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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기독교사상 > 성서와설교 > [성서와 설교] 한국교회사 속 예화를 찾아
성서와설교 (2019년 2월호)

 

  세 가지 빛의 열매
  

본문

 

예수 그리스도는 어두운 세상에 참 빛으로 오셨다. 참 빛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는 이 세상에서 큰 빛으로 사셨다. 큰 빛으로 사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서 맺은 최종적 빛의 열매는 십자가였다. 십자가는 이 세상을 향해 비춘 하나님의 사랑의 빛이었고, 진리의 빛이었으며, 생명의 빛이었다.
어두운 이 세상에서 빛으로 살다가 빛으로 죽은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사람들을 빛의 사자로 부르셨다. 빛의 사자로 부름받은 하나님의 사람들은 이 세상의 어두움을 물리치고, 어두워서 빛을 보지 못하는 이 세상 사람들에게 맑고 투명한 빛을 비추고 빛의 열매를 맺어야 하는 ‘빛으로의 사명’을 부여받았다. 사도 바울은 에베소서 5장 9절에서 하나님의 사람들이 맺어야 할 세 가지 빛의 열매를 제시하고 있다. 이는 곧 모든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이라는 선하고 아름다운 행실이다. 궁극적으로 주님께 기쁨이 되는 이 세 가지 빛의 열매를 어떻게 맺을 수 있을까?

빛의 열매는 착함이다

착함은 빛의 열매이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악을 징치하고 선을 권장하는 ‘권선징악’(勸善懲惡)이 노래가 되고 사상이 되고 문화가 되고 심지어 종교가 되어왔다. 그렇지만 실제로 착함을 실천하고 실행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성서에서는 착함이라는 빛의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일단 악함에서 떠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도 바울은 악함에서 떠나려면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사람들이 악한 사람들과 어울리지 말아야 한다고 권면하고 있다.(엡 5:7) 나아가 그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악을 조금도 행하지 않기를 하나님께 간구하기도 하였다.(고후 13:7) 더 나아가 어떤 모양의 악이라도 버리라고 요청하고 있다.(살전 5:22)
바울은 이같이 악함에서 온전히 떠난 하나님의 사람들은 착함을 열심히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하나님의 사람들에게 악행의 악순환, 보복의 악순환으로 점철되는 이 세상 속에서 악으로 모든 사람을 대하지 말고 선으로만 대하라고 권면하고 있다.(살전 5:15) 심지어는 원수까지도 악으로 대하지 말고 선으로 대하라고 권면한다.(롬 12:20) 이는 베드로 역시 마찬가지였다.(벧전 3:9)
바울은 이처럼 악이 아닌 선으로 대하여야 할 이유는 악을 이길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선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롬 12:21) 하나님의 사람 다윗은 실제로 자기를 죽이려고 혈안이 되어 그를 찾아다니던 사울 왕을 죽일 수 있는 결정적 기회가 두 번이나 있었으나, 그 생명을 살려주는 착함을 실천하였다. 더 나아가 바울은 선한 일을 넘치도록 해야 하며(고후 9:8) 선을 행하다가 결코 중단하지 말 것을 요청하기도 하였다.(갈 6:9)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라는 속담처럼 악한 일은 반복되고 점점 더 커질 수 있으며, 착한 일 또한 마찬가지이다. 분명한 것은 겨자씨만한 아주 작은 착한 행실도 하나님께 영광이 된다는 것이다. 복음서 속 한 어린아이가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주님께 드린 아주 작은 착한 일이 수천 명을 먹이는 오병이어의 기적을 창출하여 하나님께 영광이 되었다. 한국교회사 속 박 마리아라는 여자아이 역시 돈을 습득한 후 ‘견물생심’(見物生心)의 유혹을 물리치고 즉시 주인에게 돌려주고자 하였다. 그 아이의 아주 작은 착한 행실도 당시 개 교회(판춘장로교회)와 한 학교(예수 영생학교)를 넘어 조선의 교회와 사회에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있다.1

