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 대한기독교서회 | 회원가입 | 로그인
사이트 내 전체검색

Home > 기독교사상 > 성서와설교 > [성서와 설교] 미쉬나: 유대인과 함께 읽는 성서
성서와설교 (2019년 2월호)

 

  미쉬나 제1권 ‘제라임’: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오
  

본문

 

제1권 제라임(농경)으로 들어가기

총 6권의 책(세데르)으로 이루어진 미쉬나의 첫 번째 책은 ‘제라임’이다. 히브리어로 ‘제라임’은 ‘씨들’(seeds)이라는 뜻이다. ‘씨’(seed)란 곡물이나 채소 등을 심을 때에 사용하는 식물의 종자를 가리키는 것이므로 첫 번째 책의 주된 내용은 논밭을 갈아 농사를 짓는 ‘농경’과 관련된 것임을 제목에서 유추해볼 수 있다.
‘제라임’(씨들)의 단수인 ‘제라’(씨)는 미쉬나 전체에서 45회 나타나는데, 그중 제1권에서만 30회나 사용된다. 이 단어는 히브리어 성서에서 총 229회나 등장하는데, 그중 단 한 번만 복수 형태로 나오고 나머지는 모두 단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특이하다. 복수형인 ‘제라임’은 사무엘상 8장 15절(“그가 또 너희의 곡식과 포도원 소산의 십일조를 거두어 자기의 관리와 신하에게 줄 것이며”)에서만 사용되었으며, 문맥을 살펴볼 때 경작하여 거둔 ‘곡식’을 뜻한다.
인간의 삶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문제는 먹는 것이 아닐까? 이러한 측면에서 첫 번째 책에 ‘농경’이 자리잡고 있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 할 수 있다. 미쉬나 제1권에서는 신명기 8장 8절[“밀과 보리의 소산지요 포도와 무화과와 석류와 감람나무(올리브나무)와 꿀(대추야자나무)의 소산지라”]에 나오는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7대 농산물을 포함하여 땅에서 생산되는 모든 농산물을 주로 취급한다.
미쉬나 제1권은 총 11부, 74장, 649절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이 구성은 다른 다섯 권의 구성과는 다르다. 다른 다섯 권은 가장 긴 장부터 시작하여 짧은 장의 순서로 배열되어 있는 반면 제1권은 장의 길이와 관계 없이 배열된 점이 독특하다고 할 수 있다. 제1권을 대략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Gisang_201902_4.jpg

이러한 구성과 배열은 시대에 따라, 사본과 인쇄본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특이한 것은 제1부 ‘축복’ 부분이다. 내용을 살펴볼 때 제2부에서 11부까지는 땅의 소산, 나무들, 열매들을 다루기 때문에 ‘농경’이라는 주제에 걸맞지만 제1부는 슈마 구절의 낭독, 매일의 기도, 축복문의 낭독을 다루기 때문에 피상적으로 보면 제1부 ‘축복’이 미쉬나의 제1권 ‘농경’ 부분에 포함되어 있는 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내용과 구성을 조금만 주의 깊게 살펴보면 제1부 ‘축복’이 왜 제1권 ‘농경’에 포함되어 있는지, 각 장의 분량을 기준으로 배열한 미쉬나의 다른 다섯 권과는 다르게 ‘축복’ 부분을 왜 첫머리에 배열했는지 알 수 있다.
제1부 ‘축복’은 미쉬나 제1권의 처음일 뿐만 아니라 미쉬나 6권 전체의 처음에 위치해 있는데, 이는 하나님을 향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믿음과 자세가 어떠한지를 반영하는 것이다. 우선 그들은 땅에서 생산되는 모든 생산물은 그것을 가능하도록 해주신 하나님의 소유임을 인정한다. 그들은 이 세상과 인간을 창조하신 하나님이 인간이 먹는 모든 생산물을 창조해주셨음을 분명히 고백한다. 미쉬나 제1권에서는 창세기 1장 1절(“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에서 사용된 ‘창조’라는 단어를 동일하게 사용하여 모든 나무의 과실, 땅의 과실, 포도나무의 과실, 빵, 땅의 열매 등은 모두 하나님께서 ‘창조’해주신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과실에 대해 어떻게 축복문을 낭독해야 하는가? 나무의 과실에 대해, 나무의 과실을 창조해주신 분은 찬양 받으실 분이시다라고 말해야 한다. 포도주에 대해서는, 포도나무의 과실을 창조해주신 분은 찬양 받으실 분이시다라고 말해야 한다. 땅의 과실에 대해서는, 땅의 과실을 창조해주신 분은 찬양 받으실 분이시다라고 말해야 한다. 빵에 대해서는, 땅에서 빵을 생산케 해주신 분은 찬양 받으실 분이시다라고 말해야 한다. 식물에 대해서는, 땅의 열매를 창조해주신 분은 찬양 받으실 분이시다라고 말해야 한다. 예후다 랍비는 말한다. 모든 종류의 채소를 창조해주신 분은 찬양 받으실 분이시다라고 말해야 한다.(미쉬나 제라임 브라호트 6:1)

