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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언 (2018년 11월호)

 

  왜 우리는 못 들은 척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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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48차 총회 보고서가 지난 10월 8일에 “지구온난화 1.5℃”라는 이름으로 발표되었다. 2015년 파리 기후협약에서는 지구의 평균 기온이 산업화 시대 이전보다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하며, 동시에 1.5도 수준을 넘지 않도록 노력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이번 보고서는 이 합의에 기초하여 각국 정부를 향해 보다 전면적이고 적극적인 정책 변화를 촉구하는 문서이다.
보고서에 의하면, 산업혁명 이후 단 150년 동안에 지구의 평균 기온은 이미 1도 올라 있다. 그리고 그 상승의 결과가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전례 없는 기상 이변이다. 하지만 인류가 현재 생활 방식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1.5도는 물론이요, 2도 상승도 지키기 어렵다. 보고서에 의하면 1.5도는 우리가 기후 변화를 통제할 수 있는 임계점이며, 수억 명의 인구가 희생될 수 있는 대규모 환경 재앙이 시작되는 문턱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 문턱에 매우 근접해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2030년에서 2052년 사이에 임계점인 1.5도 상승에 도달하여, 재난이 시작될 것이다. 만약 2040년에 임계점에 다다른다고 보면, 불과 22년 남은 것이다. 이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직접 경험하게 될 아주 가까운 미래다. 지구의 기온이 2도 상승하면, 여름철 폭염으로 유럽에서만 수만 명이 사망하고, 10-20억 명이 물 부족에 시달리고, 전 세계 생물의 3분의 1이 멸종하게 될 것이라 한다. 그리고 그 피해의 대부분은 지금도 빈곤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것이 된다. 보고서는 1.5도 상승과 2도 상승의 경우를 비교하면서, 상승 폭을 1.5도로 유지한다면, 21세기 중반까지 1,000만 명을 수몰 위기에서 보호할 수 있으며, 육지 동식물이 서식지를 잃을 확률은 2배 줄어들고, 수억 명이 기후 관련 위험에 노출되고 빈곤에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며, 물 부족으로 시달릴 인구도 최대 50% 이상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많은 학자들은 1.5도를 넘지 않도록 하는 일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고 말한다. 더 나아가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 지금 즉시 전면적인 행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첫 번째 실천 과제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45% 줄이는 일이다. 2030년이면 불과 12년 후이다. 인류 문명사에서 본 적이 없는 혁명적 변화를 10년 내에 일으킬 수 없다면, 온도 상승을 1.5도로 묶을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너무나 촉박해서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겠지만, 재앙은 이제 고개를 돌려도 귓전을 때릴 만큼 가까이 와 있고, 생존을 위한 결단을 미룰 수 있는 시간도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나 의연하다. 보도의 홍수 속에서도 보고서가 말하는 긴박함에 대한 깊은 공감을 찾기는 쉽지 않다.
왜 우리는 애써 이런 경고를 못 들은 척하는 것인가? “너에게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다. 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어라.”(막 10:21, 공동번역) 하시는 예수의 말씀에 울상이 되어 근심하며 떠난 그 청년의 얼굴이 떠오른다. 살아온 삶의 관성과 무게는 이토록 무겁다. 하지만 그 관성과 무게를 이겨내고 문명사적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길은 무엇인가?

 
 
 

2018년 11월호(통권 7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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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못 들은 척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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