함경남도 정평군 춘류면 판춘 장로회 소속 사립 예수 영생학교 제 일학년 여생도 박마리아는 열한살되는 아이인데 매우 착하여 학교에 와서는 선생의 교훈을 잘 순종하고 집에 가서는 부모님의 명령을 잘 지키고 예배당에 와서는 인도자의 지휘를 잘 지킴으로 모든 사람들이 그 행위가 착함을 늘 칭찬하기를 마지 아니하더니 이쯤에 학교에서 집으로 가는 길가에서 돈 삼십전을 습득하였는데 이것을 즉시 선생에게 가져다가 맡기는지라 교원 이준수씨는 이것을 소판 신상리 헌병 주재소에 가져갔는데 헌병과 보조원은 실로 고마운 일이라고 대단히 칭찬하였으니 이 일은 다만 우리 교회와 학교에만 좋은 일이 아니요 우리 조선 교회와 학교에 좋은 일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니기로 이같이 기재하노라 하였더라

빛의 열매는 의로움이다

의로움은 빛의 열매이다. 하나님께서는 의인들의 길은 인정하나 악인들의 길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선언하셨다.(시 1:6) 이러한 선언을 하신 하나님께서는 악한 자는 그 길을, 불의한 자는 그 생각을 버리고 하나님께로 속히 돌아오라고 명령하고 계신다.(사 55:7) 한국교회사 속에도 악한 길과 불의한 생각을 버리고 주님께 돌아온 자들이 적지 않았다. 예컨대 1912년 11월 15일 자 「그리스도회보」에는 평남 맹산군 학천면 오봉리교회 탁사 한정현 씨가 과거 ‘의복풍’(醫卜風)이라는 세 가지 술법으로 산협에 있는 어두운 백성을 속이고 그 값을 술로 받아 장취(長醉)하는 불의한 생활을 하다가 주님의 부르심을 받은 후 불의의 병기에서 의의 병기로 변화한 아름다운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불의한 삶에서 돌이키는 데 그치지 않고 의로운 삶을 살아갈 것을 주문하고 있다. 성서에서 어느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의로운 길을 걸었던 이는 예수 그리스도였다. 예수 그리스도는 의로운 삶을 살았고, 의로운 죽음을 맞았다. 그분이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심은 진실로 의로운 일이었다.(롬 3:24-26) 성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의로운 죽음에 동참한, 선하고 의로운 아리마대 사람 요셉도 소개하고 있다. 산헤드린 공회 의원이었던 요셉은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는 일에 동의하지도, 동참하지도 않았다. 그뿐 아니라 그는 큰 용기를 내어 빌라도 총독을 찾아가 예수 그리스도의 시신을 넘겨받아 수습하고, 자기가 죽으면 묻힐 자신의 새 무덤에 주님의 시신을 안치하는 선하고 의로운 일을 하였다.(눅 23장)
이처럼 선하고 의로운 일은 한국교회사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과거 한국 사회 속에서 오랜 관습으로 자리한 신분제는 1894년부터 1895년까지 조선 정부에서 전개한 갑오개혁을 통해 공식적으로 폐지되었지만 실제로는 선언적 의미가 강했다. 그러나 과거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잡은 신분제의 현실 속에서도 여주 복대동교회 이방헌 씨 가족은 믿음을 통해 생성된 자선심으로 노비를 해방시키고 빈민을 구제하며 교회에 헌신하는 등 의로운 일을 행하였다.2

경기도 이천군 한창섭씨의 통신을 거한즉 여주군 흥곡면 복대동교회내 이방헌씨는 예수를 믿고 행하는 일에 대하여 그 열심과 자선심을 말로 다 할 수 없거니와 특별히 감사할 것은 자기 집에서 부리던 종을 내어 놓아 자유케 하며 형제로 대접하니 이는 과연 신행중 자선심이요 또 그 부인 신 엘리사벳은 동리에 다니면서 전도하고 형제의 집을 심방할 때 요사이 하절(夏節)을 당하여 집집마다 맥반이 많은지라 그런고로 아이와 어른이 잘 먹지 못하고 어려워하는 것을 보면 자기 집에 돌아가서 힘대로 백미를 보내며 혹 양식없는 형제에게도 이와같이 구제하며 또 그 자부는 회당안에 칠 휘장을 독담하여 만들며 또한 사랑을 많이 베푸니 이 가족은 참 하나님 나라의 유업을 받을 자라 하였더라