◆ 제1부 브라호트(축복): 1부는 슈마 구절 낭독, 매일 기도, 축복문 낭독의 순서로 배열되어 있다. 첫머리에는 ‘슈마’ 구절이 나오는데, 히브리어 ‘슈마’는 ‘들으라’는 뜻이다. 들어야 하는 내용이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명령하신 ‘말씀’이다. 인간의 삶에서 가장 기본적인 먹는 문제보다도 더 우선적인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일이다. 결국 모든 인간의 삶은 하나님의 말씀을 ‘들음’에서 출발한다는 것이 미쉬나를 통해 엿볼 수 있는 사상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은 다음에는 하나님 앞에 기도로 나아가야 함을 말해준다. 기도하는 자는 하나님에 대한 경외의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며, 그 일에는 어떤 것도 방해 요인이 될 수 없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지위에 있는 왕이 가까이 와서 인사를 하더라도, 뱀이 자신의 안전을 위협하더라도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에 방해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경외하는 마음으로 서서 기도해야 한다. 고대에 경건한 사람들은 한 시간을 기다린 후 기도했었다. 그들의 마음이 바른 곳으로 향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왕이 인사를 하더라도 그에게 화답해서는 안 된다. 뱀이 그의 발꿈치에서 맴돌더라도 중단해서는 안 된다.(미쉬나 제라임 브라호트 5:1)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재료가 필요하고, 재료를 얻기 위해서는 농사를 지어야 한다. 농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려면 하나님께서 내려주시는 비의 ‘복’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 해의 농사가 잘 이루어져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복주심’의 결과이므로 음식을 먹을 때에는 하나님께서 주신 ‘복’에 대해 감사의 고백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 제2부 페아(모퉁이): 2부에서 11부까지는 농경에 관한 다양한 내용을 다룬다. 히브리어 ‘페아’는 ‘모퉁이’라는 뜻으로 추수 때 가난한 이들을 위해 남겨두어야 하는 밭의 가장자리를 말한다. 따라서 ‘페아’는 가난한 이들을 위해 모퉁이에 남겨둔 곡식이나 모퉁이에 남겨두는 행위를 의미한다. 구약성서에서도 이에 관한 내용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례 19:9-10, 23:22, 신 24:19-22 등)
해당 성서 구절에서 언급되는 가난한 사람, 거류민, 나그네, 고아, 과부 등은 모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다. 제1권 ‘농경’에 관한 직접적인 내용이 시작되는 제2부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먼저 언급한다는 사실을 통해 유대인들의 결속성과 공동체성을 파악할 수 있다. 여기에는 유대인 공동체에 속해 있는 한, 적어도 음식이 없어서 굶어 죽는 일은 없어야 하며, 만일 그러한 일이 발생한다면 이는 유대인 공동체 전체의 책임이라는 정신이 담겨 있다. 성서시대는 물론 서기 70년 예루살렘의 파괴와 132-135년에 발생한 바르 코크바 반란 이후 전 세계로 흩어진 유대인들(디아스포라)에게 ‘페아’의 조항들은 그들을 하나로 묶는 힘의 원천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겠다.
‘페아’의 내용은 다시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1) 추수할 때 의도적으로 남겨두는 것, (2) 추수하다가 떨어진 이삭들이나 소산물이 있다면 줍지 말고 그냥 두어야 하는 것, (3) 추수한 후 잊어버리고 가져가지 않은 것은 다시 가서 가져오지 말아야 하는 것 등이다. 그리고 가난한 이들에게 줄 농산물은 다섯 종류로 나뉜다. (1) 밭의 구석에서 자라난 농작물, (2) 수확하다가 바닥에 떨어뜨린 농작물, (3) 실수로 밭에 두고 온 곡식단, (4) 포도나무에 남은 열매, (5) 처음 수확할 때 아직 익지 않은 포도 열매 등이다.

