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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기독교사상 > 성서와설교 > [성서와 설교] 한국교회사 속 예화를 찾아
성서와설교 (2019년 1월호)

 

  스스로 조심할 것
  

본문

 

주님은 기독교인들에게 종말론적인 삶과 신앙을 명령하셨다. 즉 종말을 기다리는 기독교인들은 마지막 날을 당당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영적으로 항상 깨어 있으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영적으로 깨어 있지 못하고 오히려 잠이 들도록 수면제 역할을 하는 요소들이 우리 삶의 주변에 널려 있어 유혹에 빠지기 쉽다.
이에 관하여 누가복음 21장 34절에서는 무절제한 행동을 유발하는 방탕함, 혼미한 정신을 일으키는 술취함, 그리고 불안한 마음을 가중시키는 생활에 대한 염려라는 세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이 세 가지 수면제는 각각 그 성질은 다르지만 영적으로 둔감하게 만들어 깨어 있지 못하게 하는 동일한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므로 누가는 이 같은 수면제에 유혹당하여 잠들지 않으려면 스스로 조심하여 영혼과 마음과 생각을 지키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제 스스로 조심해야 할 세 가지 수면제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방탕함을 조심하라

예수 그리스도는 많은 것을 비유로 말씀하였다. 예수의 비유 중에 교회에 다니는 성도들뿐만 아니라 불신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비유는 추측컨대 누가복음에 나오는 ‘선한 사마라아인 비유’와 더불어 ‘돌아온 탕자의 비유’가 아닐까 싶다. 탕자의 비유에 나오는 작은아들은 그의 아버지에게서 자신의 분깃을 받아 먼나라로 떠났고, 그곳에서 허랑방탕하게 생활하며 모든 재산을 탕진해버렸다. 결국 그는 돼지를 치는 사람으로 전락하여 돼지가 먹는 쥐엄 열매로 배를 채우고자 하였으나, 그마저도 여의치 않은 비참한 상황에 처한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눅 15장)
이와 같이 누가복음에서는 집을 나간 탕자 이야기를 들려주며 방탕함이 가져다주는 비참한 결말에 대하여 ‘비유’를 통하여 말씀하고 있다 하지만, 창세기에서는 방탕함으로 인해 죄악에 깊이 물든 소돔과 고모라 성이 하나님의 심판을 통해 멸망당하였음을 ‘역사’를 통하여 말씀하고 있다.(창 19장)
과거 한반도에서는 평양이 소돔과 고모라 성으로 지칭될 만큼 방탕한 도시였지만, 한국교회 초기의 대부흥운동을 통해 회개함으로 ‘동방의 예루살렘’으로 변모하는 대반전의 역사가 일어났다. 이 대반전이 상징하듯이 한국교회 역사 속에는 방탕한 자들이 주님께로 돌아오는 회개의 사건들이 적지 않았다. 예컨대, 1930년 4월 9일 자 「기독신보」는 울산군 동면 염포리(현재 울산광역시 북구 염포동)에 살던 믿음의 여인 서말매(徐末每)를 소개하고 있다. 누가복음 속 탕자는 자애로운 아버지를 찾아왔으나, 이 여인은 방탕한 삶으로 무일푼이 되고 병이 든 남편을 직접 찾아가 그를 개심시켰으며, 그녀 자신은 한평생 절개를 지키며 선한 일에 부요한 삶을 살았다는 거룩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1

