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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당 (2023년 10월호)

 

  중국기독교양회가 서술하고 가르치는 ‘중국기독교사’ 엿보기
  쉬쇼우홍 편, 오동일 외 옮김, 『중국기독교사』(장로회신학대학교출판부, 2023)

본문

 

1. 중국의 21개 기독교 신학교에서 함께 편찬하고 중국기독교양회1의 이름으로 출간한 중국기독교신학원 통일교재 『중국기독교사』가 한글로 번역·출판되었다. 2019년에 출간된 중국어본은 당원(唐元) 시기부터 개혁개방 시기에 이르는 중국기독교 역사 전체를 서술하였는데, 대부분 중국기독교양회, 즉 ‘삼자교회’의 시각으로 다루어졌다. 이번에 나온 한글 번역본은 중국기독교협회와 장로회신학대학교의 협약을 통해 이뤄졌으며, 3년 동안의 번역을 거쳐 올해 장로회신학대학교출판부에서 출간하였다. 번역은 오동일 전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와 중화권 목회자인 담안유 목사, 향연 목사가 담당하였다.
이 책은 전체 아홉 장으로 구성되었다. 1장은 당원 시기의 기독교를 서술하는데, 당의 경교(景敎)와 원의 야리가온(也里可溫) 및 천주교 전래를 다룬다. 2장은 명청(明淸) 시기의 천주교 전래 및 확산을 비롯하여 중국에 전래된 천주교의 공헌, 선교회 사이의 갈등, 의례 논쟁의 결과인 100년 동안의 금교(禁敎)까지 서술하고 있다. 3장과 4장은 19세기 개신교의 전래와 발전을 다루는데, 특히 아편전쟁, 불평등조약 아래서의 기독교 전파, 청말 교안(敎案)2 등을 부각하고 있다. 5장과 6장은 20세기 전반기의 기독교를 다루는데, 특히 중국 여러 곳에서 일어난 반기독교 운동인 ‘비기독교 운동’을 비중 있게 서술한다. 물론 이 시기 ‘화합본 성경’의 번역 및 출판에 대한 언급도 빠뜨리지 않는다. 7장과 8장과 9장은 기독교삼자애국운동 이후의 중국기독교를 다루는데, 각각 기독교삼자애국운동의 시작,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초기의 교회 상황 및 문화혁명으로 인한 좌절, 개혁개방 시기의 중국기독교에 주목한다.

2. 중국에 있는 여러 신학교의 수많은 학자가 협력하여 편찬한 이 책은 중국기독교의 역사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준다. 첫째로 이 책을 통해 지난 10년 동안 중국기독교계와 신학교가 얼마나 연구하고 성장, 발전하고 있는지를 잘 알 수 있다. 2010년 이후 중국의 여러 신학교의 교회사 교수들이 각자 혹은 공동으로 쉼 없이 노력하여 여러 차례 ‘중국기독교사’ 교재를 개발하여 사용하였고, 드디어 2019년 21개 신학교의 30여 교회사 교수가 합력하여 『중국기독교사』 중국어본을 출간하였다.3 이것은 지난 10여 년 중국기독교계가 내기 시작한 자기의 목소리를 집약하여 한 권의 저술로 정리해냈다는 의미를 지닌다. 최근까지 중국 일반학계와 기독교계는 근대 중국의 기독교 전파가 서구 열강들의 식민지 확장과 중국 침략에 깊게 연관되었다고 평가하고 있었다.4 그런데 이 책은 조심스럽게 많은 기독교 선교사들이 복음 전파의 사명을 가지고 중국에 와서 성서를 번역하고 의료를 제공하는 등 중국 사회를 위해 헌신하였고, 일부 선교사들은 소수민족이 살아가는 지역에 문화발전, 의료위생, 건강증진 등 많은 공헌을 하였다고 피력하고 있다.(50쪽)
둘째는 새로 발굴한 여러 사료를 통해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적 사실을 세계 학계에 소개하고 있다. 통상 우리가 교양 차원에서 중국사를 배울 때, 명·청 교체기에서 명은 1644년 베이징 함락 이후 역사책에서 사라진다. 그렇지만 명의 후예들은 1664년까지 20년 동안 난징, 푸저우, 자오칭 등지에서 명의 복원운동을 하는데, 이를 ‘남명’이라고 한다. 이 책은 이 시기 그곳에 거주하던 예수회 선교사들의 협력과 반청운동을 잘 서술하고 있다.(182-183쪽) 이것은 청 초기의 반기독교 운동이나 역서(曆書)로 인한 선교사들의 옥살이와도 연관되었을 것이며, 앞으로 더 연구해야 할 과제이다. 또한 중국의 토지개혁과 연관된 ‘예수가정’ 교회의 해체, 삼자교회를 이용하려던 워치만 니, 삼자교회와 갈등하고 대립하던 왕밍도(王明道) 등에 대해서도 새로운 해석을 제공한다.(550-554쪽)
셋째는 이제까지 서구 학자들의 기록과 전언에 의해 중구난방으로 피력되던 중국기독교의 여러 모습을 중국기독교 자체의 목소리로 평가한다. 기독교 양회의 시작과 발전, 그리고 중화인민공화국과의 관계 정립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중국화된 ‘삼자’의 중국적 맹아, 한국전쟁 당시의 ‘항미원조와 공소운동’, 그리고 기독교와 제국주의 관계의 재정립 등은 우리가 참고할 만한 중국기독교계의 날것 그대로의 목소리이다. 개혁개방 이후 1979년부터 삼자교회의 활동은 활기를 찾았고, ‘삼자’(自治, 自養, 自傳)를 뛰어넘어 ‘삼호’(好治, 好養, 好傳: 자치를 하되 잘 치리하고, 자양을 하되 잘 부양하고, 자전을 하되 잘 전하자)로 나아가려고 힘을 쓰게 되었다. 이어 1988년부터 중국교회는 중국적 신학사상을 세우자는 운동을 전개하였다. 이것은 중국교회의 ‘자아’를 신학적으로 탐색하자는 것인데, 이를 통해 중국교회가 복음을 더욱더 발전시켜 세계교회에도 이바지한다는 것이다.