◆ 제3부 드마이(의심되는 소산물): 히브리어 ‘드마이’는 백성들이 십일조로 구별해놓은 농산물이나 열매 중에서 적절한 절차와 때에 구별해놓은 것이 맞는지,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지 불확실하거나 의심되는 것들을 가리킨다.
제3부 ‘드마이’에서는 십일조의 의무에서 면제될 수 있는 생산품에 대해 다룬다. 이를 테면 (1) 일반적인 음식으로 취급되지 않는 생산품(야생무화과, 야생대추, 산사나무 베리, 흰 무화과, 돌무화과, 설익은 대추야자, 회향, 케이퍼), (2) 이스라엘 경계 밖에서 생산된 생산품(예를 들어 이스라엘 밖에서 생산된 쌀은 십일조의 의무에서 면제된다.), (3) 상업적인 목적으로 공급된 생산품 등이다. 또한 다음과 같이 십일조와 관련하여 신뢰할 만한 사람인지에 대한 토의도 진행된다.

십일조를 내기에 적합한 신뢰할 만한 사람은 본인이 먹는 것, 파는 것, 사는 것에서 십일조를 내는 사람과 이스라엘 백성에게 손님으로 취급되지 않는 사람이다. 예후다 랍비는 말한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손님일지라도 신뢰할 만한 사람이다. 사람들은 그에게 말한다. ‘자신이 먹는 것도 신뢰할 수 없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의 것을 신뢰할 수 있습니까?’(미쉬나 제라임 드마이 2:2)

◆ 제4부 킬아임(혼합 금지): 히브리어 ‘킬아임’은 두 종류의 혼합 금지를 의미한다. 섞여서는 안 되는 두 종류란 레위기 19장 19절(“너희는 내 규례를 지킬지어다 네 가축을 다른 종류와 교미시키지 말며 네 밭에 두 종자를 섞어 뿌리지 말며 두 재료로 직조한 옷을 입지 말지며”)과 신명기 22장 9-11절(“네 포도원에 두 종자를 섞어 뿌리지 말라 그리하면 네가 뿌린 씨의 열매와 포도원의 소산을 다 빼앗길까 하노라 너는 소와 나귀를 겨리하여 갈지 말며 양 털과 베 실로 섞어 짠 것을 입지 말지니라”)에 기록된 대로 농산물에만 국한되지 않고 동물들의 이종교배와 털과 아마섬유를 포함하는 의복의 재료에도 적용된다.
성서에는 다른 종류의 가축만을 언급하지만, 미쉬나에서는 다른 종류의 동물에 대해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열거한다.

늑대와 개, 들개와 자칼, 염소와 사슴, 산염소와 양, 말과 노새, 노새와 당나귀, 당나귀와 들나귀 그들은 서로 비슷하지만 ‘킬아임’에 속한다.(미쉬나 제라임 킬아임 1:6)

또한 곡물과 관련해서는 밀과 보리의 씨를 함께 뿌리는 것을 금지하고 여러 종류의 씨와 나무 등을 섞어서 심지 말아야 하며(2장과 3장) 털과 아마섬유를 포함하는 의복과 관련된 여러 규정들도(9장) 다룬다.