울산군(蔚山郡) 동면 염포리 서말매 부인은 당년 71세인데, 일찍이 시집을 갔는데 남편이 작첩을 하고 돌아보지 않으며 시어머니의 학대까지 심하나 끝까지 자기 할 도리만 지켜 나가며 재가하라는 유혹을 다 물리치고 송죽과 같이 절개를 지켜 오던바 남편의 학대가 더욱 심하여 혼자 농사를 짓고 사는데 남편은 그동안 방탕하다가 모든 재산을 잃어버리고 병까지 나서 죽어가는 것을 부인은 오랫동안 가서 정성껏 병간호를 하여 다시 살게 되었다. 그 후로 남편은 개심하여 살게 되어 삼형제까지 낳고 화평하게 살다가 남편은 별세하였다. 부인은 전과 같이 수절하고 자녀교육에 열심하며 야학교를 설립하여 어려운 살림에 학교 경비를 보충하고 그 밖에 착한 행실로 온 동리에 모범이 되며 작년에 일본에서 고절 33년의 절부로 표창하고 그 동리에서는 군수의 주최로 표창식을 거행하여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주의 영화가 나타났다 하며 절부각을 짓고자 하는바 많은 후원이 있기를 바란다더라

술취함을 조심하라

사람들은 보통 흡연을 백해무익하다고 여기고, 그에 반해 술은 많이 마시면 낭패가 되지만 한두 잔 마시면 건강에 도움이 되고 해롭지 않으며 기운이 나게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술을 즐기는 사람들은 술 한 잔을 마시면 두 잔 마실 마음이 생기고, 두 잔을 마시면 석 잔을 생각하게 되어 자연히 크게 취함을 깨닫지 못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사람이 술을 마시지만, 한참이 지나면 술이 술을 마시고, 종국에는 술이 사람을 마시는 꼴이 되는 셈이다. 또한 술을 아주 끊기는 오히려 쉬워도 존절히 마시기는 참 어렵다고 한다. 이러한 주도의 격언들처럼 한국 사회에는 술을 조절하지 못한 가운데 대취하여 패가망신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를 통해 보면 한국 사회에서 술취함은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나 가정적인 문제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이고 민족적인 문제로 자리하였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한국 사회에서 사회적이고 민족적인 문제로 부각된 음주·흡연 문화에 대하여 한국교회는 선교 초기부터 신앙의 이유, 건강의 이유, 계몽의 이유 등을 내세워 금주·금연 운동을 선도하였다. 그러던 중 1923년 조선기독교여자절제회가 창립된 이후 절제운동 차원에서 금주·금연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하였다. 특히 감리교인 임배세가 작사·작곡한 <금주가>는 한국교회 금주운동 캠페인에 기여했고 1931년에 발행된 『신정찬송가』에 수록되기도 하였다.
그 결과 주초(酒草)를 거절하는 것은 한국교회 선교 초기부터 기독교인의 표징처럼 자리매김하여 왔다. 이러한 양상은 「그리스도회보」 1911년 3월 30일 자에 게재된 포천군 용상동교회(현재 용상교회)나 1911년 9월 30일 자에 게재된 온양군 구미동교회(현재 백암교회)와 같이 집단적으로 이루어진 특이한 사례도 있지만, 대체로는 개인적으로 주초를 거절하는 양상이었다. 1912년 6월 30일 자 「그리스도회보」를 통해 소개된 직산군 입장교회의 성도 박재근 역시 ‘주(酒)님’을 사랑하고 사람을 미워하는 사람이었으나, 신실한 믿음을 통해 ‘주(主)님’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개인적인 변화를 일으켰다.2

충남 직산군 신홍식씨의 통신에 거한즉 동군 입장교회 박재근씨는 본래 술마시기를 좋아하여 하루 백 잔을 마시는 고로 사람들이 박주백이란 별호를 지어 부르며 또 남과 서로 시비하기를 즐기던 사람으로 오육년 전부터 주를 믿고 행실을 고쳤으나 쾌히 고치지 못하였더니, 수년 전부터 믿음이 진실하고 성신의 감화함을 받아서 주초를 거절하고 상업에 종사하면서 교회일도 진실히 보며 교회에 대한 연보도 항상 남보다 더 내며 또 예배당에 4환 가치의 괘종을 기부하고 또한 근일에는 교회의 어떤 형제가 남에게 빚으로 고난당함을 애석히 여겨 돈 6환을 도와 주었으니 이 형제가 만일 부요한 처지에 있었으면 별로히 치하할 것이 없지마는 시장에서 근근히 상업하여 지내는 터에 이와 같이 힘쓰는 것을 보면 이는 과연 주를 믿는 참 자선심으로 쫓아 나온 일이라 하였더라