빛의 열매는 진실함이다

진실함은 빛의 열매이다. 진실함의 열매를 맺으려면 일단 거짓에서 떠나야 한다. 주님은 마귀에 대하여 “거짓말쟁이요 거짓의 아비”(요 8:44)라고 칭한 바 있다. 거짓말의 명수이자 거짓의 표상인 마귀를 따르는 마귀의 자녀들에게 주어지는 결과는 두렵고도 비참한 죽음이었다. 사도행전 속 아나니아와 삽비라 사건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행 5장)
이에 반해 하나님은 정직의 표상이다.(신 32:4) 다윗은 하나님을 ‘선하고 정직하신 분’으로 소개하고 있다.(시 25:8) 즉 하나님의 말씀과 행동은 모두 정직하고 진실하다는 것이다.(시 33:4) 이처럼 정직하신 하나님은 정직을 사랑하신다.(시 33:5) 그러하기에 정직하신 하나님은 정직한 사람을 기뻐하신다.(대상 29:17) 성서에서 하나님이 사탄에게까지 자랑한 이는 다름 아닌 정직한 사람 욥이었다. 하나님은 욥에 대하여 “내 종 욥을 주의하여 보았느냐 그와 같이 온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는 세상에 없느니라”(욥 1:8)라며 사탄의 시샘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최고의 칭찬을 하였다. 또한 하나님께 ‘내 마음에 합한 자’(행 13:22)로 일컬음을 받았던 다윗 역시 하나님 앞에 정직함으로 살아가기를 소원한 사람이었다.(대상 29:17) 다윗은 자신의 영혼 깊은 곳에 정직이 자리하기를 열망하였다.(시 51:10) 이러한 다윗의 정직함은 그를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그의 아들 솔로몬조차도 인정하고 있다.(왕상 3:6)
하나님의 사람들은 욥과 다윗처럼 하나님 앞에 정직함으로 살아야 한다. 말과 행위의 정직뿐 아니라 마음의 중심에도 진실함이 자리하여야 한다.(시 51:6) 하지만 서로 속고 속이는 거짓이 난무한 세상에는 하나님의 사람들 가운데서도 정직한 자가 매우 드물다. 그러나 매우 드물긴 해도 하나님 앞에 정직함으로 살았던 하나님의 사람을 한국교회사 속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김화 새술막교회 배재수 씨는 조실부모하고, 몸도 불편하고, 가난이 자리한 ‘삼중고’(三重苦) 속에서도 정직으로 살았다. 이를 통해 정직한 삶이 얼마나 귀하고 복된 삶인지를 일깨워주고 있다.3

김화구역 권사 이대현씨의 통신에 거한즉 해구역 새술막교회 배재수씨는 조실부모하고 한 팔 한 다리를 쓰지 못하는 중에 간질병이 겸하여 남의 고용도 못하고 문전걸식을 하더니 십여년 전에 주의 부르심을 받아 교회에 들어온 후로 자기 몸에 악한 병이 있음을 위하여 믿음으로 하나님께 기도하기를 마지 아니한 효과로 그 병이 주의 안찰하심을 입어 곧 나은지라 이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고 모든 사람에게 증거하며 걸식하는 것이 합당치 못한 일인줄 깨닫고 푼푼이 저축하였던 돈으로 엿장수를 하며 생활하면서도 불쌍한 병신을 할 수 있는대로 구제하며 그 뿐 아니라 자급전을 잘 내여 오더니 년 전에 자본있는 사람을 만나 같이 영업을 시작하였는데 그 자본주는 귀가 어두어 매매를 못하는지라 해씨가 맡아 장사를 하는데 한푼도 에누리도 아니하고 받을 값만 말하며 물건의 흠있는 것은 바로 말하여 매매에 정직함으로 사람마다 칭찬하며 자급전도 해구역 팔교회중에 제일 많이 내니 이 형제는 영혼과 육신으로 특별한 은혜를 많이 받는다 하였더라

1 “모범적여소학교,” 「기독신보」 1919년 3월 26일 자, 3.
2 “이씨 집안의 자선심,” 「그리스도회보」 1912년 8월 15일 자, 3.
3 “영혼육신의 복받음,” 「그리스도회보」 1912년 11월 15일 자, 3.


고성은 | 목원대학교와 호서대학교에서 교회사를 공부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신
홍식의 생애와 민족목회활동 연구』, 『철마 정경옥, 생애 연구』, 『동부연회 순교자열전』(공저)
등이 있다. 현재 충남 홍성에 있는 광리교회 담임목사로 시무하고 있으며, 목원대 외래교수로
강의하고 있다.

 
 
 

2019년 4월호(통권 7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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