◆ 제5부 슈비이트(안식년): 히브리어 ‘슈비이트’는 ‘일곱 번째’라는 뜻으로 매 7년마다 땅을 쉬게 하는 안식년과 관련된 규정들을 다룬다. 또한 채무면제 등에 관한 법, 나라의 재정 문제도 다룬다. 제5부와 관련된 성서 구절은 출애굽기 23:11, 레 25:1-8, 신 15:1-11 등이다.

◆ 제6부 트루모트(봉헌물): 6부에서 11부까지는 주로 제사장과 레위인에게 주는 제물과 관련된 내용을 다루고 있다. 6부의 제목 ‘트루모트’는 ‘봉헌물’을 뜻하며 제사장에게 주어야 하는 봉헌물을 가리킨다. 그 봉헌물은 거룩한 지위를 가진 제사장이 정결한 상태에서만 먹을 수 있다. 이와 관련된 성서 구절은 레위기 22장 10-14절, 민수기 18장 8-20절, 신명기 18장 4절 등이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봉헌물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일반적인 봉헌물로 이스라엘 백성이 자신의 곡물에서 구별하여 제사장에게 주었던 것이며, 다른 하나는 십일조 봉헌물로 레위인들이 그들이 받은 십일조에서 구별하여 제사장에게 주었던 것이다. 6부에서는 주로 일반적인 봉헌물에 대해 다루지만 이 두 종류의 봉헌물의 의무사항에 대해서도 상세히 언급하고 있다.

◆ 제7부 마아쎄로트[(첫째) 십일조]: 히브리어 ‘마아쎄로트’는 ‘십일조들’이라는 뜻이다. 8부의 ‘둘째 십일조’와 비교하기 위해 ‘첫째 십일조’라고도 부른다. 농산물의 10분의 1은 레위인에게 주어야 함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으며, 관련된 성서 구절은 민수기 18장 21-24절이다.
여기에는 십일조 구별에 관한 내용과 아울러 십일조로 구별하기 전에는 농산물의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십일조로 바칠 수 있는 농산물의 종류, 십일조로 바치지 않은 농산물을 먹을 수 있는 상황, 길이나 밭이나 건물에서 발견되는 농산물에 대한 십일조, 보관된 열매의 십일조, 올리브나 포도주 병에서의 식용, 옮겨 심은 식물의 십일조, 십일조의 의무에서 면제되는 여러 종류의 식물 등에 대해 다룬다.

◆ 제8부 마아쎄르 쉐니(둘째 십일조): 히브리어 ‘마아쎄르 쉐니’는 ‘둘째 십일조’라는 뜻이다. 레위인과 제사장을 위해 드리는 ‘첫째 십일조’와는 달리 ‘둘째 십일조’는 감사와 기쁨의 교제를 목적으로 예루살렘에서 함께 먹기 위한 성격의 십일조이다. 안식년과 관련된 7년 주기에서 1년째, 2년째, 4년째, 5년째 예루살렘에서 먹어야 하는 십일조에 대해 다룬다. 3년째와 6년째의 십일조는 가난한 이를 위한 십일조로 둘째 십일조를 대신하며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야 한다. 이와 관련된 성서 구절은 신명기 14장 22-26절이다.
이 부분에서는 둘째 십일조와 교환된 돈으로 구입할 수 있는 품목이 무엇인지, 십일조를 돈으로 바꾸는 합법적인 절차는 무엇인지, 어떤 품목이 먹을 수 있는 것이며 어떤 상황에서 다른 화폐로 교환할 수 있는지, 둘째 십일조를 먹을 수 있는 예루살렘의 정확한 경계가 어디까지인지 등을 다룬다.