생활의 염려를 조심하라

인간의 염려는 근본적으로 하나님에 대한 불신앙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갖가지 염려는 우리의 영혼과 마음과 생각을 병들게 하고 파괴하고 있다. 삶 속에서 발생하는 갖가지 염려 중에 가장 원초적인 염려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는 생활에 대한 염려이다.
산상수훈에 보면, 예수 그리스도는 염려함으로 결코 그 키를 한 자라도 자라나게 할 수 없다는 엄연한 사실을 통해 염려가 얼마나 비생산적인 행위인지를 일깨워주고 있다. 또한 공중의 새와 들에 핀 백합화의 생존 원리를 통해 염려가 얼마나 비신앙적인 행위인지를 일깨워주고 있다.(마 6장) 나아가 사도 바울은 모든 일에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그 대신에 모든 일에 하나님께 감사함으로 기도할 것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빌 4:6)
이러한 측면에서 1917년 9월 26일 자 「기독신보」에는 의주군 다지도교회의 한 믿음의 여인 이창수의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다. 그녀는 생존을 위협할 만큼의 극심한 가난 속에서도 생활에 대한 염려를 극복하고 하나님께 기도와 찬송과 말씀, 그리고 봉사라는 네 가지 신앙 요소로 초지일관하였다. 이같이 염려와 불평이 아니라 오히려 역설적인 감사의 신앙은 본받을 만한 ‘산 믿음’이자 ‘큰 믿음’이라고 할 수 있다.3

평안북도 의주군 주내면 다지도교회 조육씨 아내 이창수씨는 예수를 믿은지 칠팔년에 그 남편은 자기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지 사오년이 되었는데 집도 없고 먹을 것도 없으나 그러나 일남일녀를 데리고 열심으로 믿음으로 현금교회 권찰일을 보게 된지라. 회당교인이 불과 사오십명 가량인데 날마다 교인의 집을 심방하며 진실히 믿기를 권면하며 믿지 아니하는 자를 믿게 하며 주의 복음을 널리 증거하기에 힘을 다하고 생활할 것은 조금도 염려하는 바가 없으니 이 여인이 성경말씀 가운데 먹고 입을 것을 근심하지 말라 하신 말씀과 하나님이 기르실 줄 분명히 깨달은 듯 한지라. 작년 겨울 추위는 심하고 먹을 것도 없어서 거의 사경에 이르렀는데 본회 김목사 현모씨가 이러한 사세를 살피고 준 곡식을 팔아 자본삼아 그 겨울을 평안히 지내고 금년에는 어물(魚物)장사로 지내는데 밥을 지을 쌀(米)이 없을지라도 찬미소리와 기도소리며 성경을 상고하는 말로 세월을 보내는데 어느 누가 이 여인을 보고 진실히 믿지 아니할 자 어디 있으리요 우리 일반 신도들은 이 여인의 본받을만한 열심의 믿음을 본받고 이 여인을 위하여 하나님께 축복하여 주심 부탁하옵나이다

1 “서말매부인,” 「기독신보」 1930년 4월 9일 자, 3.
2 “애주애인,” 「그리스도회보」 1912년 6월 30일 자, 3.
3 “본받을만한 믿음,” 「기독신보」 1917년 9월 26일 자, 3.



고성은 | 목원대학교와 호서대학교에서 교회사를 공부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신홍식의 생애와 민족목회활동 연구』, 『철마 정경옥, 생애 연구』, 『동부연회 순교자열전』(공저) 등이 있다. 현재 충남 홍성에 있는 광리교회 담임목사로 시무하고 있으며, 목원대 외래교수로 강의하고 있다.

 
 
 

2019년 7월호(통권 7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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