할까?

일상생활에 감사하라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간에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라고 명령하신다.(고전 10:31) 우리 기독교인들은 이 명령에 따라 신앙생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일상생활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사라고 할 수 있다.
성서에서도 이러한 신앙인들을 발견할 수 있다. 시편 136편에서는 ‘감사’라는 말이 26번이나 반복되는데, 감사의 이유를 찾아서 감사를 드리는 이름 모를 시편 기자는 감사가 생활화되고 체질화된 신앙인이지 않을까 사료된다.2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라는 아름다운 별명을 얻은 다윗 역시 감사의 사람이다. 그는 무명의 목동 시절부터 인생 역전으로 왕위에 오르고 이후 소천하기까지 어떤 상황과 형편에서도 전천후 감사로 일관한 신앙인이었다. 예수 또한, 오병이어의 기적을 일으키기 전에 먼저 감사기도를 드리신 면모에서 엿보이듯이, 일상생활에 대한 감사의 사람이었다고 할 수 있다.(막 6:34-44) 사도 바울 역시 “범사에 감사하라”(살전 5:18)라는 위대한 감사 선언을 할 만큼 감사가 생활화되고 체질화된 사람이었다. 더욱이 그는 자신의 모든 서신에서 다양한 화법으로 범사에 감사를 강조하여 감사의 품격마저 높이고 있다.
한국교회 역사에서도 일상생활에서 하나님께 감사한 신앙인들을 만날 수 있다. 감사와 관련된 여러 편의 수필이 담긴 『잡동산이』라는 명저를 쓴 고명균 목사는 ‘일상적인 감사’의 신앙인이었다. “무엇이 감사한가”라는 제목의 수필에서 그는 ‘모든 인간은 하루하루를 살아갈 때 물과 공기, 햇빛을 무한대로 하나님께 신세지는 존재’라는 보편적 사실을 일깨우고 있다. 더불어 그는 모든 기독교인이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힘입어 죄사함을 받고 영생복락을 누릴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는 신앙적 사실도 일깨우고 있다.3 이를 통해 보면 감사는 결국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은 자의 몫이라 할 수 있다.
그는 다른 사람에게만 일상의 감사를 일깨우는 자가 아니라 그 자신도 실제로 늘 기쁘고 즐겁고 감사하고 찬송하는 행복한 삶을 살았다.4 한국교회에서 한국에 선교사가 처음 입국한 날을 감사드리는 ‘감사일’로부터 비롯된 추수감사절5은 그에게서 엿보듯이 1년 동안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일상적인 은혜에 대한 특별한 감사의 날로 자리하였다.6 이는 라사행 목사도 마찬가지였다. 육군 군목 시절인 1960년 추수감사절에 쓴 글 “무엇을 감사할까”에서 그는 한 해를 사는 동안 일상생활의 감사가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지를 일깨워주고 있다.

1960년 감사절에 무엇을 감사할까? 크리스찬의 온 생애는 감사하는 생활이다.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은 크리스찬이 아니다. 하나님께 먼저 감사할 것은 이렇게 혼란 복잡한 세상에서 자유스런 생활을 할 수 있는 특권을 부여하여 주신 은혜를 깊이 감사해야 한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아름다운 자연속에서 일년을 일하면서 지낸 것을 감사해야 한다. 여러 친척들과 음악도 듣고 다른 친구들과 회화도 하고 좋은 책도 비가 올 때나 눈이 올 때나 자유로이 어느 때든지 읽을 수 있었던 것을 감사해야 한다. 사시절을 통하여 햇빛과 비를 고루 주시어 풍년이 든 것을 감사해야 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세계에서 생활의 힘과 생활의 가치를 이해하고 발견한 것을 감사해야 한다. 기쁨을 주고 희망과 믿음과 사랑을 선물로 주신 하나님께 마음과 몸을 드려서 감사해야 한다. 미소를 띄운 여인들, 친구의 따스한 손을 쥘 때, 웃는 아이들, 마당에 뛰노는 개들, 닭들 모두가 보기에 즐겁지 않은가? 우리는 모든 것에 대하여 감사하자. 모든 선을 위하여 모든 악을 대항하여 싸워온 우리의 믿음의 생활을 감사하자. 선으로써 악을 이기자. 선을 행함으로써 사회악을 제거하자.
하나님께 감사하자 우리 자신의 생활을 위하여…. 이 세상에서 인간의 생활을 제하고는 아름다운 자연도, 금전도, 집도, 권리도, 지위도 아무 소용이 없다. 세계의 중심은 인간이다. 인간의 중심은 하나님이다. 하나님의 중심은 사랑이다. 사랑의 중심은 그리스도다. 그리스도의 중심은 인간을 구원하는데 있다. 이렇게 하나님의 은총 속에 생활하는 사람됨을 진심으로 감사하자.7