3. 아쉬운 점도 몇 가지 있다. 첫째는 아편전쟁 이전, 특히 당원(唐元) 시기의 기독교를 너무 가볍게 혹은 단순하게 한 면에 치중하여 평가하는 듯하다. 일례로 당의 경교를 주도하던 경정(景淨)이 불경을 번역한 공헌을 과소평가하고, 더 나아가 당원 시기 경교의 영향력을 한족과는 관계없는 종교현상으로 여기고 있다.

경정이 초기에 번역한 수준은 풍자의 대상이었다. 『정원신정석교목록』(貞元新定釋敎目錄) 중 『반야삼장속번역경기』(般若三藏續飜經紀)의 기록에 따르면 아마도 경정은 불교 승려와 함께 불경을 번역하는 것을 통해 번역 연습을 하고자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56쪽)

여기 거론된 불경 번역 기록은 우리나라 해인사에 소장된 팔만대장경에도 나온다. 이것은 문맥상 초기 불교인이 아닌 경정 등의 협력으로 반야삼경을 초역하였는데, 이제는 불교인들에 의해 더 정교한 반야삼경을 다시 번역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당시 산스크리트어와 중국어를 동시에 잘 이해할 수 있는 불교 학자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두 언어에 능통한 그를 비롯한 중앙아시아 출신의 기독교 학자들이 불경 번역에도 도움을 주었다는 것이다.
둘째는 한중일 동아시아 기독교사 연구서들이 빠지는 함정 중 하나를 이 책 역시 넘지 못하였다. 이 책에서도 1807년 개신교 선교사 모리슨의 중국 도착 이전까지 천주교의 중국 전래 및 활동, 특히 명말청초 예수회의 전래 및 확산에 대해 잘 피력하다가 모리슨 이후에는 어디에서도 중국 천주교의 역사를 다루지 않고 있다. 누락이란 면에서 본다면 기독교 양회 밖에 있는 ‘가정교회’, 최근 대두되는 ‘도시가정교회’ 역시 마찬가지이다. 개역개방 이후 중국의 가정교회 역시 계속 성장을 거듭하였다. 교인과 교회가 날로 양적으로 증가하였고 전반적으로 활기에 넘쳤으며 여러 아름다운 간증도 쏟아져 나왔다. 이런 농촌 가정교회의 성장이 최근 여러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중국 농촌은 오늘날 한국보다도 더 빠른 도시화에 직면해 있다. 대다수 젊은 사람들이 생존과 더 나은 삶의 터전을 찾아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민들의 대이동으로 중국 농촌과 농촌의 가정교회는 점차 쇠락해가고 있다. 이런 중국 사회의 도시화는 농촌 가정교회의 교인 감소뿐만 아니라 그들을 돌보아야 할 대다수 교회 일꾼들을 도시에 빼앗기는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다. 지난 30여 년간 크게 성장하여 부흥했던 농촌 가정교회가 이제 이렇게 크게 흔들리고 있다. 그런데 바로 이런 중국의 도시화에 발맞추어 1990년대 이후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가정교회가 ‘도시가정교회’이다. 이 교회는 기존 농촌 출신의 젊은 농공민들에 더하여 캠퍼스 주위에서 성경공부를 통해 회심한 대학생들과 해외 유학에서 돌아온 신지식인들로 이루어진, 대부분 1990년대 이후 중국 신형 도시화로 발흥한 새로운 형태의 교회이다. 그렇기에 대체로 정규 신학교육을 받은 고학력의 목회자들이 전임목회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도시가정교회는 삼자교회 밖에서 나름의 독립적인 조직과 예배형태, 목회비전을 갖고 있다.
셋째는 이 책이 갖고 있는 태생적인 한계와 이로 인한 연구의 경직성이다. 이 책은 201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특히 시진핑 이후 모든 종교의 ‘중국화’ 노선에 어느 정도 발맞추어 편찬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기독교 현상을 그 자체로 관찰하고 연구 평가할 수 없었다. 이 책과 더불어 지난 10년 동안 중국에서 발간되고 있는 「인민정협보」, 「중국종교」, 「천풍」, 「기독교전국양회회신」 등을 참고하면 좋은 비교가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평가한다면, 이 책은 아쉬움보다 배울 점이 매우 많은 좋은 ‘중국기독교사’ 개론서 및 연구서이다.

