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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당 (2021년 3월호)

 

  한일 기독교 관계사 자료를 총망라한 기념비적 작업의 완성
  『한일 기독교 관계사 자료 3, 1945-2010』 도미사카그리스도교센터(富坂キリスト教センター) 편, 신교출판사(新教出版社), 2020.

본문

 

역사학의 한 분야로 일반적으로 ‘관계사’라 부르는 영역이 있다. 이는 복수의 주체들 간에 형성된 역사의 상관성을 규명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관계사와 함께 거론되며 논의할 수 있는 흐름으로 비교사나 교류사 등의 영역도 있다. 그런데 필자의 이해에 따르면, 각각의 접근 방식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비교사는 비교 주체 간의 간격을 그대로 두고, 비교하고자 하는 항목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규명해가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교류사는 두 교류 주체가 주고받은 영향을 어느 정도 인정한다 해도, 어디까지나 그 맥락이 구분되는 물리적 연관 형성의 과정을 파악하는 것이다. 그러나 관계사는 관계를 형성한 주체들이 상호 긴밀한 영향을 주고받고, 그 관계로 인한 자기 정체성의 변화를 경험하는 설정까지 염두에 두는 역사의 규명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관계사에는 관계 설정의 주체가 중요하다. 한일관계사를 예로 들자면, 한국과 일본이라는 두 나라, 서로 다른 문화적 전승의 두 공동체가 관계사의 양 주체로 상정될 것이다. 그런데 이 둘의 관계를 더욱 명료하게 규명하기 위해서는 관계의 관점, 테마, 기제 등의 구체적 범주가 필요하다. 한일관계사로 보면, 큰 범주로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이 가능한 주제가 될 것이다. 더불어 두 주체 간의 관계 영역에서 종교 역시 중요한 테마가 될 것이며, 더욱 구체적으로 보면 기독교를 통해 보는 한일관계사 또한 가능하다. 특히 여러 측면으로 볼 때, 한일 근현대 관계사에서 기독교는 그 관계 규명을 위한 구체적 테마로서 각별히 유효한 영역임을 확인할 수 있다.

『한일 기독교 관계사 자료』 편찬의 역사

1984년 처음으로 『한일 기독교 관계사 자료』(小川圭治‧池明観編, 新教出版社)가 간행되었다. 총 560쪽의 이 자료집에서는 1876년부터 1922년까지의 시기를 망라했다. 이 자료집은 제1차 사료를 중심으로 큰 틀에서 ‘최초의 접촉’, ‘일본교회의 조선전도’, ‘조선통치 문제와 일본교회’라는 주제로 구성되었으며, 한일 기독교 접촉의 시작이 되는 이수정(李樹廷) 관련, 한일강제병합, 105인 사건, 3·1운동 등으로 다시 소주제를 분류하여 가능한 자료들을 수집, 정리하였다.
이 자료집의 유효성은 단지 기독교사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 근대사 서두에 일어난 불행한 한일 관계사를 심층적으로 규명할 수 있도록 한 이 자료집은 특히 일반 역사 연구에서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관계 자료들을 다수 열람하고 참고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 자료집 제1권은 1990년 한국신학연구소에서 우리말로 번역해 한일 관계사 연구에 크게 공헌했다.(김윤옥·손규태 공역, 총 870쪽) 아쉽게도 첫 번째 자료집은 전적으로 일본 측 자료만을 정리했다는 한계를 갖는다.
1995년에는 총 850쪽으로 이루어진 제2권이 간행되었다. 1923-45년 사이를 다룬 제2권의 가장 큰 특징은 전편에서 다루지 못한 한국 측 자료를 포함하여, 관계사 자료의 내용적 불완전성을 극복하였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편집 주체인 일본 도미사카그리스도교센터의 편찬위원회와 파트너십을 형성해가며, 한국 측 자료 제공의 주체가 된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의 공헌이 지대했다. 두 번째 자료집에서는 양측의 자료를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간토대지진과 문화통치’, ‘신사참배 문제’, ‘황민화정책과 전쟁협력’으로 편집하였다. 한국어 자료는 전부 일본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병행했다. 자료의 유효성은 제1권과 마찬가지였으나, 한국 측 자료가 첨가됨으로써 활용도가 더욱 확대된 측면이 있다.

