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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당 (2021년 9월호)

 

  우리나라 교회음악의 수용과 정착, 그리고 창조 과정을 밝히다
  『한국교회음악사』, 홍정수, 가온음출판사, 2021.

본문

 

1. 음악학자로 특히 한국교회 음악사 분야의 대표적 학자로 꼽히는 홍정수 교수가 한국교회 음악 연구서인 『한국교회음악사』를 출간했다. 2000년에 『한국 교회 음악 사상사』(장로회신학대학교출판부)를 출간한 이후 약 20년 동안의 연구 성과다.
총 18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1장부터 12장까지는 근대의 한국교회 음악을, 13장부터 18장까지는 현대의 한국교회 음악을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통사적 방식과 주제(키워드) 방식을 혼합한 기술 방식을 취하고 있다. 즉 한국교회 음악사에서 전개된 주요 주제(사건, 현상, 쟁점 등)와 그것의 전개 시점을 각 장의 제목으로 설정하고, 이를 시기별로 배열하였다. 그리고 각 장의 끝에는 통사적 관점의 서술을 덧붙였다. 책의 차례를 통해 저자가 다루는 주제를 다음과 같이 파악할 수 있다.

제1장 선교사 찬송가 시대, 1892-1908
제2장 애국적 노래 시대, 1897-1910 전후
제3장 찬송가 뿌리를 내리다, 찬숑가(1908)
제4장 긴 전도노래, 1910-1920년대
제5장 불리는 찬송가를 찾다, 1910-1920년대
제6장 예배 음악 전도, 1885-1929
제7장 성가대, 1910-1920년대
제8장 주일학교 음악, 1920-1930년대
제9장 작곡의 시작, 1930년대
제10장 성가곡, 초기부터 1929년까지
제11장 성가곡들의 정착시기, 1930년대
제12장 극심한 고난기, 1937-1945

제13장 박재훈, 1947년 이후
제14장 나운영, 1952년 이후
제15장 작곡가들, 장수철·이동훈·김두완·김국진
제16장 작사가들
제17장 대중성가, 1980-1990년대
제18장 현 찬송가 속의 한국인 찬송가


1장부터 12장까지 근대의 주제를 살펴보면, 1892년에서 출발하여 1945년까지 한국교회에서 전개된 사건, 현상, 쟁점인 선교 초기 찬송가, 애국 찬송가, 찬송가집 편찬, 전도노래, 성가대, 주일학교 음악, 한국인 작곡 찬송가, 성가곡 등을 다루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교회 음악사에 대한 저자의 주된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데, 서양에서 시작된 교회음악의 다양한 주제들이 조선에 수용되고 정착된 후 창조되는 과정, 특히 창조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저자는 이를 서양음악이 조선에 수용, 정착, 창조되는 과정으로 확대하고 있기도 하다.) 근대는 서양의 교회음악이 수용·정착된 시기이지만, 저자는 그 가운데서도 끊임없이 창조를 시도하는 한국인의 교회음악을 조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저자는 근대에 많은 내용을 할애하고 있다.
근대에 대한 관심은 저자의 다른 저서에서도 나타난다. 저자의 『한국 교회음악 사료집』에 수록된 사료들의 생산 시기를 살펴보면, 두 권으로 이루어진 그 저서 또한 근대에 초점을 맞춘 사료집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서두에서 언급한 『한국 교회 음악 사상사』 역시 많은 부분이 근대에 관한 내용이다.
13장부터 18장까지 현대의 주제는 한국인 찬송가 작사·작곡가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인이 작곡한 찬송가는 근대에 전개된 정착 과정과 달리 창조라는 측면에서 현재까지도 한국교회 음악의 쟁점 중 하나이기에, 현대 시기의 다양한 음악적 주제 가운데서도 이 주제에 집중한 것은 근대 시기에 대한 관심사를 역사적 맥락으로 잇는 것이라 할 수 있다.