4. 한글 번역본은 어떠한가? 한글로 번역하였을 때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어색한 뉘앙스나 레토릭 혹은 그로 인한 옥의 티(마테오 리치의 지도 부분 등)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훌륭하게 잘 번역되었다.
그리고 한글 번역본은 중국어 원서가 가진 또 하나의 태생적인 한계를 넘었다. 이 책은 중국의 출판시장에 공개적으로 나오지 않고 중국의 신학교나 성경학교에서 교재용으로 한정 사용하도록 출판되었다. 즉 출판계의 공식 이름표라 할 수 있는 ISBN(International Standard Book Number)을 받지 않았다. 아마 삼자교회와 장로회신학대학교의 오랜 교류 및 교제, 번역자로 참여한 중화권 목회자들의 수고가 없었다면 한글 번역 허가조차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훌륭한 한글 번역본이 출간되었고, 이 번역본은 이름표 없는 중국어본 원서에 출판계의 정식 이름표(ISBN)를 달아주었다. 큰일을 한 것이다. 또한 전 세계에 나가 있는 한국 선교사들을 통해, 그들이 어디서나 열심히 사역하고 있는 신학교육을 통해 이 책에 담긴 중국기독교의 역사가 널리 잘 전달될 것이다. 중국교회사 연구가 세계 기독교계로 확산될 초석을 한글 번역본이 감당한 것이다.

주(註)
1 ‘중국기독교양회’는 ‘중국기독교애국운동위원회’와 ‘중국기독교협회’를 통칭하는 명칭이다.
2 교안은 아편전쟁 이후 청말까지 일어난 중국의 반기독교 운동을 말한다. 아편전쟁에서 승리한 서구 열강들이 선교사와 교회를 보호하여 기독교의 힘이 여러모로 확대되자 대대적인 반기독교 운동이 중국 전역에서 일어났으며, 1900년 의화단운동으로 정점에 달하였다.
3 趙美慶, “《中國基督敎史》敎材使用及敎學培訓會議擧行,” 『福音時代』 2019. 8. 19.
4 뤄관쭝 편, 유동선·윤신영 옮김, 『지난일을 敎訓삼아: 중국교회가 이해한 서구열강의 중국선교 역사』(한들출판사, 2019), 10.


김석주|중국 기독교사와 중국 근대사를 전공하였다. 저서로 Liang Fa’s Quanshi liangyan and Its Impact on the Taiping Movement, 『동아시아 기독교와 전교문헌 연구』(공저) 등이 있다.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아시아교회사를 가르쳤으며, 안양대학교에서 HK교수로 은퇴하였다.

 
 
 

2023년 11월호(통권 7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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