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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당 (2020년 12월호)

 

  코로나19 시대의 우리 사회와 교회를 진단하고 계획하다
  『비대면 시대의 ‘새로운’ 교회를 상상하다』, 포스트코로나와 목회연구학회, 대한기독교서회, 2020

본문

 

2020년 초반 인류는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질병을 접했고, 지금도 그 질병과 처절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는 이 전염성 높은 질병을 막기 위해 그동안 지속해온 형태의 삶을 삼가고 타인과의 접촉을 줄이면서 치료약 혹은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버티고 있다. 그리고 이 비접촉, 비대면의 방식은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뒤바꿔놓았다.
종교의 영역 또한 이러한 변화를 피해갈 수 없었고, 교회들 역시 새로운 방식의 예배와 목회를 모색하게 되었다. 그래서 비대면 방식이라는 엄중한 사회적 요구로 인해, 실제적인 모임을 기반으로 하는 전통적인 예배는 텔레비전이나 컴퓨터의 모니터로 송출되는 화면을 각자의 처소에서 시청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예배 외의 목회 활동 역시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되거나 중단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한국의 교회와 성도들은 여태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으나, 이를 극복하기 위한 뚜렷한 해결책은 누구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교회와 성도들은 이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기 위한 해결책을 찾느라 몸부림을 치고 있다. 이러한 몸부림의 일환으로 이 책이 출간된 것에 대해 필자는 매우 기쁘고 감사하다. 이 책은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대두된 한국 사회와 교회의 위기 상황을 분석하고 있다. 또한 이 사태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와 여러 신학적 의미, 우리의 삶에 끼칠 수많은 영향을 제시하였고, 일선 목회 현장에서 가장 필요한 예배와 목회의 적용에 대한 팁도 제공하고 있다.
각 영역의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11명의 필진은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한국교회가 당면한 주제들을 다루면서 날카로운 비평과 묵직한 조언 등을 독자에게 전달한다.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1부에서 먼저 현재의 상황에 대한 신학적 분석, 그 대안으로 여겨지는 디지털 목회와 예배의 형태와 평가를 다루며, 2부에서는 코로나19로 말미암아 사회적 괴리를 자초하고 있는 한국교회에 대한 비판으로서 교회의 공공성과 대안적 삶을 다룬다. 이어 3부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유발된 개인적・사회적 불안 등 각종 심리에 관한 이해 및 해결책과 전망 등을 다루며, 4부에서는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교회의 사례들을 소개하며 현 상황에 대응하는 대안적 목회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부분 몇 가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대체로 많은 부분에서 고개가 끄덕여졌고, 저자들의 날카로운 비평이 있었으며, ‘아하!’라는 탄성이 저절로 나게 하는 좋은 대안들이 제시되었다. 우선 이 책은 우리가 평범하고 당연하게 여기며 영위했던 삶, 그리고 예배와 성도의 교제 같은 신앙의 기초적인 부분들까지 다시 한 번 생각하고 고민하게 만든다.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새로운 삶과 일의 형태 등에 대한 신학적인 고민을 현실적으로 기술하여 우리의 삶을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통찰을 제공한다.
특히 코로나19 이전의 신앙생활이 교회라는 체계하에서 중앙집권적인 모습으로 이루어졌으나, 비대면이 활성화된 현재 상황에서는 개별적 신앙과 비대면 방식의 자율적 예배가 새로운 기준이 되었다는 진단에 매우 공감할 수 있었다. 전통적 교리를 중심으로 개인적인 회심과 구속에만 집중된 구원론, 교회는 거룩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속된 곳이라는 성속 이원론은 코로나19의 등장과 함께 흔들리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기독교, 새로운 형태의 교회가 요청되는 시기임을 이 책은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현재 코로나19 상황에 대응하여 일어나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예배와 목회 형태에 대한 신학적 고찰과 그 의미를 분명하게 전달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은 예배는 물론, 교회의 각종 행사 및 교육을 비대면 방식으로 대체하도록 만들었다. 