『한일 기독교 관계사 자료』 3권, 그 내용과 완간 의의

1995년 제2권이 간행된 이후 15년 만인 2020년에 제3권이 마침내 간행되었다.(완결본, 총 1,085쪽) 이로써 한일 기독교 관계사 자료를 총망라한 기념비적 작업이 완성된 것이다. 편집 작업의 주체는 도미사카그리스도교센터의 ‘한일기독교관계사연구회’이다. 제3권의 간행에 공헌한 이들의 이름은 다 거론할 수 없을 정도이지만, 이 기간에 연구회 좌장을 맡았던 故 쇼지 츠토무(東海林勤), 이지마 마코토(飯島信, 일본자료 편집 중심), 연구회의 총무로서 편찬작업의 실질적 책임을 맡은 이다 이즈미(井田泉, 한국자료 편집 중심)의 이름은 꼭 기록해두어야 할 것이다.
양측의 자료는 각각 같은 주제로 3부로 편성되었다. 제1부에서는 ‘아시아태평양전쟁 패전에서 한일기본조약체결까지 교류 움직임’(일본자료 64편, 한국자료 37편)을, 제2부에서는 ‘한국 민주화투쟁과 한일연대의 움직임’(일본자료 267편, 한국자료 86편)을 살폈다. 그리고 제3부에서는 ‘전후 보상문제를 포함한 한일교류와 통일 모색’(일본자료 61편, 한국자료 12편)이라는 제목으로 자료를 정리하였다. 같은 이름의 항목으로 양측의 자료를 각각 편집했는데, 다수의 소중한 자료가 모두 망라되어 있으며, 수록된 자료는 총 527편에 이른다. 특히 무엇보다 한국의 민주화운동과 그에 대한 일본 측, 혹은 일본기독교 측 연대 협력의 자료가 충실하게 정리되었다.
제3권의 서문을 쓴 이지마 마코토는, 제1권 공동편집자이자 제2권의 편집 역시 실질적으로 주도한 지명관의 말을 인용하면서, 제3권의 간행 의의를 다음과 같이 확인하였다.

특히 주목할 것은 1970년대 이후 한국교회가 민주화운동을 전개하고, 고난 중에 처했을 때, 한일 양국 교회 간에 연대의 움직임이 싹텄다. 이는 향후 동아시아 교회사에서 큰 의미를 지닌 일이 아닐 수 없다. 언젠가, 해방 이후 진행된 한일기독교관계사 자료를 편찬하는 과제를 결코 수행하지 않으면 안되리라.-지명관, 1995년 6월 10일

한일 기독교 관계사에 사명을 지닌 연구자들이 지난한 이 작업에 몰두한 것은 앞서 지명관의 견해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그러한 노력이 하나로 모여 10년이 넘는 어려운 편찬 과정을 거쳐 제3권 완결본을 펴낸 것이다.
현재의 한일 관계는 해방 후(혹은 국교정상화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회자된다. 이러한 시기에 『한일 기독교 관계사 자료』 제3권, 특히 한국과 일본 기독교의 ‘팀 스피릿’이 구현된 시대의 방대한 역사 자료가 정리되었다는 사실에 큰 의의를 두고자 한다. 한일 관계의 가장 선한 전통이 1970년대 이후 한국 기독교의 민주화운동, 통일운동과 연대한 일본 기독교의 동지애로부터 구현되었다고 한다면, 이제 그 시대의 사료 정리를 통해 한일 관계의 새로운 계기, 새로운 문을 여는 기회가 될 것을 기대한다.

서정민 | 연세대학교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일본 도시샤대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연세대학교 교회사 교수를 역임하였으며, 현재 일본 메이지가쿠인대학 교수 및 동 대학 그리스도교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 『일본기독교의 한국인식』 외 다수가 있다.

 
 
 

2021년 3월호(통권 7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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