◆ 제9부 할라(가루반죽 제물): 히브리어 ‘할라’는 ‘가루반죽 제물’을 뜻한다. 여기에서는 제사장에게 제공되어야 했던 가루반죽 제물에 관한 것을 다룬다. 할라 의무에 해당하는 것은 밀, 보리, 스펠트밀, 귀리, 호밀의 다섯 가지 종류가 있다. 이와 같은 종류의 가루반죽을 가지고 할라의 명령을 수행해야 하며 할라 규정에서 요구하는 최소한의 양을 만들어 제사장에게 가지고 가야 한다. 이와 관련된 성서 구절은 민수기 15장 18-21절이다.

◆ 제10부 오를라(3년 이내의 열매 식용금지): 히브리어 ‘오를라’는 ‘할례 받지 않은 것’을 뜻한다. 레위기 19장 23-25절에서 언급하고 있듯, 첫 3년 이내의 열매의 식용을 금지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여기에서는 어떤 종류의 나무가 ‘오를라’에 해당하는지, 언제 옮겨 심은 것으로 간주할 것인지, 확인되지 않는 오를라 나무가 다른 나무 사이에서 자란 경우, 오를라와 봉헌물의 혼합적인 생산물, 오를라 열매 껍데기로 염색된 의복들, 언제 염색된 실로 천을 짜서 옷을 만들 수 있는지, 오를라 껍데기가 연료로 사용될 때의 오븐과 음식들 등에 대해 다룬다.

◆ 제11부 비쿠림(첫 열매): 히브리어 ‘비쿠림’은 ‘처음 것들’이라는 뜻이다. 계절의 첫 열매는 화려한 축제행사와 함께 성전으로 가져가야 하며, 감사에 대한 특별한 선포를 행하며, 제사장에게 주어야 한다. 이에 관한 성서 구절은 출애굽기 23장 19절, 신명기 26장1-11절이다.

미쉬나 맛보기

1) 제1권 제2부 1장 1절

측정 단위가 없는 것은 다음과 같다: 페아, 첫 열매들, 절기의 제물, 자비로운 행위, 토라 공부. 이 세상에서 즐겨 먹는 열매이자 오는 세상에 남겨 두어야 할 중요한 것은 다음과 같다: 부모공경, 자비로운 행위, 사람과 동료 사이에 평화를 가져다 주는 것. 그런데 토라 공부는 그들 모두에게 중요하다.

이 본문은 유대인들이 낭송하는 기도문의 일부이기 때문에 잘 알려져 있다. 여기에서는 가난한 사람을 돕는 일에는 한계가 없음을 말하고 있다. ‘페아’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추수 때 가난한 이들을 위해 남겨두어야 하는 밭의 모퉁이나 남겨두는 행위를 의미한다. ‘첫 열매’는 주인이 성전으로 가지고 가서 제사장에게 바쳐야 하는 것이며 이것은 제사장들의 몫이 된다.(신 16:16-17) ‘절기의 제물’이란 1년에 세 차례(유월절, 칠칠절, 초막절) 절기를 맞아 예루살렘으로 가지고 가야 하는 제물들을 말한다. ‘자비로운 행위’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 금전적 행위(가난한 이에게 기부하는 것, 필요한 이에게 돈을 빌려주는 행위 등)와 신체적 행위(아픈 사람을 위문하는 것, 죽은 사람을 묻는 것, 다른 사람에게 배우자를 찾아주는 것 등)를 말한다.
후반부에서는 현세는 물론 다음 세상에서도 보상을 받게 되는 행위들을 열거한다. ‘이 세상에서 즐겨 먹는 열매’는 이 세상에서 보상을 받게 되는 행위의 열매를 의미한다. 그리고 ‘오는 세상에 남겨 두어야 할 것’은 다음 세상에서도 보상을 받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처음 세 가지 행위는 모두 다른 사람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이며, 이런 행위를 통해 보상을 받는다고 말한다. 마지막 행위인 토라 공부는 성격이 다른데, 다른 사람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큰 유익을 끼치는 매우 중요한 행위임을 나타내며 랍비들이 토라 공부를 매우 강조했음을 알 수 있다.