당연하게 생각하던 모임의 방식이 불가능한 상황은 교회와 교인 모두에게 충격으로 다가왔으며, 일부 교회와 교인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정부와 맞서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책이 새로운 형태의 ‘모임’에 대한 신학적 의미를 부여한 것은 낯선 형태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이 있는 교인이나 교회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정부가 권면하고 교회들이 수행하는 비대면 방식은 질병으로 인한 임시적이며 제한적인 방식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와 교회가 신앙을 지키며 정체성을 제고할 수 있는 최선의 방식임을 이 책은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필자가 이 책을 읽으면서 매우 흥미롭게 보았고 감탄을 자아낸 부분은 코로나19 상황을 맞고 있는 교회들의 대응 실태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필자가 본 신학 도서들은 대부분 어떤 상황이나 이론에 대한 의미와 정당성, 그리고 평가 등을 중심으로 다룬다. 그러나 이 책은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신학적 고찰뿐 아니라 이 상황을 극복하고 있는 목회 현장의 처절한 목소리를 그대로 담고 있다. 목회자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그들만이 코로나19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이 아님을 느끼며, 이 책에 소개된 두 교회(창동 염광교회, 정릉교회)의 사례에 깊이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어려운 교회의 상황뿐 아니라 자칫 소홀해질 수 있는 개인적 영성을 위한 대안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것처럼, 각 가정에서 개인이 영성훈련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꾸미는 일은 매우 유용하고 적절하며, 현 상황이 끝나더라도 각 가정에서 실현해보기를 권하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아쉬운 점도 있었다. 첫 번째로는 코로나19로 인한 교회의 대응 사례를 소개할 때,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작은 규모의 교회들을 소개했으면 더 많은 목회자가 공감했을 것이다. 규모가 작은 교회들, 그중에서도 나이가 많은 목회자가 섬기는 교회는 온라인 예배조차 실행하기 어렵고 힘든 상황이기에 아예 교회를 닫고 예배를 중단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 있는 작은 교회의 사례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오늘날의 형국에서 하나의 극복 모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로 이 책에서 계속 사용하는 ‘언택트’(untact)라는 표현이 개인적으로 다소 불편하게 다가왔다. 이 표현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신조어이다. ‘접촉’이라는 의미를 지닌 단어 ‘컨택트’(contact)와 ‘부정’을 의미하는 접두어 ‘un-’을 합성해서 만든 이 신조어는 영어에는 없는 단어이며 문법적으로도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굳이 영어를 사용하자면 ‘non-contact’가 맞을 것 같고, 현재 영어권에서는 ‘no-contact’ 혹은 ‘zero-contact’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굳이 영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비대면’ 혹은 ‘비접촉’이라는 우리말 표현이 있다. 우리말보다 영어로 된 신조어가 사람들에게 강렬한 의미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니, 조금은 씁쓸한 느낌도 있다. 물론 사회적으로 ‘언택트’라는 단어가 널리 사용되어 하나의 신조어로 어느 정도 통용되고 있으나, 오히려 이 상황을 우리말로 표현한 신조어를 만들어 사용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쨌든 이 책은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 기독교인과 교회에 지금의 상황에 대한 명쾌한 인식, 이 시기를 극복하는 방법, 그리고 그 결과로 도출된 새로운 방식의 신앙 형태와 예배를 제시하고 있다. 전대미문의 질병에 당황하고 있는 우리 사회와 기독교계에 매우 중요한 통찰과 방법들을 제시하는 것이다. 많은 기독교인과 목회자가 이 책을 정독하면서 이 상황을 지혜롭게 대처하는 방법을 모색해보기를 소망한다.

김형락 | 서울신학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하고 에모리대학교와 드루대학교에서 예배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신학대학교 조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예배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표적 논문으로 “탈식민주의 이론에서의 유아세례 논쟁: 아브젝시옹(abjection)과 혼종성(hybridity)에 근거해서”, “성찬신학의 기호학적 이해: Charles Sanders Peirce의 기호학을 중심으로” 등이 있다.

 
 
 

2020년 12월호(통권 7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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