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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언 (2018년 6월호)

 

  6월이면 떠오르는 평양 서문밖교회
  

본문

 

6월이 되면 평양의 서문밖(西門外)교회가 겪은 영광과 수치가 떠오른다. 서문밖교회는 한국 장로교회의 대표적인 교회 중 하나이며, 이런저런 행사장으로 이용되면서 역사적 격랑에 휩싸이기도 했다. 1934년 장로교 선교 50주년을 기념하는 희년총회(23차 총회)가 이 교회에서 열렸으며, 1938년 신사참배를 결의한 장로교 27차 총회, 1946년 조선그리스도교련맹의 창립총회도 이곳에서 열렸다. 그후 서문밖교회는 6・25전쟁의 파고를 겪어야 했다. 1950년 8월 북한 인민군의 승전 기도회가 이 교회에서 열렸는데, 10월 말에는 유엔군 환영 기도회가 열렸다.
1950년 8월 5일 서문밖교회에서는 조선그리스도교련맹의 간부들과 북한 전역의 목사, 장로, 전도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북한의 기독교인들에게 전쟁의 승리를 위해 총궐기할 것을 호소하였다. 「로동신문」(1950년 8월 7일)을 보면, 이 기도회에서는 “각 교회에서는 반드시 미 제국주의자들을 우리 강토에서 몰아내기 위한 정의의 성전에서 영용한 우리 인민군대가 하루속히 완전 승리하도록 하느님께 진실한 마음으로 필승 기원의 례배를 드리자!”라고 호소했다.
그로부터 세 달쯤 뒤, 이번에는 이 교회에서 유엔군을 환영하는 기도회가 열렸다. 기도회에서는 국군과 유엔군의 평양 탈환을 축하하였다. 이날 기도회에는 국군을 따라온 장로교와 감리교 목사들과 선교사들이 참석했으며, 설교는 한경직 목사가 맡았다. 이 집회에 국군 정보장교 선우휘도 참석했는데, 후일 그는 『노다지』라는 소설에서 기도회 모습을 이렇게 묘사했다. “언덕에 서 있는 유서 깊은 이 교회에서 지금 대대적인 기도회가 열리고 있었다. 국군이 입성한 뒤 신자들은 곧 교회로 몰려들었다. 그래서 이제까지 여러 차례 예배를 보았지만 오늘 예배는 특별했다. 신앙의 자유를 되찾은 평양 기독교 신자들이 제2의 해방과 그 해방군으로서의 국군과 유엔군을 맞아 하나님께 감사하고 오늘의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는 대부흥 기도회를 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서문밖교회는 한국 근현대사 속에서 영광과 치욕의 세월을 보낸 교회이다. 그 때문일까? 평양의 장대현교회, 산정현교회, 남산현교회와는 달리 서문밖교회에 대해서는 한 편의 논문도, 한 권의 소책자도 없다.
서문밖교회는 1909년 3월 14일 장대현교회에서 분립하여 평양시 하수구리 109번지, 현재의 평양특별시 중구역 서문동에 설립된 교회이다. 한신대의 신학자 박봉랑이 젊은 시절 전도사로 일하던 교회요, 남북 분단 직후 김명혁 목사의 부친 김관주 목사가 시무하던 교회이다. 그들보다 앞서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의 조부 이원근이 장로가 된 교회이기도 하다. 교회는 없어졌고, 지금은 그 자리에 평양 만수대예술극장이 서 있다.
전쟁이 일어난 6월, 종전선언이며 평화협정이라는 말을 들으니 기쁘기 그지없다. 우리도 통일선교의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언젠가는 통일선교의 여정에서 서로 다른 기도회를 주최했던 두 세력이 재건된 서문밖교회에서 다시 만날 것이다. 분단 시대에 한국 기독교의 소임은 여기까지일 것이다.

 
 
 

2019년 1월호(통권 7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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