응답하심에 감사하라
기독교인이 신앙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최고의 묘미는 기도와 응답이라고 할 수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 기독교인들의 기도에 하나님께서 응답하실 때 감사하는 일은 그분의 영광을 드러내는 최고의 신앙적 행위이다.
성서에서는 기도의 응답을 통해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 신앙인들을 만날 수 있다. 자식을 낳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하던 한나는 하나님의 응답대로 사무엘을 출산하자 하나님께 감사의 노래를 기쁘게 불렀다.(삼상 2:1-10) 다윗 역시 하나님의 응답으로 모든 원수와 사울의 손에서 건져주신 날에 승리의 노래로 하나님께 감사하고 있다.(삼하 22장, 시 18편) 또한 누가복음이 담고 있는, 예수께서 나병환자 열 사람을 치유하신 기적 이야기는 치유함을 받은 열 명의 나병환자 중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예수를 찾아와 그 발에 엎드렸던 사마리아인 한 사람의 감사가 더 큰 기적이라는 것을 일깨워준다.(눅 17:11-19) 이 이야기는 응답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힘입었음에도 진정으로 감사하는 자가 심히 적다는 것도 여실히 보여준다.
한국교회 역사 속에서도 하나님의 응답하심에 감사한 신앙인들을 만날 수 있다. 명화용 목사와 함께 한국 감리교회 최초의 여성 목사인 전밀라 목사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포함한 다섯 남매가 부친 전연득 장로의 인도하에 매일 아침과 저녁마다 가정예배를 드리며 철저한 신앙훈련을 받으며 성장했다. 그녀는 자신의 형제자매들 모두 신앙생활을 통해 교회에 봉사하고 살아가는 것은 부모님의 간절한 기도가 응답된 것이라고 믿고 주님께 감사를 드리고 있다.8 이처럼 온 가족이 함께 신앙생활을 하는 일은 간절한 기도와 하나님의 응답이 빚어낸 커다란 감사거리였다.
한국교회 초기 신자인 백물터교회 이경오 씨 가족도 마찬가지이다. 타락한 신앙인이었던 이경오 씨가 회개하고 돌아오기를 그의 부인이 간구했을 때, 하나님은 그가 회개하고 돌아와 온 가족이 함께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응답해주셨다. 이는 부인의 감사가 빚어낸 하나님의 응답이었다. 하나님의 응답 속에서 이 부부는 감사예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있다.