2. 이 책의 학술적 성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간 저자가 걸어온 연구 여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이 책이 저자의 한국교회 음악 연구 과정의 마지막 단계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홍정수 교수는 한국교회 음악사 기술을 위한 과정을 3단계로 구상했고, 그 완성 단계로 이 책을 저술했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구상한 것으로 추정하는 3단계는 ‘사료집 편찬-한국교회 음악 사상사-한국 교회 음악사’이다. 이는 저자의 연구 과정과 내용, 그리고 그동안 내놓은 저서의 제목에서 나타난다.
저자는 한국교회 음악사를 기술하기 위한 첫 작업으로 사료집 편찬 작업을 진행하였는데, 장로회신학대학교 교회음악연구원에서 출판된 『한국 교회음악 사료집』(1권 1992년, 2권 1993년)이 바로 그 결실이다. 이는 최초의 한국교회 음악 사료집이기도 하다.
물론 역사를 기술하기 위해서는 사료 수집이 1차 작업이다. 그러나 저자는 사료 수집은 개인이 진행하는 자료화 작업을 넘어 한국교회 음악 연구자 공동의 소유라는 열린 사고로 접근하였다. 즉 완성된 역사서만이 공개되고 공유되는 것이 아니라, 사료집 편찬 작업도 마찬가지로 공개·공유되어야 한다는 전제하에 새로운 역사 연구의 모델을 보여 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홍정수 교수가 편찬한 사료는 이전 학술 논문에 인용되거나 공개된 적이 없는 최초의 자료가 대부분이었다. 그 사료의 내용은 찬송가의 음악적 측면에 국한되지 않고, 교회음악과 한국교회라는 넓은 영역에 걸친, 신학적 면모를 가진 사료들이었다.
이후 저자는 사료집 편찬을 바탕으로 2000년에 『한국 교회 음악 사상사』를 출간하였다. 각 장의 주제들은 다양한 교회영역과 대상의 교회음악관을 살펴보고 있다. 예를 들면 선교사들의 교회음악관, 시기별 한국 기독교인의 교회음악관, 목회자들의 교회음악관, 대중문화와 교회음악, 기독교와 한국 전통음악, 찬송가 밖의 교회노래, 현실참여적 젊은이들의 교회노래, 교회음악 작곡가의 교회음악관 등이다.
그리고 두 번째 단계 이후 21년 만에 이 책이 나왔다. 『한국교회음악사』라는 서명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한국교회 음악의 분야별 역사(개별사)가 아닌 통사이다. 사료집 편찬을 거쳐 한국교회 음악 역사에 대한 시각을 연구하고(사상사), 이를 바탕으로 한 통사를 출간한 것이다. ‘사상사’라는 개별사를 거쳐 통사 성격의 교회음악사를 집필한 것이다.
기존의 여러 연구들이 대다수의 한국인/한국교회가 받아들인 서양음악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과 달리, 저자는 소수의 한국인/한국교회의 시각에서 보는 창조 과정에 중심을 두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기존의 연구들에서 언급되지 않았던-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는 표현이 맞을 듯하다-교회 내에서의 관점보다 교회 밖에서 이루어진 과정을 중요시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기를, 교회음악은 신앙을 음악으로 표현한 것이며, 한국교회의 음악은 한국인의 음악적 신앙 표현이다. 그래서 저자는 한국인이 수용한 교회음악보다는 창작한 교회음악에 관심을 기울인다.

3. 홍정수 교수의 한국교회 음악사 연구에는 음악학적, 역사학적, 신학적 성찰이 전일적(全一的)으로 녹아 있다. 통상적으로 학문 간 연구는 그 분야 모두에 정통해야만 가능하다. 그리고 그러한 접목은 ‘○○음악학’처럼 두 가지 분야가 결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교회음악사의 경우는 연구자의 연구 방향에 따라 ‘음악학과 역사학’의 결합이 아닌 ‘음악학과 역사학, 그리고 신학’이라는 세 개의 영역이 관계 맺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홍정수 교수의 교회음악사 연구가 바로 그러하다. 독자들은 이 책에 서술된 연구 내용에서 이러한 세 시각이 동시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교회음악사』는 교회음악이 한국교회 및 한국인과 어떻게, 어떠한 관계 맺기를 했는지를 조명하여 기독교의 한국 내 수용, 정착 및 창조 과정의 한 측면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세 영역의 관계 맺기로 기술되었다는 점에서 한국교회사의 한 작업으로 확장되기에 충분하다.
한 분야의 역사 기술이 사회의 전체 역사와 연관되는 경우도 있지만, 기술 방향에 따라 그 사회의 전체 역사와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를 밝히지 못하고 단지 해당 분야의 개별 역사로 머무르는 경우가 있다. 한 분야의 개별적 역사가 그 영역 전체, 더 나아가 한 사회의 전체 역사와 어떤 관계인지 제대로 규명될 때 그 역사가 지니는 의미는 더해진다. 반대로 전체 속에서의 관계가 아닌 부분으로 그칠 때 그 의미는 축소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 책은 한국교회사, 한국기독교사라는 전체 역사와 관계를 맺은 연구 성과이다.

문옥배|한국예술종합학교 대학원에서 음악학을 전공하였다. 저서로 『한국 교회음악 수용사』, 『한국 찬송가 100년사』 등이 있으며, 객석예술평론상(1989)과 문화관광부 우수학술도서(2002)에 선정된 바 있다. 현재 공주시 산하 공주문화재단 대표이사 겸 공주문예회관 관장으로 재직 중이다.

 
 
 

2021년 9월호(통권 7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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