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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언 (2018년 10월호)

 

  통일 대화에 기여한 북한 고기준 목사
  

본문

 

‘조국통일을 위한 북과 해외동포, 기독자 간의 대화’(1981)는 남북교회 간 사상적 대화의 효시였다. 이 대화에서 조선그리스도교련맹 중앙위원회 고기준 목사는 자신을 “대대로 하나님을 믿는 가정에서 태어나 유아세례를 받고 환갑이 지나도록 신앙생활을 하여온 기독자”로 소개하면서 “저도 한때 사회주의에 대하여 의혹을 품어왔고 기독교와 사회주의는 수화상극이라고 생각하여 왔”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북한의 사회제도 속에서 종교인들이 갈구하는 이상이 실현되는 것을 보고, 공산주의자들에 대한 이해도 달리하게 되었다고 했다.
고기준은 이 모임에서 “사람 중심의 철학사상인 주체사상은 피착취 피압박 근로대중의 자주성을 실현하기 위한 사상”이라면서 이것은 “가난한 자 억눌린 자 천대받는 자의 해방”을 설교하는 기독교 사상과 상당한 면에서 공통성을 갖고 있다고 피력했다. 기독교인들과 공산주의자들 간 대화의 근거를 제시한 셈이다.
‘조국통일을 위한 북과 해외동포, 기독자 간의 대화’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렸다. 그 후 고기준 목사는 남북교회가 접촉하거나 세계교회의 대표들과 만날 때 북한교회의 대표로 활약했다. 1986년 9월 스위스 글리온에서 역사적인 남북교회의 모임이 있었을 때 북한 대표단을 대표해 참석했다. 이때 제네바의 에큐메니컬 센터를 방문해 WCC 간부들, 세계개혁교회연맹, 루터교세계연맹의 지도자들과 만났다. 이후 10여 차례에 걸쳐 남측 기독교인들과 교류를 해왔다. 그가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중앙위원회 서기장으로 재임하던 시기에 봉수교회가 설립된 것도 그의 업적과 무관할 수 없다.
1982년부터 10년이 넘게 조선그리스도교련맹 중앙위원회 서기장으로 일한 고기준은 “나의 신앙생활을 돌이켜 보며”라는 수기를 남겼다. “해방 후 미제국주의자들과 한짝이 된 반동들이 일부 종교인들을 꾀어 노동당의 정책을 비난하고 반대하도록 사주하면서 알력관계를 조성했으므로 종교인들을 경원시하고 차별하는 것이 무리한 일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이 일로 북한정권에 대한 종교인들의 오해도 생겼지만 종교인 탄압도 있었다고 했다.
고기준은 1994년 3월 30일 사망 전까지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범민련 북측본부 중앙위원으로 활동했다. 북한 중앙인민위원회는 1995년 8월 17일 국내외 종교교류에서 북한교회를 대표했던 고기준 목사에게 조국통일상을 추서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당시 회장 오충일)는 고기준 목사의 서거 소식을 듣고 조선그리스도교련맹 중앙위원회 강영섭 위원장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있기를 기원”하는 조의문을 보냈다. 그리고 한국기독교회관 2층 예배실에서 추모예배를 가졌다.
이번 호는 남과 북의 대화가 재개되는 시점에서 남북의 사상적 대화를 특집으로 꾸몄다.

 
 
 

2019년 3월호(통권 7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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