황해도 평산 서영석 씨의 통신에 거한즉 금천군 호현면 백물터교회 이경오씨는 주께로 돌아온지 5년에 진실히 믿다가 작년봄에 자기 가산에 관한 일로 그 종중에 향하여 격분한 마음이 시험으로 인도하여 술 먹기를 시작하매 점점 방탕하여 주를 배반하고 잡기판으로 다니며 여러 가지 오입에 침닉한고로 출교까지 당하였고 또한 넉넉치 못한 재산을 많이 허비하고 빚도 많은지라 인하여 가산을 탕진하고 생활지도가 대단히 곤난한 중에 그 부인 은혜씨는 조금도 낙심하지 아니하고 자기남편을 원망치도 아니하며 다만 유아들을 데리고 더욱 열심히 주를 믿는데 항상 그 남편 회개하기를 간구하더니 거 4월분에 채소를 캐러 등산하였다가 우연히 산삼 칠판돈 중 되는 것 두 뿌리를 얻어서 일백십원에 방매하고 말하기를 이는 하나님께서 자기의 곤난함을 보시고 이처럼 은혜를 주셨으니 감사한 줄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매 그 남편도 마음에 감동이 되어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주를 다시 독실히 믿기로 작정하였고 또한 감사할 뜻을 표하기 위하여 팔환을 교당에 기부하여 괘종 한 개를 사라 하였으니 지금은 믿음이 전보다 명약관하하다 하였더라.9

고난 중에도 감사하라
성서는 인생의 본질을 고난으로 규정하고 있다.(욥 5:6-7) 그러므로 모든 인간에게 고난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것이다. 고난이 찾아왔을 때, 대다수의 사람은 광야 속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불평과 분노, 원망과 절망이라는 비관적인 반응을 보인다. 다만 극소수의 사람만이 하박국 선지자처럼 고난 속에서도 평안을 누리며 기뻐하고, 감사와 찬송이라는 초월적인 반응을 보인다.
이러한 초월적인 반응은 기본적으로 고난에 대한 이해와 해석에 근거한다. 일례로 시편 기자는 고난이 자신에게 유익한 것이었다고 해석하였다.(시 119:67-71) 그렇지만 신앙인들이 보여준 초월적인 반응의 궁극적 원천은 전적으로 구원의 하나님 그분께 있다.(합 3:17-18)
성서에는 고난 중에도 하나님께 절대 감사한 신앙인들의 이야기가 펼쳐져 있다. 그 대표적인 신앙인은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욥이다. 그는 한순간에 자식과 재산을 잃고, 명예와 건강도 잃고, 아내마저 등을 돌린 처참한 상황을 맞이했을 때에도 오히려 하나님을 찬송하며 감사를 드렸다.(욥 1:20-22) 또 자주 언급되는 절대 감사의 신앙인 다니엘 역시 자신의 생명이 위협받는 벼랑 끝 위기 상황에서도 하루에 세 번씩 하나님께 기도하며 감사드렸다.(단 6:10-15)
십자가의 고난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예수께서도 제자들과 함께 마지막 만찬을 나누시며 감사기도를 드렸다.(막 14:22-26) 특히 십자가 현장의 가상칠언 중 “다 이루었다”(요 19:30)는 마지막 말도 감사의 표현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바울 역시 고난 중에도 하나님께 감사한 신앙인이었다. 그는 하나님께 자기 육신의 가시를 제거해달라고 세 번이나 간절히 청하였으나, 결국 그 요청이 거절당했을 때에도 자족하며 오히려 감사하고 기뻐하였다.(고후 12:9) 또한 그는 복음을 전하면서 각양각색의 고난을 당했는데(고후 11:23-27), 그때마다 그의 입에서 흘러나온 열매는 감사였다. 마지막 고난 장소인 로마 감옥에 갇혀 있을 때에도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린 것에서 엿볼 수 있듯이, 그는 일평생을 감사의 사람으로 살았다.(빌 1:3-4, 4:4-6)
한국교회의 역사에서도 고난 중에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그 최고봉은 산돌 손양원 목사이다. 그는 1948년 10월에 발생한 여순사건으로 인해 자신의 두 아들이 총에 맞아 숨지는 비참을 겪었다. 하지만 두 아들의 장례식장에서 감사의 제목들을 밝히고, 심지어 두 아들의 순교 감사 헌금까지 드린 일은 절대 감사의 극치라고 할 수 있다.10
고난 중의 절대 감사는 장애라는 굴레 속에 평생 가시밭길을 걸었던 시각장애인 김선태 실로암안과병원 원장과, 또 다른 시각장애인 강영우 박사, 그리고 뇌성마비 송명희 시인에게서도 엿볼 수 있다.11
또한 절대 감사는 느닷없이 찾아온 불치병으로 목숨이 경각에 달린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이루어진 기도의 자리에서 주님께 감사의 눈물을 흘렸던 최 모 집사와 그 자리에 함께했던 이들을 통해서도 발견할 수 있다. 이 기도의 자리에 함께한 의사 황성주는 절박한 상황에서 주님께 감사한 일이 치유보다 더 놀라운 기적 중 기적이요, 영적 승리였다고 술회하고 있다.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극적인 영적 승리를 맛본 경험이 있다. 20년 전의 일이다. 내가 암 환자에 대한 통합 의학적 면역요법을 최초로 시작할 무렵이었다. 그때 최 집사님이라는 잊을 수 없는 암 환자가 있었다. 위암이 재발되어 뼈만 앙상한 데다 복수까지 차서 그녀의 처참함은 말이 아니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기도조차 나오지 않을 정도였다.
그 최 집사님이 마지막 소원이 있다고 했다. 당시 내가 출석하던 온누리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하용조 목사님의 기도를 한 번 받고 싶다는 것이었다. 2부 예배를 드리고 나서 미리 부탁을 드린 대로 목사님께 기도받기 위해 목사님 방으로 올라갔다. 목사님은 일단 누우라고 했다. 그리고 복수가 가득 찬 배 위에 손을 얹고 기도할 자세를 취하셨다. 그런데 갑자기 목사님의 입술에서 찬송이 터져 나왔다.