2) 제1권 제2부 4장 10절

레케트가 무엇인가? 추수할 때 떨어진 이삭이다. 만일 추수할 때 한 아름을 추수하거나 한 웅큼을 뽑았을 때 가시에 찔려 땅으로 떨어졌다면 그것은 주인의 것이다. 만일 그의 손 안이나 낫 안쪽으로 떨어졌다면 그것은 가난한 이의 것이다. 만일 손 등이나 낫의 바깥쪽으로 떨어졌다면 주인의 소유이다. 손 끝이나 낫의 끝으로 떨어진 것에 대해 이슈마엘 랍비는 말한다. 그것은 가난한 이의 것이다. 아키바 랍비는 말한다. 그것은 주인의 것이다.

이 본문은 밭에 떨어진 곡식 이삭에 대해 다룬다. 수확하는 과정에서 바닥에 떨어진 곡식 이삭은 밭 주인이 돌아가서 다시 주울 수 없으며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야 한다.(레 19:9-10, 23:22) 여기에는 몇 가지 세부 규정이 있다. 첫째, 곡식을 추수해서 한 주먹을 쥐었는데 가시에 찔려서 수확한 곡식을 떨어뜨렸다면 이 곡식은 추수할 때 밭 주인의 손에 있었고, 땅에 떨어뜨린 행위는 수확이 끝난 후에 발생했기 때문에 밭 주인의 것으로 간주한다.
둘째, 밭 주인이 손으로 추수하다가 곡식을 손 안쪽으로 떨어뜨렸거나 낫으로 추수하다가 낫 안쪽으로 떨어뜨린 경우, 이것은 추수 과정에서 바닥에 떨어진 것이므로 가난한 자들의 소유로 간주한다. 그러나 수확이 끝난 곡식을 손등이나 낫으로 치는 과정에서 바깥쪽으로 떨어졌다면, 추수가 끝난 다음에 벌어진 일이므로 밭 주인의 소유로 간주한다. 손 윗부분이나 낫 윗부분에 부딪쳐 떨어진 곡식에 관해서는 이슈마엘 랍비와 아키바 랍비 사이에 이견이 있음을 보여준다.

미쉬나 제1권 번역 작업에 대한 생각 나누기

1) 미쉬나의 히브리어는 어렵다
오랫동안 이스라엘에서 유학하면서 히브리어를 접해왔지만, 미쉬나에 기록된 히브리어를 읽어갈수록 히브리어가 이렇게 어려운 언어였던가 생각하게 된다. 때로는 한 문장을 가지고 두 시간 이상 씨름하기도 하면서 비유대인이 읽으면 안 되는 비밀문서라도 되듯이 의도적으로 어렵게 기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미쉬나의 주석서인 탈무드를 보더라도 유대인 사회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위대한 주석가인 라쉬의 주석으로도 모자라 수많은 랍비들이 주석에 주석을 덧붙인다. 또한 미쉬나에 대한 영어 번역본은 여러 종류가 있으며 동일한 본문에 대해 다른 번역 혹은 상반된 번역을 하기도 한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진행하는 미쉬나의 한글 번역 주해 작업에 대한 책임감과 부담감, 그리고 한국 학계와 교계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으로 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 상반된 견해를 통해 배운다
“유대인 2명이 모이면 3가지 견해가 나온다.”라는 말이 있다. 미쉬나에는 여러 랍비들의 견해가 나오며 때로 그 견해들은 상반되기도 한다. 샴마이 학파와 힐렐 학파의 토의가 대표적인 예인데 그들은 미쉬나에 각각 290회, 276회 등장할 정도로 매우 여러 곳에 나타난다. 다음은 미쉬나 제1권 제1부 1장 3절의 내용이다.

