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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언 (2021년 3월호)

 

  애국가 문제, 통일 이후를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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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가를 둘러싼 논란이 번지고 있다. 공식 행사에서 일부러 애국가를 부르지 않는 경우가 있고, 광복회 회장이 공개적으로 애국가 교체론을 내세우는 형국이다. 우리 사회에서의 이런 애국가 교체론은 최근에 생긴 현상이지만, 북에서는 남북분단 직후에 제기되었다. 애국가 가사가 인민의 정서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곡도 남의 것을 따라 만든 것이라면서 1947년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애국가를 새것으로 바꾸었다.
남에서는 현재의 애국가가 관습적으로 국가로 불리다가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노래가 되었으며, 애국가를 바꾸어야 한다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1950년대에 국사편찬위원회가 애국가의 작사자가 누구인지 따져본 적은 있다. 그 후에는 몇몇 개인 연구자들이 작사자 문제를 거론해왔다. 작곡자 문제는 1960년대에 곡의 표절이 잠시 문제된 적이 있었다. 2000년대에 와서 작곡자의 친일 전력이 드러나자 애국가 교체론이 등장하였다. 작사자(윤치호일 경우)와 작곡자(안익태) 모두 친일파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교체론은 흥미롭게도 똑같은 일제 식민지 시대의 시좌(視座)에서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애국가는 독립운동가들이 국내외에서 일제에 쫓겨 다니고 저항하면서 불렀던 항일의 노래이므로 그대로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작사자를 안창호로 보는 이들은 적어도 가사만은 그대로 두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두 입장은 상당한 시각 차이를 보이지만, 과거로부터의 주장이라는 점에서는 다를 것이 없다. 시야를 통일 이후의 시대로 넓히면 논의의 초점이 달라질 수 있다. 흡수통일의 경우에는 흡수한 쪽에서 부르는 애국가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으므로 애국가 교체는 시급한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북의 연방제로 통일이 논의되면 국호가 하나이듯 애국가도 단일국가로 바뀌게 될 것이다. 남의 국가연합 형태가 통일방안이 되면 한동안 남북 양측이 각자의 애국가를 사용할 수 있겠지만, 통일이 임박한 단계에 가서는 하나의 국가를 새로 만드는 문제가 제기될 것이다. 이렇게 통일조국의 시점에서 보면 애국가 문제는 새로운 노래에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지가 중요하게 될 것이다.
1994년에 「역사비평」에서 통일조국의 국가 문제가 논의된 적이 있다. 조동걸, 강만길, 백기완 등 몇 사람이 새로운 애국가에는 무엇보다도 식민지 시기와 분단 시대의 극복, 통일의 환희와 평화의 의지, 우리 문화의 고유성과 창조성 등이 담겨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문제는 남과 북이 함께 이야기해야 할 것이지만, 먼저 우리 사회에서 더 깊이 논의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애국가 논의의 큰 틀을 식민지 시대에 가두지 말고 통일 시대까지 넓히는 안목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것도 통일한국의 미래상을 그리는 일이다.

 
 
 

2021년 3월호(통권 7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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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가 문제, 통일 이후를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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