찬양하라 내 영혼아, 찬양하라 내 영혼아, 내 속에 있는 것들아 다 찬양하라. 감사하라 내 영혼아, 감사하라 내 영혼아, 내 속에 있는 것들아 다 찬양하라. 기뻐하라 내 영혼아, …

목사님과 목사님의 비서, 나와 아내, 최 집사님과 최 집사님의 남편 이렇게 여섯 명의 눈에서는 어느새 감사의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것은 기적 그 자체였다. 암에서 낫는 것만이 기적이 아니다. 더 놀라운 기적, 기적 중의 기적은 그 절박한 상황에서 주님께 감사하는 것이다. 주님께 찬양하는 것이다. 주님의 이름을 높이는 것이다. 최 집사님은 결국 천국으로 가셨지만 나는 그 영적 승리의 감격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12



1 변종호・정재헌 편, 『이용도목사전집 2』(주의것, 2019), 24.
2 전광, 『평생감사』(생명의말씀사, 2007), 31-35 참조.
3 고명균, 『잡동산이 Ⅲ』(청옥재, 1988), 66-70.
4 고명균, 『잡동산이 Ⅳ』(청옥재, 1988), 172.
5 길선주, 『한국 기독교 지도자 강단설교: 길선주』(홍성사, 2008), 169-175 참조.
6 고명균, 『잡동산이 Ⅳ』(청옥재, 1988), 165,
7 라사행, 『창해일속』(박물출판사, 1974), 204-205.
8 전밀라, 『또 다시 기다리는 마음으로』(기독교대한감리회 양광교회, 1986), 180.
9 “부귀오주”, 「그리스도 회보」 1912년 8월 30일.
10 전광, 위의 책, 136-139.
11 이 세 사람의 감사 신앙 이야기는 각각 다음을 참조하라. 김병태, 『절대감사』(브니엘, 2008), 225-226; 황성주, 『절대감사』(규장, 2016), 87-89; 송명희, 『내가 너를 들어 쓰리라』(기독신문사, 2002), 182.
12 황성주, 위의 책, 76-78.



고성은 | 목원대학교와 호서대학교에서 교회사를 공부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신홍식의 생애와 민족목회활동 연구』, 『철마 정경옥, 생애 연구』, 『동부연회 순교자열전』(공저) 등이 있다. 현재 충남 홍성에 있는 광리교회 담임목사로 시무하고 있으며, 목원대 외래교수로 강의하고 있다.

 
 
 

2019년 11월호(통권 7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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