샴마이 학파는 말한다. 저녁에는 기대어 슈마를 낭독하고 아침에는 서서 낭독해야 한다. 신명기 6장에 ‘누울 때와 일어날 때’로 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힐렐 학파는 말한다. 모든 낭독자는 자기의 방식대로 낭독할 수 있다. 그곳(신명기 6장)에는 ‘길을 갈 때’라고도 말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누울 때와 일어날 때’를 말하는가? 그것은 사람이 눕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에 낭독해야 함을 말하는 것이다.
타르폰 랍비는 말한다. ‘나는 저녁에 길을 걷고 있었는데 샤마이 학파의 견해대로 기대어 슈마를 낭독하여 강도들 앞에서 위험에 처하게 된 적이 있었다.’
랍비들이 그에게 말한다. ‘그것은 당신이 책임져야 한다. 당신이 힐렐 학파의 말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미쉬나에 나오는 이러한 종류의 토의를 통해 성서 구절의 의미를 다양하게 곱씹어 볼 수 있으며 오직 하나의 정답만을 추구하지 않고 정답을 향해 끊임없이 토의하고 고민해나가는 자세를 배우게 된다.


3) 중립적 자세가 필요하다
모세오경에 기록된 613개의 율법 조항도 모자라 수천 개의 조항을 만들어 때론 무모하리만큼 세부적인 토의를 해나가는 부분과 본질은 놓치고 형식적인 부분만을 강조하여 예수의 책망을 들었던 바리새인들과 같은 모습은 분명 부정적인 면이라 할 수 있다. 반면 자신의 이익보다는 하나님의 말씀을 앞세우고 하나님을 경외하기 힘쓰는 모습,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명령의 참 의미가 무엇인지 되씹고 곱씹을 뿐 아니라 현재의 삶에 구체적으로 적용시키려는 모습은 긍정적인 모습으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미쉬나의 내용은 오늘 우리에게 순기능과 역기능 모두를 갖고 있다. 따라서 미쉬나를 바라보는 시각과 미쉬나가 오늘 우리의 삶에 가져다 주는 영향력과 의미에 대하여 최대한 중립적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

4) 한국 학계와 교계에 기여할 것이다
지난 호(「기독교사상」 2019년 1월호)에서 밝혔듯 현재 우리나라에 탈무드는 많이 알려져 있으나 왜곡된 내용으로 소개되어 있다. 이는 탈무드의 바탕이 되는 미쉬나에 대한 충분한 정보와 자료가 제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미쉬나는 유대인의 고대 문헌 중 가장 빛나는 문헌으로서 매우 가치 있는 자료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자료가 우리말로 번역되어 소개된다면 우리나라 학계에, 특히 성서학이나 유대학을 비롯한 관련된 연구에 많은 역할과 기여를 할 것이다. 또한 교계에서는 말씀을 세밀하게 바라보고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런 면에서 미쉬나 번역 주해 작업은 한국 학계와 교계에 첫 단추를 끼는 중요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선에 대해 축복문을 낭독하는 것처럼 악에 대해서도 낭독해야 한다.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신 6:5]는 말씀과 같다. ‘네 마음을 다하고’는 ‘너의 두 성향, 즉 좋은 성향과 나쁜 성향으로’라는 뜻이다. ‘네 뜻을 다하고’는 ‘그분이 네 목숨을 취하여 가더라도’라는 뜻이다. ‘네 힘을 다하여’는 ‘네 모든 재산으로’라는 뜻이다. ‘네 힘을 다하여’에 대한 다른 설명은 ‘그분이 너에 대해 살피시는 모든 것에 대해 매우 깊은 감사를 드리라.’는 뜻이다.(미쉬나 제라임 브라호트 9:5)

권성달 |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에서 성서학/히브리어학을 전공하였다. 저서로는 『생생한 성경 히브리어 울판』, 『성경 아람어 울판』, 역서로는 『성서 속의 식물들』, 『홀로코스트, 그 역경을 넘어서』 등이 있다. 현재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구약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9년 2월호(통권 722호)

이번호 목차 / 지난호 보기

기독교서회
기독교서회
기독교서회
기독교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